안녕하세요. 키톡에 오랫만에 글 쓰네요.
그동안, 메인에 계속 떳던 계란말이 팬도 사서,
부족한 솜씨지만, 계란말이도 잘 해먹고,
계란말이 밥도 응용해서 해먹어보고,,
아이들은 무럭무럭 놀라운 속도로 자라고 있어요.
애들하고 동태전도 해먹고,
..
꼼지락 꼼지락 고사리 손으로. 만든.
아직 비주얼은 쫌.. 아닌. 동태전.
둘째 공주님은 오빠의 바톤을 이어받아, 설겆이소리만 나면,
나도해보쨔,나도해보쨔... 고무장갑도 지혼자 끼고, 참 그럴싸하게 시늉을 냅니다.
포동이쨈빵 책을 가지고 와서, 나도 식빵으로 이거 만들어달라고..
정말 귀찮아 하면서 만들어준게 사진에 보이지요?
그러나 애들은 엄청 좋아하고...
에너지가 좀 있을때는 가끔 정성드려,,
하트 볶음밥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어쩔땐 정성들여 만들어준것보다 대충 해준것을 더 잘 먹기도 합니다.
올해 6살이나 된, 12월생 늦둥이 남자아이는, 그래도 제법 계란푸는 법이 능숙해졌습니다
그러나 그릇밑으로 계란흘린거 살짝 보이시죠?
참을忍 을 늘 마음속에 새기며,, ..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 忍 忍 忍
아직까지는 먹을것에 몰입하는 둘째와
이제 1차적인 식욕보다 가사노동의 세계에 몰입하는 첫째.
첫째는 이제 좀 키울만 하네ㅛ..^^
물론 안했으면 하지만,,,,,, 엄마 일도 잘 도와줍니다.
박스에 들어갈 물건이름 적고 있네요. 글씨를 못써서 그림으로..^^
근데 왠 상자냐고요...?
짐 싸는 중입니다.
여행을 떠날려고요.
떠날 시간과 최종 도착지만 정해졌지만,
여행이 언제 끝날지.그동안 어디서 머물지도 미정인 상황
그리고, 우리가 돌아올 곳은 이 정든집이 아닌.,
여행이 순조롭게 잘 끝난다면. 새로운 곳에 정착하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물건들과 짐들은 다 포장해서
보관이사를 해야 했습니다.
버릴짐과,
보관할짐
그리고 여행에 같이 가져갈 짐 을 모두 분류해야 했고,
또 집을 비우기로 약속한 날짜가 하필. 딱 손없는 날이더군요. 이사철과 맞물려,
포장이사는 커녕.. 일반 이사도 겨우 잡았답니다
이 저질체력맘이 본격적으로 짐싸는데만도 3일이 걸렸네요...
그중에서도 아이들 책이 정말..
자질구레 정리할게 없어서, 특별히 힘들지 않을것 같았는데,
아이들 책만 싸고, 바로 지쳐 떨어져서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
암튼 어케어케,, 3일동안 쓰러졌다 일어났다,, 애들하고 놀았다가,, 하면서
어케어케 짐을 싸고, 겨우 이사짐센터를 수배해서, 짐들을 보냈습니다.
둘째는 맡겨 놓고, 구경거리가 생긴 주녕이는 말썽 안부리고, 한쪽에서 아저씨들 일하는 거 지켜보고
그걸 그대로 또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사다리차.
사다리차가 우리집에도 왔다고 어찌나 흥분하고, 얌전히 지켜보던지..
큰 짐들과 보관짐들이 싹 사라진 텅빈 거실...
썰렁할줄 알았는데,,
왠걸요.... 아무것도 없으니깐,, 왜이리 가뿐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여행기간중 입을 옷과 기타 몇가지 물건들이 한쪽 벽에 막 쌓여있는 상황이였지만,
집에 물건들이 별로 없으니. 정말 콘도놀러온기분이더군요..
흠.. 다음집에서 짐없이 살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사날이 손없는 날이라, 보관이사는 3일전에 먼저 보내야 했어요.
그래서, 보관이사 보내고 3일 더 버텼습니다. 아. 정말 이 집을 떠나야 하나 아쉬워하면서요.
냉장고에 남아있던것들은 베란다가 임시냉장고,, 큰 천으로 햇빛만 가리고, 우선..
남은 식량이 양배추가 있더군요.
양배추를 썰어서 간단하게 양배추 밥을 해먹었습니다.
밥상은 하기스 밥상.
밥 먹고 텅빈 벽에 자유로운 영혼이 그리는 그림들.
새로 들어오실분이 도배랑 싹 새로 하실거라 애들이 벽에원없이 그림을 그렸네요.
'이니여기'는 뭘까요. 계속 '이니여기'라고 쓰고 다닙니다.
벽에 온통 자기 이름을 써놔서, 이사짐 아저씨가, 울 아들 이름을 잘 알더군요..
아마 도배 아저씨도 울 아들 이름 외울듯.
여기도 오른쪽 상단엔 사다리차.
점심도 역시 하기스 밥상에,
이래봐도. 프리미어..
양배추 밥과 남은 계란과 파로 계란말이..
저는 싱크대에 서서 대충....서서 식사.
골뱅이와 소면 맥주캔이 남아 있길래.아직 남아있는 그릇들을 이용. 싱크대에 선채로, 슥슥 만들어서,,
혼자 먹으며 미지의 여행을 떠나는것에 대한 불안한 저의영혼을 달래고 있습니다.
애들은 벽에 그림그리느라 정신없고, 혼자 골뱅이소면에 맥주.^^
저녁에 신랑이랑 애들 부엌에서 쓰던 발판에서 야식을.,^^;;
애들 아침은 이틀동안 그냥 씨리얼..하고 과일약간..ㅎ
이날의 밥상은 어제밤 우리가 사용한 발판과, 종이벽돌.ㅎ
이 정신없는 가운데도, 동네 친구들 마지막으로 놀러도 오고...
겨울내내 집안에서 외롭게들 지내다가 날 풀려서 좀 놀려나 싶었는데 헤어짐이네요~
애들은 아주 신났네요.. ㅎ
희한하게 애들은 몇명만 모이면, 우르르 그냥 여기저기 뛰어다니는것만으로도 아주 깔깔거리며
자기들끼리 좋아 죽습니다.
하지만,
애들이 뛸때마다 제 가슴은 철컹철컹 내려 앉습니다.
정말 복이 넘쳐나게도 집에 잘 안계신건지^^. 아님 그냥 봐주시는건지..
단한번도 아랫집의 항의를 받아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양심상..ㅡㅜ., 애들 뛰는것때문에
우리 부부가 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군요.ㅎ.
원래 뛰어다니는게 정상인 아이들에게
뛰지 못하게 말리는것도 참 힘들었고,
아무리 말한마디없는 아랫집이지만, 진짜 이러다 언젠가 아랫집에서 올라올것 같은데 그러면
찍소리도 못하고, 민망하고 미안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을것 같은데, 그날이 언제 올지
막 형선고 기다리는 그런 마음. ㅡㅜㅋ
그래서 아랫집에 피해도 안주고,
애들도 맘껏 뛰어놀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애들이 맘껏 뛰고, 흙을 밟고 자랄수 있는곳으로요.
물론 그렇다고 애들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사를 갈수는 없겠지요.
저희애들은 좀 심하게 뛰어다니고,, 제가 그걸 말리는걸 너무 힘들어하고.. 이러던 차.
앞으로 살 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고,
한살이라도 젊을때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들의 로망이기도 했고요. 막연한 꿈이기도 했습니다.
네. 저희가 떠나는 여행은 바로
집짓기 여행입니다.
그냥 막연한 먼 훗날의 로망이였는데, 언제가부터, 그것이 현실화되고, 구체화되고.
이젠,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날 시기가 되었네요.
건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둘이 결혼예물도 안하고 합친돈으로 장만한 신혼집을 팔았고,
아시다시피 부동산 한파로. ㅠㅜ. 그 과정이 많이 힘들었고,
또 이곳에서 시작해서두아이 낳고 살았는데, 정든 이곳을 떠나 낮선곳으로 간다는게 서러워서, 울기 까지 했습니다. ㅠㅜ엉엉.
어쨌든, 그동안의 준비가 참 힘들었고 산넘어 산이였지만,
그리고 앞으로 진짜 어떤 고난? 이 생길지 모르지만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도 힘든일이 많았고, 앞으로는 또 어떤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여행자의 마음으로 즐기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베이스 캠프가 될 곳에 임시로 짐을 풀었습니다.
허걱.. 이게다 어디서 나온 짐입니까..
신랑이 밤에 퇴근후 야금야금 승용차로 총 3번에 걸쳐서 나른.. 짐들입니다.
아 저는 왜 또 이 많은 짐들을 다 싸메지고 왔을까요.
콘테이너 가득 보관보낸것도 참 많다 생각이 들고, 그 짐들이 없어지니 홀가분 했는데,
남겨둔것도 정말 많네요.
머리속엔 간단한 옷가방이 전부였는데 말이죠.. ^^;;
암튼 하기스 밥상으로 몇일 연명하고,
드디어 시작된 우리의 집짓기 여행.
잘 마무리 되길. 모두 기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