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톡 글쓰기 창을 새로 열어놓고서 무슨말을 쓸까하여 한참을 응시하다가 자판위에 올렸던 손을 슬며시 내려놓습니다.
그러기를 한참....
거실 창밖으로는 아파트에 점점히 불이 켜있어서 마치 레고블럭을 쌓아놓은듯한 느낌도 나고 예전같으면 벌써 출근했을 시간에 아침 7시 뉴스도 보고있고......ㅎㅎㅎ
귓속에서는 벌써 몇일 전부터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매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 노래가 무한반복으로 나즈막히 울려옵니다.
어렸을적 울엄니가 저를 재울적마다 작게 부르시던 노래입니다.
오늘 새벽 깊은 잠을 못이루고 뒤척이다가 또 들려오는 이 노래 소리에 눈을 떳습니다.
울엄니가 좋아하시던 음식을하고 또 사진을 찍어 키톡에 올립니다.
제사 음식을 따로 차리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제 마음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될것 같습니다.
전에는 콩과 장 관련해서 씨리즈로 글을 올렸었는데 앞으로는 울엄니와 48년동안 함께했던 맛있는 추억에 대해서도 가끔 올리지요.
봄동겉절이.
기본 양념에 밥을 두 숟갈 넣어 양념절구에10분정도 갈아냅니다.
식초도 조금넣고 가볍게 무쳐주다보면 간이 베기시작해서 물기가 돌지요.
사실 저는 어렸을적에 입맛이 까다로와서 이런 겉절이에는 입도 대질않았었어요. ㅎㅎ
자식들 맛나게 먹이시려고 식탁에 않혀놓고 휘리릭 뚝딱 무쳐내시던 그마음도 사실 잘몰랐었네요.
다행히 제 딸아이는 맛나게 먹어도주고 가끔 볼에 뽀뽀도 해주고.......
양지머리를 넣고 끓인 시래기찌개입니다.
요즘 많이 유행하는 무청시래기죠.
무청시래기에는 캄슘과 철분등 무기질이 풍부한데 무엇보다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마그네슘이 왜 중요하냐면 자라나는 아이들 성장기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합니다.
마그네슘 결핍이 오면 불안한 성격에 난폭성도 커지고 날카로워집니다.
미국같은경우 ADHD에 이 마그네슘 처방을 많이합니다. 물론 알약으로 나오는데 이것이 화학적으로 만든것이어서 조금 그렇습니다.
마그네슘을 장기간 섭취하면 성격도 온순해지고 집중력도 좋아지고 또 그래서 공부도 잘한답니다.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과 시래기가 만나면 마그네슘을 몸에 흡수하기 좋은 형태로 조리가 되어 흡수율도 좋아집니다.
제가 전에 올렸던 무청시래기 된장찌게 만드는 법 링크합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6&num=188043
바로 위의 사진은 만들어 놓은 무청시래기찌개를 저온에서 건조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만들다보니 장기간 보관하기도 좋고 무게도 가볍고 아주 좋습니다.
지난달에 클리브랜드에 있는 아들에게 석박지, 훈제햄과 함께 거금 12만원의 택배비를 내고 말린것 3kg 정도를 보냈더니 가끔씩 한국음식을 대접받고 신세졌던 분들께 조금씩 드렸던 모양입니다.
그리고는 몇일 뒤 대박(?)이 나서 아들놈 주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답니다. ㅋㅋㅋ
"지금도 보고 계시죠? 엄니... 그토록 사랑하시던 손주놈 얼굴도 못보고 그렇게 갑자기 가시다니요!!!"
제가 어릴적에 가을이면 파농사를 하셨었죠.
울엄니는 한겨울 내내 그 차가운 파를 다듬고 손질하시느라 동상이 걸려서 그만 오른손이 조금 불편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연스럽게 부엌일도 도와드리고 가끔은 상도 차려서 동생들도 먹이고 했었죠.
맛있는 가을무가 나오기 시작하면 늘 해주시던 쇠고기무국입니다.
국물맛이 참으로 시원합니다...
요새는 등갈비가 나오지만 옛날에는 양고기로 김치찜을 먹곤 했습니다.
아주 시어꼬부라진 김치에 양갈비를 넣어 냄새부터가 아주 그만이었습니다.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이상 끓여주셨던 순두부찌개.
해물위주로도 끓이고 돼지고기와 콩비지를 달달 볶아서 끓이고 또 사진처럼 쇠고기와 당근, 애호박으로만 끓여도 맛납니다.
한그릇 떠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혼자 중얼거리네요.
저도 요즘 늙나봅니다.
어젯밤에 다 만들어놓고 사진은 과정샷도 못찍고 완성사진만 아침에 올립니다.
이거 그런데 또 흰밥 한그릇 사진은 또 없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