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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임산부 밥해먹기입니다

| 조회수 : 8,79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2-07 01:49:34
아, 열심히 썼던 글을 순간 날리고 다시 씁니다. 허탈하네요...그래도 힘을 내고!

보름은 잘 지내셨나요? 제가 사는 곳은 보름을 맞아서인지(?) 눈이 다 왔답니다.
저는 이제 6개월차 들어선 임산부인데요 초기 세달간 심한 입덧을 뒤로 하고 
이제는 82쿡과 엄마솜씨의 도움을 받아 잘 먹고 지내고 있답니다. 

결혼하자마자 아기가 생겨서 신혼이고 뭐고 먹고 살기 작전에 돌입했어요. 
머리 속은 97%가 먹는 생각 뿐이고, 음식 생각이 나면 꼭 해야할 뿐이고 해서 밥 해 먹느라 바빠요.
어쩌면 그렇게 꼭!!! 해 먹어야 하는지 정말 놀라울 뿐이에요.

임신 전에는 한식을 가문에 콩나듯 해 먹을까 말까 했는데 지금은 한식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토종 한국인으로 돌아왔어요.
덕분에 저보다 한식을 더 사랑하는 듯한 남편은 신났죠. 매일 한식을 해대니 다른 것 먹고 싶어할 것도 같은데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전생에 한국인이었나봐요...

옛날 옛적이 글을 몇 번 남겼었는데 먹고 산 기록도 남기고..라 변명하며 글을 올려봅니다. 
사진 크기가 들쑥날쑥인 것 이해해주세요. 
멀리 있는 딸 임신 초기 입덧 때문에 걱정하신 엄마한테는 '나 장금인가봐 홍홍' 하며 걱정하지 마시라며 지내고 있어요.
음식솜씨 정말 좋으신 엄마, 외할머니 곁에서 자라서 얼추 맛은 괜찮은 것 같아요. 

10년 넘은 채식인의 생활은 껌종이 버리듯 사라졌어요. 입덧 끝나고 어찌나 고기가 먹고 싶은지 당장 해 먹었어요.
20년 넘은 채식인 남편은 처음엔 조금 불편해 하더니 요즘엔 왜 고기 안 먹냐고 물어요.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가봐요.




엄마를 닮아 안그래도 국수를 좋아하는데 하루 건너 국수가 먹고 싶어요. 
남편은 들기름 한바퀴 두른 열무 비빔국수를 사랑한대요. 저도 양이 커져서 둘이 거의 비슷하게 먹어요.
달걀말이가 어찌나 맛있는지 매일 먹는데 달걀말이를 맨 김에 싸먹는 방법을 발견한 남편도 같이 먹어서
둘 다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있어요...



설이라 떡국도 해 먹었는데 먹느라 바빠 사진이 없네요. 
외국인은 떡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고 전에 한 번 먹더니 고개를 갸웃거리길래 아싸! 이것만은 나 혼자! 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 먹어서 반이상 뺐겼어요. 묵은 나물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도데체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요.
무나물과 생채도 했는데 처음 먹어본 무나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끼에 무 한통을 다 먹었지 뭐예요, 쩝...
그래도 잘 먹어서 참 다행이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문제는 둘 다 워낙 잘 먹어서 음식 소비량이 엄청나요...



어느날 아침 눈을 뜨니 김밥이 너무 먹고 싶었어요. 재료가 대충 있는데 시금치가 없더라구요. 
그래도 만들었죠. 그깟 시금치가 대수냐, 지금 먹어야 하는데! 하며 전에는 손이 많이 간다고 안 해먹던 김밥도 
너무나 쉽게 만들어 먹었어요. 임신하면 다 이런가요? 배로 생각하는 인간이 돼 가는 것 같아요.
초록색이 없으니 이상한데 참 맛있었어요 (뭔들...). 




혼자 김밥 먹었다니 하도 섭섭해 하길래 유부초밥을 했어요. 
남은 밥은 김에 말았는데 처음에 양이 많다더니 김밥도 다 먹더라구요. 누가 임산부인지 모르겠어요.
밥을 워낙 꾹꾹 눌러담아 다 먹고 나니 배가 엄청 부르더라구요. 잘 먹고 사는게 행복하구나~며 배를 두드렸죠.



이 밖에 불고기, 제육볶음 등 정말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마다 해 먹었는데 이제 그만 올려야 겠어요. 
음식 사진을 보니 배가 고파서 간식 먹으러 가야하거든요. 어제 먹고 남은 보름 나물에 밥 비벼먹을래요, 하하.
마지막 음식 사진은 입덧 심할 때 남편이 만든 만두에요. 
갑자기 만두를 먹으면 좋아질 것 같아 만드는 순서를 꼼꼼히 적어줬더니 이렇게 만들었더라구요.
처음치곤 괜찮죠? 그런데 저는 두어개 먹고 입덧때문에 못 먹고 결국 남편이 다 먹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까워요, 흑.




마지막으로 그제 눈왔을 때 찍은 저희 집 발코니에요. 벌써 눈이 거의 다 녹아 섭섭하지만 그래도 눈이 오니 참 좋았어요.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글, 사진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82쿡에서 먹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하는 방법도 배우고 해서 잘 먹고 지낸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뱃속에 딸도 한식이 좋은지 먹을 때마다 쿵쿵 신나게 논답니다. 

참, 최근에는 자스민님 불고기, 장조림 등을 해 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제 현지 친구들도 정말 맛있다고 칭찬해 줬어요. 
모두 감사드려요. 언제 다시 글을 올릴지 모르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저는 꾸준히 눈팅을 하며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겠습니닷!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딩딩
    '12.2.7 2:58 AM

    장금이 맞으신데요!
    아이가 크면 엄마가 해주는 맛있는 음식 많이 먹으니 정말 좋겠어요^^

  • sparky
    '12.2.7 6:02 AM

    장금이는요, 부끄럽사옵니다, 헤헤.
    앞으로도 많이 해 먹어서 아이에게도 맛있는 한국 음식 먹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칭찬 감사해요~

  • 2. soll
    '12.2.7 3:10 AM

    글 날리면 정말 허탈하죠:) 포기 안하고 다시 써주셔서 감사해용

    비빔국수 너무 맛있어 보여요 :) 임신하셔서 힘드실텐데 어쩜 이리 맛난것들을 부지런히 해드셨어요~
    아가가 맛있는 거 먹어서 건강하고 예쁘게 순산하실 거에요 ^^*
    축하드려요~!

  • sparky
    '12.2.7 6:05 AM

    좋은 말씀 감사해요 ^_^
    여기 글 자주 쓰시는 분들은 참 대단하세요. 저는 이 글 하나 쓰기도 힘들었거든요.
    부지런하다기 보다는 먹고싶은 욕망이 너무 강해서 저도 모르게 막 해 먹고 있어요.
    지금도 비빔국수 또 먹고 싶어요, 아흑...

  • 3. ally
    '12.2.7 8:40 AM

    ㅎㅎ저도 6개월인데 세끼 밥먹은지 이제 한달...입덧의 긴터널을 지나와서 그런가..
    정말 배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어간다는 말에 공감백배..ㅋㅋ
    화이팅해서 순산합시당..!!

  • sparky
    '12.2.7 7:50 PM

    아, 저와 동지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밥 제대로 먹은지 한달 정도인데 모든 몸과 마음이 먹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요, 홍홍.
    ally님도 화이팅! 임신 기간 나머지 잘 드시고 건강하게 순산하세요~

  • 4. 모리모리모린
    '12.2.7 10:02 AM

    만두가 넘 이뻐요
    이쁜 딸이나 아들 낳으시겠어요 :)

  • sparky
    '12.2.7 7:52 PM

    누워있다 일어났더니 저렇게 빚었길래 깜짝 놀랐어요.
    저만큼 만드는데 몇시간 걸렸다고 한식은 힘들어 흑흑 하더라구요 ^^
    예쁜 딸 낳느다고 하면 더 열심히 만들까요? 헤헤

  • 5. 팅카벨
    '12.2.7 10:33 AM

    비빔국수 물만두 와 넘 먹고 싶네요

    제가좋아하는 음식들이라서 ..잡곡김밥도 맛있어 보이구요 ㅎㅎ

  • sparky
    '12.2.7 7:54 PM

    저도 또 먹고 싶어요. 만두는 입덧 끝나고 나서는 한 번도 안 해 먹었거든요.
    오늘은 비빔냉면, 비빔국수, 떡볶이 뭘 먹을까 고민 중이에요.
    매운 것 전혀 안/못 먹었었는데 왜 이렇게 매콤 새콤한 것이 당기는 지 모르겠어요.
    맛있는 비빔국수 해 드세요~

  • 6. LittleStar
    '12.2.7 10:54 AM

    토닥토닥~~~ 열심히 글 쓰고 글 날리기... 저도 해봐서 알아요. ㅜㅜ
    그래도 다시 올려주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
    저는 화딱지 나서 그냥 창 닫아 버린 적도 있거든요~~~

    진짜 한식을 사랑하는 공주님인가봐요. ^^
    나물이 특히 맛있어 보이는데, 빼앗길만 합니다. 다음엔 좀 덜 맛있게 해서 혼자 다드시는 방법이... ㅋㅋㅋ

  • sparky
    '12.2.7 7:58 PM

    하하, 정말 맛없게 해서 다 먹을까봐요. 지금같아서는 쇠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_^
    전에는 느끼한 것, 단 것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깔끔한 한식이 정말 좋아요.
    LittleStar님처럼 글도, 사진도 잘 올리시는 분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마음이 생겨요.
    안그래도 LittleStar님 표 닭갈비를 한 번 해볼까 생각 중이랍니다.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 많이 올려주세요(굽신굽신)~

  • 7. 천상연
    '12.2.7 8:50 PM

    10년 채식이 문을 닫은 저 여기있습니다 ㅡ,ㅡ
    전 애 낳고 애가 두돌 되어가는데 핑핑돌아서 책도 못읽을 정도였어요
    살려고 철분제 마시면서 아침마다 우루사 비타민 프로폴리스 털어넣다가
    육식 다시 시작했어요
    조금 좋아지네요

  • sparky
    '12.2.8 7:41 AM

    헛, 그럼 제 채식인생도 이렇게 막을 내리는 것인가요? 흑.
    역시 임신과 육아는 굉장한 일이군요.
    반드시 채식으로 돌아가겠다 생각하기 보다는 '그 때 그 때 상황봐서'로 전환해야겠네요...
    천상연님 잘 드시고 건강하시길 빌께요~~

  • 8. 꼬꼬와황금돼지
    '12.2.9 8:58 PM

    일단 이쁜 아가 가지신거 왕~~ 축하드려요!
    임신중이신데도 어쩜 이리 잘해드시는지,.장금이 맞으시네요~~^^
    저는 아이 가졌을때 입덧 넘 심해서 낳을때까지 잘 못먹었어요~
    전 밥냄새도 싫고 김치도 싫고 마늘 들어간것도 싫고,..그때만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네요~ㅠㅠ
    계속 침대에 누워지냈어요~ㅠㅠ
    그나마 임신후기로 가면서 멸치육수 국수는 좀 먹었고, 큰아이는 과일 작은아인 고기는 조금 먹었어요~^^
    잘 드시고 계시니 정말 이쁘고 건강한 아가가 태어날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분이 어쩜 저리 만두도 잘만드시나요? 첨이라면서,..ㅎㅎㅎ 남편도 장금이신가봐요~
    두분이 알콩달콩 맛나게 해드시면서 사시는 모습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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