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친의 화해 방법은
요리입니다.
흠..아마도 제가 먹는 것에 매우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봐요. ^^;;;
며칠 전 아침 전화로 제 속을 박박 긁어 주신 남친에게
평소와는 달리 버럭! 화를 내주었더니
바로 깨갱하며
저녁 밥을 자기가 대접하고 싶다길래
저녁을 차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답니다.
그리고 제 주문은
"분식"
남친 "음..집에 떡이 없는데...."
냐옹냐옹 "그래서??? 내가 준 기회를 버리겠다는거임???"
저녁 퇴근 후에 들른 남친네.
똑똑!
보글보글 육수가 끓고 있고
기름냄새가 납니다.
실한 육수가 끓고 있네요~~~
오호~~~
속으로 김말이가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손도 많이 가고 남친이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안 했는데
제 머리속에 있는 남친입니다.
먹기 좋게
반으로 잘라서 양념간장과 대령.
하~~~~
정말 지금까지 먹어 본 김말이 중에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김밥싸고 남은 단무지도 식초 몇방울 더 떨어뜨려서 나옵니다.
오늘...남친이 분식집 오픈한 느낌!!
곱게 누워 자태 뽐내는 김말이입니다.
기다려라. 먹어주마!
김말이 5개 먹고도 이만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묵국수가 나옵니다.
육수!!! 캬~~ 죽입니다.
쐬주한잔..같이 하고 싶은 그런 육수!!!
그리고 진짜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꺼억~~~더 이상은 못먹겠다.
맛만 봐야겠다 하고 집어든 떡뽁이(사실 떡 없이 어묵..양배추.계란.양파가 전부)인데
이거이거~~~~~
입에 짝짝 붙어요. 넘 넘 맛나요.
이거 광장시장에 있는 마약김밥같은 마약떡뽁이 입니다.
저 진짜 배가 터질 것 같았는데
젓가락이 혼자 움직여 자꾸만 입에다 집어 넣고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마지막..
맥주입니다.
맥주 사랑하는데 정말 사랑하는데
반도 못 마시고 내려놨다는...
남친을 용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느꼈어요.
가끔 화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