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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칼의 복수...)

선화공주 조회수 : 898
작성일 : 2004-10-05 11:56:24
어스름히 노을이 질 무렵,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쉭쉭~~소리와 함께 네명의 괴한이 나타났다.

그들은 면도칼, 부엌칼, 회칼, 그리고 정체를 알수 없는 칼이었다.

가장 나이 많은 회칼이 말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오늘은 최대 결전의 날이오.
그동안 우리 칼들은 원래 용도에 쓰이지 못한채 온작 건달들의 노리개로 전락해 버렸소
그리하여 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생선 한번 잘라보지 못 했.........."


회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면도칼이 분하다는듯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회칼형님의 말씀이 맞소, 나 역시 면도 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코흘리개들의 돈을 갈취할때만
간신히 얼굴을 들이 밀었을 뿐이오."


그러자 부엌칼도 억울하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고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요!"


하지만 정체를 알수 없는 칼만이 묵묵히 듣고 있었다. 잠시 후 회칼이 다시 말했다.


"그동안 우리는 숱한 수모를 겪으면서 뼈를 깎는 수련을 해왔소, 드디어 오늘 오후6시를
기해 우리를 우습게 여긴 건달들에게 복수를 할 것이오! 모두들 준비가 되었소?"

"그렇소!"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내 이자리에서 목숨 끊고 자결하겠소"

"................"


분기탱천한 면도칼과 부엌칼에 비해 여전히 정체를 알수 없는 칼은 말이 없었다.

그때 멀리서 여섯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땡! 땡! 땡! 땡! 땡! 땡! "


횟칼이 소리쳤다.
"자~ 시작합시다"


그 순간 정체를 알수 없는 칼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잠깐!"

"무, 무슨 일이오?"

모두 돌아보며 물었다. 그러자 그 정체를 알수 없는 칼이 말했다.

"나....,나....나는 이만 가봐야겠소"

그러자 면도칼이 화가 난 듯이 말했다.

"아니! 여기서 그만둔다는 말이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이 날말을 기다려왔는지 생각해
보시오. 이제 와서 당신이 빠진다니 말도 안되오!"

"미안하오............."

정체를 알수 없는 칼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자 부엌칼이 물었다



"왜 그러시오? 도대체 당신은 누구시오?"



그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칼은 이 한마디를 던지며 멀리 달아나 버렸다






"내......내 이름은 "칼퇴근"이라 하오..........."
  




오늘 즐거운 하루 되세요....요즘....매일 칼퇴근하고 있는 선화공주입니다용^^
  
IP : 211.219.xxx.16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kimi
    '04.10.5 11:58 AM (144.59.xxx.154)

    ㅎㅎㅎㅎㅎ
    넘 재미있어요.

    칼퇴근은 나의 전용 칼인데요. 나의 적수가 누구신가?

  • 2. yuni
    '04.10.5 11:59 AM (211.210.xxx.245)

    하하하... 우리 신랑도 일거리가 없어서 6시면 칼퇴근 한답니다. 흑흑...

  • 3. 김민지
    '04.10.5 12:35 PM (203.249.xxx.143)

    ㅎㅎㅎㅎㅎ
    저두 칼퇴근의 대명사인데, 며칠전 인사발령으로 사수가 바뀌는 바람에
    어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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