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좀 강력한 지름신~~

| 조회수 : 23,35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9-27 23:39:25

지난 2004년 1월에 사서 별 불만없이 쓰던 김치냉장고가 갑자기 미워졌습니다.

허리를 굽혀서 그 큰 김치통 번쩍번쩍 들어야하는 것도 싫고,
큰 김치통은 그렇다 쳐도 작은 통에 넣은 것이 아래쪽에 깔리기라도 하면 그걸 한번 꺼내기 위해 위에 있는 걸 몽땅 꺼내는 것도 짜증나고..
그러다 문득, '아,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생각이 난거에요.

그래서 지난 주 토요일날 kimys랑 전자대리점에 갔었습니다, 가격이나 알아보려구요.
그랬는데, 제 냉장고와 같은 문양의 김치냉장고는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거에요.

우리 동네 같은 전자 대리점 세군데나 갔는데,

두군데에서는 아예 취급을 안한다고 하고, 한군데는 진열품 판매중이라며 다른 것에 비해서 싸게 파는 거에요.





이게 작년에 찍은 우리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냉동고 사진입니다.

그 문양의 냉장고는 나오는데, 김치냉장고는 단종이라니, 말이 좀 안되지 않나요?
암튼, 주말 내내 고민을 했어요.
'아직은 쌩쌩 돌아가는 저 김치냉장고는 어쩌고 스탠드형을 사냐? 참아!!!!'
하는 마음의 소리와,
'그래도 지금 안사면, 니 로망인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세트로 쓰는 건 영영 글렀잖아? 질러, 질러, 질러!'
하는 소리요.

오늘 다시 전자대리점에 갔습니다, 오늘은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려고 했는데요,
지난 토요일날 분명 전시되어있던 것이 팔려나가고, 그 자리가 텅 비었는데,
'와, 지금 꼭 사야겠네!'하는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거에요.
다른 곳에서라도 구해줄 수 있냐 했더니 한참 전화해보더니 다른 대리점의 전시품을 구해줄수 있대요,
가격은 지난 토요일가격보다 8만원이나 싼 가격으로.
생각이고 뭐고 할 거 없이 바로 카드를 꺼냈어요.


지르고, 선물까지 받아나오려는 순간, 우리집 세탁기가 간당간당한 생각이 나는거에요.
얘가 곧 숨을 거둘 것 같이 오늘 낼 하기는 했는데, 뭘 사야할 지 모르겠어서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었던 거든요.
드럼 세탁기를 써보고 싶은데, 통돌이만 써왔기 때문에 드럼세탁기가 좋은 지 나쁜지도 잘 모르겠고, 뭐가 좋은지는 더 모르겠고, 어떤 기능을 갖춘 걸로 골라야하는 지는 더 모르겠고...

드럼세탁기 구경하다가, 건조까지 된다는 모델로 결정하고,
또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당장 사흘내에 김치냉장고와 세탁기 배달해준다는데, 지금 김치냉장고는 어쩌나 싶어서,
검색질을 통해 우리 동네 중고가전매장 전화를 알아내, 전화를 했더니, 아, 사준다네요...^^
내일 와서 감정하고 바로 실어간대요.
김치통이 있으면 값을 더 쳐준다고 해서, 김치통 모두 찾아놓고 과일박스까지 창고에서 찾아 쌓아뒀습니다.


근데, 제가 요즘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빌려쓰던 전기렌지 내일 반납하고, 빌트인으로 사기로 했었어요.
전기렌지 값은 카드로 안되고 현금줘야하는데...

우리집 현관문 아직도 열쇠로 열고 다니는데요, 이것도 바꾸자고, 우리 집 남자들 야단들입니다.
요즘 열쇠로 문 여는 집이 어딨냐고..
어디 있긴요, 우리 집 있죠, 열쇠도 별로 불편하지 않는데...^^;;
김치냉장고랑 세탁기 지른 김에, 지문으로 여는 도어락으로 바꿔준다고 큰 소리 빵빵 쳤습니다.



한동안 바빠서 지름신 내릴 겨를도 없었는데, 제가 요즘 정신을 차리고 여유가 좀 생겼나봅니다,
이것저것 지르고 다니고...
누군가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바쁜 사람들 주머니에 돈이 많은 건,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쓸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제가...요즘...시간이 쫌 많이 많은가봐요...


p.s.
김치냉장고 팔지말고 베란다에 두라고 말씀들 많이 해주시는데요,
다용도실에 작은 뚜껑식 김치냉장고 하나 더있습니다.
거의 쓰지 않고 코드를 빼놓았는데요, 이거 쓰면 될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아도 지금 오래 보관해야할 김치는 옮겨넣는 중이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백김치
    '11.9.27 11:51 PM

    아~나 일등~*

  • 백김치
    '11.9.27 11:56 PM

    하고픈 것 하나씩 나에게 선물하듯 하고 살아야할 나이자나요~
    참 잘 하셨어요~
    키도 최신형으로 바꾸셔요~*

  • 2. 지지
    '11.9.27 11:52 PM

    스탠드 김치냉장고......너무 사고싶다는..ㅜㅠ

  • 3. Sue or 쑥
    '11.9.28 12:08 AM

    아싸! 생애 최초로 3등요... 낼은 재수가 좋을것 같어요~~~~선생님 넘 웃겼어요...특히
    드럼세탁기부분에서.. 저도 '써보지 않아 산다'하며 선생님과 똑같은 마음으로 샀거든요.

    지금은 아주 사랑해주고 있어요. 모두 모두 잘 쓰시고 득템하셨다고 자랑하시길 빌어요..

  • 4. Blue Moon
    '11.9.28 12:11 AM

    저도 세탁기사 13년됐는데 온수는 나오는데 냉수가 안나와요.ㅎㅎ

    올여름처럼 습한 여름에는 건조기능 있는 세탁기가 너무 사고싶더군요.

    배달되고 자리잡은 모습 보여주세요^--^

  • 5. anabim
    '11.9.28 8:33 AM

    김냉 고장 아니고 놔둘곳 있으시면 두시라고 강하게 권해봅니다. 스탠드형과 또 다르게 꼭 필요하더군요
    없으면 막 아쉬워질거예요

  • 6. 항아리
    '11.9.28 8:46 AM

    맞아요....정말 전 게을러서 돈을 안 쓰는 거 같아요 ^^
    부지런했으면 아마 어마어마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초치기 싫지만 저 엄마가 준 오래된 김냉 쓰다가 작년에 스탠드로 바꿨는데 생각보다
    별로던데요 ^^

  • 7. 세누
    '11.9.28 9:03 AM

    전 정말 돈쓰는데 있어서는
    너무 부지런해 탈입니다
    쓸데없이...

  • 8. 미소나라
    '11.9.28 9:04 AM

    동감이어요

    저도 꼭 하루 쉬는 날 저녁때 보면 쌓여있는 영수증을 발견하죠...얼마전 하루 쉬는 날도 머리하고 구경갔던 가구점에서(구경만 하리라 생각했는데) 자그마한 스툴을 안고 나왔죠...그리고는 백화점 고고씽(이건 정말 군것질하러 들렸는데) 엄청 세일하는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옷이 있길래 그것도 사서 나왔죠...

    집에 오니 내가 뭔가에 씌였나 했어요......

    근데 한번쯤 질러줘야 회사를 또 꾼준히 다닌다는.......^^

  • 9. 홍앙
    '11.9.28 9:05 AM

    그래도 좋으시겠어요. 사고 싶은 것 사면 뭔가 해소가 되잖아요.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요.

  • 10. 다물이^^
    '11.9.28 9:11 AM

    저도 세탁기 사고 싶은데... 걱정이에요. 부러운데요?^^

  • 11. 곰곰곰
    '11.9.28 9:12 AM

    선생님 부엌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이군요. ^^
    스탠드 김치냉장고 진짜 실속있고 좋아보이던데..

    전기렌지도 설치되면 구경시켜주세요.

  • 12. 수박나무
    '11.9.28 9:32 AM

    지름신 강림하여,
    그것을 받들때는,
    이아니 기쁠소냐....

    현관문은 어여 바꾸시는게 좋으시겠네요. 정말 요즘 현관키 가지고 다니시는분들 그리 많지 않으세요
    이사와서 현관문이 디지털로 바뀌니 정말~~~~ 편하드라구요...

    아~~` 저두 냉장고 바꾸고픈데,
    이 냉장고가 수명이 다 할듯 하면서도 돌아가네요. 한달전에 냉장실 윗칸이 냉동이 되버리길래,, 올 것이 왔구나... 하고 그 분을 좀 뫼시려 했더니, 한 이주 지났더니 잘 돌아가네요...
    스마트냉장고 완죤 땡기던데, 가격이~~~~~~~~ ㅠㅠ
    적금이라도 하나 부으면서 그 날을 기다려야하나~~~~~ 하고 있습니다.

  • 13. 화이트
    '11.9.28 9:36 AM

    부럽사옵니다...
    샘~ 근데 드럼으로 어떤 모델로 구입했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통통이 쓰고있는데.. 수명이 다한 것 같아 고민하고 있거든요 ^^
    사~알짜기 갈춰 주세요~~

  • 14. 라온제나
    '11.9.28 10:30 AM

    김치냉장고....팔지 마시고 앞, 뒤 베란다 내어 둘 곳을 한 번 찾아 보세요.
    약하게 설정해 두고 쌀이나 곡물들...또는 말린 채소들 및 각종 약들 넣어 보관해 두면 좋더라구요.
    저두 버릴까 하다 잘 사용하고 있어서요.

    그나저나 세상에 아직도 열쇠키를 사용하셨다는게 대단하시네요.
    당장 새로 사세요.
    엄청 편한 신세계가 열린답니다.^^

  • 15. 물레방아
    '11.9.28 12:44 PM

    와 저도 10년된 김냉 바꾸고 싶답니다
    살림 바꾸고 씻고 넣고
    너무 행복하시겠어요

  • 16. 나나
    '11.9.28 1:07 PM

    저도 사고싶어요 선생님이 잠자고있는 지름신에 불을 지피네요 ..

  • 17. gina25
    '11.9.28 1:34 PM

    드럼 건조기능있는거는 잘 알아보고 사셔요..저희 써 보니 세탁후 세탁기로 건조하면 쉰냄새가 나서 건조기 따로 구입해야하나 하고 있어요...저희껀 한 5년된거라 요즘모델은 괜찮은지도 모르지만요

  • 18. 청솔
    '11.9.28 8:21 PM

    잘 지르셨어요^^*

    오늘 지갑을 잃어 버리고 나니 순식간에 바보가 되는 것이... ㅠ
    왜 오늘따라 현금은 많이 갖고 있었는 지...
    이렇게 잃어 버리는 것보다 몇 배 현명한 결정하셨어요!

    저는 L사의 스탠드형 김냉을 쓰고 있는 데 냉장고와 같은 문양이라 겉모습은 남 부럽지 않은 데
    기능엔 불만이 좀 있어요
    고렇게 밖에 못 만드는 건 지...

    넘 넘 오랜만에 댓글달면서 안 좋은 소식만 썼나 봐요
    에궁@ 죄송^^

    이게 다 갱년기 증세인 지, 정신 줄 꽉 붙잡고 살겠습니다~! ㅋ

    이것 저것 새살림 장만하는 기쁜 마음에 저도 동참하여 기분전환 좀 할께요~ ㅎ

  • 19. 소호
    '11.9.28 9:15 PM

    와~! 냉장고 저희집거랑 똑같네요...^^

  • 20. 미모로 애국
    '11.9.29 9:27 AM

    음.. 저도 김냉이랑 냉동고, 냉장고 나란히 놓고 쓰고싶은 로망이 있는데
    지금 집에서는 도저히 견적이 안나와요.
    열심히 모아서 이사가서 빠방한걸로 장만하고 싶어요.
    특히 냉동고...

  • 21. yeomong
    '11.9.29 1:05 PM

    잘 하셨어요, 선생님!!! *^^*

    몇일만에 희망수첩 들어왔어요.
    침을~~~~~꿀꺽 꿀꺽~~ 삼켜야만 하는, 밥상만 올려 놓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고구마줄기 김치 게시물의 첫번째 사진 속 상차림 보고, 저 완전 껌뻑~ 죽었잖아용~~ㅋㅋㅋ
    비름나물 보고 침 꿀꺽~ 삼키고는,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 났어요.

    엄마가 상에 올리면, 아버지는 한젓가락도 드시지 않으시면서, 꼭 말씀하셨지요.
    "비름나물은 변소간 옆에서 자라는 것이라, 난 먹지 않는다구우~" ㅋㅋㅋ~

    저는, 엄마가 만들어 주신 비름나물을 참 맛있게 먹으면서, 도저히 아버지 말씀을 이해 못했거든요. ^^

    그 밥상위에 나물반찬들이 어찌나 눈에 들어 오던지요.
    멋진 밥상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772 압력솥으로 대추차 끓이기 17 2011/10/11 26,207
2771 씹는 맛이 좋은 우엉 잡채 9 2011/10/10 12,508
2770 귀차니스트의 초.초.초간단 휴일 점심 16 2011/10/08 20,641
2769 더덕 삼겹살 구이 한접시 8 2011/10/07 12,222
2768 그릇 3장~ 20 2011/10/06 17,610
2767 오랜만에 만든 맥모닝 27 2011/10/05 18,763
2766 히트레시피 다시 보기 22 2011/10/04 17,303
2765 너무 단출한 저녁식사 13 2011/10/03 16,877
2764 아몬드를 넣은 멸치볶음 54 2011/10/01 15,808
2763 도착 46 2011/09/30 19,669
2762 연근 한개로~~ 14 2011/09/29 15,460
2761 좀 강력한 지름신~~ 22 2011/09/27 23,356
2760 조선오이, 그리고 우리집 한정식! 17 2011/09/26 20,315
2759 횡재 17 2011/09/25 20,663
2758 밥도둑 간장게장 14 2011/09/24 15,714
2757 너무 맛있는 고구마줄기 김치 29 2011/09/23 15,071
2756 콩알이 몽글몽글, 보글보글 청국장 21 2011/09/21 17,545
2755 가을...인가봐요.... 19 2011/09/20 15,178
2754 황금구두!! 27 2011/09/18 18,995
2753 오늘 저녁 밥상 25 2011/09/17 15,217
2752 또 하루 보내기 17 2011/09/15 20,488
2751 그릇, 다시 넣었어요 28 2011/09/14 21,319
2750 닭가슴살을 넣은 카레 7 2011/09/13 11,540
2749 추석날 저녁 밥상 7 2011/09/12 18,513
2748 명절 언저리의 저녁밥상 6 2011/09/10 16,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