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차려먹느라 동동거리고 다녔더니,
달이 떴는지, 잘 보이는지 구름에 가렸는지도 모르고 지났네요.
한가위 보름달 보셨어요?
지금 삶고 있는 행주, 헹궈서 널고나면, 오늘 일은 끝!
달이나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오늘 저녁엔, 명절 저녁 늘 그렇듯, 갈비찜과 몇몇 반찬들로 밥상을 차렸는데요,
오늘의 역점 요리는 이것입니다. ^^
이건, 음, 음식에 맞춰 접시를 고른 것이 아니라,
접시때문에 이걸 했습니다, 무쌈말이!!
무에다 맨날 똑같은 거 싸면 재미없어서,
오늘은 재밌게 하려고, 무쌈안에 무순과 게맛살, 그리고 해파리를 넣어서 쌌습니다.
뭐, 나름 괜찮았대요,
실은 제가 식구들 저녁수발하느라, 저녁을 안먹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무쌈말이, 맛도 못봤는데요, 한개도 안남고 싹싹 비워진걸로 미루어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사들고 들어왔던 쌈용채소를 썰어서 수북하게 담고,
훈제오리를 지져서 삥 둘러 담은 후,
머스터드 소스를 뿌려서 훈제오리샐러드도 한접시 했어요.
훈제오리, 그냥 냉장고 안에 있다면 참 편하게 한접시 뚝딱 만들수 있는 재료인것 같아요.
우리집 식구중 누구누가, 충격적인 얘기를 했더랬습니다.
자기는, 달걀지단이 안올라가 있으면 잡채로 안친다나...허걱...
그럼 여태까지 제가 한건 뭐랍니까??
해서 달걀지단부쳐서 올려줬지요.
황백 나누는 건 너무 귀찮아서 그냥 달걀 흰자 노른자 섞어서....
청주를 살짝 넣어서 지단을 부쳤더니, 정말 잘 부쳐졌어요. ^^
이렇게 해서 차린 밥상입니다.
갈비찜이 빠졌고, 김치도 빠졌네요.
가족들이 모여서,
제가 한 음식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보는 즐거움이 있어서, 명절의 고단함도 쉽게 풀어지는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