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12.5배나 되는데, 뭘 살 수 있겠어요?
게다가 요즘 어지간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거의 다 있기 때문에 구태여 여행길에 이고지고 올 필요도 없고.
그냥 맛있는 거나 먹고, 뭐 신기한 거 있나 구경이나 좀 하자는 거 였어요.
아, 가면서 꼭 사고 싶은게 있긴했네요, 기노쿠니아에 가서 수(繡)책은 꼭 사고 싶었어요, 꽃을 모티브로 하는...
그래서 환전도 별로 안해가지고 갔습니다.
kimys가 쓰라고 쥐어준 용돈도 다 환전하지 않고 남겼다는 거 아닙니까?
이제부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처럼 그릇 좋아하는 사람이 그릇을 한장도 안샀다는거,
갖고 싶은 것도 없었고, 무겁게 들고다니기도 싫고...그랬습니다.

아주 흡족하게 골라낸, 자수책 두권, 그리고 소박한 일본 가정의 부엌풍경이 담긴 책.
요리책은 안샀습니다.
일본어를 볼 줄 몰라서 원래 영어 요리책은 사도 일본어 요리책은 사지 않을뿐더러,
요리책이 정말 너무 많아서 뭘 사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아예 안샀습니다.

자수책 만큼 흐뭇한 스텐 메줘.
스파게티면의 용량을 재는 메줘, 스텐으로 된 건 처음 봤어요.
계량컵은 한국에도 많이 있고, 우리 집에도 한개 있지만,
이게 좀 탄탄해보이고 예뻐보여서, 촬영용 소품으로 쓰기 좋을 것 같아서 하나 샀어요.

스텐밧드와 망.
스텐밧드는 제가 많이 쓰는 것보다 큰 사이즈로, 우리나라에서는 잘 구할 수 없기에 도큐핸즈에서 두개를 샀어요.
망은 그후에 신주쿠 다카시마야백화점에서 맞는 사이즈를 발견하고 하나 샀습니다.
그럼 튀김 건질때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점 이토야에 갔는데,
예전에 이토야에 가면 사고 싶은 게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거의 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것이고 해서,
사고 싶은 게 없는 거에요.
이 헝겊의 원래 용도는 뭔지 모르겠지만, 촬영용 소품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 두장 골랐어요.
보기보다 얇고 올이 성글어서, 접시 밑에 깔고 촬영하기 좋아요.
그렇지만 값은 아주 사악해서 식탁용 매트보다 조금 큰데 거의 1만원돈!
한장값이면 동대문시장에 가서 세마는 끊을 수 있으나, 질감이 좋아서 용서해주었어요.

오다이바의 비너스 포트에 조지스라는 곳의 팩토리 아울렛에서 건진 식탁매트.
겹으로 되어있어 도톰하고, 무엇보다 바느질이 반듯해서, 얼른 집었지요.
세일중이기도 했구요.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앞치마가 갖고 싶었어요.
몇년전 홍콩에 다녀오면서 사려고 했더니 예약품목이라고 해서 못샀는데,
이번에는 갈 때 미리 예약해놓고, 올 때 찾았습니다.
아, 다 그런건 아니구요, XL사이즈가 그래요. ^^;;
땡땡이와 줄무늬는 프랑프랑에서 세일중인 앞치마.
접어놓아서 그 예쁜 모양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요, 다음에 날씬한 모델에게 입혀서 착용셧을 한번 보여드리지요.
제가 입고 찍으면, 절대로 태가 살아나지 않거든요.

도큐핸즈에서 건진 냄비꼭지.
조리에 쓰는 젓가락을 걸쳐놓을 수 있게 생겼길래, 두개 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못 본듯 싶은데...

우리나라에도 나무 스푼은 많지만, 요런 형태는 찾기 쉽지 않은 듯 해서 다른 크기를 달랑 하나씩 샀습니다.

사진은 예쁘게 나오지 않았는데, 정말 이쁜 젓가락입니다.
일본사람들 젓가락 사랑이 대단한 것 같아요,
다른 건 그렇게 갖고 싶은 것이 없었는데 젓가락 만큼은 진짜 이쁜게 많았어요.
하지만, 저희 집 서랍안에도 촬영용 젓가락이 꽤 많이 들어있어서, 눈 질끈 감고, 요것만 샀어요.

채소를 보관하는 비닐과 튀김 접시용 종이.
이 비닐, 언젠가 살림돋보기에서 본듯 해서 한번 사봤습니다.
정말 별거 없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환율도 환율이지만 어지간한 것은 다 우리나라에 있어요.
수입품들 같은 건, 우리나라가 더 싼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르크루제 냄비같은 것이요, 일본 가격, 장난이 아닌거 있죠?
일부러 사가지고 올만한 것들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쇼핑을 열심히 하지 않았더니 짐가방 무겁지 않고 좋던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