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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여행지에서 지른 것들

| 조회수 : 18,193 | 추천수 : 221
작성일 : 2010-04-15 02:11:11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뭔가를 사오겠다는 생각은 아예 안했더랬습니다.
환율이12.5배나 되는데, 뭘 살 수 있겠어요?
게다가 요즘 어지간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거의 다 있기 때문에 구태여 여행길에 이고지고 올 필요도 없고.
그냥 맛있는 거나 먹고, 뭐 신기한 거 있나 구경이나 좀 하자는 거 였어요.
아, 가면서 꼭 사고 싶은게 있긴했네요, 기노쿠니아에 가서 수(繡)책은 꼭 사고 싶었어요, 꽃을 모티브로 하는...

그래서 환전도 별로 안해가지고 갔습니다.
kimys가 쓰라고 쥐어준 용돈도 다 환전하지 않고 남겼다는 거 아닙니까?

이제부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처럼 그릇 좋아하는 사람이 그릇을 한장도 안샀다는거,
갖고 싶은 것도 없었고, 무겁게 들고다니기도 싫고...그랬습니다.  




아주 흡족하게 골라낸, 자수책 두권, 그리고 소박한 일본 가정의 부엌풍경이 담긴 책.
요리책은 안샀습니다.
일본어를 볼 줄 몰라서 원래 영어 요리책은 사도 일본어 요리책은 사지 않을뿐더러,
요리책이 정말 너무 많아서 뭘 사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아예 안샀습니다.




자수책 만큼 흐뭇한 스텐 메줘.
스파게티면의 용량을 재는 메줘, 스텐으로 된 건 처음 봤어요.
계량컵은 한국에도 많이 있고, 우리 집에도 한개 있지만,
이게 좀 탄탄해보이고 예뻐보여서, 촬영용 소품으로 쓰기 좋을 것 같아서 하나 샀어요.




스텐밧드와 망.
스텐밧드는 제가 많이 쓰는 것보다 큰 사이즈로, 우리나라에서는 잘 구할 수 없기에 도큐핸즈에서 두개를 샀어요.
망은 그후에 신주쿠 다카시마야백화점에서 맞는 사이즈를 발견하고 하나 샀습니다.
그럼 튀김 건질때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점 이토야에 갔는데,
예전에 이토야에 가면 사고 싶은 게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거의 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것이고 해서,
사고 싶은 게 없는 거에요.
이 헝겊의 원래 용도는 뭔지 모르겠지만, 촬영용 소품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 두장 골랐어요.
보기보다 얇고 올이 성글어서, 접시 밑에 깔고 촬영하기 좋아요.
그렇지만 값은 아주 사악해서 식탁용 매트보다 조금 큰데 거의 1만원돈!
한장값이면 동대문시장에 가서 세마는 끊을 수 있으나, 질감이 좋아서 용서해주었어요.




오다이바의 비너스 포트에 조지스라는 곳의 팩토리 아울렛에서 건진 식탁매트.
겹으로 되어있어 도톰하고, 무엇보다 바느질이 반듯해서, 얼른 집었지요.
세일중이기도 했구요.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앞치마가 갖고 싶었어요.
몇년전 홍콩에 다녀오면서 사려고 했더니 예약품목이라고 해서 못샀는데,
이번에는 갈 때 미리 예약해놓고, 올 때 찾았습니다.
아, 다 그런건 아니구요, XL사이즈가 그래요. ^^;;

땡땡이와 줄무늬는 프랑프랑에서 세일중인 앞치마.
접어놓아서 그 예쁜 모양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요, 다음에 날씬한 모델에게 입혀서 착용셧을 한번 보여드리지요.
제가 입고 찍으면, 절대로 태가 살아나지 않거든요.




도큐핸즈에서 건진 냄비꼭지.
조리에 쓰는 젓가락을 걸쳐놓을 수 있게 생겼길래, 두개 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못 본듯 싶은데...




우리나라에도 나무 스푼은 많지만, 요런 형태는 찾기 쉽지 않은 듯 해서 다른 크기를 달랑 하나씩 샀습니다.




사진은 예쁘게 나오지 않았는데, 정말 이쁜 젓가락입니다.
일본사람들 젓가락 사랑이 대단한 것 같아요,
다른 건 그렇게 갖고 싶은 것이 없었는데 젓가락 만큼은 진짜 이쁜게 많았어요.
하지만, 저희 집 서랍안에도 촬영용 젓가락이 꽤 많이 들어있어서, 눈 질끈 감고, 요것만 샀어요.




채소를 보관하는 비닐과 튀김 접시용 종이.
이 비닐, 언젠가 살림돋보기에서 본듯 해서 한번 사봤습니다.


정말 별거 없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환율도 환율이지만 어지간한 것은 다 우리나라에 있어요.
수입품들 같은 건, 우리나라가 더 싼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르크루제 냄비같은 것이요, 일본 가격, 장난이 아닌거 있죠?
일부러 사가지고 올만한 것들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쇼핑을 열심히 하지 않았더니 짐가방 무겁지 않고 좋던데요. ^^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리운
    '10.4.15 2:15 AM

    일뜽찍고~~

  • 2. 그리운
    '10.4.15 2:17 AM

    ㅋㅋㅋ..
    이야밤에도 일단은 일등부터 찍고 후리플답니다.
    냄비꼭지보구서 꺄오오오오~~~
    예쁘네요...하지만 오초쯤 다시 생각하니 뜨거운거 끓일땐 같이 뜨거워지지않나??
    하고 쓸데없는 걱정도 해봅니다.
    잘다녀오셔서 기쁘구요...앞치마 착용샷은 기다리겠습니다.

  • 3. 설탕과자
    '10.4.15 2:23 AM

    와,이등!! 늦은시간이라 가능한가봐요.*^^*
    저 냄비꼭지는 얼핏 보고 재밌게 생긴 젓가락받침이구나 했네요.

  • 4. 완소막사
    '10.4.15 2:25 AM

    저는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어딜가든 뭘사야할지 망설이다 그냥옵니다.
    가끔 82식구들이 여행후에 가방을 풀어놓으시면 어찌나 부러운지..
    나도 거기서 그거사올껄..하면서요^^
    어떻게하면 안목이 높아지는지...

  • 5. perfectyou
    '10.4.15 3:34 AM

    지른 것들이란 말씀에 얼른 들어왔어요ㅋㅋ
    며칠 후에 저도 도쿄 가거든요^^

    여기 저기 여행기 뒤져보고 살 것들 골라 적어두고 있는데 쌤 말씀 들으니
    별안간 자중모드?가 되네요.하하~
    여행지에서 드신 맛난 것들 포스팅 안 하시나요? 저 그것도 기대중이에요ㅋㅋ
    제 기대 저버리지 마세요 혜경쌤~~^^

  • 6. 들들맘
    '10.4.15 4:52 AM

    앗.. 냄비꼭지와 젖가락 너무 탐나네요~
    흑심을 마구 품어봅니다~ ㅎㅎ

    몇년전 일본 갔을땐 그저 먹는것에만 열중했었는데
    제가 요즘 살림을 좀 하고 보니
    이제는 요런 소소한 살림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위시리스트에 적어 놓게 되네요~

    요즘은 한국생각이 넘 많이 나는데(아래 떡복기 글 읽다가 눈물이 핑.. ㅠ.ㅠ)
    , 82쿡에서 위안 많이 받고 갑니다~

  • 7. 홍앙
    '10.4.15 8:44 AM

    저는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엄마가 저 10리길 장에 다녀오시면 보따리 풀때 뭔가 신기한 것들이 이 나올때 형제들이 빙 둘러 앉아 즐거웠던 시절이 떠오르게 하네요.

  • 8. 유서니
    '10.4.15 9:01 AM

    뭘 사오셨나 궁금 했어요^^ㅎㅎㅎ
    죄다 이쁜데~ 전 앞치마랑 냄비꼭지가 너무 탐나여~

  • 9. 유니게
    '10.4.15 9:18 AM

    저도 뭘 사오셨나 궁금했어요.
    전 자수책이랑 앞치마 갖고 싶어요
    그리고,
    앞치마!! 다른 모델은 시러요...
    샘이 입은 모습이 보고 시퍼요 ^.^;;;

  • 10. 레드썬
    '10.4.15 9:25 AM

    와아~ 너무 갖고싶은 것들만 콕콕 잘 찝어 사셨어요. 제 기준에서^^;;
    스텐으로 된 메쟈랑 특이한 냄비손잡이는 돌아다녀도 못 보던 거라 심히 부러워요. 샘~!

    글구 반들반들한 아시아나 앞치마 입으시면 귀부인처럼 너무 예쁘실 것 같아요. 보여주세용~~
    (귀부인도 앞치마 입는 것 맞죠잉~ ㅎ)

  • 11. 귀여운엘비스
    '10.4.15 10:38 AM

    오오---
    선생님
    냄비꼭지 정말이뻐요!!!!!!!!!!!!!!!!
    일본은.................
    너무비싸요@_______________@

  • 12. 메이루오
    '10.4.15 11:36 AM - 삭제된댓글

    새싹&과일 무늬 원단은 린넨인가봐요. 린넨이 원래 좀 값이 나가요..
    소품 만들어도 참 귀엽겠어요..

  • 13. 봄빛
    '10.4.15 2:46 PM

    쇼핑물건 구경하는것은 항상 즐거워요
    꼭 필요한것만 잘 골라 사셨네요 안목이 부러워요^^

  • 14. 소박한 밥상
    '10.4.15 3:28 PM

    지른 것들이라는 타이틀에 와우 !! 하면서 빛의 속도로 입장합니다 ^ ^
    저 왜 이럴까요 ?? ㅠㅠ
    너무 재미있습니다. 구경하는거요 !!!
    내가 사면 소비라는 것 자체에 양심의 가책이 되고
    내 집도 중복되는 물건들로 짐이 높이 쌓이게 되지만.........

    집에서만 즐기시는 것이 아니니까 사셔도 될껄 하다가
    제법 쏠쏠하게 저지르심을 봅니다만
    많은 편은 아니고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십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안목이 물건 선택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대박!! 이십니다.
    그리고 바쁜 일정중에 어떻게 저런 물건이 차분히 눈에 드셨을까 싶기도 하네요.

    일본의 소소한 부엌풍경은 저도 궁금하네요.
    물건 중심으로 쇼핑몰이 언급되었지만
    쇼핑몰 동선이 어떻게 되었었는지 ......... 쇼핑몰별 소개도 알고 싶답니다.

    마지막으로
    XL에서 L 싸이즈로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 ^ ^*
    (저는 빨간색 있읍니다만 활용하지도 못하고 어디선가 어둠에 떨고 있답니다)

  • 15. agada
    '10.4.15 7:44 PM

    소박한 밥상님 진짜 잘 쓰신다 ㅎㅎ
    나두 적어 놓았다가 10월에 갈거니깐 똑같이 사와야징

  • 16. 예쁜솔
    '10.4.15 8:52 PM

    자수책, 식탁매트, 냄비꼭지...찜
    이담에 언제가 되었든 일본에 가면 살 올 것.

    정말 간단하게 쇼핑하셨네요.
    저 2년 전에 일본 갔다가
    노리다케 찻잔을 가자마자 사가지고
    얼마나 윗 상전처럼 모시고 다녔는지...남편이 정말 째려보더군요.
    그래도 집에와서 예쁜 찻잔에 차를 따라주니 좋아하긴 해요.ㅎㅎㅎ

  • 17. 벚꽃
    '10.4.15 10:39 PM

    앞치마....안 입혀도 좋으니
    그냥 쫙 펴진것만이라도 봤으면...

    앞치마 뒷모양도 궁금하네요. 전 H자 아니면 흘러내리기 때문에요.

    일본은 진짜 쪼매난 것들이 예쁜거 많지요.

  • 18. 아이사랑US
    '10.4.16 2:21 AM

    그릇 쇼핑을 많이 하실 줄 알았는데...
    예쁜 앞치마를 많이 사오셨네요..
    멋지세요!!!

  • 19. 일산댁
    '10.4.16 4:08 PM

    저도 담달에 동경가는데...
    지금 뭐 사올까 궁리중인데...
    저도 자중모드로 가야할까봐요...

    무인양품도 요즘 백화점에 들어와있어서...

    저도 구경만 실컷 하고 와야겠네요..

  • 20. 레지나(스프라이트)
    '10.4.22 12:25 AM

    오래간만에 놀러 왔더니 예쁜 아이들이 가득하네요. ㅎㅎ
    냄비도 특이하고 특히나 촬영용 매트 너무 맘에 들어요. 부럽부러워요,. 샘~~
    아 일본 가고싶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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