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자주 해먹던 밑반찬이었던 요즘은 잘 하지 않는 반찬 중 하나가 중국식 오이피클이에요.
새콤달콤한 것이,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식욕을 돋우는데 꽤 도움이 되는 반찬이구요,
꼭 중국음식이 아니라, 집에서 라면을 먹을때, 파스타를 먹을때에도 나름 어울리는 피클이에요.
만들기도 무척 쉽구요.
만드는 법은 옛~~날에 상세하게 소개해 놓은 것이 있어서,
여기 링크만 걸어둡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요즘 오이가 제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오이가 더 쌀 때 두세개씩 해놓고 먹으면,
꽤 요긴하게 잘 먹을 수 있어요.
예전 글에 과정셧과 함께 자세하게 다뤄져 있어서,
다른 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한가지만 말씀드릴게요. 국물을 부을때 완전히 국물에 잠기도록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들어 이렇게 병에 담아놓고 서너시간이 흐르면 오이에서 물이 나오면서 이렇게 국물이 흥건해진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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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렇게 자주 만들어먹던, 새들새들한 오이만 보면 만들어먹던 중국식 오이피클을 안만들어 먹은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걸 해서 상에 올리면,
우리 시어머니, 한번도 안 빼놓고 꼭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거 먹으면 입맛이 딱 살아난다!"
그런데 정작, 제 부모에게는 제대로 해드려본 적이 없었어요.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기 얼마전 병원에 입원해 계실때 이 오이피클을 해가지고 가서,
"이거 드시면 우리 시어머니 입맛이 살아난다고 하시던데 한번 드셔보세요"했더니,
아버지 하나 드시더니, "정말 이걸 먹으니까 입맛이 살아나는 구나! 맛있다!"
별거 아닌데, 오로지 당신 딸이 만들어온 것이라고 감탄하던 아버지...
그날, 돌아오면서 참 많이 울었더랬습니다.
아버지께 그 입맛이 살아난다는 오이피클 해다드린 것이...처음이었거든요.
시어머니께 해드린 맛있는 음식의 1%도 내 친정부모에게는 못해드렸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통 안했습니다. 오이피클.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그런데요, 참 그래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세월이 약인 것 같아요.
강북삼성병원 앞을 지나치려면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 가고,
보훈병원 근처의 길만 지나가게돼도 눈물 먼저 나오고,
평양면옥이니, 막국수집이니, 하던 자주가던 식당 근처에 얼씬도 안했는데,
이제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곳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고, 들어가서 먹기도 하고...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친정어머니에게, "엄마, 내 평생, 아버지 생각하면서 눈물이 안 마를 줄 알았는데..이젠 울지도 않고 살만해..."하니까,
어머니께서 "사람에게 잊을 수 있는 힘이 있어서 다 견디고 사는 거란다.."
맞는 것 같아요, 이제 얼마 안있으면 아버지 3주기인데, 이제는 울지 않고도 아버지를 그리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