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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밑반찬 다시보기 [중국식 오이피클]

| 조회수 : 15,085 | 추천수 : 232
작성일 : 2010-03-18 21:04:39


예전에 자주 해먹던 밑반찬이었던 요즘은 잘 하지 않는 반찬 중 하나가 중국식 오이피클이에요.
새콤달콤한 것이, 입맛이 없을 때 먹으면 식욕을 돋우는데 꽤 도움이 되는 반찬이구요,
꼭 중국음식이 아니라, 집에서 라면을 먹을때, 파스타를 먹을때에도 나름 어울리는 피클이에요.
만들기도 무척 쉽구요.

만드는 법은 옛~~날에 상세하게 소개해 놓은 것이 있어서,
여기 링크만 걸어둡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요즘 오이가 제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오이가 더 쌀 때 두세개씩 해놓고 먹으면,
꽤 요긴하게 잘 먹을 수 있어요.
예전 글에 과정셧과 함께 자세하게 다뤄져 있어서,
다른 과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한가지만 말씀드릴게요. 국물을 부을때 완전히 국물에 잠기도록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들어 이렇게 병에 담아놓고 서너시간이 흐르면 오이에서 물이 나오면서 이렇게 국물이 흥건해진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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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그렇게 자주 만들어먹던, 새들새들한 오이만 보면 만들어먹던 중국식 오이피클을 안만들어 먹은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걸 해서 상에 올리면,
우리 시어머니, 한번도 안 빼놓고 꼭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이거 먹으면 입맛이 딱 살아난다!"
그런데 정작, 제 부모에게는 제대로 해드려본 적이 없었어요.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기 얼마전 병원에 입원해 계실때 이 오이피클을 해가지고 가서,
"이거 드시면 우리 시어머니 입맛이 살아난다고 하시던데 한번 드셔보세요"했더니,
아버지 하나 드시더니, "정말 이걸 먹으니까 입맛이 살아나는 구나! 맛있다!"
별거 아닌데, 오로지 당신 딸이 만들어온 것이라고 감탄하던 아버지...

그날, 돌아오면서 참 많이 울었더랬습니다.
아버지께 그 입맛이 살아난다는 오이피클 해다드린 것이...처음이었거든요.
시어머니께 해드린 맛있는 음식의 1%도 내 친정부모에게는 못해드렸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통 안했습니다. 오이피클.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그런데요, 참 그래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세월이 약인 것 같아요.
강북삼성병원 앞을 지나치려면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 가고,
보훈병원 근처의 길만 지나가게돼도 눈물 먼저 나오고,
평양면옥이니, 막국수집이니, 하던 자주가던 식당 근처에 얼씬도 안했는데,
이제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곳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고, 들어가서 먹기도 하고...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친정어머니에게, "엄마, 내 평생, 아버지 생각하면서 눈물이 안 마를 줄 알았는데..이젠 울지도 않고 살만해..."하니까,
어머니께서 "사람에게 잊을 수 있는 힘이 있어서 다 견디고 사는 거란다.."
맞는 것 같아요, 이제 얼마 안있으면 아버지 3주기인데, 이제는 울지 않고도 아버지를 그리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시...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게지요...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민남교맘
    '10.3.18 9:09 PM

    와~~ 저도 일등해봐요~~
    요 피클 좋아하는데 함 해봐야겠어요~~

  • 2. 안나돌리
    '10.3.18 9:25 PM

    그럼 전 2등...해볼까요?ㅎㅎ

    오이피클은 댓글쓰고 읽는 쎈쑤~~~ㅋ

  • 3. 레드썬
    '10.3.18 9:25 PM

    3등 3등!!! 동메달!!!

  • 4. 플로라
    '10.3.18 9:26 PM

    잊을 수 없다면 얼마나 마음아프며 힘들까요? 잊을 수 있음을 감사하며 새로운 희망을 안고 사는게 인생인것 같습니다.

  • 5. 안나돌리
    '10.3.18 9:28 PM

    정말 친정 부모님에게 시댁에서 한 것의 1%만 했다면
    후회는 없을텐데...저도 후회 마니~~합니다.^^

  • 6. 레드썬
    '10.3.18 9:32 PM

    저는 아빠가 건강히 잘 계시는데도 선생님 글 읽으니 눈물이 납니다. ㅠㅠ
    엄마가 안계시니 제가 반찬을 많이 해드리는데,
    아빠는 제가 한 것 중에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놀리세요.ㅎ
    아직 손맛이 없대요.
    인간에게 망각이 없다면 참 괴로울 거예요...
    처음 남편이랑 만났을 때 만큼 감정이 늘 불꽃같다면 하루하루 힘들거에요. ㅎㅎ
    이젠 하루하루가 편하죠..ㅠㅠ
    힘내세요 선생님~

    선생님의 활동시간을 노려서 잠복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제가 한발 늦었네요~~~^^;

  • 7. okbudget
    '10.3.18 9:47 PM

    간단레시피 접수했습니다,
    (꼭해봐야할텐데.......)
    그리워할땐 맘껏그리워하고, 또 잠시잊고살고~~

  • 8. 프리즐
    '10.3.18 9:48 PM

    저도 곧 친정어머니 2주기에요.
    혜경샘 아버님 기일과 하루차거든요.
    저도 한동안은 집 옆의 세브란스 쪽만 봐도 사무쳤는데..조금씩 잦아드네요..

    저도 내일은 오래간만에 중국식 피클 해볼랍니다.
    이거..울 엄마에겐 못해드렸었는데..

  • 9. 꿈이상^^
    '10.3.18 10:21 PM

    안적으려했느데..
    기일얘기하셔서..
    전..가신지6일되셨네요..
    아직 실감안나지만...
    선생님도 힘내세요~

  • 10. 내이름은룰라
    '10.3.18 10:35 PM

    위에 꿈이상님 토다토닥 기운내세요
    ...........................

    샘 레시피 펌해갑니다

  • 11. 들꽃
    '10.3.19 12:02 AM

    꿈이상^^님 힘내세요.

    오늘 글은 마음 찡합니다.
    그렇게 큰 슬픔의 무게도 시간이 지나서 덜어지니 얼마나 큰 다행인지요.

    저는 많이 아팠던 적이 있어서
    몇 년 동안은 병원 건물만 보여도 고개 돌리고
    병원 들어가면 눈물이 나고 그랬어요.

    예전에 비하면 감정이 많이 둔해졌지만
    아직도 병원은 저에겐 서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하지만 세월이 약이니까 조금 더 시간 지나면 저도 그런 감정 없어지겠지요.

    잊을 수 있다는것~ 참 감사한 일이에요.

    머리속에 마음속에 좋은 기억만 가득 남기고 싶어요.

    저는 부모님께 맛있는 것 해드리지도 못했어요.
    우리 아버지께서 과자를 좋아하시는데
    맛있는 과자 택배로 보내드려야겠어요.

    울 엄마는 제가 만든 멸치볶음 제일 맛있다고 하셨는데...

    아~ 샘 글 읽고나니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마음도 울컥하구요.

  • 12. sugerlife
    '10.3.19 12:59 AM

    선생님 아버님 글 읽을때면 제 이야기 같아서 공감합니다.

    저희 친정 아버지도 군인이셨고 지금은 대전 현충원에 계십니다.

    신장암으로 투병하실때 강북 삼성병원에 계셨다가 보훈병원으로 옮기시고

    강남성모병원에서 마지막길 보내드렸는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날때마다
    너무나 부족했던 자식의 마음때문에 가슴이 아려 오네요...

  • 13. 커피번
    '10.3.19 8:00 AM

    무슨 날마다 시가에서는 82에서 배운 온갖 메뉴로 시가 식구들 해먹이면서,
    친정 가면 아직도 엄마가 미리 만들어 놓으신 음식을 먹고 오네요..
    저희집 오실 때도 친정엄마는 고기며 반찬이며 바리바리 싸오십니다.
    시골 오지에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오시는지..ㅠ.ㅠ

    해드릴 틈이 없다는건 핑계..나쁜 딸이예요.

  • 14. 또하나의풍경
    '10.3.19 8:16 AM

    삼년전 희망수첩의 선생님 글 읽고 눈물 흘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게요...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봅니다

    또 안잊으면 고통스러워 어찌 살까...싶기도 하네요....ㅜㅜ

  • 15. 해피로즈
    '10.3.19 9:09 AM

    선생님 글 읽으면서 저 아침부터 눈물 흘리네요.
    저도 아버지가 계시던 병원 앞을 지날 때면 아버지 생각이 더 간절히 납니다.
    생전에 좋아하시던 노래, 좋아하시던 음식...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네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께 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써 놓고 혼자서 많이 울었어요.
    저 아버지 살아 계실 때 사랑한단 말씀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친정어머니께는 사랑한단 말 가끔씩 하며 살아요.
    돌아가신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립고 보고 싶어요.

  • 16. 카라멜
    '10.3.19 9:46 AM

    엊그제 돌아가신 듯 한데 벌써 3주기가 다가오는군요.....
    세월 정말 빠르네요...
    전 아직 이런 경험이 없지만 글 읽으면 괜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선생님....힘내시고.....화이팅입니다...

  • 17. viki
    '10.3.19 11:12 AM

    항상 로그인을 거의 하지 않고 글만 읽고 사라지는데,^^;; 오늘은 선생님 글이 너무 와닿아.. 로그인하고 적어봅니다..
    어쩜 그리 저의 맘과 같으신지..
    저도 6년 전 아버지 돌아가신 후로.. 입원해 계시던 병원 앞을 돌아가고, 어쩔 수 없이 그 앞을 지나게 되면 안보려고 얼굴을 돌리고, 아버지와 갔던 곳만 지나쳐도 눈물이 나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대로 평생 울 것 같던 맘이, 세월이 6년이 지나니 이젠 편해지네요..
    구구절절 너무 제 맘과 같아 아침부터 눈물 좀 훔쳤습니다..
    따뜻하게 꼬옥 안아드리며 사랑한단 말 한번 하지 않은게 제일 후회되네요..

  • 18. 중국발
    '10.3.19 12:44 PM

    가슴 한 구석이 저며 오네요
    저도 엄마 충무로에 있었던 중대부속병원에서 돌아가셨을때 몇년간은
    그병원쪽으로 얼굴 돌리지 않고 돌리고 있어도 목이 메이고 했었는데...
    맞아요 시간은 우리를 견딜 수 있게 해줘요
    저도 엄마 생각이 많이 나네요 오늘은...

  • 19. 라라
    '10.3.19 12:51 PM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오이피클 맛있어 보여요. 만들어봐야겠어요.
    두반장은 없는데, 대신 할만한 게 있나요? 아님 빼도 되나요?

  • 20. 연두
    '10.3.19 2:56 PM

    중국식이라니 중국에 사는 저도 몰랐는데 한번 해 먹어 봐야 겠네요. 남편이 입맛이 없다며 단무지라도 사서 먹자고 하더니 피클해서 밥상에 올려야 겠어요. 들어올때 마다 찬거리를 해결하고 가네요.

  • 21. 얀이~
    '10.3.19 6:10 PM

    혜경샘 글 읽고나니 저는 아직 살아계신 아부지한테 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부모님 뭐 해드렸더니 맛있다고 하시더라고 친정가서 자랑할줄만 알았지 친정부모님께 해드리지는 못한것 같네요. 마음으로나마 반성하고 갑니다.

  • 22. 아네스
    '10.3.19 11:02 PM

    저는 친정엄마가 틀니 하는 날, 집에 와서 울었답니다. 갑자기 쪼글쪼글 할머니가 된 거 같기도 하고...치아 성할 때 맛있는 거 많이 사드렸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제 앞가림도 못한 채 젊은 날을 다 보내고 결혼해서는 내 가족 건사하는데도 힘에 부쳤기에...이제 직장도 그만두고 시간이 많아졌는데 친정엄마가 다리가 아프셔서 잘 다니시지를 못합니다. 꽃구경 한번 제대로 못 시켜드렸는데 참...;;-.-

  • 23. 내천사
    '10.3.20 1:22 AM

    와 이거 정말 간단하고 좋아보여요..
    마침 집에 두반장도 있고,,, 이따가 야채가게 가서 오이사서 꼭 해봐야겠습니다.

    항상 좋은 레시피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혜경 선생님. ^^

  • 24. 피아노
    '10.3.20 2:01 PM

    잠시 잊었던 오이 피클 저도 해봐야겠네요 요즘엔 주로 김치째개에 신경쓰고 현미밥에
    야채 과일 생선을주로 먹다보니 피클도 좋겠구요

  • 25. 프리티
    '10.3.20 2:20 PM

    망각하지 않으면살 수 없어서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만드신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지요.

    울 친정아버지 벌써 14년 전 5월에 고향땅에 누우셨는데
    날짜가 가까이만 오면 히스테리가 아직도 발작을 일으켜서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계속 웁니다.
    아마 제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럴 것 같아요.

    오늘 꿈속에서라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을텐데....

  • 26. j-mom
    '10.3.20 2:47 PM

    가슴이 뭉클해서 댓글 달게 되네요....
    요즘 가끔 키톡에 글을 올려서 칭찬이라도 받으면 엄마생각이 간절해요.
    이렇게 제가 칭찬받게 된게 엄마덕분이란걸 살아가면 갈수록 느끼게 되거든요...
    살면서 알게 모르게 감각이라든가 손맛이라든가...엄마의 영향을 많이 느끼는데..
    정작 엄마는 올해 딱 돌아가신지 20년이 되네요....
    아직도 많이 그립고....이 글쓰면서 또 가슴이 딱딱해지는.....

    아버지는 살아계신데 가끔 저두 참 제가 원망스러워요.
    시댁 어른들껜 이리하면 더 맛있을까? 저리하면 더 이쁠까 고민하고 해드렸던 만큼의 정성
    그 반에 반도 안해드렸거든요....
    제 싸이월드며 블로그며 아버지가 보고 계신데 너무죄송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아니 내가 더욱더 사랑하는 사람한테 더 잘해주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정작 내가 잘보이고 싶은사람 무서운 사람에게만 마음을 떠 쓰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네요 제가....

    한국에 가면 꼭 아버지께 정성에 정성을 다해서 요리를 해드리고 싶어요..
    선생님이랑 저랑 연배도 다르고 감히 뭘 같이하자고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부모를 향한 마음은 연배에 상관이 없겠죠?

    저희 아버지 곧 팔순이 되세요...아직 지리산종주를 하셔도 끄덕없으실정도로 정정하시지만
    선생님도 어머니께....
    저두 아버지에게...
    딸로서 후회없이 해드리는 삶을 살면 먼저 가신분께 조금이나마 덜 죄송할꺼 같아요..
    감히 화이팅!! 외쳐도 될까요? ㅎㅎㅎ

  • 27. schnuff
    '10.3.22 3:05 AM

    중국식 오이피클 맛있어요! 매운 청양고추와 마늘은 개인사정상(?) 안넣었는데 그래도 맛있었어요!
    국물이 너무 많이 나왔길래 그 국물에 참기름넣고 푸성귀넣어서 무쳤더니 새콤달콤.... 국물까징 싹싹 먹을수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ㅋ

  • 28. 지지
    '10.3.23 10:46 AM

    친정아버지 생각나게 하시네요....
    계실때 잘해야 하는것을 알면서도 그게 왜그리 안되는지..ㅡㅡ;

    친정나들이 할 때 부모님 좋아하시는 음식 정성껏 만들에 가야겠어요..^^

  • 29. 아침
    '10.3.23 11:23 PM

    세상에서 젤 불쌍한 울 아부지

  • 30. 면~
    '10.3.24 11:12 AM

    울시어머니가 해주셔서 맛나게 먹었드랬는데~
    하도 잘먹으니 남은한통을 싸주시더라구요.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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