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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 반찬들, 어수리나물과 임연수어구이

| 조회수 : 13,107 | 추천수 : 212
작성일 : 2010-04-05 21:38:17
오늘,
쌀도 달랑달랑, 과일도 한조각 없고 해서 일산 하나로로 떴습니다.
요 맘때의 하나로는, 싱싱한 여러가지 봄나물이 나와 있어 저를 즐겁게 합니다.
기름 써가면서, 멀리까지 장보러 간 보람이 있죠.




5년전에 한번 사다 먹고, 통 볼 수 없던...
아님, 제 눈에는 띄지 않았는지도 모르는 어수리나물이 보이길래 조금 샀습니다.

어수리나물은 어찌 먹으면 미나리 맛이 나는 것도 같고, 어찌 먹으면 곰취향이 나는 것도 같고,
암튼 향이 아주 강한 나물입니다.
이렇게 어수리나물이나 참나물처럼 향이 강한 나물은 소금 간해서 참기름 넣어 무쳐먹는 것도 좋지만,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무쳐먹는 것도 맛있는 것 같아요.
초고추장에 무칠 때에는 파 마늘도 넣지 않아요.
그래야, 그 특유의 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서요.

어수리나물  담아와서 보니 170g, 억세보이는 줄기는 대충 떼어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꼭 짜니 110g,  
제가 즐겨쓰는 비율, 집고추장과 설탕 식초를 동량으로 넣어만든 초고추장에 무쳤습니다.
각각 1큰술씩 넣었는데, 약간 싱거운 듯 해서 나중에 소금을 아주 살짝 더 넣었지요.
특히 오늘은, 제가 아껴쓰는 막걸리식초를 넣었더니 더 톡 쏘는 것이 입맛잃은 봄철에 먹기는 딱 좋은 나물이 되었습니다.
(제가...입맛을 잃기야했겠습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죠..)




오늘, 짭짤이토마토라는 것도 한박스 사왔습니다.
보통 토마토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데, 값은 두배이상!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집에 오자마자 하나 먹어보았습니다.
보통 토마토보다 훨씬 단단하고, 수분이 적으며 씨도 적네요.
뭘 해서 먹을까 하다, 그냥 급한 대로 마요네즈에 무치기로 했습니다.

오이 ½개에 짭짤이 토마토 1개, 삶은 달걀 2개를 썰어넣고, 마요네즈 2큰술로 무쳤어요.
홈메이드 치즈도 살짝 올려주고...




강릉 최부자가 이 생선껍질에 밥싸먹다가 집이 망했다고 하는 임연수어(이면수)도 한마리 구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엄마가 이면수를 구워주면서,
"이 껍질에 밥 싸먹다가 망한 부자가 있단다" 하실때마다, 전 믿지 않았습니다.
먹어보니, 그리 맛있는 것 같지않아서...오빠랑 둘이 그랬습니다.
"껍질이 너무 맛이 없으니까 우리더러 다 먹으라고 지어낸 얘기 같다"고.

그런데...아니네요.
바삭바삭하게 구웠더니, 그 껍질이 얼마나 맛있는지...정말 밥에 싸먹어보니까 별미였습니다. ^^




국은 황태국을 끓였습니다.
냉동실에 보관중이던 황태머리 하나 꺼내서, 미리 육수를 내고,
그 육수에 황태국을 끓였더니, 정말 국물이 진하고 시원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요리책을 몇권 내면서,
책을 불성실하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반성중입니다.
어제 쓴 희망수첩에 어리버리님께서 연근 한개는 몇g쯤 되는지, 생강즙은 어떻게 만드는지, 댓글로 질문을 주셨는데,
그 질문을 보면서, 더 꼼꼼하고 상세한 정보를 담았어야 했는데, 놓친 부분이 많구나 싶어서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딸애 준다고 쓰고있는 원고는..그런걸 하나하나 담고 있는데,
진작 이렇게 만들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후회막급입니다.

어리버리님,
댓글로도 달아놓았는데요, 오늘 하나로에 가서 연근 무게 하나하나 살펴보았구요,
내일은 저도 연근조림 만들려고 하나 사왔어요.
연근 한개의 무게는요, 껍질 벗기지않는 연근을 기준으로 해서,
자그마한 것, 제가 주로 요리에 쓰는 자그마한 것은  250~300g, 큰 건 400~500g 정도입니다.
오늘 제가 산 건 305g짜리, 너무 큰 걸 사면 한번에 먹기 많아서 조려놓으면 늘 남아서,
전 항상 작은 연근을 골라서 산답니다.

그리고 생강즙은요,
이것도 죄송해요, 생강즙 내는 방법도 자세히 알려드려야했는데, 빠진 것 같아요.
생강을 강판에 갈아서 면보에 꼭 짜서 즙만 쓰는 것이 생강즙인데요,
말이 쉽지, 작은 생강알을 강판에 가는 것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초퍼에 생강과 물 또는 청주를 넣어서 갈아요.
이때 물이나 청주를 너무 많이 넣지않고, 초퍼가 돌아갈 수 있을 정도만 넣어요.
그 다음 이걸 면보에 담아 꼭 짜서 건더기는 버리고, 그 물만 씁니다. 그걸 생강즙이라고 해요.
생강즙이 귀찮은 경우도 많으니까 생강가루를 늘 갖추고 있다고 쓰는 거구요.
앞으로도 궁금하신 것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주세요.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rulury
    '10.4.5 9:42 PM

    어수리나물과 이면수란 생선 처음 봤어요^^;;
    마트에 보이면 장바구니에 넣어봐야겠어요.
    선생님은 생선 어디에 구우세요?
    바삭바삭 너무 맛있어서 한참 쳐다봤어요^^

  • 2. 재우맘
    '10.4.5 9:47 PM

    1등좀 찍으려했더니..이미 rulury 님이...꼬르륵.

  • 3. 민남교맘
    '10.4.5 9:49 PM

    앙~ 이면수 요새 참 맛나지요
    며칠전에도 구워먹었는데 부드러운게 사진보니 노릇하니 또 먹고싶네요~

  • 4. 재우맘
    '10.4.5 9:50 PM

    생강즙은 저도 항상 궁금했는데, 왜냐면..그 작은 생강을 강판에 갈자니....좀..그랬거든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정말 이면수 너~무 맛나보이네요...

  • 5. 어리버리
    '10.4.5 9:53 PM

    아~~~
    깜짝..그리고 눈물 찍 --
    닉넴 그대로 어리버리한 제가 부끄럽습니다..
    그간 선생님 레시피로 요리한 많은 분들은 잘 해오셨던건데, 제가 센쑤가 없어서뤼..ㅠㅠ
    자상한 답변 너무나 감사드리구요, 부끄럽고 민망해도 잘 모르겠는건 계속 여쭤볼래욧 ~^^
    (근데 제 블렌더가 좋나봐요..생강이 곱게 잘? 갈리더라구욧 ㅎㅎ)

  • 6. 열무김치
    '10.4.5 10:25 PM

    제가 정말 좋아하는 나물이네요 ㅠ..ㅠ 눈물이 나올려고 해요, 먹고 싶어서요.
    이면수도 정말 노릇노늣하니...........

    그런데 저도 껍질 맛있는 기억은 없는데요 ?? ㅎㅎ

  • 7. 레드썬
    '10.4.5 10:29 PM

    선생님... 강릉최부자 이야기 너무 웃겨요... 선생님이랑 오라버님도요...ㅎㅎㅎ
    어수리나물이라는 것 처음봤구요, 이면수도 '임연수'인줄 알았는데 제가 잘못 알았네요^^
    82쿡은 평생배움터예요^^
    이면수는 전에 보드랍게 구워먹었을 때 참맛을 몰랐는데 언제 한번 바삭하게 구워볼래요~

  • 8. 김혜경
    '10.4.5 11:09 PM

    레드썬님,
    맞아요, 원래 표준말은 '임연수어' 래요.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이면수 이면수 불러서..그렇게 입에 배어버린 거 있죠??

    어리버리님,
    아닙니다...제가 보다 자세하게 원고를 썼어야해요.
    그런데..어떤 블렌더 쓰세요?
    제 초퍼는 물을 약간 넣어야 잘 갈아져서...

    rulury님,
    가스렌지에 달려있는 그릴에 주로 구어요.
    광파오븐의 그릴은 아무래도 생선 굽고나면 냄새가 남아있어서...

  • 9. 아쿠아블루
    '10.4.6 12:43 AM - 삭제된댓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생선이 임연수예요.
    친정에서는 생선전은 임연수를 포떠서 했었지요.

  • 10. 토끼
    '10.4.6 2:02 AM

    임연수 구운거 볼때 오븐에다 구운줄 았어요.
    그런데 그릴에 구었다구요?

    평창에 친척이 있는데 여름에 놀러가면 꼭 임연수를... 옥수수삶은 장작불
    타고 마지막남은 불을 화로에 옴겨서 구우면 그렇게 맛이 있어요.

    강원도 평창에서 먹던 임연수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저도 내일 그릴에 한번 구워 먹어야겠어요.

  • 11. 얀센부인
    '10.4.6 2:30 AM

    우왕..저는 입맛이 아주 한국적이라 초고추장에 버무린 산나물이 너무나 먹고 싶네요..향기가 이 멀리 이국땅까지 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임연수도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비린내도 없고 살점도 쫄깃하니 정말 맛있는 생선같아요..
    전 임연수 굽거나 튀긴걸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는걸 좋아합니다. 정말 맛있어요!!

  • 12. 영맘
    '10.4.6 3:51 AM

    이면수 때문에 로그인했네요. 어렸을 때에 엄마가 이 생선을 구워주시면 얼마나 맛있던지.. 부드럽고 고소하고.. 아.. 정말 맛있어서 옛날 생각이 나요. 요즘은 이면수 먹어본 지 정말 오래된것 같아요.. 참, 저도 선생님처럼 '이면수'가 입에 배어 그렇게 쓰고 싶네요. ^^

  • 13. 초록하늘
    '10.4.6 9:46 AM

    어리수나물 저도 오늘 첨봐요.
    시장가도 제손으로는 한번도 안사본
    임연수도 너무 맛나보이네요..
    황태국도 어쩜 이리 맛나보이게 끓이시는지...
    근데 우리신랑은 황태국을 잘 안먹어요. -.-
    (샘이 올리시는건 다 맛나보이는 1인.. ㅎㅎㅎ)
    그래서 저도 잘 안하게 된다는..

  • 14. 진선미애
    '10.4.6 10:20 AM

    나물도 생선도 국도 다~ 맛있어보이지만
    저는 오늘저녁 토마토로 만든 샐러드 따라쟁이 하렵니다
    사무실 앞이 대저 토마토 논밭인데 한여름에 한창 가격 내려갈때만 구입해서 퇴근합니다
    어저께 대저 토마토 축제때도 안가보고 쌩~ 차 몰고 걍 퇴근했더랬지요^^
    현지 가격도 제법 비싼데 서울같은곳은 더더욱 비쌀텐데 선생님 구입하셨군요

    오이를 저런모양으로 ........잊지않고 도용해보렵니당 ㅎㅎ

  • 15. 오금동 그녀
    '10.4.6 10:46 AM

    " 임연수어" 하면 엄마가 생각납니다.
    어렸을때 맛나게 구워주신 추억이 따뜻해서요.
    아직 껍질을 먹진 못하지만 도전해 보고 싶어지네요.
    선생님의 요리책 덕분에 맛나는 삶을 사는 한사람입니다~!

  • 16. 지나지누맘
    '10.4.6 12:16 PM

    따님을 위한 요리책.. 정말 탐나는데요?? ^^;;

    제가 나물을 해서 먹고는 있지만...
    사실 억세보이는 부분이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겁니다 -_-;;;;;

    처음 시금치 나물을 하겠다고 한단을 사왔는데요...
    다듬다보니 버리는쪽이 더 많더라... 이거죠 ㅎㅎㅎㅎ
    다시 추려보니 그래도 버리는 쪽이 더 많고....
    지금은 시금치 다듬는건 일도 아니지만...

    아직도 참나물이니 미나리니...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막 나오고 있는 마늘쫑도 얼만큼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구요...

    이런것도 상세하게 알려주심... 고맙겠습니당 ^^;;
    (완전초보를 위한 가이드!!!)

    곰취가 나왔더라구요...
    전 곰취 희망수첩에서 첨 보고 먹어봤는데...
    지나도 너무 맛있다고.. 하며 함께 쌈싸먹어요...

  • 17. 진석엄마
    '10.4.7 4:17 PM

    선생님이 알려주신 여러 가지 쉽고 다양한 나물 요리법 덕분에
    나물을 즐겨 먹게되어 늘 감사드려요, 그리고 늘 반성하시고 개선
    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동하며 존경합니다, 꾸~벅^^

  • 18. 수늬
    '10.4.8 3:49 PM

    저는 바다에있는것들을 좋아라해서 온갖생선을 대충 다 먹어본편인데요..이면수 이거는
    기억에 없지모에요...요즘 마트에 나왔길래 살까말까 망설였었는데...사진보고 결심했습니다...
    어수리나물도 맛이 기억안나요...힝...맛나보여요..
    사실,나물을 별로 즐겨하지않았었는데 희한하게 40중반이 되니 자꾸 찾게되네요...
    오늘 친정엄니가 나물을 캐서 보내셨는데..그중 원추리가 있었어요...
    맛나게 무쳐먹어야겠어요...
    그나저나,,,저 위 열무김치님이 어수리나물보고 눈물날라그런다고 하셔서...
    코끝이 찡합니다...멀리 계시고 못견디게 그리울 한국음식이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에요....
    ㅜ.ㅜ

  • 19. 새로운 라라 ☆
    '10.4.9 1:43 PM

    어수리나물도 첨 들어봐요. 나물 종류는 정말 너무 많은거 같아요.

    지난주 노량진시장에서 임면수어 사왔는데..
    구워먹어봐야겠네요..전 늘 껍질은 안먹는데..
    이번엔 먹어봐야겠네요^^

  • 20. 콘솔
    '10.4.15 1:14 PM

    어릴적 초고추장에 시금치나물을 찍어 먹었다가 너무 황홀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뒤론 어머니께 초장에 무쳐 달라고 보챘었는데...^^
    임연수어는 군대 가 본 사람들은 질리도록 먹었을겁니다. 가장 만만한 어종이니..
    튀기면 대박. 국으로 나오면 외면받던 이면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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