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 달랑달랑, 과일도 한조각 없고 해서 일산 하나로로 떴습니다.
요 맘때의 하나로는, 싱싱한 여러가지 봄나물이 나와 있어 저를 즐겁게 합니다.
기름 써가면서, 멀리까지 장보러 간 보람이 있죠.

5년전에 한번 사다 먹고, 통 볼 수 없던...
아님, 제 눈에는 띄지 않았는지도 모르는 어수리나물이 보이길래 조금 샀습니다.
어수리나물은 어찌 먹으면 미나리 맛이 나는 것도 같고, 어찌 먹으면 곰취향이 나는 것도 같고,
암튼 향이 아주 강한 나물입니다.
이렇게 어수리나물이나 참나물처럼 향이 강한 나물은 소금 간해서 참기름 넣어 무쳐먹는 것도 좋지만,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무쳐먹는 것도 맛있는 것 같아요.
초고추장에 무칠 때에는 파 마늘도 넣지 않아요.
그래야, 그 특유의 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서요.
어수리나물 담아와서 보니 170g, 억세보이는 줄기는 대충 떼어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꼭 짜니 110g,
제가 즐겨쓰는 비율, 집고추장과 설탕 식초를 동량으로 넣어만든 초고추장에 무쳤습니다.
각각 1큰술씩 넣었는데, 약간 싱거운 듯 해서 나중에 소금을 아주 살짝 더 넣었지요.
특히 오늘은, 제가 아껴쓰는 막걸리식초를 넣었더니 더 톡 쏘는 것이 입맛잃은 봄철에 먹기는 딱 좋은 나물이 되었습니다.
(제가...입맛을 잃기야했겠습니까? 말이 그렇다는 거죠..)

오늘, 짭짤이토마토라는 것도 한박스 사왔습니다.
보통 토마토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데, 값은 두배이상!
맛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서 집에 오자마자 하나 먹어보았습니다.
보통 토마토보다 훨씬 단단하고, 수분이 적으며 씨도 적네요.
뭘 해서 먹을까 하다, 그냥 급한 대로 마요네즈에 무치기로 했습니다.
오이 ½개에 짭짤이 토마토 1개, 삶은 달걀 2개를 썰어넣고, 마요네즈 2큰술로 무쳤어요.
홈메이드 치즈도 살짝 올려주고...

강릉 최부자가 이 생선껍질에 밥싸먹다가 집이 망했다고 하는 임연수어(이면수)도 한마리 구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 엄마가 이면수를 구워주면서,
"이 껍질에 밥 싸먹다가 망한 부자가 있단다" 하실때마다, 전 믿지 않았습니다.
먹어보니, 그리 맛있는 것 같지않아서...오빠랑 둘이 그랬습니다.
"껍질이 너무 맛이 없으니까 우리더러 다 먹으라고 지어낸 얘기 같다"고.
그런데...아니네요.
바삭바삭하게 구웠더니, 그 껍질이 얼마나 맛있는지...정말 밥에 싸먹어보니까 별미였습니다. ^^

국은 황태국을 끓였습니다.
냉동실에 보관중이던 황태머리 하나 꺼내서, 미리 육수를 내고,
그 육수에 황태국을 끓였더니, 정말 국물이 진하고 시원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요리책을 몇권 내면서,
책을 불성실하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반성중입니다.
어제 쓴 희망수첩에 어리버리님께서 연근 한개는 몇g쯤 되는지, 생강즙은 어떻게 만드는지, 댓글로 질문을 주셨는데,
그 질문을 보면서, 더 꼼꼼하고 상세한 정보를 담았어야 했는데, 놓친 부분이 많구나 싶어서 부끄러웠습니다.
요즘, 딸애 준다고 쓰고있는 원고는..그런걸 하나하나 담고 있는데,
진작 이렇게 만들었어야 하는게 아니었나...후회막급입니다.
어리버리님,
댓글로도 달아놓았는데요, 오늘 하나로에 가서 연근 무게 하나하나 살펴보았구요,
내일은 저도 연근조림 만들려고 하나 사왔어요.
연근 한개의 무게는요, 껍질 벗기지않는 연근을 기준으로 해서,
자그마한 것, 제가 주로 요리에 쓰는 자그마한 것은 250~300g, 큰 건 400~500g 정도입니다.
오늘 제가 산 건 305g짜리, 너무 큰 걸 사면 한번에 먹기 많아서 조려놓으면 늘 남아서,
전 항상 작은 연근을 골라서 산답니다.
그리고 생강즙은요,
이것도 죄송해요, 생강즙 내는 방법도 자세히 알려드려야했는데, 빠진 것 같아요.
생강을 강판에 갈아서 면보에 꼭 짜서 즙만 쓰는 것이 생강즙인데요,
말이 쉽지, 작은 생강알을 강판에 가는 것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은 초퍼에 생강과 물 또는 청주를 넣어서 갈아요.
이때 물이나 청주를 너무 많이 넣지않고, 초퍼가 돌아갈 수 있을 정도만 넣어요.
그 다음 이걸 면보에 담아 꼭 짜서 건더기는 버리고, 그 물만 씁니다. 그걸 생강즙이라고 해요.
생강즙이 귀찮은 경우도 많으니까 생강가루를 늘 갖추고 있다고 쓰는 거구요.
앞으로도 궁금하신 것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