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마트에 갔을 때 뭘 해먹겠다는 계획도 없이, 무조건 돼지등갈비 한덩이를 사왔습니다.
김치찌개를 해먹든, 폭 립을 해먹든, 어떻게든 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사온 거죠.
주말쯤에 먹었어야하는데, 컨디션은 바닥이고, 싱싱한 홍새우가 생긴 관계로 먹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 처리해줬습니다.
어제 새우 튀김해먹은 튀김기름, 한번만더 튀김을 하고 없애야겠기에
튀김기름을 이용하는 뭔가를 하겠다 싶어서, 무슨 소스를 얹을 껀지는 결정하지 않고 무조건 튀겼습니다.
등갈비를 튀기면서, 요리책을 뒤져, 뭔가 새로운 소스를 만들어볼 심산이었으나,
저녁때만 되면, 각종 업무 전화가 걸려오는 관계로..ㅠㅠ...만만한 탕수소스 만들었어요.
아직도 새콤해서, 과일로 먹기보다는 음식에 넣어먹는 파인애플도 없애줄 겸,
사다놓은 지 꽤 된, 청홍피망도 없애줄 겸, 만들었는데요,
꽤 괜찮았습니다.
푹 쪄낸 후 바베큐소스를 발라서 다시 구워내는 폭립처럼 뼈에서 살이 쏘옥 빠져나오지는 않지만,
바삭바삭한 거죽에 갈비 뜯어먹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여기서, 변명을 하자면...'저 집 고기를 먹어도 너무 먹는다!'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 많으시죠?
네, 고기 요리를 자주 하는데요, 변명을 하자면...올해 아흔 둘 되신 저희 시어머니께서 고기를 엄청 잘드십니다.
치아가 좋지 않아서 잘게 썰어드리면 어찌나 잘 드시는지..
어떤 때는 저보다 더 많이 드시기도 해요.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고기 상에 많이 올리는 편이에요.
다만, 자주는 올려도 한꺼번에 많이 먹지는 않아요. ^^;;

오늘의 탕수갈비, 갈비의 튀김옷은,
녹말앙금으로만 했어요.
순 감자전분에 물을 붓고 휘휘 저어 잠시놔두면 앙금이 가라앉게 되잖아요.
말간 윗물만 싹 버리고, 그 앙금을 등갈비에 넣어서 버무렸어요.
어제는 달걀을 풀었는데, 오늘은 달걀 안넣었어요.

탕수소스는, 양파, 청피망, 홍피망, 파인애플, 파, 마늘로 만들어서, 색감이 아주 좋았어요.
물과 식초, 설탕, 간장의 비율은 12 : 4 : 4 : 1 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즐겨 쓰는 소스의 비율인데요,
돼지고기든, 표고버섯이든 어지간한 탕수요리에는 휘뚜루마뚜루 써도 두루 어울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