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싱크대 문짝에 머리 부딪히고 나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팠지만,
또 그후 두통이 좀 심해졌지만,
이 증상이 병원에 가야할 만한 부상이라는 생각은 안해봤습니다.
두통은, 제가 요즘 생각이 많아서 더 그렇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랬는데, 제가 머리 아프다고 하니까, 쪽지로, 댓글로 여러분들께서 많이 걱정하시고,
얼른 한의원에 가라고 하셔서 오늘 다녀왔습니다.
사혈도 했구요, 침도 맞았구요, 당귀수산도 처방받아와서 저녁식사 후 한 봉지 먹었습니다.
(한의원에서 이틀치 줬어요.)
한의원에 한번 다녀왔을 뿐인데, 만지면 아프던 자리가 없어졌어요.
부딪힌 지점이 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여러분들께서 걱정해주셔서, 이만이나 합니다.
뭐라 고맙단 말씀을 드려야할지...제게 이렇게 마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녁엔 논우렁과 냉이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맛은 괜찮았는데..사진 찍어보니 예쁘지도 않고, 먹음직스럽지도 않아서, 대신 고기요리 하나 올립니다.
이건, 개정판 '칭찬받은 쉬운요리'에도 올라있는 메뉴인데요,
책을 사신 분들, 이 레시피를 보시면, 되게 복잡할 듯 해서 따라해보고 싶지 않으실텐데요,
촬영할 때 이 요리를 그날 작업의 거의 끝부분에 만들어서 촬영했어요.
함께 나눠먹기는 늦은 시간이라 촬영스텝 중 한분이 가져가셨는데, 그담날 오시더니,
식구들이 고급스런 요리라면 아주 좋아했다는 거에요.
네, 이게 매일 반찬으로 권하기는 좀 그렇지만, 특별한 상에는 좀 어울릴만한 음식입니다.
만드는 법도 길어서, 복잡할 듯 하지만, 사실 조리법은 간단합니다, 밑손질이 좀 많아서 그렇죠.
밑손질은요, 쇠고기는 밑간해뒀다가 간이 배면 녹말가루 묻혀서 팬에 지져내구요,
아스파라거스는 먹기좋게 잘라서 소금물에 데쳐둡니다.
말린 표고는 불려서 한입크기로 썬 다음에 참기름을 두르고 소금 후추로 밑간해서 볶아둡니다.
이거면, 재료 밑손질은 다 된거어요.
그 다음은 소스를 만드는데요, 오렌지와 대파 준비해두고,
양념은 굴소스, 청주, 설탕, 물, 물녹말 등이 들어가는데요, 굴소스 대신 간장을 써도 괜찮습니다.
이 양념들을 모두 섞어 두어요.
팬에 오렌지와 대파를 올려 살짝 볶아준 후 섞어둔 양념을 넣어 소스가 끓어오를라치면,
쇠고기, 표고버섯,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몸에 소스가 묻도록 합니다.
오렌지를 껍질채 넣으면 요리가 더 깨끗한데, 오늘은 식구끼리 먹는 거고, 먹기 쉬우라고 껍질을 벗겼더니,
볼품은 덜하네요.
오렌지 껍질까지 넣으면 껍질 벗겨먹기 귀찮아서 그러는지, 다 먹은 접시에 오렌지만 굴러다니거든요.
쉬우니까 한번 꼭 해보세요, 라고 권해드리지는 못합니다.
밑손질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하다보니, 설거지도 좀 많이 나오고, 좀 귀찮기도 하고.
그래도 뭔가 색다른 음식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보고 싶으시다면 한번쯤 해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요.
일단 오렌지색과 아스파라거스의 색감이 눈을 즐겁게 하거든요.
아스파라거스가 없다면, 마늘쫑으로 대신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