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샐러드가 좀 뜸했었어요.
왜 샐러드를 자주 안만들었을까? 생각해보니까, 김치랑 양배추쌈 탓인거 같아요,
김치가 있으니까 채소반찬에 소홀하게 되는 것 같고,
매일 양배추쌈을 먹다보니 샐러드 생각이 안난거에요.
김치는 김치이고, 양배추쌈은 양배추쌈이며,
신선한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는 샐러드는 샐러든데 말에요.
오늘 샐러드는,
양상추와 오이, 오렌지와 파인애플을 썰어넣고 사과드레싱을 올렸는데요,
제 경우, 만들면서 재료의 분량을 적어놓지 않았거나, 다시는 쓸 수 없는 재료들로 뭘 만들면,
대체적으로 성공적입니다.
그래서 늘 아쉬움이 남죠, 다시는 만들 수 없을테니까...^^;;
명절을 지내다보면 깎아놓은 과일이 굴러다니는 경우가 많잖아요?
지난설에, 식구가 워낙 많다보니까 과일을 하염없이 깎았었는데, 그중에서 사과가 좀 남았어요.
반개는 더 될 것 같고, 한개는 안될 정도의 분량.
깎아놓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먹고 싶지않게 변하는 사과,
kimys는 갈아서 주스로 먹자고 하는 걸,
더 잘게 썰어서 설탕을 조금 넣고 백포도주도 조금 넣어 설탕이 녹을 때까지, 그냥 내버려 뒀어요.
사과를 졸여서, 춘권피에 싸서 튀겨 사과파이처럼 먹으려고 했는데,
그러자니 튀김용 기름도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하기에는 사과의 양이 너무 적은 거에요.
그래서 그냥 대충 끓여두었습니다.
사과졸임도 아니고, 사과잼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의,
계량컵으로 ¼컵이 될까말까한 이걸로 뭘할까 하다가,
여기에 식초, 포도씨유, 소금, 후추를 넣고 믹서에 갈았어요.
그리곤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오늘 샐러드 재료위에 얹어봤는데요,
아주 그럴싸한 드레싱이 된 거 있죠?
그런데 문제는 다시는 절~~대로 만들 수 없다는 거.
사과를 졸이기도 싫고, 또 재료들의 분량도 알 수 없고..
그저, 깎아놓은 사과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먹었다는데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며칠전 마트에서 생 파인애플, 껍질 벗겨주길래 샀는데,
왜 이렇게 신지...이걸 다 어떻게 먹어야할지...
샐러드 재료로, 혹은 샐러드 드레싱 재료로 먹으려면 한참걸릴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