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우여곡절 [김치 김밥]

| 조회수 : 12,567 | 추천수 : 218
작성일 : 2010-02-28 20:42:34


며칠전부터, 김밥을 좀 싸야지 싶어서,
김밥용 햄과 단무지, 우엉을 준비해서 냉장고 안에 넣어뒀습니다.

김밥을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불리지않은 쌀 1컵이면 김밥은 몇줄이나 쌀 수 있을 지,
속재료는 얼마나 되는지, 좀 알아볼까 싶었거든요.
왜?
눈치 채셨겠지만,
요즘 딸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딸아이만을 위한 맞춤요리책을 쓰다보니,
웬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요리상식도, 딸아이는 백지일거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별별것을 다 확인하게 됩니다.
쌀의 양, 배합초의 양, 속재료의 양 등등, 다른 이들에게는 '적당량' '필요량'이라고 설명해도 되지만,
딸아이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이거든요.




밥에는 배합초를 넣어서 식혀두고,




속재료들을 준비합니다.
양념한 쇠고기, 단무지, 우엉, 햄, 달걀,
결정적으로 초록색을 내줄 시금치가 없는 바람에, 김치도 물기를 짜서 후추와 참기름을 넣어 무쳐 준비합니다.




우엉은 집에서 조리지 않고, 조려진 것을 샀지요.
이런 걸 팔아서 얼마나 편한지...




딸아이는 김밥을 싸는 방법도 모를 겁니다.
아마, 김밥을 쌀 기회가 있었다면, 대학 다닐때 1년 동안 네덜란드 교환학생 가 있을 때 뿐일 것 같은데,
그때 김밥 싸봤다는 얘기는 못들어 봤으니까, 100% 김밥 말아본 적이 없을 거에요.
그래서 김 위에 밥을 얹는 사진도 이렇게 한 장 찍어주고,




재료를 얹는 사진도 이렇게 한장 찍어둡니다.

이 사진의 옥에 티 발견하셨나요?
네, 김발이 이상하죠?

밥도 준비됐고, 속재료도 준비됐고, 이제 밥을 말기만 하면 되는데,
아무리 찾아도 김발이 없는 거에요.
집에 대나무 발이 두개, 플라스틱 발이 1개, 분명히 이렇게 3개가 있는데 하나도 없는 거 있죠?
진짜 진땀이 흐르대요.
어쩌지? 사러나가나? 손말이김밥으로 방향전환? 이러다가, 이게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선물용 굴비의 바닥에 대나무발을 깔아서 나오지 않지만,
몇년전에는 꼭 대나무발이 깔려있었어요.
굴비 포장을 뜯으면 이 발이 너무 아까워서, 냄새가 나질 않을 정도로 박박 깨끗이 닦아서, 바싹 말린 다음,
싱크대 바닥에 깔아 썼어요. (지금도 깔려 있어요)

싱크대에 깔고 남은 것, 뒀다 쓴다고, 깨끗하게 보관중인 것이 생각나는 거에요.
그래서 그걸 꺼내보니, 제대로 말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쉬운대로 쓰기로 했어요.
이걸로 말아보니까, ㅋㅋ, 말리긴 말리는 거있죠?
간신히 김밥, 완성했습니당...^^;;

아니, 그렇게 여러개인 김발이 다 어디로 갔는지??
책 사진 들 찍을 때에 분명히 썼는데...제 손으로 버린 기억은 없으니까 분명 어디 있을텐데...
이러다가 안쓸 때 짠, 하고 나타날 것 같긴한데...
속재료가 남아서 내일 모레 사이로 김밥 한번 더 싸야하는데 그때까지 안나타나면, 그냥 사야할까봐요.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림열공
    '10.2.28 8:46 PM

    ^^ 김발이 없어서, 아직도 김밥을 못 말아 보았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사면 되나요?

  • 2. 김혜경
    '10.2.28 8:50 PM

    네..마트에 있습니다.
    저도 사러가야해요.

  • 3. 하늘
    '10.2.28 9:10 PM

    김발 없이 대강 말아서 먹었던 저 반성합니다....

    김밥 너무 맛있어 보여요. 우리 아이들, 남편 모두 김밥 좋아하는데 내일은 선생님 따라하기로

    김밥 말아야 할까봐요. 따님을 위한 요리책 만드시는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져요. 저도 십년 후쯤

    부터는 두 딸 아이를 위한 요리책을 시작해야겠지요?

  • 4. 들꽃
    '10.2.28 9:52 PM

    샘 따님 너무 행복하겠어요.
    울딸에게 저는 빵점 엄마에요. "으흑~ 딸아 미안하다 좋은엄마 될게."

    저도 가족들이 김밥을 좋아해서 자주 만들어먹어요.
    김밥만들 때 아들이랑 딸이 곁에 붙어서 같이 거든다고 난리에요.
    가만히 좀 있어주면 고맙겠는데~~~

    애들이랑 저 이렇게 셋이서 김밥 뚝딱 만들어서 냠냠~맛있게 먹죠.
    김밥 맛~물론 좋습니다^^

    굵기가 삐뚤빼뚤~옆구리도 몇 번씩 터져주시고~밥풀도 군데군데 묻혀주고~

  • 5. 토끼
    '10.2.28 10:18 PM

    김밥자른 두께가 너무 넓은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저는 김밥이 얇은게 맛나보이고 맛있는것 같아서요.
    쟁반에 얌전히 앉아있는 김밥을 보니 주름종이로 김밥말아
    자석부쳐서 냉장고에 장식해놓은걸 생각이 나서 댓글답니다.
    물론 아이들 어렸을때 아이들과 만들었던 시절입니다.
    김밥 맛나보여요.

  • 6. 그린
    '10.2.28 10:19 PM

    선생님....
    오늘도 따님을 위한, 따님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흠뻑 느껴집니다.
    역시 엄마는 神 이 일일이 함께 하지 못해 준비하신 존재라는데에
    백 만 표 보냅니다.ㅎㅎ

    사랑하는 딸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과 사랑이 담긴 귀한 요리, 살림비법...
    저도 많이 탐나고 샘나네요.
    저처럼 이제 엄마가 안 계신 사람들을 위해
    가끔씩이라도 살짝 전해주실거죠?
    꼭 그러시리라 믿겠습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저 김밥이 오늘은 더욱 마음에 와 닿네요.^^

  • 7. 평택댁
    '10.3.1 7:43 AM

    그래서 안 불린 쌀 한컵에 김밥 몇 줄 나왔나 궁금해요...ㅋ

  • 8. 만년초보1
    '10.3.1 11:07 AM

    김밥은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한 요리(?)에요.
    저 몇년 전 파리 여행 갔을 때,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자리 깔고 앉아 김밥 먹어 보자 싶어...
    마트 들렀더니, 웬만한 건 다 있는데, 단무지랑 김발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단무지 대신 오이피클 넣고, 김발 대신 빳빳한 종이로 말았어요.
    빳빳한 종이 끝을 김발처럼 당겨 가면서 말면 단단하게 잘 말려요. ^^

    멋진 요리책 쓰시네요. 딸을 위한 요리책이라... 제가 갖고 있는 유일한 요리책이
    선생님의 '특별한 한상 차림'인데, 살 게 또 하나 늘었네요. 미리 예약!!! ^^

  • 9. 바하마브리즈
    '10.3.1 12:22 PM

    선생님, 쌀 한 컵이면 보통 굵기로 했을 때 2줄 정도 쌀 수 있지 않나요?
    저도 궁금해요..^^

  • 10. okbudget
    '10.3.1 12:36 PM

    저도 딸아이에게 주려고 특별한경우엔 꼭 메모해두고 있답니다~~~
    살림의지혜도, 맛있는 음식도,....등등
    그런데 책낼생각까지는 없고, 일기장형식으로 전해주려했는데
    책도 생각해봐야겠군요^^

    김밥, 오랜만이라 넘맛있어보입니다.

  • 11. 초원이
    '10.3.1 2:02 PM

    저도 몇년전부터 굴비에 깔린 대나무를 김발로 사용했어요.

    깨끗이 씻어 녹차가루 넣고 한 번 삶아 말리면 냄새 안나더군요.
    그런데 요즘엔 그냥 김발없이 손으로 마니까 더 편해서
    자주 해보니 손말이 김밥도 짱짱하게, 깔끔히 잘 말아지더군요.

    사진보니 김밥먹고 싶어지는데,남편에게 김밥은 한 끼 주식보단 간식개념이라
    두 번 밥차려야 할 지 모르니 오늘은 패스하고...
    대보름 나물 많이 남았으니 저녁엔 볶음 고추장 듬뿍,계란 반숙 올려 비빔밥해먹어야겠어요.^^

  • 12. 또하나의풍경
    '10.3.1 2:40 PM

    따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
    저도 다음생애엔 선생님 딸하고 싶어요 ㅎㅎㅎ

  • 13. bistro
    '10.3.1 6:34 PM

    저희 엄마는 김발 안쓰고 그냥 마시는 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저도 그냥 말게 되네요 ^^;
    김발 사긴 했는데 김발 쓰는 게 더 좋은 거 잘 모르겠더라구요 (마냥 둔한 걸까요 ^^; )
    엄마표 김밥 실컷 먹고 왔는데 사진보니 선생님표 김밥이 아주 많이 먹고 싶어요 ^^

  • 14. 지나지누맘
    '10.3.1 11:47 PM

    김밥=살왕창찌는밥
    너무너무 많이 먹게되니깐여..

    그치만.. 진짜 먹고싶네요... ㅠㅠ

    그런데 김발 없이 김밥 못 마신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
    물론.. 저는 못하지만요 신랑은 맨손으로 잘 말더라구요 ㅎㅎㅎㅎ

  • 15. 다이아
    '10.3.2 9:37 PM

    따님은 좋으시겠어요. 레시피까지 정확한, 눈높이에 맞는 요리책을 갖게 되니 말에요.
    지금은 예전만 못하신데 울 친정엄마 음식솜씨가 참 좋으셨어요.
    두부조림이며 장조림, 북어찜, 탕수육.. 어렸을때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들 제가 해보면
    그 맛이 안나요. 엄마도 예전처럼 맛있게 못해주시구요. 저런 요리책을 저도 갖고 있었다면
    어렸을때 먹은 그 맛을 재현할수도 있었겠다 싶네요.
    한편으론 추억이 더해진 맛이라 제 기억속에서만 자리잡은 맛일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347 키톡따라잡기 [저유치킨][간단샌드위치] 21 2010/03/17 18,942
2346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은 [조개탕] 19 2010/03/16 11,236
2345 밑반찬 다시보기 [오징어채무침] 29 2010/03/15 13,846
2344 밥 대신 우동면~ [카레우동] 16 2010/03/14 10,049
2343 마요네즈를 넣은 [봄동무침] 14 2010/03/13 11,624
2342 세상은 넓고 맛있는 것은 많다!!! 19 2010/03/12 12,959
2341 미꾸라짓국 먹고 용트림한다 20 2010/03/10 8,954
2340 새우로 만든 [새우전][근대국] 25 2010/03/09 10,111
2339 뜯는 맛이 꽤 괜찮은 [탕수 등갈비] 17 2010/03/08 10,670
2338 역시 생새우로 해야~ [새우튀김] 15 2010/03/07 11,395
2337 발발이님과 **양을 위한 [냄비밥] 23 2010/03/05 14,256
2336 [콩나물밥] 완전정복 16 2010/03/05 12,028
2335 얼렁뚱땅 전골과 갈비찜~~ 10 2010/03/04 10,642
2334 오늘, 삼겹살 드셨어요? 13 2010/03/03 10,393
2333 스산한 저녁의 [청국장 찌개] 15 2010/03/02 9,972
2332 한번은 먹어줘야할 [보름나물 비빔밥] 9 2010/03/01 8,746
2331 우여곡절 [김치 김밥] 15 2010/02/28 12,567
2330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 14 2010/02/27 11,355
2329 색감 좋은 [쇠고기 아스파라거스 볶음] 17 2010/02/25 10,228
2328 다시는 만들 수 없는 [사과 드레싱] 9 2010/02/24 12,220
2327 이거 한 냄비면 ok! [등갈비 김치찌개] 21 2010/02/23 15,523
2326 정말 별 걸 다 파네요~~ 14 2010/02/22 13,538
2325 별 걸 다 파네요~~ [얼갈이 국] 10 2010/02/21 12,334
2324 오늘은 냄비 정리의 날! 16 2010/02/20 16,965
2323 낙석(落石) 주의보 해제!!!! 17 2010/02/19 1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