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정말 추석이 코앞으로 닥쳤는데...왜 이러고 있는지...
다른 때같으면, 메뉴며 장볼 것 메모 쫙 해놓고 슬슬 준비를 시작하는 때인데...
올해는 이상하게 추석 실감도 안나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맥놓고 있었어요.
오늘은 메모없이 그냥 고기 좀 산다고 나갔는데...한 절반쯤 가다 생각하니, 가스불을 안 끄고 나온 거에요.
참..행주 삶는 것도 병이지...시간이 충분할 때 삶아도 되는 것인데..시간 빠듯할 때 불에 올려놓아서...
가던 길 되돌아서 집에 들어가..가스불을 껐어요..
다행하게도 물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타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중간에 생각이 났기에 망정이지..정말 오늘 큰 일 날뻔 했어요..ㅠㅠ
가스불 때문에 얼이 빠진 탓에 장을 보면서도 멍하고, 얼떨떨하더라는...
이제부터라도 메모 꼼꼼히 해서 명절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죠!!

조기, 소금 살살 뿌려뒀다가 팬에 지졌어요.
조기와 굴비...원료는 같은데..맛은 참 다르죠??
굴비에 입맛이 길들여진 탓인지, 조기 맛이 훨씬 더 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요.

친정은 오이지를 퍽 좋아하는데...kimys를 포함한 우리집 식구들...오이지 진짜 잘 안먹습니다.
송송 썰어서 물에 띄워서 올려도 안먹고,
물기를 꽉 짜낸 후 고춧가루 후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넣고 무쳐도 잘 안먹고..
결국..저 혼자 먹다먹다 지치겠죠..^^;;

요런 거 보셨어요?? 전 난생 처음 보고, 맛본 거에요..
이름 하여 산초튀김.
저같은 잡식인간이 못 먹는 것이 하나 있으니..아니 못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으려들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추어탕입니다.
지금부터 25,6년전 정동 문화방송 옆, 추어탕 잘하는 집에 처음 갔는데..같이 갔던 친구가 산초를 듬뿍 넣어주는 바람에..
국인지..비누물인지 헷갈리겠고..못먹겠더라구요.
산초 안넣고 먹으면 되는데도 그날이후 추어탕..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바로..그...비누맛의 주범..산초...
누가 보내준 걸 접시에 담으면서..조그만 조각을 하나 입에 넣어보니..마치 정향을 튀긴 것 같은거에요..
산초가 정향은 아닐텐데..
그러고 보면..제가 향이 좀 강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고수(코리앤더)도 싫고, 정향(클로브)도 싫고, 산초도 싫고...
그런데 재밌는 건, 이 산초튀김은 좀 묘한 매력있네요.
처음 한조각 입에 넣었을 때는 싫더니...자꾸 땡기는 거에요..그래서 여러 조각 집어먹었어요...^^..
이걸로 산초랑 화해가 된 건지 모르겠어요..
담에 혹시 추어탕 먹을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한번 산초가루에 도전해볼까봐요...
p.s.
우리 82cook 식구들의 풍요로운 추석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며칠전 찍은 철원평야 사진 한장 올립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