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부터 목요일 오전까지 두문불출하겠다고 며칠전부터 굳게 다짐했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3단계 작업'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더이상 놀면 안될 입장이었거든요.
아침엔, 일손이 잡히질 않아 좀 초조했었는데, 그러다가 다행하게도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오늘의 할당량은 마쳤어요.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서도 82cook에 들어오지 못하는 심정..진짜 무쟈게 괴롭죠? 오늘 제가 그랬답니다.
저녁반찬으로는 아주 럭셔리한 전을 올렸어요.
얼마전 코스트코에 갔더니 냉동진열장에 바닷가재의 꼬리살만 발라서 파는게 있더라구요.
값도 그다지 비싼편이 아니고... 한 봉지에 1만8천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전 이 꼬리살이 아주 탱글탱글할 거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어제, 이 바닷가재 꼬리살과 가리비살 칵테일새우를 한데 담아서 녹으라고 냉장실에 넣어뒀어요.
꼬치에 꿰어서 그릴에 구우려고요, 그랬는데 어제는 이걸 못해먹었어요.
오늘 저녁에 굽는다고 꺼내보니, 바닷가재 꼬리살이라는 것이 그냥 가닥가닥 조직이 흩어지는거에요.
꼬치에 꿰기? 택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대충 새우와 가리비살을 다지고 바닷가재 꼬리살은 손으로 풀어놓고, 튀김가루와 댤걀로 반죽했어요.
첨엔 튀겨볼까 하다가 그냥 전기오븐에 부치기로 했어요.
오븐용 프라이팬을 달군 다음 기름 조금 두르고 한수저씩 떠서 넣었어요.
한판 먼저 오븐에 밀어넣고 다른 판에 전을 얹어 밀어넣고, 먼저 넣은 판은 꺼내서 바로 뒤집고, 나중에 넣은 거 꺼내서 뒤집고...
그리곤 8분 정도 뒀다가 꺼냈더니, 예쁜 색으로 전이 완성됐어요. 오븐에 전을 부치면 좋은 점이 기름을 아주 조금만 둘러도 된다는 점, 온 집안에 기름냄새를 피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식탁에 올려놓고 가족들에게 평을 들어보니...
바닷가재 살이라는 건 상상도 못하고, 새우와 그 친구들이 아주 많이 들어간 럭셔리전이라고 하네요. 하하.
럭셔리전이라는 걸 알아주니, 성공한 셈이죠??
그나저나, 고급재료인 바닷가재 꼬리살, 전부 전으로 부쳐먹을 수도 없고...뭘해야죠? 스프를 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