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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알뜰장 유감 [복숭아 당졸임]

| 조회수 : 8,320 | 추천수 : 87
작성일 : 2004-08-29 13:56:50
저희 아파트는 400세대 정도 되는 소규모단지라서 뭘 사먹기 참 불편합니다.
그래서 전엔 장을 많이 보려면 인왕시장, 조금씩 살때는 그레이스백화점(이때 슈퍼 무지하게 좋았습니다)엘 다녔어요.
그후 일산 까르푸와 화정 LG마트, 코스트코로 진출했다가, 요샌 주로 일산 하나로 클럽, 이마트 은평점
, 마포 농수산물시장 그리고 코스트코에서 장을 봅니다. 전보다 살기 많이 나아졌죠.

우리 아파트에도 물론 1주일에 한번 알뜰장이 섭니다.
전엔 젊은 총각 둘이서 과일과 야채만 팔았는데, 이때는 과일이랑 야채가 모두 좋았어요,
그랬는데 아마도 자리세 흥정이 안맞았나봐요..부녀회에 자릿세 나잖아요.
얼마전부터 사람이 바뀌면서 매주 토요일이면 제법 규모가 큰 장이 섭니다.
과일장수 따로, 채소장수 따로, 그밖에 생선장수와 기타 식품장수까지...

우리 아파트와 옆의 진로아파트를 보고 들어오는 거니까, 이 알뜰장이  계속 유지되려면 매상을 많이 올려줘야겠다 싶어서 그래서 첨엔 일부러 기다렸다가 사곤했습니다.
채소는 값이 그리 싸지는 않고 없는 것도 많지만 그런대로  쓸만한데...
과일은 번번히 실패입니다. 매주 한번씩 얼굴을 보면서 어째 그런 걸 파는지...일주일 내내 끌고다니다가 안팔리는 거 우리 아파트에 와서 넘기고 가는 건 아닌지, 좀 화도 납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고 2주전 토요일 큰맘 먹고 천도복숭아를 샀습니다.
몇개만 살 것을...과일은 으레 박스로 사 버릇해서...하나로꺼는 박스로 사도 후회하는 법이 없잖아요.
사면서 몇번 물었습니다. 맛있냐, 시지 않냐...
너무너무 맛있고 며칠 둬서 살짝 물러지면 더 맛있다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1주일 이상 둬도 먹을 수 없어서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뒀다가 오늘 당(糖)졸임을 했습니다.
천도복숭아를 반으로 갈라서 씨를 뺀 다음 껍질을 벗겼어요. 모두 10개더군요.
물 4컵에 설탕 2컵 넣고 슬로 쿠커 스위치 강으로 놓고 4시간 끓였어요.
아직 뜨거운 데 하나 먹어보니...역시 맛이 없습니다. 설탕이 적었는지 단맛도 부족하구요...
그래도 집에서 요구르트 만들어서 이거 섞어 먹으려구요...

연희동 중국인학교 옆에 사는 우리 큰올케네..
며칠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야채랑 과일을 파는 차가 골목 안에 들어온대요.
연희동 사러가슈퍼 물가 비싼 걸로 유명하잖아요, 그와 비교해보면 값도 저렴하고 물건도 아주 좋대요.
없는 물건을 찾으면 일부러 그 다음날 가져다 주기도 하구요.
과일도 늘 맛있고 좋은 걸 가지고 다녀서 큰 올케는  대놓고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사러가 슈퍼나 현대백화점 슈퍼, 아니면 갈현동 조흥은행 아래 갈현구판장까지 가서 장을 보던 우리 큰 올케 아주 편해졌대요.
부러워라~~

무슨 일이든 신용이 제일인데...천도복숭아 이후 토요일날 장이 서도 내다보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부녀회에 내는 자릿세 때문에 물건이 그런 걸까요??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체리
    '04.8.29 2:03 PM

    일요일이라서 아무도 없네요.
    1등!

  • 2. 꼬마신부
    '04.8.29 2:06 PM

    믿고 샀는데.. 그러면 정말 속상할 것 같네요.
    맨날 오는 아파트, 그래서 장사가 될까요?? 나빠요~~

  • 3. 오데뜨
    '04.8.29 2:09 PM

    정말 맛없는 과일은 처치 곤란이지요.

    그래도 이런 방법이 있다니........

    노력하지도 않고 과일칸 지키다가 결국은 휴지통으로 보내던 제 게으름을.......

    이젠 식구수에 맞는 데로만 사려고 노력하고 잇습니다.

    먹어보고 사려고.

  • 4. 카페라떼
    '04.8.29 2:15 PM

    정말 비싼돈주고 과일 사왔는데 니맛도 네맛도 없으면
    정말 화가나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과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말 먹고 싶을때 먹은 과일 맛있으면 행복하더라구요..
    맛없는 과일 파는 아저씨 나빠요!!

  • 5. 오데뜨
    '04.8.29 2:15 PM

    작년 11월부터 입주한 2200세대 대규모 아파트단지인데요.

    우리동네엔 상인들이 부녀회장집에 가압류를 해놓아 재판중이어서 아직까지
    알뜰장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네요.

    대규모단지여서 이권이 큰 모양이예요.

    게다가 알뜰장도 기업형으로 브로커들이 난립해서 우리동네처럼 불행한 일도
    있더군요.
    하루빨리 해결되어서 알뜰장이 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6. 산아래
    '04.8.29 2:16 PM

    주부는 장보기가 큰 숙제죠. 믿고 살 수 있는곳이 있으면 좋으련만 . .
    저도 이천에 온지 얼마되지않아 정보도 없고 단골도 아직 없으니 걍 e-마트에서 모든걸 해결
    하는데 야채는 좀 비싸서리..
    그래도 맛 없는 과일도 저리 처리하는 모범을 보여주시니 담에는 지도 그렇게 . . .

  • 7. 페파민트
    '04.8.29 2:48 PM

    참, 부녀회도 말 많은 동네죠....
    이권이 많으니까...저희 동네는 알뜰장 야채가 죽여죽니다...
    정말 어디서 팔다팔다 남은 거 갖고 옵니다..
    한번은 상추 파란 비닐에 넣어서 팔더니 알고보니 다 시든 거 였다나.....
    그래서 사람들 잘 안가요..
    옆단지 알뜰장으로 가든지...
    장사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닌데 신용을 잃으면 안 될텐데...

  • 8. candy
    '04.8.29 3:04 PM

    7등!~

  • 9. 꼬마신부
    '04.8.29 3:28 PM

    앗 지금보니 이등이었네... :) 기분좋아라~ (등수놀이..;; 아...;;)

  • 10. 쮸미
    '04.8.29 3:38 PM

    저도 맛없는 과일 파는 아저씨 참 싫어요.ㅠ.ㅠ
    복숭아 졸임 저도 함 해볼까봐요.

  • 11. 아모로소
    '04.8.29 3:51 PM

    이천에 도자기 축제 보러 오실때 꼭 이천 장호원 복숭아 꼭 맛보세요.정말 맛있어요.
    저희는 과수원에 직접 가서 사오는데 정말 환상입니다.
    9월에 열리는 도자기 축제때는 황도라고 해서 한번 맛보면 중독이 되고 마는 복숭아도 있죠...

  • 12. eyecatcher
    '04.8.29 3:52 PM

    선생님 그동네에서 오래 사셨나봐요.
    장보기의 역사가 나오는 거 같아서요....

    맛없는 과일 정말 많이 화나지요.

  • 13. 공작부인
    '04.8.29 3:54 PM

    복숭아 보니 생각나는데 그나저나 제가 예전에 자유게시판엔가 올린 복숭아 농사 하시는
    아저씨한테 복숭아 시켜 드신분들 맛이 어땠나 궁금하네요
    혹 너무 맛없어서 선생님처럼 ... 재가공 하신건 아닌가 .. 심히 걱정되네요

  • 14. 체리
    '04.8.29 4:35 PM

    다시 왔어요.
    저도 전에는 맛없는 포도,복숭아 잼 만들던 때가 있었는데...

    장보기 쉬운 동네에 살면 좋겠어요.

    선생님 책 쓰시느라 바쁘실텐데,
    이렇게도 부지런하고 알뜰하시네요.

  • 15. 런~
    '04.8.29 6:12 PM

    우리 아파트 알뜰장도 이름만 알뜰장이에요..
    값도 비싸고 물건도 없고...
    자릿세 낸 걸 단단히 뽑아가려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도 언젠가부터 그냥 안 사게 되더라구요..

  • 16. 숨은꽃
    '04.8.29 8:34 PM

    우리 아파트 알뜰장은 물건 절대 안좋은것 안가지고 옵니다
    혹시 안 좋다고 주민들이 말 나오면 부녀회에서 알뜰장 상인들 불러다가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게약 취소 한다고~

    부녀회 수입 다 주민위해 그리고 아파트환경 개선에 사용합니다
    그리고 부녀회 수입 지출내역 투명하게 주민들에게 다 공개합니다
    매달 게시판에 붙이고 관리비 내역서에 올리고~

    혹시 알뜰장 물건이 안 좋으면 부녀회에 이야기 하세요
    다 주민들 싸고 질좋은 물건 살수 있게 하자고 하는것인데~

  • 17. 깜찌기 펭
    '04.8.29 9:50 PM

    알뜰장이라고 다 좋은건 아닌가보네요.
    다행히 수성구내 다른마트다녀봐도 저희동네알뜰장의 야채와 과일이 제일 저렴하고 좋아요.
    선생님아파트네도 그럼 좋은데..

  • 18. 벚꽃
    '04.8.29 9:56 PM

    꼭 자릿세 때문에 그런것 같진 않고
    그 사람들이 장사의 기본을 모르는것 같네요.

    왜 그런거 있죠?
    부자동네에 물건들이 비쌀거 같지만
    의외로 품질은 좋으면서 값은 싸단 얘기가 있잖아요?
    전 설마...? 했는데

    지금 이 동네에 살다보니 실감이 나요.
    제가 살고 있는동네 아주 못사는 동네는 아니거든요.
    하지만 노점이나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보통 야채나 과일)이 품질이 떨어지는데도
    가격은 센 편이예요.

    그런데 한 15분쯤 걸어가면 롯데백화점이 있어요.
    희한한건 롯데백화점 쪽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특히 롯데백화점 코앞의 노점은
    얼마나 과일을 싸게 파는지 .... 체력있고 시간있는날은 노점에서 야채나 과일 사려고
    일부러 걸어 내려가거든요.

  • 19. euna
    '04.8.29 11:05 PM

    이사오긴 전에 몰랐는데.....은평구일대가 그립습니다.
    여기들어와 그 곳 주변얘기를 가끔 들으면....친정엄마가 동네얘기 써놓은 거 같아
    무척 반갑고 마음이 괜시리 짠~~ 합니다.

  • 20. 항상감사
    '04.8.30 12:19 AM

    천도복숭아를 그렇게 하는 방법이 있었군여. 오늘 또 하나 배웁니당. 감솨

  • 21. teresah
    '04.8.30 12:25 AM

    반상회얘기 들어보니깐 부녀회에 내는 자리세 만만치 않드라구요

  • 22. 뚜띠
    '04.8.30 9:35 AM

    저희 단지는 알뜰장이 평일에 열리거든요? 그래서... 퇴근후엔 장을 볼수가 없어요..
    가면... 다 불어버린 떡볶기 장사 아저씨만 남아서.. 떨이하시고 있어요...
    집에 먹을것도 없던데.. 냉장고가 서서히 비워지고 있음에 기뻐하긴 하지만
    요즘 뭐가 제철이죠???

  • 23. 체리공쥬
    '04.8.30 10:15 AM

    알뜰장! 문제가 많네요..전 과일을 좋아해서 알뜰장 서면 여러종류의 과일을 박스채 들여놓는데..(장볼시간이 별로 없어서 이런 방법을 씁니다. ㅠㅜ)
    과일맛이 들쭉날쭉....이젠 쳐다도 안 봅니다....
    어디가야 맛있고 싼 과일을 만날 수 있을지...(참고로 여기는 목동...)
    백화점 과일사면 실패확률을 적지만 넘 비싸서...

  • 24. 소금별
    '04.8.30 10:56 AM

    우리 아파트 알뜰장..과일도 항상 별루더라구요..
    이마트 과일만 사다가... 얼마전 휴가때 인천농수산물시장에서 과일을 사 봤더니.. 값도 싸고 과일도 좋드라구요..

    농수산물 시장은 토요일 가격이 비싸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평일엑 가시면 좋을것 같아요..
    평일에 퇴근하고 후다닥 가면, 과일 살 수 있어요.. 인천 농수산물시장에서요(신세계앞)

    우리 아파트 알뜰장에서 파는 순대맛이 일품입니다.. 요 순대 먹으려고 수요일 퇴근은 불이나게하지요~~

  • 25. 홍지연
    '04.8.30 11:41 AM

    에구 복숭아는 냉장고에 넣으면 당도가 떨어진다네요
    상온에서 2,3일 보관하면 당도가 더 좋아지구요, 몇일전 신문에 나왔더군요
    반대로 포도는 싱싱해야 달구요

    전 맛없는 복숭아 우유넣고 얼음넣고 꿀 넣고 갈아 복숭아 세이크는 해줘요
    울 애들 복숭아 아이스크림이라고 잘 먹네요^^

    아직은 82쿡에 답글 다는게 안 익숙한 아짐^^

  • 26. 쵸콜릿
    '04.8.30 1:23 PM

    저도 맛있는 과일 먹어본지 오래되었네요.

  • 27. june
    '04.8.30 4:08 PM

    화이트 넥타라고 하나요? 백도를 잔뜩 샀는데... 쩝... 맹맹하고 씨 주위는 쓴맛까지 도는 듯해서 냉장고 속에 넣어두었는데... 당조림 한번 해봐야겠네요. 여긴 너무 더워서 밖에 내 놓았다간 바로 버려야 하니.. 과일 먹기 참 힘들어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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