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일입니다 .아니 그런데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요?
그 해 보람이가 고3이었고, 시험끝나고 함께 여행을 떠난 때의 일이라서 선명하게 기억나는 모양입니다.
제게 일본어에 입문할 수 있게 자극을 준 강윤미선생님을 처음 만난 해라서 기억하기도 하고요.
겨울 여행이 정해지고 나서 보람이가 말을 하더군요.
엄마,엄마가 좋아할 만한 일본 드라마가 있는데 한 번 볼꺼야?
무슨 내용인데?
응, 클래식 음악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야
그 때는 무심코 넘기고 말았습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고 하길래 클래식 음악을 다룬다고 해도
얼마나 잘 드러냈을까 싶기도 하고 음반으로 들으면 되는데 굳이 드라마를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오사카의 음반점에 갔을 때 ,그 때 막 출시되기 시작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OST 음반들이 다양한
형태로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흥미가 생겼습니다.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음반의 경우에는 무려 8장의 씨디가 들어 있더군요. 바흐에서 거쉬인까지
이렇게 다양한 작곡가의 곡을 드라마에서 다루는구나, 이거 재미있겠는걸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지 과장된 표현이라든지 여주인공에 대한 남자주인공의 태도에서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음악을 소개하고 그것에 간단하지만 울림있는 해설이 나오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 부분이
제겐 가장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모르던 곡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지만 새롭게 해석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음반을 하나 구해왔고, 2007년 벽두부터 보기 시작한 노다메 칸타빌레
이것으로 제가 일본어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해서 거의 4년이 되어 가는 지금
드라마로 귀를 열고 소리를 알아가고 아직도 가타카나를 제대로 읽지 못해도 사전을 들고 얼추
조금 어렵다 싶은 글도 읽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지요.한동안 음반을 자주 듣다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요, 일본어를 막 시작하게 된 지혜나무님이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는 그 안에서 나오는 표현을 입으로 말해보기도 하고, 제가 못 본 것에 대해서 알려준 덕분에
다시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게 되었지요.
유럽에서 찍은 영화가 나와서 그것도 마저 보게 되었습니다.그러다보니 아니, 그 옛날 구한 음반이 어디
있더라? 다시 찾게 되었고, 어제 오늘 다양한 곡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클래식 음악은 영화음악의 배경으로만 들었다던 그녀가 클래식 음악 자체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보기에 좋고, 그런 촉발을 통해서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 기대가 되기도 하네요.

음악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음속에 아직 구체성은 없지만 생각하고 있는 일 하나가 있습니다.
목요일 수업을 함께 하는 신 숙씨가 저보다 먼저 일년 넘게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데
어제 길에서 만나 함께 도서관에 가다가 각자 집에서 개인적으로 배울 것이 아니라
간단한 곡이라도 합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그녀의 경우는 초등학생인 딸이 배우기 시작하면서 (그 아이의 이름은 한나인데요 당시 장 한나의 음악을
많이 들었던 그녀가 딸의 이름을 한나라고 지었다고 해서 처음에는 웃었지만 그 마음이 전달되어 오면서
아하 그녀에게 음악이 그렇게 귀한 의미를 갖고 있구나 생각하니 조금 더 친밀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왕이면 해서 함께 배우게 되었다고요. 아무래도 어른이고 연습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의지가 있으니
더 진도가 나갔고 딸이 연습할때 제2 바이올린 역을 해주면 그렇게 재미있어 한다고 하더라고요.

2,4주 화요일에 모여서 일단 첼로하는 김 미라씨와 각자 연습하다가 조금씩 합주를 해보면 어떤가 하는
이야기와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알아보자, 그리고 혼자서 연습하고 있는
사람들을 조금 더 모아서 시도해보는 방법도 강구해보자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음악 전공자,혹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재능을 기부하는 마음으로 연결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야기를 길게 소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