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전생에 공부 못하고 죽은 귀신이?

| 조회수 : 2,040 | 추천수 : 58
작성일 : 2010-09-13 07:58:50


  
지난 수요일이 보람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전후로 친구들과의 약속이 줄줄이 있다고 해서  생일이 지난 일요일인 어제 식구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1차에는 식사를 2차에는 커피를 마시면서 남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혹시나 싶어서 어린 왕자를

들고 나갔지요. 불어 전공인 막내 동생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들고 나가긴 했지만  시간여유가

어떨지 몰라서 망서리다가 이 자리에서 언제 떠나야 하냐고 물으니 (일정이 늘 바쁜 동생이라서 ) 조금

시간여유가 있다고요.



어린 왕자의 2번째 장, 1번째 장을 혼자서 어찌 어찌 공부한 다음 철학모임에 가서 조르바님의 도움으로

해결을 하고 흐뭇했지만 2장에서는 처음부터 막혀서 쩔쩔매다가 아무래도 미리 배우고 복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다 싶어서 도움을 청했는데 눈깜빡하는 사이에 해석을 해주는군요.

이것이 잘 아는 사람들의 착각인데요, 사실 모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속도라는 것이 있거든요.,

저도 영어를 가르칠 때 이런 점을 자꾸 잊게 되는데 요즘 스스로 학생이 되어 보니 아하, 하고 다시 깨닫게

되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역지사지라 역시 맞는 말입니다.



동생이 보람이에게 말을 합니다 .보람아 이 정도는 네가 엄마 알려줄 수 있지 않니?

그렇긴 한데 엄마는 내가 꼭 뭔가 하고 있을 때 물어보거든

엄마는 뭔가 하고 있을 때 네가 물어보아도 대답을 다 해주지 않니?

그래도 !!  그런데 엄마는 너무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 아냐?

그런가, 아마 전생에 공부 못하고 죽은 귀신이 엄마에게 들러 붙었나 ?



오후에 책을 펴들고 혼자 앉아서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을 사전으로 찾고 정리를 한 다음

저녁에 책들고 도서관에 온 마리포사님에게 설명을 하다 보니 오히려 새롭게 알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신기하더라고요. 공부 못한 귀신이 달라붙은 것이 아니라 선생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되지 못해서

내게 온 것인가? 말도 되지 않는 공상을 하던 시간이라니

사실 목요일의 첫 교시 불어시간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조금 먼저 어떻게

이야기하면 전달이 될까 하는 기분으로 조금 더 생각하면서 수업을 하는 것인데

하다보니 점점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는 말이 늘어난다는 것이 재미있거든요.



길담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사 변화 과제도 다 찾았고 일단 월요일을 위한 준비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하고 밤에 들어가보니 다시 새로운 숙제가 올라와 있습니다.

조르주 무스타키의 노래 il est tro tard에서 나오는 동사를 줄을 쳐 놓은 상태에서 원형을 찾고

그 안에서 복합과거와 반과거의 차이를 숙지시켜려는 재미있는 방식의 숙제더군요.

밤에는 일단 소리를 찾아서 노래를 여러 차례 들어보고 오늘 아침에 하려고 프린트만 해두고 잠을 잤는데

이상하게 새벽에 몸이 제대로 깨서 사전을 찾으면서 숙제를 마쳤습니다.



새벽은 제게 음악이외에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사람이 이렇다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옥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묘한 시간, 어제 랑랑을 듣다가 제대로 만난

알베니즈의 음반을 틀어놓고 사전을 뒤적이다가  불-일 사전 공연히 샀다고 후회하던 마음이 쏙 들어갔지요.



지난 여름 보람이가 일본 여행간다는 말을 듣고 히부님이 어렵사리 부탁을 한 것이 바로 불-일 사전을 한 권

구해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젊은 보람이는 이해를 못하더군요.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되는데

일부러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한다는 것을, 그래서 제가 설명을 했지요.

어른들에게 아마존으로 책을 주문하는 일이 그렇게  편한 것은 아니야 ,엄마만 해도 인터넷으로 결제하는 방법

아직도 시도하지 않고 늘 서점에 가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책을 사지 않니?

알았다고 서점에 가게 되면 구하고 시간 없으면 못 구할 수도 있다고 약간 쌀쌀맞게 대응을 하던 아이라서

혹시 못 구하고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일부러 전화를 했더군요.

엄마 우리도 그 사전 사자, 사전이 너무 이쁘고 가볍고 보고 싶게 생겼어

사전이 보고 싶게 생겼다는 말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으나 막상 받고 보니 하얀 색 표지에 가볍고

안에 기본적인 어휘는 빨간색으로 구별을 한 ,무엇보다도 영어의 과거분사에 해당하는 표현들을 사전에서

찾을 수 있게 해 놓은 그 사전이 마음에 들어서 요새는 불한사전에 동사변화표 사전에 불일사전까지

아직 실력은 한참 모자라지만  새로운 언어와의 만남을 진하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영어이외의 외국어에 조금 일찍 관심을 갖고 공부했으면 지금쯤은 이런 마음이 확 올라오곤 하지만

지난 과거 후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만큼은 철이 났으니 지금이라도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면서 나가자고 마음을 바꾸어 먹었지요.  함께 할 사람들이 있어서 더 신나는 불어공부

물론 늘 신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우면 먼저 도움을 구하고 복습을 통해서 실력을 다지는 것도 방법이란 것을

알았으니 이제 조금은 어깨 가볍게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스스로를 칭찬하는 기분으로 고른 그림들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9.14 12:53 AM

    Georges Moustaki-il est tro tard

  • 2. 열무김치
    '10.9.16 11:33 AM

    삐용~삐용~ 빨간펜 선생님 체크 나왔습니다, intotheself 님 !!
    il est tro tard ----> il est trop tard 입니다. p가 발음이 안 되니 종종 잊혀지곤 합니다.

    프랑스어는 왜 발음도 안 되는 철자를 끼워 넣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니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예쁜 샹송에 속하는 노래네요.
    아 기분이 좋아져요~~ 가을을 성큼 불러주네요~~
    동사 다 찾으셨어요 ? ^^ 저도 오랫만에 노래 들으면서 한 번 가사를 구경해 볼까봐요.


    Pendant que je dormais, pendant que je rêvais,
    Les aiguilles ont tourné, Il Est Trop Tard.
    Mon enfance est si loin, il est déjà demain.
    Passe, passe le temps, il n'y en a plus pour très longtemps.

    Pendant que je t'aimais, pendant que je t'avais,
    L'amour s'en est allé, Il Est Trop Tard.
    Tu étais si jolie, je suis seul dans mon lit.
    Passe, passe le temps, il n'y en a plus pour très longtemps.

    Pendant que je chantais ma chère liberté,
    D'autres l'ont enchaîné, Il Est Trop Tard.
    Certains se sont battus, moi, je n'ai jamais su.
    Passe, passe le temps, il n'y en a plus pour très longtemps.

    Pourtant, je vis toujours, pourtant, je fais l'amour,
    Il m'arrive même de chanter sur ma guitare,
    Pour l'enfant que j'étais, pour l'enfant que j'ai fait.
    Passe, passe le temps, il n'y en a plus pour très longtemps.

    Pendant que je chantais,
    Pendant que je t'aimais,
    Pendant que je rêvais,
    Il était encore temps.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879 우도풍경...(수정) 8 노니 2010.09.17 2,144 63
13878 대학 표본전시회를 통해 내 대학시절을 회상해 본다. 1 미실란 2010.09.17 1,504 52
13877 지리산편지(4) 안개낀 섬진강에서 4 지리산노섬뜰 2010.09.17 1,703 103
13876 노다메 칸타빌레와의 인연 1 intotheself 2010.09.17 1,776 63
13875 중국 황산... 3 트루비 2010.09.16 1,662 57
13874 미술사 시간의 after 3 intotheself 2010.09.16 1,632 50
13873 천연 살충제 6 철리향 2010.09.16 1,996 87
13872 흐린날은 다 지나 갔나요 ? 8 열무김치 2010.09.16 2,229 81
13871 여름 끝자락 관악 6 wrtour 2010.09.16 1,819 68
13870 아들 생일 잔치 - 재욱아 사랑한다. 5 미실란 2010.09.15 2,257 45
13869 맛있는 밥상, 신나는 밥상 (2) 3 intotheself 2010.09.15 1,934 38
13868 소박한 정원의 꽃을을 보면서... 8 미실란 2010.09.15 1,736 43
13867 죽도록 사랑해서... 7 카루소 2010.09.15 2,728 62
13866 Celtic Woman - Nella Fantasia Joanne 2010.09.15 2,017 140
13865 티치아노의 그림을 보다 1 intotheself 2010.09.15 1,765 68
13864 남자의 자격 - 합창대회를 가다 2 Joanne 2010.09.14 3,299 80
13863 The Mission - Gabriel's Oboe- 6 Joanne 2010.09.14 2,305 69
13862 하늘공원에서 만난 토끼 7 안나돌리 2010.09.14 1,752 68
13861 일인극으로 돌아 온 명계남씨 1 까몽 2010.09.14 1,255 57
13860 새벽공부를 하는 맛 5 intotheself 2010.09.14 1,669 46
13859 가을이 익어갑니다. -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입니다. 4 미실란 2010.09.14 1,530 91
13858 전생에 공부 못하고 죽은 귀신이? 2 intotheself 2010.09.13 2,040 58
13857 부활 정동하 좋아해요. 3 jinaa 2010.09.13 1,997 82
13856 눈팅과 댓글 사이... 15 카루소 2010.09.13 2,611 46
13855 4 어부현종 2010.09.12 1,738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