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중에서 수험의 신이란 제목이 있어서 혼자 웃던 적이 있었습니다. 수험의 신이라니 도대체
신이 많은 나라라고 해도 수험의 신은 너무 한 것 아닌가? 그러나 알고 보니 학문의 신이 버젓이 존재하는 나라였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우다 천황때 천황을 보좌하던 스가와라노 미치자네, 규슈 다자이후에 그를 신으로 모신다는
텐만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하자면 그 곳이 회사로 말하면 본사이고 어느 지역에나 텐만구가 있더군요.
텐만구는 다 북쪽에 있는지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고베에도 교토에도 기타노 텐만구가 있는 것을 보니 방향이
북쪽에 건립되는 것인가 궁금하네요.
신사라고 생각했는데 이름을 보니 텐만궁이로군요. 하얀 스커트의 그녀는 수험을 위해서 빌러 오기엔
대학생이 넘은 나이로 보이는데 무엇을 빌러 온 것일까,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나는 이 곳과 별 관련이 없다고
했더니 대학원에 가고 싶어하는 보람이를 위해서 빌 것이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지요. 그런가 그래도 이국의
신궁에 와서 소원을 빈다고 효험이 있을까요? 그래도 역시 이국의 성당이나 절에서 촛불을 켜고 마음을 다해
기도하는 것은 다만 부모된 사람의 간절함이 빚어내는 순간적인 마음의 움직임이었겠지요?
견당사 파견에 따라가서 15년이 넘게 당나라에서 공부하고 온 마키비, 그리고 학문의 신으로 추앙되는 미치자네
이 두 사람만이 신분이 낮은 사람중에서 중용된 두 명의 학자라고 하네요. 고대사에서. 무엇이 그들을 학문의
세계로 몰입하게 한 힘이었을까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중입니다.
요즘 일본에 관한 글을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정말 가깝고도 먼나라로구나,정신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는 것중에 원령에 관한 것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네요. 생령, 원령 이런 존재에
대한 달래야 하는 존재, 현존하는 사람들의 삶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말도록 달래느라 신으로 대접하게 되니
신의 수가 점점 많아질 밖에요. 뒤집어 생각하면 현실의 삶이 그만큼 팍팍했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점은 물론
일본의 고대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겠지요?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표현했을까 , 역시 이 경우 문학작품을 통한 것이 가장 내면 깊숙한 곳의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다시 문학과 심리학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가게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