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 검색을 하다가 무슨 이야기를 다룬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제목을 만났습니다.
에 아오루라니,이것은 무슨 나라말일까?
호기심이 발동하여 다운로드 받아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
알고 보니 그 말은 프랑스어였습니다.
미테랑 대통령이 혼외정사로 낳은 딸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신문기자들이 달려들어서 질문을 했을 때 대통령의 대답이
바로 에 아오루였다네요.
그래서,그것이 무슨 상관인가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 이후로 정치가에 대한 사생활을 물고 늘어지는 경향이
사라졌다는 말이 있더군요,
바로 그 말에서 유래한 노인 홈을 다룬 드라마인데요
의사인 아버지가 세운 노인 홈을 물려받지만
너무나 성향이 다른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면서 변해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드라마가 문제가 아니라 그 홈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하는 마지막난이 바로 쇼라리노 유메와?인데요
장래의 꿈이라는 일본어라고 할 수 있지요.
문제는 제가 아직 일본어를 쓸 수 없어서 그냥
우리말로 표시를 해놓았습니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이 들어오는 노인 홈에서 발견한
쇼라이노 유메란 말에 갑작스러운 마음의 고동을 느끼면서
그 말을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주로 11회,많으면 12회로 끝나는 일본드라마 한 편 한 편이
제겐 일종의 책읽기와 마찬가지 역할을 해주는 텍스트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흥미있게 보면서 한 나라를 이해하고 있는 중인데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제게도 다가올 조금 더 먼 그래도
결국 오게 될 미래에 대한 삶을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장래의 꿈도 꿈이지만 한치 앞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일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느긋하게 그림보면서 음악을 듣다가
머리가 너무 길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염색도 하고
자르기도 하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미장원에서 보내는 시간에 볼 만한 책을 한 권 구하려고
동네 서점에 갔더니 (마침 그 서점에 적립된 포인트를 사용해서
한 권 정도 책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김별아의 논개가 소설로 출간되었네요.
그 책을 사려다가 그 옆에 놓인 검정 표지의 다른 책에
눈길이 갔습니다.
로스쿨의 영화들이라
무슨 책인가 들여다보니 시네마 노트에 쓴 법이야기란 부제가
있고 처음 만나는 필자인 김성돈이란 이름이 눈에 띕니다.
약력이 궁금하여 읽어보니 법과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말,그리고 사람의 성장못지 않게 법의 진화가
중요하다는 인용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논개는 소설이니 빌려읽는 길을 구해보고 그렇다며면 오늘은
이 책으로 이렇게 마음을 정했지요.
그런데 오늘 네 곳이나 돌아본 미용실이 다 문을 닫았네요.
어라,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그래서 지쳐서 돌아오는 길에 베스킨 라빈스에 들러
빙수하나 시켜놓고 앉은 자리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법학도가 쓴 글인데 참 좋군요.관점도 좋고
영화를 고르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마침 가게안에 흐르는 윤도현의 노래도 마음에 들고
시원한 곳에서 큰 장 하나를 다 읽고 나니
벌써 한 시가 다 되어갑니다.

어제 밤만 해도 오늘은 철학의 나무를 읽어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영화이야기,법이야기,그리고 사람사는 이야기들이
머릿속에서 들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자꾸 너의 쇼라이노 유메는 무엇인가
질문이 회오리바람이 되어 몰아치고 있는 낮시간입니다.

함께 본 그림중 처음 세 점은 케네쓰 놀란드라는 화가의
작품이고요 나중 두 작품은 조지아 오키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