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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송새벽도 울고갈...

| 조회수 : 12,921 | 추천수 : 71
작성일 : 2010-11-26 21:14:36
울 꼬마 둘이 오늘 유치원에서 코엑스랑 삼성어린이박물관으로 소풍을 갔습니다...

엊저녁...

둘째딸램이가

딸램 : 엄마, 낼 새벽새벽에 일어나서 김밥 싸주세요
        (새벽새벽 : 새벽보다 더 일찍 또는 새벽같이 필히!! 꼭!! 일어나라는 함축적인 의미)

나   : 알았어... 걱정하지마...

뒤 이어 쐐기를 박는 딸램

딸램 :  버스는 9시에 출발해요...

허억~~ ㅠㅠ
넘 똑똑한 딸램은 둔 죄이로고... ㅠㅠ

아침에 알람을 해놓구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김밥을 다싸고
옥수수차  끓여 식혀 물통에 담고, 과자 뜯어 먹기 좋게 도시락에 담고, 김밥에 과일, 음료수까지
모두 가방에 싼 다음 김밥 쌌던 흔적일랑 싹 다 치운뒤
소파에 누워 일부러 큰소리로 떠들었다...

나 :  이런 이런... 8시네 ... 어쩌나... 새벽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싸야하는데
       늦잠을 자서 김밥도 못쌌네...

내 목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깬 딸램...  
벽에 붙어 있던 시곌 보더니... 어쩔 줄 몰라라 한다...
그래도 울 딸램이 착한게...
다른 애들 같으면 악을 바락바락 쓰고 울었을텐데...

눈물이 그렁그렁 뭐부터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성질은 나지, 걱정은 되지, 그렇다고 대놓고 엄마한테 짜증도 못 부리고 눈물만 뚝뚝...

그때...
남편이...

남편 : ㅇㅇ아, 울지마... 엄마가 늦잠 잘때 아빠가 새벽새벽 일어나서 김밥 다 싸놨어...
          울지마...
ㅋㅋ 우리집 유행어 빵 터졌다...   새벽새벽

나 : ㅇㅇ아 울지말구 컴퓨터 방 가봐봐...

그제서야  컴퓨터 방에서 가방열구 도시락을 확인하고 환하게 웃는 딸램이...

나 : 아빠가 개뿔,  새벽새벽 어떻게 일어나 김밥을 쌌겠니? 엄마가 새벽새벽 일어나서
      다 싸놨지... 도시락 옆에 물휴지 있지? 김밥 먹기전에 손까지 싹 닦으라구...
      물휴지까지 챙겨놨어... 선생님 드시라구 도시락 싸놓은것도 봤지??

그때 뒷북치며 일어나는 상꼬맹이 막둥이 딸램이...

막둥이딸램 : 선생님 도시락은 내가 갖다 줄꺼야...

그러더니, 서랍을 열어 지꺼랑 동생 원복을 꺼내놓구 목욕탕 들어가 양치를 손수 하신다...

평소엔 아침부터 만화영화 틀어놓구 세월아~~ 네월아~~
급할 거 하나도 없게 준비를 해서 뒷수발 머신 엄마 속을 새까맣게 태우는데...
소풍의 약발이 세긴 센가부다...

방자전 하나로 확 뜬 미친존재감 송새벽도 울고 갈...
우리집 신조어 새벽새벽... 아마도 만든 ㅇㅇ이보다 우리가 더 애용할 듯 싶다...

딸램어록 하나 더 :

둥굴레차를 끓여 마시는데 뭐냐며 묻는 딸램...

" 둥굴레찬데 뜨거워 저리 가... "
" 마셔볼래요... "
" 뜨거울텐데 ... "
" 천천히 조심조심 마시면 마땅해요... "
" 그게 뭔말이야? "
" 천천히 조심조심 마시면 안 뜨겁다구요... "

청국장을 먹는데 매운것도 뜨거운것도 못먹는 ㅇㅇ이가 두부 넣고 밥에 비벼 달랜다...

" ㅇㅇ아... 맵고 뜨거울텐데 괜찮아? "
" 네 괜찮아요..."
그런데 밥을 먹으며 뜨거워 부르르 떨며 물을 마신다...
" 거봐... 뜨겁지??? 근데 왜 이렇게 급하게 먹어.... "
"뜨거워서, 서둘러 먹는거에요... "

이상... 우문의 지존인 엄마와 현답의 지존인 딸과의 대화였슴돠...

코나모르 (cona2044)

예쁘고 착한7살, 귀엽지만 떼쟁이 2살 자매를 두고... 임신 8개월의 엄마이며 주부입니다... 도서관에서 김혜경님의 \"희망요리수첩\"을 보다가 여기..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10.11.26 9:36 PM

    아 귀여워라. 새벽새벽..
    코나모르님이 싸놓으신 김밥도 올망졸망 마구마구 이쁩니다.

  • 2. 벚꽃
    '10.11.26 9:37 PM

    아이고 따님이 너무 이쁘네요... 제 딸램 이제 7개월인데 언제 키워서 김밥 싸주나요? 제 소원인데...^^ 이쁘게 도시락 싸서 소풍보내는게요..^^ 참 김밥 너무 맛있겠어요~^^ 저.. 자다가도 김밥 있음 벌떡 일어나요!!!!^^

  • 3. 앨봉앨봉
    '10.11.26 9:38 PM

    넘 귀여워서 로그인하구 처음으로 키톡에 댓글달아요,,,,ㅎㅎㅎ
    아응.,,,새벽새벽,,,,^^

  • 4. 스콜라
    '10.11.26 9:56 PM

    아웅 귀여워요. 새벽새벽! 송새벽도 분명 울고 갔을거예요.

  • 5. 코나모르
    '10.11.26 10:04 PM

    ㅋㅋ yuni님 철없는 엄마에 속 꽉찬 딸램이죠? 벚꽃님 ㅋㅋ 7개월이면 한참 이쁠 때네요... ㅋㅋ 징그럽게 말 안들을땐 그 시절이 그리워요... 그리고 앨봉앨봉님 감사합니다... 앨봉님 네임이 더 귀엽다는 ㅋㅋ 딩구님... 별 뜻은 없구요... 영화제 신인남우상 3관왕이라던가요? 올해 송새벽이라는 배우가 확 뜬것처럼 우리집에서 새벽새벽이라는 말이 확 뜬다는... 뭐, 아직 울 애들은 송새벽이라는 배우가 누군지도 모르니 새벽새벽이란 우리집 신조어가 송새벽도 울고갈 인기라는... 헤헤~~

  • 6. 딩구
    '10.11.26 10:17 PM

    너무 챙피해서 위의 댓글 지웠어요~ 제가 너무 심오하게(?) 생각했나봐요~
    영화속 대사만 생각하고 배우 이름은 생각안하고 무슨 연관이 있나 했어요~
    앗~! 죄송~ㅎㅎ

  • 7. 달코미
    '10.11.26 11:57 PM

    두 따님 덕분에 아이들 어렸을 때를 떠올려봤네요. 밤하늘이 까방 까방 하다고 했던 큰아이가 코밑이 거뭇거뭇 해졌으니... 참
    아이들 유치원 다닐때가 젤 예쁘고 귀여웠던 해요.
    울 아이들 참 좋아했던 동시가 생각나네요.

    민현숙- 시계가 말을걸어서

    너, 어디로 소풍가니?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내가 깨워줄까?

    소풍가기 전 날 밤 시계가 말을 걸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전날 밤 따님들도 그랬을까요?^^

  • 8. 가을이네
    '10.11.27 12:16 AM

    아이가 너무 예뻐요!! ^^
    아... 김밥도 먹고 싶네............

  • 9. 후라이주부
    '10.11.27 12:33 AM

    뜨거워서 서둘러 먹는다?? ㅎㅎㅎㅎㅎ

    따님 팬 되고 싶네요.

  • 10. 크라운앰버서더
    '10.11.27 1:42 AM

    딸하나 갖기를 소원했는데 아들만 하나 키웠어요 다켰어요 29세
    이제는 손녀 낳서 댁에 따님들처럼 재롱보며 살아야 되겠네요
    예쁘게 키우세요

  • 11. annabell
    '10.11.27 5:28 AM

    말없는 딸냄 키우다보니 저런맛을 모르고 키웠어요.
    말 잘하는 딸냄들 참 예쁘죠.
    어쩜 표현력도 저렇게 좋은지,,,,
    새벽새벽,,,,구여운 표현이예요.ㅎㅎ

  • 12. 에이프릴
    '10.11.27 9:22 AM

    ㅎㅎ 아들램 5세까지 끼고 있다가 저도 내년에 유치원보냅니다. 도시락 싸야 할 때가 온것이지요.
    저도 새벽새벽에 일어나야 하겠네요. 딸 있으신거 부럽네요. 아들하나 낳고 애가아파서 내내 힘들다 이제 살만하니 저도 병낫네요.아이 하나더 낳을 엄두는 안나네요.

  • 13. 백세만세
    '10.11.27 10:53 AM

    울 딸들은 이제 다 커서 유치원 소풍 간다고 도시락 싸달라는 애는 없는데
    코나모르님 댁 이야기 읽으니
    예전에 애들 도시락 싸주던 일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도시락 맛있게 많이 싸주세요.
    시간이 흐르면 그것도 못해주니까요...

  • 14. 레몬쥬스
    '10.11.27 12:07 PM

    어서 또 다른 어록을 편찬하옵소서!!!!
    이쁜 우리말 그리고 귀엽고 똑똑한 ㅇㅇ이

  • 15. 코나모르
    '10.11.27 1:17 PM

    아고고 이런... 대문에 새벽새벽이 걸렸네요... 딩구님 뭐 그렇다고 지우시기까지... 달코미님, 울 딸램들도 아침밥은 굶어도 매직기로 머리 쫙쫙 피고 학교 갈 때가 금방 오겠죠? 눈 깜짝할 새 빨리요... ㅠㅠ 동시 적어서 딸램들과 함께 읽어볼래요 감솨~~ 가을이네님 감사합니다... 오늘 첫눈이 왔어요 가을이 금방 겨울이 되버렸네요... 후라이주부님, ㅋ 서둘러 먹음 안뜨겁데요? ㅋㅋ 웃기죠? 제딸램요... 크라운엠버서더님 감사합니다... 전 박태환선수 같은 길고 듬직한 아들보면 아들도 탐이나는데 유전자가 넘 짧아서리 ㅠㅠ 에나벨님 말없는 딸램도 있어요 딸만 셋인데 말없는 첫딸램도 어렸을땐 청산유수~~ 크니깐 동생들에 밀리더라구요... 에이프릴님 저 셋인데요 ㅠㅠ ㅋㅋ 소풍때면 인터넷 레시피도 뒤져 맛나고 폼나는 도시락 찾지만... 걍 저렇게 소박하게 싸요... 네네... 백세만세님 도시락 싸줄때마다 맛나고 정성껏 쌀께요... 감사합니다... 레몬쥬스님... 어록까진 아닌데... 좀 빵 터지는 말들이 있는데 키톡과 성격이 안 맞어서 여긴 못 올리겠고... ㅋㅋ 감사합니다... 꾸벅꾸벅~~

  • 16. 서현맘
    '10.11.27 1:52 PM

    아기가 착해요. ^ ^ 엄마한테 뭐라 하지도 않고....
    울둘째넘이었으면 큰눈에서 수도꼬지마냥 눈물 펑펑 흘리면서
    엄마는 왜 김밥도 안쌌냐고 대들었을텐데...

  • 17. fiveguys
    '10.11.28 4:00 AM

    아....너무 귀여워요 ><
    저 이런 김밥 너무 좋아해요.
    사먹는 김밥은 역시 집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김밥과는
    게임이 않되죠.

    아이의 성향을 엄마가 잘 알아 주는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네요.
    그에 맞춰서 즐거움도 배가 되고...

    새벽새벽 마치 소록소록 같은, 예전부터 있던 단어같아요.
    자주 올려주세요. 새벽새벽이 이야기두요 ^^

  • 18. 코나모르
    '10.11.29 12:47 AM

    서현맘님... ㅋㅋ 둘짼 착한데... 한방에 만회하는 세째가 있어요... ㅠㅠ
    fiveguys님 감사합니다... 여기 키톡에 멋진 상차림, 요리에 비하면 제 김밥은... ㅋ 제 김밥을 만회하는 건 바로 어록제조기 울 둘째 딸램이... 종종 키톡으로 찾아뵐께요... 감솨~~

  • 19. 까밀라
    '10.11.29 10:41 AM

    우하하,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 제게도 전해집니다. 며칠전 우리 아이 선생님의 편지가 떠오르네요.
    "**야 누구게?" "선생님~" "어느 선생님?" "히히히 유치원 선생님" 담임선생님이 기절하고 써오셨습니다.

  • 20. 다이아
    '10.11.29 11:20 AM

    아... 집에서 싼 김밥 먹고싶네요.
    오늘 저녁에는 김밥싸먹어야겠어요.^^

  • 21. 보헤미안
    '10.11.29 2:25 PM

    뜨거워서 서둘러 먹는다니, 정말 우문현답이네요! ㅋㅋ

  • 22. 행복한맘
    '10.11.29 4:26 PM

    넘넘 귀여운 딸램이네요...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겨요...아들넘만 둘이어서 늘상 목청 커지는 울집과 정 반대입니다...ㅋㅋㅋ

  • 23. 코나모르
    '10.11.30 10:43 AM

    까밀라님... 아이들땜에 웃고 배웁니다... 그죠? 다이아님... 반찬 뭐 이런거 귀찮을땐 김밥으로 계란국 하나만 끓여서 저녁 아침 ㅋㅋ 남으면 점심까지도... 보헤미안님... 뜨거운 커피 마실때 잊지마세요... 서둘러... 행복한맘님... ㅋㅋ 아들만 있다고 목소리 커지지 않아요 저 딸셋이거든요? ㅋㅋ 득음지경이에요~~

  • 24. 미소천사
    '10.11.30 10:00 PM

    딸램이 너무 귀엽다~ 새벽새벽송새벽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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