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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래요, 6월이어요

| 조회수 : 8,370 | 추천수 : 5
작성일 : 2024-06-04 21:49:32

5월 28일은 제 생일입니다.

엄마랑 밥 먹었어요.

일광에 미청식당이라고 성게알(앙장구)밥에

미역국, 갈치구이

당신 생일입니다.

덕분에 세상으로 나와 긴 여행 끝에

엄마 앞에 앉았습니다.

 


자연산주꾸미

살짝 데쳐 구워 나오고

 


자연산 광어입니다.

 

주꾸미 메인은 초회로 나오는데

사진 용량이 커서 안 올라가요. 끙

( 사진 포기)

여기는 간판도 없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횟집입니다.

 

"쥐치는 산란철이라 지금 맛이 없고 ~"

다라이에 쥐치 댓마리가 헤엄치고 있는데 ㅎ

 

이름도 최근에 생겼어요.

갈매기회식당. 감포 마을 끝자락입니다.

감포 골목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아 지겨운 꽃그림

 

스톡홀름 구시가지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수 있는

골목이 기억납니다. 하늘이 더 선명해보이는.

 

어제 이사를 했습니다.

저는 이사를 좀 많이 좋아합니다.

나를 바꾸는데 시간이 엄청 걸려

집을 바꾸고 살았습니다.

 

한 시절 아파트 투기도 했더랬습니다.

안 어울리게 ㅎㅎㅎ

60평 빌라 사서 약 3년 동안 안 팔리는 

그 끝으로 망조가 시작됐습니다. ㅎ

 



내가 니고

니가 내인 소파 ㅎㅎㅎ

 

공부는 이제 포기하고

밥상으로 늙으막에 자리한 책상입니다.

 

요며칠 날씨가 좋아 몸도 덩달아 좋아졌습니다.

갈수록 날씨에 민감하고 몸이 반응합니다.

자연을 받아들이라는 걸 알게하는 나이인가

봅니다.

 

통풍은 다행히 지나갔고

채식해오다 그 놈에 고기가 먹고싶어



단골고깃집에서 사와 참았던 소주까지

담날은 혼자 향어회 먹으러 갔습니다.

 


참 잘 먹습니다.

 

얘들이 떠난 후 제 발걸음이 느려졌어요.

마트 가면 살 것만 후딱 사고 막 달려오기

바빴는데 한낮에 사람 지나가는 것도 구경하고

집 앞에 서면 가슴이 콩닥거렸는데

지금은 문 앞에서 애들이 없지......

 

또 살아집니다.

이 넘치는 애정을 창 밖 나무들에게

주려구요. 덩치좋은 남자들처럼 우람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요.

 

나무야 나무야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liana7
    '24.6.4 10:54 PM

    오래전에 향어 진짜 많이 먹으러 갔었는데^^
    추억이 그립네요. 오랫만에 소식 감사합니다.

  • 고고
    '24.6.5 3:35 PM

    금요일 후배가 온다길래 향어회 먹으러 가자했습니다. 이 친구는 향어회를 한번도 안 먹어봤대요. ㅎ

  • 2. 주니엄마
    '24.6.4 11:59 PM

    늦었지만 세상에 오신날 축하드립니다.
    어머님도 편안해 보이시고 잘 드시는것 같아 마음이 좀 놓입니다
    일광에서 어느겨울 친구들고 앙장구 넣고 끓인 미역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솔솔 납니다

  • 고고
    '24.6.5 3:38 PM

    그 집이 미청식당 입니다.
    앙장구하는 집은 거기밖에 없거든요.
    30년 전에 가보고
    옮긴 곳에 갔는데 변한 내 입맛?
    맞은 편 상대가 애인에서 엄마로
    변해서?
    30년에 한 표 날립니다. ㅎ

  • 3. 공주
    '24.6.5 8:20 AM

    저 키톡 눈팅만 하는 사람인데요
    작성자란에 고고란 닉넴만 보면 가슴이 뛰네요.
    생신 축하드려요
    글고 오늘 글 필력 돋보여요.

  • 고고
    '24.6.5 3:40 PM

    가슴이 뛴다
    감동입니다.

    저는 맛있는 거 앞에서만
    가슴이 뜁니다. ㅎ

    고맙습니다.

  • 4. 챌시
    '24.6.5 8:52 AM

    고고님~~~~와주셔서 기뻐요.
    출근하자마자 82 도장 찍고, 업무 보는데,,,너무 기뻐 로그인했어요.
    이쁜 어머님 사진...너무너무 건강해 보이시네요. 고고님 어머님 닮았음 진짜
    청순한 미인이셨을듯...아파트 투기 하고는 안어울리는 ㅋㅋㅋ죄송해용. 전 그쪽으로는 바보.
    챌토리로 웃음지으실수 있다면,,열심히 퍼올릴께요.
    또 와주세용..손때 넉넉히 묻은 소파 멋져서 한~~참 봤어용.

  • 고고
    '24.6.5 3:46 PM

    불행하게 아버지 판박이 입니다.
    담에 아버지 사진 올릴게요.

    요즘 한적하시죠? ㅎ
    챌토리 줌인아웃도 좋고
    챌시님 레시피도 좋으니 마구 ㅎㅎ

    저는 감으로 흥하고
    감으로 망한지라 결국 마이너스였습니다.
    낄낄

    지금도 소파에서 손가락 누르고 있어요

  • 5. 김태선
    '24.6.5 10:02 AM

    어머니께서 참 고우시네요.
    생신 축하드립니다.
    음식도 정갈하고 맛나보입니다.
    무엇보다 물아일체 쇼파, 탐납미다요. ㅎ

  • 고고
    '24.6.5 3:50 PM

    엄마가 공주님이세요.
    저희 아버지가 좀 바람이 심했는데
    다 엄마보다 못 생겼다고 ㅎ

    그 중 한 분은 저도 봤어요.
    보통 아주머니였어요.

    우리집 3대 불가사의 중 하납니다. ㅎ

    짐도 적은데 소파때문에 사다리차 불러야하는 제집 귀중품? 입니다. ㅎ

  • 6. 예쁜이슬
    '24.6.5 11:05 AM

    고고님 좋은 소식 가지고 와 주셔서 넘 기뻐요
    무엇보다 통풍이 지나가서 진짜 넘 다행이세요
    그래도 계속 드시는것 조심하셨음 좋겠어요

    어머님은 예전부터 느꼈지만 소녀감성이 충만하신 분 같아요
    수줍으신듯 지으신 옅은 미소도 그렇고
    손톱에 살짝쿵 바르신 고운 색깔의 매니큐어도 그렇고
    그냥 분위기가 참 고우세요

    새로 이사하신 집에선 예전 집에서보다 딱 백만 두배 행복하시고
    커다란 밥상테이블겸 책상에선
    좋아하시는 책들 많이 읽으시면서
    또 행복가득한 이야기보따리 갖고 쨘~!하고 오시길 기대할게요♡

  • 고고
    '24.6.5 3:56 PM

    2백만배 행복하겠습니다. ㅎ

    음식을 아무래도 되도록 안 먹을 것 구분하는데
    오늘점심을 운동 마치고 돈까스 포장해와서 소주 반빙이랑 먹었습니다.
    반성합니다 ㅎ

    여전히 영화는 가깝고
    갈수록 책은 저멀리에 있습니다.

    최근에 극장에서 독립영화 정순 봤어요.
    가여운 것들도 보고
    추락의 해부도 좋았습니다.

  • 7. 오리
    '24.6.5 11:11 AM

    나무야 나무야 라는 마지막 멘트가 뭔지 여운이 남네요. 많은 마음이 스쳐갑니다.
    앞으로도 즐겁고 또 즐기면서 살아가자구요.
    고고님을 보면서 또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즐겁지 않은 일이 훨씬 더 많은 인생 잘 다스리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또 많은 공감과 위로를
    받습니다. 즐거운 6월 되세요. 통풍 지나가서 정말 다행입니다.

  • 고고
    '24.6.5 4:02 PM

    신영복 선생님 산문집 제목이기도 해요.

    동요, 나무야 나무야 겨울나무야~♬

    예 굳이 행복 안해도되니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파솔정도로
    평균유지만 해도 충분하겠습니다.

    통풍이 지난 자리 ㅎㅎ
    또 뭐가 올지 끅

    오늘도 운동 열심히 하고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 8. 메이그린
    '24.6.5 12:11 PM

    지나간 생신 축하드립니다
    생일을 엄마와 단 둘 보낼수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고고님은 그 어려운걸 하셨습니다^^

    큼직만한 음식사진은 참 맛나보이죠~
    용량이 초과라 할지라도 ~~~

    이사한 집 창 문밖으로 나무가 있나봅니다
    나무에게서 따뜻한 위안을 받으실겁니다

  • 고고
    '24.6.5 3:33 PM

    메이그린님 댁 느티나무보다는 좀 못 생겼지만 ㅎ
    벚나무와 도저히 이름모를 나무 몇 그루
    그 아래 아카시나무들

    충분히 위안받는 중입니다.
    고맙습니다.

  • 9. 밥은먹었냐
    '24.6.5 2:04 PM - 삭제된댓글

    생신 축하드립니다. 숨어있던 고고님 팬이에요.ㅎㅎ
    요즘 불안증이 도져서, 마음이 두근두근 하루 일과도 두서가 없고..
    82도 들어오면 심장 뛰게 하는 글 들은 피하려고 키톡 자주 들어오는데, 고고님 글이 제일 편하고 좋아서 지난 글도 자주 찾아봅니다.
    통풍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이고, 어머님이랑 마주앉아 식사 하실 수 있어서 부럽습니다.
    다음에 또 인사드릴께요.^^

  • 10. 소년공원
    '24.6.6 12:09 AM

    어머님 고운 자태 뵈니 반갑구요,
    아이들 떠난 자리를 떨치고 그래도 살아져서 살고 계신 고고님 글은 더욱더 반가워요!
    늘 건강관리 잘 하셔서 우리 오래오래 여기서 계속 만나요 :-)

  • 고고
    '24.6.7 11:15 AM

    엄마는 올해 90세여요. 요양원에서 의외로 사교계 여왕처럼 밝게 잘 지내셔요.
    엄마 속을 다 모르지만 다행이어요.

    오래오래~
    좋습니다. ㅎ

  • 11. 피오나
    '24.6.6 3:11 AM

    고기때깔이 너무좋아 손가락이 자동으로 눌러
    졌어요.글 읽다 이글은 고고님이지 ㅎㅋ
    맞혔어요^^
    맛있는 음식앞에서 가슴뛰는건 저하고 찌찌뽕.
    고기집.향어집도 소개시켜 주세요.
    감포랑 일광투어 하기로 금방 마음먹었어요.

    어머니가 있는 풍경은 참으로 그림보다
    아름답네요.

  • 고고
    '24.6.7 11:17 AM

    고깃집 향어집은 우리동네라 ㅎ

    감포와 일광
    소소하게 재밋는 맛집이 많아요.

    고맙습니다

  • 12. mtjini
    '24.6.6 12:26 PM

    게시글마다 보이는 소주가 없길래..뭔일이여 했더니
    통풍이라니요.. ㅜㅜ 근데 통풍은 고기랑 맥주가 금지식품이고
    소주는 아니지 않나요? ㅋㅋㅋㅋ
    생일 축하드리고 어머님 너무 고우십니다.
    오늘은 책얘기가 없어 살짝 섭섭하네요.
    요즘은 무슨 책 읽으시는지요??

  • 고고
    '24.6.7 11:20 AM

    그래서 소주 맘놓고 지금은 마셔요. ㅎ
    종이책 손놓고 지낸지 두어달
    이제 밀린 책들 덕분에 봐야겠어요.

  • 13. 푸른거북이
    '24.6.7 8:12 PM

    고고님
    오랜만에 올라온 글읽고 반가워
    간만에 입술꼬리가
    활짝 올라가 웃고있네요.
    고고님 글 좋아하는
    오랜팬인데
    오늘은 댓글달고싶어
    로그인해 흔적 남겨봅니다.
    남겨주신 모든 글귀가 좋았지만
    나무요. ????
    나무에 정주시겠다는 말씀
    와닿았어요
    저도 나무들..
    너무나 좋아한답니다.
    흔들흔들 바람가운데 서있는..
    모든 자연물을
    좋아하지만
    나무를 특히 좋아해요.
    꼿꼿하고 듬직하고요.
    다 품어줄 것 같아서요.

  • 고고
    '24.6.10 8:42 AM

    나무가 주는 느낌은 꽃하고 좀 달라요.
    묵직한 울림을 주는 나무도 있고
    꽃을 피우기 위해 있는 나무도 있고

    길 가에 배롱나무 꽃이 붉은 빛을 내며
    나오고 있어요.

    여름엔 배롱과 자귀나무
    요즘 눈 돌리면 세상이 초록초록해서
    좋습니다.

  • 14. 피오나
    '24.6.8 12:03 AM

    나이들어보니 자연과 나무가 너무나 좋아요.
    우리는 가도 나무는 백년 이백년 그자리서 그대로
    언제나.불변의 진리를 어느날 갑자기 깨닫고
    나무를 보니 경외감이 들어요.

  • 고고
    '24.6.10 8:47 AM

    나무 나이는 정말 모르겠어요.
    잘라 나이테를 본들 제가 알겠습니까?ㅎ
    동네입구에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심어놨는데 여기에 이사온지 7년
    그닥 자라지 않았어요.

    오래 그 자리에 있는 큰 나무는
    세월에 생명에 경외롭다?
    묵묵하게 침묵하는 나무들에게 찬사를

  • 15. 행복나눔미소
    '24.6.8 9:29 PM

    나를 바꾸기 어려워
    집을 바꾸는 - 신박합니다 ㅎㅎ

    평안하십시요!!

  • 고고
    '24.6.10 8:48 AM

    ㅎㅎㅎ

    신박고고로 불러주세요.^^

    미소님
    매월 행사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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