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로 웬수 남편과 결혼 26주년이 되었습니다. 이정도 같이 살았으면 세월과 측은지심이 합해져서 평화가 찾아오고 같이 늙어갈 노후를 준비해야 하건만 아직도 우리는 여전히 극과 극을 달리며 서로 이해할수없는 커플입니다. 그런데 결혼 기념일당일 왠일로 기억을 하고 장미 꽃다발과 함께 카드를 하나 건네네요.
근데 카드의 문구가 촌절 살인 "모험은 계속된다". 뭔 모험인지 모르지만 까칠하고 제말이라면 뭐든 꼬아서 듣는 저 아자씨와 함께하는 모험이라면 전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평소 그리 살가운 사이가 아니라 둘만의 식사는 건너뛰고 아이들과 같이 간단히 베트남 식당에서 식사하는것으로 결혼기념일을 마무리 했습니다. 결혼 기념일날 먹은 음식과 그동안 먹고산 흔적입니다.
이집은 토론토 동쪽 스카보로 지역에 있는곳인데 볶음 국수인 패타이를 잘하는 집입니다.
이것은 다른날 먹은 레바논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해온 랩 샌드위치인데 종이장처럼 얇은 빵으로 둘둘 말아서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구요. 한참 먹다가 찍은 사진이라 좀 지져분한데 음식점에서는 멋지게 세팅해 줍니다. 파티 트레이로 주문했더니 양이 많아서 이틀동안 온가족이 아주 전투적으로 먹어서 겨우 해결했습니다.
이것은 집에서 해먹은 짜장입니다. 오뚜기 짜장 믹스로 하니 만들기 느무 쉬웠어요. 갈은 돼지고기하고 야채들 썰어서 볶다가 치킨육수 부어서 좀 끓여주고 짜장 가루 투하...그다음에 전분물 살짝...약간의 불맛도나고 괜찮더라구요.
이것은 제가 요즘 꽃혀서 자주 해먹는 어남선생표 '게장맛나는 겉절이' 입니다. 김치에 간장이 웬말이냐 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수시로 해먹고 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갖지은밥에 이 겉절이 올려서 먹으면 밥 한공기 순삭입니다.
다음은 굴림 만두입니다. 김치만두를 좋하하는데 만두 빚는것도 귀찮고 만두피의 탄수화물도 부담스러웠는데 이렇게 굴림만두를 만들어주니 제 입맛에 딱이더군요.
대충 서둘러 만들다보니 모양이 예쁘지 않은데 동글동글 잘 빚으면 모양도 예뻐요.
김치만두소 만들어서 (돼지고기 간것, 생강, 마늘, 참기름, 두부, 숙주, 다진파, 김치, 계란 하나, 삶은 다진 당면, 소금, 간장약간, 고추가루 약간) 미트볼처럼 대충 빚어서 녹말 가루에 두번 굴려주고 귀찮아서 찜기에 찌는대신 끓는물에 삶아냈어요.
식혀서 먹으면 피가 아주 얇고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반드시 식혀서 드세요. 삶아서 바로 드시면피의 식감이 풀같아서 영 아닙니다. 남으면 삶아서 식혔다가 냉동했다가 드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