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아침이 밝았습니다 . 네바다의 어느 Rest Area 의 분독킹 스팟을 나섭니다 . Rest Area 에 물과 덤프스테이션이 있었던 덕분에 온식구가 샤워도 했고 오수통도 말끔히 비우고 물탱크의 물은 가득 채워서 떠나니 마음이 아주 흐뭇합니다 . 물탱크의 물은 엄청 아껴쓰면 3 일 보통으로 쓰면 2 일 마구쓰면 하루만에도 없어집니다 .
아직도 사막이네요 .
조금 더 달리니 이제 풍경이 약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
이제 네바다주에서 벗어나나 봅니다 . “ Thanks for visiting” 사인이 있네요 .
라스베가스에 들르지 못하고 네바다를 벗어나는게 못내 아쉽습니다 . 2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바다주하면 떠오르는건 오직 두가지 , 그 버려진 캠핑장에서 만난 ‘ 자연인 ’ 미국 아저씨와 Area51 의 어이없이 볼품없었던 풍경들 뿐입니다 .
길가에 자잘하게 피어있는 분홍색 들꽃들이 멀리서 보면 분홍 카페트 처럼 보이는게 참 예쁘네요 .
나이들면서 생긴 변화가 이렇게 자연에서 작은 위로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 사실 43 일간 좁은 캠핑카에서 자기 주장이 한창 생기기 시작한 10 살 12 살짜리와 청개구리 남편과 여행하면서 즐겁기만 한것은 아니었습니다 .
아이들이 어느날은 마치 귀신에 쒸인듯 별 시덥잖은 이유로 미친듯이 싸우고 남편은 가끔가다 이유없고 논리도 없는 비상식적인 똥고집을 부리면서 ( 예를 들면 물탱크를 채울수 있는곳 바로 앞을 지나가는데 , 물탱크 안채우고 간다고 합니다 , 또 물있는곳이 금방 나올거래요 ) 속을 뒤집어놓고해서 이놈의 가족들 버겁다 버거워 한적이 부지기수 였답니다 . 그럴때마다 길거리나 혹은 하이킹하는 길목에 피어있는 이런 예쁜 들꽃들이 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
이제 키큰 나무들이 보입니다 .
조금 더가니 이런곳이 나오네요 . 대충 안내판을 보니 뭐 화산폭팔로 이루진 산들인가 봅니다 .
흐미 무슨 솔방울이 이렇게 큰가요 ? 아들아이가 신기해 합니다 .
조금 더가니 이렇게 호수가 나오네요 . 이 얼마만의 물다운 물을 보는것인지 … 아이들이 발을 담그면서 아주 좋아 합니다 .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 오늘은 잼발라야 (Jambalaya) 믹스가 있어 소시지와 케일을 과하다 싶게 넣어서 약식 잼발라야를 만들어봅니다 . 모든 스파이스와 쌀까지 패키지안에 들어 있으니 물끓이다가 소시지 투하 , 익으면 가위로 샤샤샥 작게 잘라주고 , 썰고 씻어져 나오는 케일봉투 뜯어서 넣고 다시 끓기 시작하면 쌀과 스파이스넣고 휘휘 저어서 약불로 줄여 한 20 분쯤 뜸 들여주면 됩니다 . 캠핑할때는 시간이 많으니 제대로 된 요리도 많이 하지만 이렇게 로드트립중에는 기본적인 영양가와 스피드만 생각하고 시판 재품을 이용해서 간단히 해먹습니다 .
식사하면서 보이는 풍경이 멋집니다 .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
이제 사막을 벗어나는듯합니다 .
산이 재법 높아지네요. 산을 타고 올라갑니다 .
점점 높이 올라가니 길이 험악해지고 이 한여름에 녹지않은 눈까지 보입니다 . 록키마운틴 국립공원과 비슷한 풍경입니다 .
더올라가니 이렇게 호수가 나오네요 .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과 아이들 … 여기서 수영하고 싶다고 다들 우르르 호수로 내려갑니다 .
물에 손을 넣어보니 얼음장 같이 차갑다네요 . 아이들은 포기하고 캐나다의 강추위에 익숙한 남편만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
딸아이와 남편은 물을 좋아해서 여행중에 물만 보면 수영복이 있건 없건 그냥 뛰어들고 봅니다 . 수영후에 물 뚝뚝흘리면서 나타나서는 귀찮다고 대충 수건으로 물기닦고 운전석에 마른수건 하나 깔고 그대로 운전을 합니다 . 딸아이도 보고 배워서는 여행중에 호수에서 수영하고나서 캠핑카 의자가 젖거나 말거나 그렇게 합니다 . 의자 젖는다 뭐라하면 어차피 시간 지나면 마를건데 뭘 그런걸가지고 신경을 쓰냐는 식입니다 . 아주 눈을 감고 살아야지 일일히 잔소리하려들면 말대답 듣다가 속터져 죽습니다 .
수영후 조금 더가니 요세미티 국립공원 매표소가 나오네요 .
매표소를 지나니 이렇게 쭉 뻗은 잘 생긴 나무들이 있는 길이 나옵니다 .
캐나다 온타리오 북쪽에도 이렇게 쭉쭉 곧게 뻗은 나무들이 많으데 볼때마다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런곳을 조용히 걷다보면 마음이 참 편안해 집니다 .
맑은 시냇물도 이렇게 졸졸 흘가네요 .
숲길을 따라 운전을 합니다 .
이제 Lembert Dome 이라는곳에 왔네요 . 저 거대한 바위는 언제 어찌 생성됐는지 참 크기도 합니다 .
한번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
중간에 움푹 페인곳이 있어 앉아서 휴식을 취합니다 .
경사가 급하고 신발도 등산화가 아니라 미끄러질듯해서 여기까지만 올라가기로 합니다 .
다시 운전을 합니다 .
길옆에 제가 좋아하는 핑크색 들꽃들이 피어있네요 . 하얀색 바위와 꽃들이 마치 조경을 일부러 해놓은듯 너무 잘 어울립니다 . 내려서 꽃들을 들여다보고 싶은데 내려오는 차들때문에 위험할것 같아서 그냥 지나칩니다 .
바위산이 멋집니다 .
잠시 차를 또 멈추고 둘러봅니다 .
바위들이 멋스럽습니다 .
조금 더가니 이런 아름다운 호수가 보입니다 .
남편과 딸아이가 이번에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하려나 봅니다 . 물이 얼음장같이 차가우니 관광인파가 꽤 있어도 수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 풍경이 마치 그림엽서 속으로 우리가족이 들어온듯 비 현실적입니다 .
수영이 끝나고 다시 달립니다 .
사진으로는 잘전해지지 않는데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그냥 그림입니다 .
전 그동안 자연 경관은 캐나다가 미국보다 멋질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콜로라도와 브라이스캐년 그리고 요세미티를 본후 저의 착각이었다는걸 인정을 했습니다 . 캐나다인 남편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
남편이 한때 자기가 죽으면 화장해서 재를 뿌려 달라던 그 유명한 온타리오주의 알곤퀸파크도 여기에 미치지 못합니다 . 비교하는것은 못된 버릇인데 그래도 절로 비교가 되네요 . 그냥 웅장하고 장대하고 그런가하면 이곳저곳에 작은 시냇물과 바닥에 깔릴정도의 아기자기한 꽃들이 바위 틈새에 피어있고 하얀 빛이도는 밝은 회색빛의 바위들은 참 깨끗하고 단아하게 보입니다 .
또 잠시 내려서 하이킹을 합니다 .
엄청 큰 나무들이 즐비하네요 . 천천히 걸으면서 삼림욕을 하고 싶었는데 이놈의 모기들때문에 걸음이 점점 빨라집니다 . 모기와 블랙 플라이 , 홀스플라이 이놈들은 정말 여름 최대의 적입니다 .
하이킹을 끝내고나니 해가 지려고 하네요 . 요세미티를 아직 다 못봤으니 한 30 분거리의 공원 밖에서 분독킹을 하고 아침에 다시 돌아와서 관광을 계속하는걸로 하고 적당한 곳을 물색하며 천천이 운전을 합니다 .
찾았습니다 . 큰길에서 빠져서 걱정스럽게 좁은 비포장 시골길을 좀 가니 이렇게 아늑한 분독킹 스팟이 나왔네요 .
어디 근처에 소를 키우는 농가가 있는지 밤새도록 간간히 소방울 소리가 들려서 그 옛날 한국 시골에서 자랄때의 아련한 기억들이 떠오르는 밤이었습니다 . 밤이 깊어지니 하늘에 수억개의 별들이 떠오릅니다 . 아주 장관입니다 . 남편과 딸아이는 모기들의 공격에도 아랑곳없이 캠핑카 뒤쪽 사다리를 타고 지붕위로 올라가서 담요를 깔고 누워서 별들을 한참 감상합니다 . 딸아이는 2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그때봤던 별들이 너무 아름다웠노라고 종종 이야기 합니다 . 차체가 아주 높은 캠핑카 지붕에 누워서 보는 수억개의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별들은 정말 멋집니다 . 거기에 요세미티라는 특별함까지 더해져서 아이가 더욱 오래 기억을 하는듯 합니다.
다음날 , 아침을 먹고 설겆이를 하려고 하는데 누가 똑똑 캠핑카의 문을 두드립니다 . 다행이 날이 밝아서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
싱크대앞의 작은 창문을 빼꼼이 열고 보니 어떤 미국 아저씨 … 차좀 빼달랍니다 . 알고 봤더니 거기에 커다란 돌들이 한쪽에 쌓여있는데 그걸 트럭에 싣고 가야하는조경하는 아저씨인가봅니다 .
미안하다 사과를 하고 10 분만 시간을 달라해서 미친듯이 캠핑카안의 물건들을 고정시키기 시작합니다 . 이렇게 안하고 운전 시작하면 흔들리는 차때문에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고 쏟아지고 난리가 납니다 . 설겆이는 한쪽 싱크대안에 쓸어담아놓고 아직 남아있는 된장찌게 남비는 다른 한쪽 싱크대안에넣어놓고 쏟아지지 않게 다른 그릇들을 옆에 넣어서 고정시켜주고 식탁의 마시던 커피는 후다닥 컵홀더에 꽃고 열려있던 캐비넷의 문들을 빛의 속도로 닫고 화장실 안 카운터에 있던 비누 , 칫솔등도 후다닥 수습 . 10 분이 채 않되어 자리를 뜹니다 . 분독킹 사상 처음 있는 일이어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
어째튼 다시 요세미티로 향합니다 . 이번에는 산위가 아니라 골짜기로 내려가서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
내려가는길이 험한데 멋지네요 .
가보니 사람이 많습니다 . 역시 유명한곳은 관광인파가 장난이 아닙니다 . 캠핑카도 엄청 많더군요 . 유럽사람들은 북미에 오면 캠핑카를 렌트해서 많이 다니더라구요 .
밑에 내려와서 풍경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네요 .
저멀리 멋진 폭포가 보입니다 .
걷다보니 이렇게 래프팅을 할수있게 고무 보트를 빌려주는곳도 있네요 .
잠시후에 흑곰님이 한마리 나타나서 어슬렁 거립니다 . 이거 도망쳐야 되는 상황인지 판단이 안서는데 다행히 우리쪽으로 않오고 수영을 해서 유유히 사라집니다 .
걸어서 구경을 하다가 너무 넓어서 힘드니 자전거를 빌려서 구경을 합니다 .
초딩때는 15 초대에 백미터를 주파했건만 어느새 중년이 되버린 아줌마는 자전거로도 열살 딸아이의 꽁무니도 제대로 못따라가고 뒤쳐집니다 .
아이들과 남편의 자전거 속도를 따라갈려다 초죽음이 되서 시냇물옆의 바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합니다 .
뒤에 거대한 바위가 보이네요 . 앨 캐피탄이라고 요세미티에 유명한 엄청 크고 높은 바위가있고 산악인들이 등반도 많이하는곳이 있는데 사진으로 보니 이게 그건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
인터넷 찾아보니 El Capitan 사진과 설명이 나오네요 . El Capitan | Climbing El Capitan | El Capitan in Yosemite
어째튼 오늘 하루는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시 어젯밤의 분독킹 스팟으로 돌아갑니다 . 오늘은 가보니 돌들이 다 치워져 있네요 . 아침에 조경 아저씨가 다시 올일은 없어실듯합니다 . 넓은 요세미티를 구경하느라 식구들 모두 지쳐서 오늘은 일찍 곯아 떨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