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새날이 밝았습니다 . 경치가 사는곳과는 다르니 보니 보는 재미가 있어 아침부터 서두르게 됩니다 . 이제 중독 수준입니다 . 창밖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지 않고 정지되있으면 급 지루해집니다 . 지나고 생각해보면 횡단을 다 못한다해도 쉬엄 쉬엄 여행을 했어야 했는데 40 여일의 시간밖에없고 꼭 대륙횡단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너무 무리해서 이동을 한감이 있습니다 .
어째틑 오늘도 길이 참으로 한가하군요 . 전 북미의 광활한 평지에 이렇게 시원하게 쭈욱 뻗어있는 길들이 참 좋더라구요 . 이런길을 거침없이 달리다보면 사이다를 한사발 들이킨듯이 속이 시원해지는듯해서요 .
야트막한 바위산들이 색깔이 조금씩 다른것이 신기하네요 .
좀달리다보니 조그만 시냇물이 나옵니다 . 계속 사막을 운전하다보니 물을본지 오래되서 급히 차를 세웁니다 .
가까히 가보니 맑은 시냇물이 아니라 거의 흑탕물 수준이네요 . 그래도 물이 너무 반가워 손도 씻고 발도 담가봅니다 .
허접한 물놀이를 끝내고 또 달려봅니다 .
조금 더가니 하이킹을 할수있는 장소가 나오고 다른 차들 몇대도 길옆에 주차되 있네요 . 우리도 주차를 하고 냉동실에 있던 하드를 하나씩 물고 안내판을 들여다봅니다 .
이런 더운지방을 여행할때 냉동실공간 넉넉히있는 캠핑카가 유용합니다 . 아이스크림 , 쭈주바 , 하드 , 얼음등등을 상시 구비하고 다니면서 더위를 식힐수 있으니 좋으네요 . 아이스박스에 가지고 다니다보면 얼음이 금방 다녹아서 물이 한강이 되기 십상인데 캠핑카 냉동실은 아주 돌뎅이처럼 모든걸 얼려주니 좋아요 .
날이 더워도 너무 더워서 100 미터도 못간거 같은데 물을 이렇게 입속으로 들이 붇고 싶을만큼 갈증이 납니다 .
간식은 못챙겨가도 꼭 물을 충분히 배낭에 넣고 다녀야겠더라구요 . 전 더무 덥고 길이 오르막길로 변해서 힘들어서 중도 포기하고 아이들과 남편만 정상까지 올라 갔다왔어요 . 너무 더우니 쉽게 지치더라구요 .
하이킹을 끝내고 다시 조금 가니 웬 무인 살구 과수원이 보이네요 . 주인도 없고 집도 없고 저울이 비치되있고 무게당 얼마라고 적혀있고 돈통이 있습니다 . 봉지는 없어서 그냥 대충 아무거나 차에 있던 그릇을 들고 다니며 살구를 따기 시작합니다 .
살구따는 장대에 바스켓을 장착하고 안에 스폰지까지 깔아놨네요 . 신박합니다 .
딸아이가 살구를 여러개따고 기뻐합니다 .
살구 무게를 재고 돈통에 돈을 투척하고 딴 살구를 가지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 살구를 운전석 옆에 놓고 온 식구가 달콤한 살구를 연신 먹으면서 갑니다 .
가다가 또 내려서 잠시 주위 풍경들을 돌아보며 휴식을 취합니다 .
이제 차가 또 산을 타고 올라가는것 같습니다 . 지대가 점점 높아지고 가다보니 꼭대기에 이런 전망대 같은곳이 나오고 신기하게도 갑자기 사막스런 분위기가 없어지고 주위가 초록이 됐네요 . 거기 표지판에 왜그런지 설명이 나왔는데 2 년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않납니다 .
어째튼 전망이 너무 좋습니다 .
이른 저녁을 준비합니다 . 저녁이래봤자 아주 간소합니다 . 저를 빼고는 온식구가 먹는걸 그닥 즐겨하지 않는 편입니다 . 냄비밥을 하고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서 한끼 때웁니다 . 불 린미역에 참기름 , 작게 자른 소고기 , 마늘 , 간장 , 멸치액젓을넣어 달달 볶다가 물넣고 푸욱 끓이면 맛있는 미역국이 됩니다 .
저녁을 먹고 주위를 샅샅히 둘러보니 밤샘 주차 금지라는 표지판이 없습니다 . 오늘은 여기서 분독킹을 하는걸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 전망대다보니 다른차들도 올것 같아서 안전성과 조용함은 좀 떨어질듯 하지만 전망이 너무 좋고 무엇보다 운전자가 피곤하다고 하니 여기서 머무는것이 좋을듯합니다 . 또 밤이 늦으면 그 시간에 이 산중의 전망대를 올사람은 많지 않을것 같구요 .
활동적인 딸아이는 나와서 줄넘기를 하면서 운동을 합니다 .
여기서 머물기를 잘했습니다 . 참으로 멋진 석양이네요 . 사막 평지에서 봤던 석양과는 또다른 느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