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일주일 휴가인 관계로 이렇게 도배를 하고 있네요. 민망한데 그래도 혹시 캠핑카 여행을 꿈꾸시는 분들에게는 필요한 이야기 같아서 계속 씁니다.
전편에 쓴 캠핑카의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캠핑카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 50 고개를 넘기니 인생의 많은것들이 부질없고 시큰둥해졌지만 아직도 캠핑카 여행은 저를 설레게 합니다 .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이런 감정도 나이가 들면서 사그라들거라는걸 알기에 이 설레임이 사라지기전 가능한 아름다운곳들을 많이 돌아보고 머리에 담아놓고 싶습니다 . 제가 생각하는 캠핑카의 장점들입니다 .
첫째 , 잠자리가 펀안하다 .
캠핑하면서 푹신한 일반침대에서 잠을 편하게 잘수있으니 캠핑이 두렵지 않습니다 . 잠을 편하게 잘자니 그 다음날 피로도 덜해서 더많은것을 보고 즐길 에너지가 생깁니다 .
둘째 , 여행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즐길수 있다 .
여행하면서 여행에 맞지 않는 음식들을 자주 해먹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캠핑카안에서 아무도 신경 않쓰고 요리하고 먹고 할수 있는게 여간 좋은게 아닙니다 . 된장찌게 , 김치 찌게 , 삼계탕등 …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다해먹어도 안보입니다 . 그리고 캠핑중에는 호수에서 수영을 자주하게 되서 옷갈아 입을 일이 많은데 누구에겐가 비루한 몸매를 들키게 되지않을까하는 걱정없이 차안에서 갈아 입으면 되니 그것도 좋습니다 .
세째 , 캠핑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 (?) 이 가능하다 .
텐트 캠핑을 하면 어두워지면 텐트안에서 플래시를 켜고 있기도 그렇고 꼼짝없이 쓰러져 자야되는네 캠핑카 안에서는 티비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 밤참도 해먹고 , 게임도하고 즐겁게 놀수 있습니다 .
네째 , 숙박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 널린게 분독킹 스팟이니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곳이 있으면 주차만 하면 바로 그곳이 그날의 호텔 . 경치는 호텔보다 나은경우가 많습니다 . 물론 어디를 가던 안내판은 꼼꼼이 확인하셔서 불법 주차하는일은 없으셔야 합니다 .
다섯째 , 아이들 건사하기가 쉽다 .
아이가 있는 분들은 잘 아시다시피 여행중 아이들 건사가 노동력이 많이 드는데 캠핑카가 조금은 그걸 줄여줄수 있습니다 . 아이들이 어리면 화장실도 일일히 데려가야하고 씻겨야하고 끼니때 상관없이 맛있는것 해서 내놓으라하고 부모의 체력의 한계를 시험당하는데 캠핑카에 물을 비롯 화장실 , 샤워시설이 있고 냉장고도 딸려 있으니 아이들 건사가 훨씬 쉽습니다 .
여섯째 , 사계절 캠핑이 가능하고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 .
텐트 캠핑은 날씨가 많은것을 좌우하는데 캠핑카로 다니면 비가와도 운치있고 좋기만 합니다 . 비가 오면 안에서 부침개 부쳐먹고 놀거나 책을 읽거나 , 게임을 하거나 할게 많습니다 . 넓은 창을 통해서 밖에 날씨를 관망하면서 아주 여유롭습니다 . 오닝 ( 캠핑카에 딸린 차양막 같은것 ) 을 펴면 캠핑카 문앞에 순식간에 지붕이 생긱고 그 밑에 신발도 안젖게 놓을수 있고 의자도 몇개 꺼내 꺼내놓고 앉아 있을수 있고 딸려온 간이 테이블을 놓은다음 요리를 해도 되고 비가와도 여전히 캠핑은 계속됩니다 . 겨울에도 캠핑이 가능합니다 . 물론 물이 얼게되니 물탱크에 물을 못채워서 화장실사용 ( 포터블 변기를 가져가야합니다 ) 과 설걷이가 어렵긴 하지만 좀 불편해도 보일러 틀면 밤새도록 따뜻하게 지낼수 있으니 사계절 캠핑이 가능합니다 . 온타리오주에는 겨울에도 여는 몇몇 캠핑장이 있는데 겨울에 가보면 장관입니다 . 알곤퀸 파크 같은경우 거대한 소나무 숲에 눈이 하햫게 싸여있고 꽝꽝얼은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거나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타다보면 어느 멋진 눈나라의 여왕이 된듯 합니다 .
일곱째 , 모기와 파리를 피할수있다
캠핑을 하다보면 모기와 파리때문에 삶의 질이 확 떨어질때가 많은데 캠핑카가 어느정도는 막아줍니다 . 야외에서의 식사가 보긴 좋아보여도 파리가 음식에 수시로 착륙하고 모기가 다리를 물어뜯고 , 바람 때문에 종이 접시와 컵들 땅에 떨어지고 머리카락 날려서 입에 들어오고 난리인데 캠핑카 안의 식탁에서 우아하게 편하게 식사를 할수 있습니다 . 캠핑카의 창문마다 방충망이 설치되있어서 창을 열어도 모기 , 파리 접근 불가 . 저같이 모기를 몰고 다니는 사람에겐 엄청 중요한 문제 입니다 .
여덟째 , 요리하기가 쉽다
공간이 협소해서 약간은 불편하지만 집에서 할수있는 모든 요리가 가능합니다 . 캠핑카 안에 물론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전자렌지 , 오븐 , 스토브 , 냉장고 , 싱크대등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 심지어 저희는 땡스기빙데이 칠면조까지 캠핑카에서 해먹은적도 있을정도입니다 . 설겆이를 수도물 틀어서 할수있으니 뒷처리도 쉽구요 ( 여기 캐나다에는 캠핑장에 설거지할수있는 시설이 없어 엄청 불편합니다 )
4 인가족이 삼시세끼 사먹으면 꽤 비싸기도 하고 북미 여행시 주로 패스트 푸드를 먹게 되는데 며칠 다니면 저같은 한국 아줌마는 뭔가 맵고 칼칼한 것을 먹고 싶고 평소에는 않이 먹지도 않는 된장찌게 , 떡볶이 , 두부 두루치기 , 김치 찌게 이런것들이 눈앞에 마구 떠다닙니다 . 한국 양념들만 챙겨가면 ( 고추가루 , 마늘 , 간장 , 고추장 , 된장 , 참기름등 ) 어디를 가든 얼추 비슷한 한국의 맛을 편하게 재현해 낼수 있습니다 . 밑에 나무에 걸린 칠면조는 캠핑장에서 땡스기빙요리를 할때인데 남편이 터키 물기 뺀다고 나무에 걸어놨네요. 참 어이가 없고 황당에서 사진을 찍어놨습니다. 저희집은 지난 20여년간 칠민조 요리는 남편 담당인데 몇년 전부터 터키를 통째로 굽지않고 저렇게 물기를 뺀다음 뼈를 다 발라내서 평평하게 한다음 스터핑을 안에넣고 김밥 말듯이 말아줍니다. 실로 잘 묶어준다음 오븐에 넣어서 요리를 하는데 보기에 볼품은 좀 없지만 굽는 시간이 훨씬 단축되고 썰어놓으면 모양도 예쁘고 맛있어요. 식구가 적어 칠면조는 항상 가장 작은 사이즈로 사서 닭처럼 보이는데 칠면조입니다 ㅎㅎ
아홉째 ,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다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남편과 딸아이가 수영을 좋아해서 수시로 물어 뛰어들어서 놀기 때문에 아들아이와 저는 하염없이 기다려할때가 많습니다 . 아무 시설도 없는 일반 자동차 안에서 기다리야 한다면 욕나올 일인데 캠핑카안에서의 기다림은 차라리 즐겁습니다 . 침대에 쓰러져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라면이나 커피도 끓이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도 꺼내먹고 놀면 되니까요 . 아들아이마져 없으면 캠핑카 식탁에 앉아 대형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과 함께 고즈넉하게 앉아 믹스 커피 한잔 마시면 이게 바로 힐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열번째 , 씻기와 화장실 사용이 쉽다 .
캠핑장에서 씻을려면 백미터는 걸어서 공공샤워장에 줄을 서있다가 샤워를 하거나 화장실 세면대에서 다른 사람들 왔다갔다하는 틈새에서 양치하고 세수를 해야하는데 캠핑카안의 화장실에서 간단히 해결할수 있으니 너무 좋습니다 . 오밤중에 어둠을 헤치고 캠핑장 화장실로 걸어가지 않아도 되는것도 좋습니다 .
열한번째 , 캠핑 토이들을 많이 싣고 다닐수 있다 .
캠핑갈때 저희는 지붕에 카누하나 캠핑카 안에 카약하나 , 뒤에 자전거 세걔 , 트렁크에 자전거 또하나 이렇게 기본으로 싣고 갑니다 . 제가 사는 온타리오주에는 호수가 셀수없이 많은데 아무호수나 캠핑카 파킹 해놓고 카누랑 카약을 이용해서 뱃놀이를 즐깁니다 . 노를 저으면 미끄러지듯 가는 보트안에 앉아그림같은 경치를 바라보다보면 사추기 남편 , 사춘기 아이들 , 영어로 밥벌이 하면서 오는 일상의 고단함등이 아주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
캠핑장에 도착해서는 자전거를 타고 캠핑장을 둘러보기도 하고 트레일을 따라서 자전거타고 하염없이 달리기도 하고 아님 캠핑장 오피스에가서 장작을 사오기도 하고 합니다 . 캠핑장에도 거의 호수가 있으니 샌드위치를 싸가지고 가져온 배들에 두팀으로 나누어서 타고 호수에서 경치를 보면서 소풍을 나가기도 하구요 . 이렇게 배들과 자전거등 캠핑용 토이 (?) 들은 캠핑의 즐가움을 배가 시켜 줍니다 . 물론 밥솥이나 에어 프라이어등 부엌용 가전도 가져갈 공간이 충분히 됩니다 .
열두번째, 캠핑 셋업이 쉽다
텐트 캠핑은 캠핑장에 도착하면 우선 텐트를 치고 침구들여 놓고 요리도구 꺼내서 셋업하고 일련의 귀찮은 절차들이 있는 반면 캠핑카는 도착하면 전기선만 플러그에 꽂아 주면 됩니다. 전에는 남편이 텐트치고 무거운거 나르고 해서 미안했는데 파킹만하고 전기선만 꽂아주면 캠핑준비 끝이니 노동없이 그냥 다 같이이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열세번째, 이동식 별장으로 쓸수 있다
캠핑카는 캠핑할때만 쓰는게 아니라 아무때나 즐겁게 사용하시면 뽕 뽑을수 있습니다. 저희는 부부가 둘다 아직 직장생활중이라 캠핑이나 여행을 자주 갈수 없습니다. 이런경우 많은 분들이 캠핑카를 그냥 방치해놓는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주말에도 근처에 수시로 캠핑카끌고 야외로 나가서 경치좋은곳에 파킹하고 소풍을 즐깁니다. 이동식 별장입니다. 하이킹하고 돌와와서 커피도 마시고 식사 시간이면 식사도 준비해서 먹고 너무 좋습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식당들이 테이크아웃만 가능한데 캠핑카 끌고 가서 주차하고 음식 픽업해서 따끈할때 먹어도 되구요 쓰자고 들면 캠핑카를 수시로 잘 쓸수 있습니다.
열네번째, 나만의 아지트로 쓸수 있다
저희는 다행이 캠핑카가 집앞 드라이브웨이에 타이트하게나마 들어가서 주차를 해놓아서 가끔 저의 아지트로도 사용합니다. 다음날 출근 부담이 없는 금요일 저녁같은때 랩탑, 전화, 책등을 챙겨 캠핑카에서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차고에있는 플러그를 사용해서 전기를 연결하니 완벽한 원룸이 됩니다. 언제나 원하면 떠날수 있게 차에 일체의 살림살이 부폐되지 않는 식료품, 음료수, 수건, 치약, 칫솔등이 갖추어 있으니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