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평안하신가요?
거듭 안부를 묻는 요즘, 모든 상황이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주어진 상황에 맞춰 어떻게든 살아가야겠지요.
저는 평생 해왔던 일을 멈춘 지 일 년 반이 지났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훌쩍 떠나 장기간 여행해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마일리지 항공권이 생긴 기념으로 작년 초 홀로 한 달간의 여행을 떠나보기도 했고,
긴장이 풀렸는지 잘 견뎌주던 건강이 나빠져 입원을 하네 마네
몇 달간 요양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요즘 전염병 창궐과 갱년기로 몸과 마음이 우울해지기 딱 좋은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묵묵히 살아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맡겨진 일상을 소중히, 그리고 감사히 보내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집밥으로 식구들 챙겨가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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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돼지고기 등심을 구입해서
찹쌀이 안들어 갔음에도
찹쌀 탕수육이라고도 불리우는 꿔바로우를 하고,
닭다리 살 해동한 날엔
유린기,
감자가 제철이니
감자 고로케를 필두로하여
옥수수알 넣어 감자채전도 하고,
세가지 버전으로
각기 다른 감자전을 해서 누가누가 맛있나?
의미없는 순위경쟁도 붙여봅니다.
그러고도 남은 감자로는 이색 감자요리,
이모모찌 (일본식 감자떡)를 했구요.
올해 사회생활 3년차인 연어공주 딸아이를 위한 연어요리 대잔치,
꽃을 닮은 연어샐러드와
아보카도 연어덮밥을...
집콕요리 홈브런치로
우리집 시그니처 참치샐러드로 만든
참치 샐러드 샌드위치와
블루베리 베이글 샌드위치,
아삭이 고추를 통으로 넣은
무늬만 땡초김밥,
그냥먹어도 맛있는 초당옥수수로 만든
초당 옥수수 버터구이와
초당 콘치즈
눈치 채셨겠지만 여기저기 올려져있는 초록잎은
올해 처음 키워보는 바질잎입니다.
천원짜리 씨앗으로 급 바질부자가 되었어요.
덕분에 바질 페스토 파스타도 만들고
심지어 이색 떡볶이,
바질 페스토 떡볶이도 해 먹었습니다.
잣과 마늘, 올리브유를 넣은
바질페스토가 어찌나 황홀한 맛이었던지
그 맛을 잊지못해 요즘도 매일 바질들을 감시..아니, 가꾸고 있지요.
다이어트한다고 사왔던 곤약면으로
친정엄마가 재배해 짜주신 들기름 간장국수도 해 먹고 말이죠.
이렇게 열심히 요리하다 지친 날엔,
종종 남편이 달걀말이등을 만들어 상도 차려줍니다.
이 와중에 모처럼 담근 오이소박이가 어찌나 맛있게 잘 익었는지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이 나이먹고 처음 경험해 보는 게 많은 요즘,
갱년기를 사춘기 쯤으로 여겨 그냥 버티다보면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왠걸요?
열감과 통증으로 잠을 푹 자본게 언젠가 싶어요.
그럼에도 흐르는 시간에 따라 이 모든걸 친구로 여겨 같이 지내볼랍니다.
아이 어릴때 처음 방문해 그야말로 오랜 친구가 된 이곳 82처럼 말이죠.^^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며 사랑을 전해요~
(혹 레시피가 궁금하시면...
https://blog.naver.com/wwwno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