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그동안 옥체만강하셨는지요~
코로나 시국에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보니 2020년의 절반이 지나갔네요.
아버지께서 요양원에서 친정으로 돌아오신 이후로
저희 가족은 돌아가면서 자신이 맡은 시간에 아버지 도우미를 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아버지는 두 번정도 응급실에 갈 상황이 생겼었고,
기운도 차리셨다가 없으셨다가 하고 계셔요...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아버지를 볼 수 있고, 손 잡을 수 있어서 좋네요.
별건 없지만 소소하게 바빴던 솔이네 7월이야기 전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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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싱싱한 양파를 싸게 파는 곳이 많더라구요.
농협에서 15키로짜리 양파를 한 자루 하서 양파장아찌를 만들었어요. (열댓병 넘어요...)
오이도 세일을 할 때는 한 접 사다가 엄마랑 오이지도 담고 오이피클도 만들었습니다.
주말마다 우리 둘째를 학원에 데려다주는 고마운 15층 승준이네도 양파랑 피클 한병씩 주고,
피자 한입 먹을 때마다 피클 하나씩 먹는다는 큰애 친구한테도 한병 주고요.ㅎㅎㅎ
이 시국에 저는 운영하는 학원을 이사했어요.ㅜㅜ
시국이 시국인지라 오픈식을 크게 하지는 않고
친한 친구들이랑 이웃들만 축하하러 와주었답니다.
학원에 와준 친구들을 위해 집에서 준비한 간식거리에요.
햇감자는 구워서 버터에 노릇하게 구워서 소금이랑 후추, 설탕을 뿌리고
볶은 소고기를 넣어 유부초밥을 싸고, 어묵을 맵게 양념해서 마약김밥도 쌌더니
맛있다고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고등학생은 2주마다 학교에 가요.
나머지날에는 온라인 수업을 하죠.
즉, 집에서 밥을 많이 먹는다는 겁니다.
친정에도 좀 가져다 드리려면 이렇게 푸짐하게 해야해요.
그런데 저녁이 되면 바닥을 보입니다. ㅎㅎㅎ
감자랑 양파, 느타리 버섯이랑 돼지고기 안심을 듬뿍 넣었어요.
그렇게 많은 카레를 다 먹었다 이거지...
아주 질리게 많이 먹으라고 감자탕을 한솥 끓입니다.
얼갈이 배추도 두 단 넣구요. 등뼈도 많~이 넣었어요.
냉장고 파먹기를 해야겠다...생각한 날에
감자랑 햄, 양파를 채썰어서 감자채볶음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너무 맛있어서 다시 감자를 사왔어요...이게 냉장고 파먹긴가요,뭔가요.
학원에서 돌아온 둘째에게 감자채볶음이랑 두부전으로 밥상을 차려주고
저도 도시락반찬으로 싸와서 맛있게 먹었어요.
햄고추장찌개를 끓여서 친정에도 한냄비 가져다 드리고
늦잠 자고 일어난 큰 녀석한테도 끓여서 밥을 차려줍니다.
11층 어르신께서 상추랑 부추같은 것들을 많이 가져다 주세요.
그럼 그 재료를 소중히 가져다가 전도 부쳐먹고 쌈도 싸먹어요.
찬밥이 남았을 때는 김치랑 소세지를 넉넉히 넣고 볶아서
식탁 위에 놓아두고 출근을 합니다.
김치볶음밥 좋아하시는 친정부모님께도 가져다 드려요.
큰아들이 동네 편의점에서 주말에만 밤샘알바를 하는데
밥을 안 먹고 출근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가끔 도시락을 싸가지고 주고 와요.ㅎㅎ
나물반찬이 남았을 때는 어르신께서 주신 상추를 넣어서 비빔밥도 해먹구요.
콩나물 무침 좋아하는 울엄마랑
계란말이 잘 드시는 울아빠반찬도 자주 해다드려요.
7월 9일이 저희 둘째아이 생일이었어요.
둘째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생일잔치 사진을 올렸었는데
벌써 열일곱살 고등학생이 되었네요.
82쿡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기분이 듭니다.
따뜻하게 지켜봐주시는 82쿡 식구님들의 사랑과 애정으로
우리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고 이쁘게 자라나보다...생각합니다.
생일마다 재활용하는 생일축하 가란드를 벽에 붙여놓고
기념으로 가족사진도 한장 찍었네요.
퇴근하고 돌아와서 부랴부랴 생일상 준비하느라 제 몰골이 엉망입니다ㅠㅠ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힘들고 어렵고 마음 아픈 일이 많았던 7월이네요.
그래도 희망을 놓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아요, 우리.
사랑합니다. 82c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