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가입해서 한창 열심히 다른 분들의 글을 읽었는데 어쩌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로그인은 못한 채
여전히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지냈네요.
얼마전 비밀번호 찾기를 해보려고 주인장께 이메일을 보냈는데 하필이면 등록된 이메일이 지금은 없어진 프리챌 거라
몇 번의 복잡한 이메일 주고받기로 겨우 새 비밀번호를 얻게 됐습니다.
해서 요지는....제가 19년 만에 로그인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할렐루야!!!!
항상 고향같고 엄마보다 먼저 레시피를 물어보게 되는 82쿡 게시판에 언젠가 꼭 글을 쓰고 싶었고 그것도 다른 게시판이 아닌 키톡에 쓰고 싶었어요.
근사한 플레이팅이나 멋진 산해진미는 아니지만 저는 제가 한 요리가 제일 맛있어요. ^^
그래서 밥맛이 없을 때가 없답니다...ㅠㅠ
앞으로도 간간이 해먹는 음식 사진 들고 올게요.
오늘은 사진 올리기가 제대로 되나...시험삼아 그간 만들어 먹은 빵 사진 올릴게요.
얼마 전부터 이곳에 분 빵 만들기 열풍에 자극받아 저도 열심히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바게트는 정말 난이도 별 하나에 맛은 별 다섯이라 자주 해먹고 있는데요, 오늘 아침에도 감탄하며 먹었네요.
전날 밤 반죽해서 냉장고에 넣어둔 거 꺼내서 대충대충 모양 만들어 주고요, 이 상태에서 오븐 예열하는 15분 동안 휴지시켜요.
220도에서 40분 정도 구워주면 노릇노릇한 빵이 완성됩니다.
오늘은 중간에 타이머가 꺼져서 조금 더 돌렸더니 오버베이크 된 것 같네요.
그래도 크러스트 최고, 맛 최고예요.
저는 주로 가염버터(무가염은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버터에 소금맛이 없다니!!! 그거 범죄 아닙니까?) 듬뿍 올려서 먹고 초딩이는 고다치즈와 하몽을 올려 먹어요.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이 다 저모양이네요. 이쁘게 좀 놓고 찍을걸...
김이 폴폴 나는 따끈한 바게트 앞에서는 이성을 잃게 돼요....
바게트만 해 먹은 건 아니예요.
식빵도 만들어 먹었고요,
치아바타도 해 먹었어요.
촉촉한 카스테라는 초딩이의 최애 빵입니다.
마지막으로...
전에 82쿡에서 본 글 중에 어떤 분의 이런 말씀이 있었어요.
오븐을 아궁이로 생각하라고.
오븐에 기름 튀고 소스 묻고 더러워지는 것을 너무 겁내다 보면 아무 것도 못해먹는다고.
막 컨벡션 오븐을 장만했을 때였는데 이 말씀이 큰 도움이 됐어요.
오븐을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서는 깔끔함에 대한 기준을 좀 낮춰야 되더라고요.
저희 집 물건이 다 저렇게 더러운 건 아닙니다. ^^ 오븐도 자주 닦아줘요.
하지만 하루가 머다하고 닭꼬치 구워먹고 빵 굽고 고구마 굽고 하다보니 오븐이 저 모양이지만
깔끔함에 대한 기준만 조금 낮추면 온 가족이 행복해집니다.
말 나온 김에 오늘 오븐 청소해야겠네요.
용기 있게 첫 글은 썼는데 끝은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처음 인사하기까지 19년이 걸렸지만 다음 글은 더 빨리 올리겠습니다.
장마 뒤 폭염에 다들 무탈히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