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게을러서 글을 자주 안 올리는 스타일인데, 인터벌이 너무 짧은데... 싶으면서도
테마가 칙힌인지라!!!!!!
어제 집회마치고 쫄쫄 굶은 배를 안고 집에 와서 급히 만든 양념 치킨봉을 소개합니다.
지금은 제 뱃속에 무사히 안착하였습니다. 방류될 의지없고 배와 팔뚝 엉덩이 등지에 영구 도킹하겠다네요 ㅎㅎㅎ
귀여운 녀석들.

전 비린내 제거 이딴 거 모릅니다. 닭에 비린내가 어딨어요. 닭향기 못느껴보셨나요?
저~어기 청운동 어드메 사는 닭한테는 썩은 내가 진동할지 몰라도 말이죵~

저는 튀김옷 두꺼운 거 딱 질색이기 때문에 가볍게 가루로 반죽합니다.
닭 자체의 수분과 어우러지면 이 정도가 딱! 제 입에는 그만이에요.
제가 먹을 거니까 다른 사람의 입맛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ㅎㅎㅎ 무한 치킨 이기주의...

그리고 기름에 바글바글 튀깁니다. 아 저 아름다운 자태... 저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요.

봉이 튀겨지는 동안 소스를 만듭니다. 빨간 양념은 고추장이랑 케찹, 올리고당 섞어서 대충 휘휘 저어서 만들구요,
혹시나 몸에 좋을까 싶어 호박씨를 열심히 다져서 (실은 약밥 해먹고 남은 게 너무 많아서 ㅠㅠ) 참깨 흑임자 섞어서

휘휘 마구마구 저어서 준비합니다. 전 계량을 잘 안해요.
그냥 빨간 양념은 고추장 1 케찹 4 올리고당 2 정도의 비율로 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땐 요리를 꽤 잘했는데, 그래서 실제로 치킨집을 개업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요즘엔 치킨을 포함한 요식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어서
점점 요리고자가 되어갑니다. 대충대충 휘휘~~~~ ㅋㅋㅋㅋㅋ

드디어 닭이 다 튀겨졌어요.

얘네를 아까 만들어 둔 양념장에 버무립니다. 이번에도 휘휘~~~~ 정성이나 조심성이라곤 눈꼽만치 없어요 ㅎㅎㅎㅎ
하지만 치킨인생 30년의 노하우 무시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만들어도 저렇게 만들어도 치킨은 진리에요. 푸헐헐~~~

버무린 닭봉을 접시에다 저렇게 가증스런 자태로 담고 (평소엔 휘뚜루 마뚜루 막 퍼부음)
곁들이는 오이 당근 스틱입니다. 채소를 먹어주면 지방이 막 살살살 다 녹아서 빠지잖아요?
아닌가;;;;;;
뭐 어쨌든 닭봉 한개를 드라마를 보고 계실지 주사를 맞고 계실지 뭔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즐기고 계실 그녀에게!
바칠 리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죠~~ 제가 뜯어 질겅질겅 씹어요~~ 아 닭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오늘 먹는 닭은 특히 더 맛있네~~~ ㅋㅋㅋ
닭을 하나 먹고 블루치즈 소스에 채소스틱을 하나 찍어서 먹어요.
블루치즈 소스는 제맘대로 만들었는데요, 마요네즈에다 약간의 블루치즈와 식초를 넣고 막 개면서 섞어주면 끝이에요.
꼬릿꼬릿한 냄새와 함께 새콤한 향이 의외로 맛있습니다.
낼 모레 70 울 시엄마가 맛있다면서 잘 드시더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이게 탄핵소추안 가결되고 처음먹은 치킨은 아니에요. 처음 요리한 치킨이지요. 그날 퇴근 후 남편과 함께 광년이님 이자까야를 찾았습니다.

다음에 또 방문하면 꼭 치킨 가라아게와 하이볼을 먹어야지 했는데 마침 세트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1차로 그거.

같은 가게에서 1, 2, 3차를 해결하는 끈기! 2차로는 소고기 철판후라이와 맥주 캬아~

3차로는 간사이식 오뎅나베와 잔사케.
사실은 지난 번에 광년이님 휴무일에 갔다가 못봤는데 이번에도 안보이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자게에다가 "전지현보다 보기 어려운 광년이님~~" 어쩌구 저쩌구 하는, 특정닉을 언급한 위험한 글을 개념없이 썼네요~?
근데 입장한지 30분만에 안경을 쓰신 귀염귀염한 분이 저희 테이블로.... 그래서 제가 앗~~ 광년이님? 이라고 했나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는데 또 광년이님이 "82쿡?"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네~" 그랬죠 ㅋㅋㅋ
그런데 나중에 돌아와서 마치 간첩접선하듯 "치킨덕후님이시죠? 제가 사진 폭파하시기 전에 봤거든요" 하시더라구요
아이 부끄러 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글은 빛의 속도로 제목 수정~~ ㅋㅋㅋㅋ

먹고 나가려는데 광년이님이 "제가 드릴 건 없고 제 간식인데 드세요" 하면서 노랑 방울토마토를 가져다주시더라구요.
이 돼지부부가 메뉴 3개를 게눈 감추듯 먹는 걸 보고 뭔가 모자라구나... 싶으셨는지...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어요. 하지만 광년이님 담부턴 간식 안주셔도 돼요. 넘 미안하잖아요 제가.. ^^
암튼 토마토는 입에서 살살 녹더라구요 잘 먹었어요 ^^
그럼 제 이벤트 참여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심다.
청와대 닭의 즉각퇴진을 기원하며!!! 덤덤한 대응 따위 하지 말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