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아니게 키톡게시판 도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단은 별로 없고 명절 준비하는 풍경만 가득해서 어찌할까 하다가 그래도 칼을 뽑았으면 마무리를 해야할 것 같아 글 써 봅니다.
D-1 1월 28일 미쳐가는 날
대망의 동그랑땡 베이스 전들과 빈대떡 부치는 날이예요. 마음은 급하고 짜증이 치밀어 오르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침을 먹어줍니다
또띠야와 코스트코 한우불고기에 냉동 그린빈, 샐러드에 코스트코 로티세리 치킨 끝까지 남은 닭가슴살 올려서 먹어줍니다. 정신 없어 죽겠고 입맛도 없지만 이대로 굶고 전 부치면 200프로 폭식할껄 20년 이상의 빅데이터로 알고 있기에 먹어줍니다. 후딱 먹고 명절준비를 다시 합니다.
생선전, 육전, 고추전, 깻잎전, 동그랑땡입니다. 해마다 인터넷이나 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에 변화를 시도해 보는데 올해는 꼬지전 라이스페이퍼로 싸기, 그리고 육전에 깻잎얹기였어요. 꼬지전은 저같은 똥손은 정말 비추이고 육전에 깻잎은 정말 추천합니다. 육전고기 사면서 정육점 사장님께서 주신 팁인데 반죽고기 팬에 놓고 위에 깻잎만 척 얹어서 뒤집어 구우면 되니 간단하고 보기도 좋고 맛도 개운하고 식어도 맛있어서 강추입니다. 다음 명절 때도 이렇게 하려구요. 여기까지 부치니 오전타임이 다 지나가더라구요. 그래도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아서 고추전 두개 맛봤어요.
제가 다른걸 많이 안먹은 이유는 이 빈대떡을 먹기 위한 빌드업이었어요. 지난번 만들어서 숙성된 소와 불려서 곱게 갈은 녹두를 따로 놓고 한국자씩 떠서 별도의 그릇에 섞어줍니다. 농도는 너무 되면 부치기가 쉽지만 맛이 덜하고 묽으면 맛있지만 부치기 어려우니 그 중간점을 잘 타협해서 부치면 됩니다. 소와 녹두를 한꺼번에 다 섞으면 녹두가 삭아서 묽어지므로 따로따로 두고 수시로 다른 그릇에 섞어 부쳐주는게 좋아요. 저는 한개를 시범적으로 부쳐봐서 간 맞는지 보고 소금을 가감해요. 올해는 김치가 맛있어서 아주 개운하고 맛있게 되었어요. 빈대떡을 너무 좋아해서 기름에 과하게 바삭하게 구워 맛있게 두개나 먹었답니다.
제가 이렇게 가짓수를 많게 전을 준비하는 이유는 시댁식구를 맞이하는 이유도 있지만 딸만 있는 친정부모님 가져다 드리려고 만드는 것도 있어요. 연로하셔서 더이상 명절음식 준비가 힘드셔서 저는 항상 명절 전날에 전을 부쳐서 따뜻하게 가져다 드리고 맛있게 드시게 하는게 저의 작은 효도의 표현입니다. 여태까지 많이 속을 썩여서요 ㅎㅎㅎ
바리바리 싸들고 친정에 가져다 드린 후 다음날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아참! 저녁은 차릴 힘이 없어서 포케 시켜서 먹었어요.
드디어 d day
설날입니다. 저희는 차례를 안지내서 그냥 식사만 하고 세배드리고 헤어지는데 이번은 출장뷔페를 미리 예약해서 조금은 손을 덜었어요.
출장뷔페가 아침 10시에 오기로 했는데 배고프고 혈당스파이크를 막기 위해 시판 단백질 음료를 반만 마셔줍니다.
명절 상차림과 제가 먹은 양이예요. 명절이니 골고루 맛있게 딱 두접시 먹었답니다. 떡국에 만두는 한개만 넣었어요. 저는 명절 지나고 0.5키로 정도가 쪘는데 설사 과식을 해서 더 쪘더라도 절식은 안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 묵묵히 평소식단과 운동 루틴대로 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오더라구요. 다이어트가 목표몸무게 빼고 이제 끝! 예전 식습관으로 돌아가거나 굶다시피 사는게 아니고 새로운 건강한 식습관을 평생 유지하는거라 생각하고 계속하려구요.
지루한 명절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