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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발렌타인스 데이 다음 날

| 조회수 : 3,923 | 추천수 : 1
작성일 : 2025-02-17 01:22:19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새 해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두 번째 달이 막 지나가고 있어요.

이제 크리스마스까지 얼마 안남은 듯 ㅋㅋㅋ

 

얼마 전에 명왕성에는 눈이 많이 내렸어요.

길이 미끄러워 위험하다며 아이들 학교는 휴교를 했구요, 어른들 학교도 하루 출근하고난 뒤 얼음비가 내려서 더욱 위험하다며 다 휴교령을 내려서 뜻밖의 2차 겨울 방학을 보냈어요.

 

 

집 밖에만 안나가면 춥지도 않고 눈 내린 마을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얼음비의 위력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뚜껑이 안열리지 뭐에요...

프리징 레인 Freezing Rain 이라고 부르는 얼음비가 내리면서 곳곳에 고드름을 만들었어요.

쓰레기는 다음에 버리기로 하고 차고 안 구석에 넣어두었어요.


 

눈은 깨끗하게 쓸어서 치웠지만 그 위에 내린 얼음비가 아이스 스케이트장처럼 미끄러운 길을 만들었어요.

이런 날은 보행자도 운전자도 조심조심 해야 하죠.


 

 

 

 

 

제 차는 미끄러운 눈길 사고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운이 나빠서 뒤따라 오던 차가 제 차 엉덩이를 쥐어 박아서 생긴 사고였죠.

그런데 문제는, 이 차를 고쳐야 하는데 눈길에 사고난 차가 워낙 많아서 차를 고치기 위한 견적을 받는데만 3주일을 기다렸고, 수리는 그로부터 또 한 달을 더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 때 까지 덜렁거리는 범퍼를 달고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트렁크 대신에 뒷좌석에 장본 것을 싣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 너무 불편하니 렌트카를 빌려 쓰게 해달라고 했지만 상대측 보험사에서 단호히 거절!

차를 운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에 차를 수리하는 기간 동안에만 렌트카 비용을 지불해 준다더군요.

아이들이 다 커서 유모차를 싣고 내릴 일이 없고, 우리 아이들이 연주하는 악기가 뒷좌석에 들고 탈 수 있을 만큼 작고, 연습하는 운동 장비가 하키 스틱이나 골프 클럽처럼 크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에는 계란 도둑이 극성이래요.

조류 독감으로 닭을 살처분해서 계란이 품귀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다행히 우리집 냉장고에는 아직 계란도 많이 있고...


 

바쁠 때 후다닥 해먹일 수 있는 즉석식품도 사다 놓았고...


 

아이들이 직접 해먹을 수 있는 컵맥앤치즈도 사다 놓았어요.


 

코난군은 많고 많은 쿠키 중에서 저 설탕 쿠키를 가장 좋아해요.

단 맛 말고는 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는 저렴한 맛...




몇 개 먹는다고 생명과 건강에 큰 타격은 없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사줍니다.

요즘 코난군이 학교 성적 관리로 스트레스가 많거든요.

 

미국 고등학생 아이들은 어드밴스드 플레이스먼트 Advanced Placement, 줄여서 AP 라는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데, 대학교 수준의 내용을 배우고, 대학에 가면 교양과목 수강을 면제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생물학 과목을 고등학생 수준이 아니라 대학 수준의 에이피 생물 수업을 듣고 학년 말에 검증 시험을 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대학에 가서 교양 생물학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해 줍니다. 모든 대학이 그러지는 않고 주립대학교에서 학점 인정을 잘 해주는 편입니다.

 

에이피 수업을 미리 많이 들어두면 대학에 가서 졸업을 한 학기 빨리 할 수도 있고, 남는 시간에 다른 좋아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더 결정적인 것은, 대학 입시 심사를 할 때 이런 어려운 과목 (리고러스, rigorous)을 많이 듣고 거기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는 점입니다.

쉬운 수준의 생물에서 에이를 받는 것보다, 에이피 생물에서 비를 받는 것이 오히려 더 대입 심사에는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거죠. 에이피 수업을 하나라도 더 많이 들어야 대입에 유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학교 성적을 잘 유지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모든 과목을 에이피 수준으로 듣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당연히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하죠.

 

그래서 요즘 코난군은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줄이고 밤에도 주말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시에 비하면 껌같은 공부 양이지만, 제딴에는 힘든가봐요 ㅎㅎㅎ

그래서 설탕 쿠키 사주며 어르고 달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려고 사진을 골라서 편집해두고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는데...

얼음비가 큰 나무를 뿌리째 뽑혀 쓰러지게 만들고, 쓰러지는 큰 나무가 전선을 끊어버려서 버지니아 주에서만 10만 가구가 넘게 정전이 되었어요. 저희집도 당첨!

지난 사흘 동안 춥고 어두운 생활을 하다가 이제 겨우 전기가 돌아왔습니다.

난방도 조리도 모두 전기로 하는 방식이라 정전의 타격감은 참 컸어요.

목욕탕 찜질방이 없는 명왕성이라 학교 체육관에 가서 샤워를 하고요... ㅠ.ㅠ

다른 무엇 보다도 와이파이가 안되어서 정말 답답했어요.

간당간당 하는 폰 배터리로 급한 이메일만 확인하고, 82쿡 글쓰기나 인터넷 뉴스 보기는 포기해야만 했죠.

 

이제 다시 전기가 들어오니 참 좋네요 :-)

발렌타인스 데이 다음날이 제 생일인데 생일 선물 받은 것 같아요 

ㅎㅎㅎ

ㅠ.ㅠ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oshidsh
    '25.2.17 1:53 AM

    생일 축하드립니다.
    사진만 봐도 막 춥네요. 자동차도 그렇고 정전에 눈길에 많이 불편하신 상황일 텐데도 특유의 긍정 정신을 발휘해서 씩씩하게 살아 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에디슨 박사님 덕분에 우리가 누리는 이 전기 생활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져요. 코난 군도 이 겨울 동안 힘내서 꼭 원하는 학교 갔으면 좋겠네요.

  • 소년공원
    '25.2.17 2:04 AM

    인류가 자연도 극복하고 우주에도 나가는 세상이지만, 우리 개개인은 정전 하나에 한없이 무력해지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죠...
    저는 힘든 일이 있을 때 그보다 더 힘든 경우를 상상하며 정신 승리를 하는 습관이 있어요.
    정전이어서 춥고 컴컴하지만, 기저귀 갈고 엉덩이 씻겨주어야 하는 아이들이 없으니 다행이다, 이유식 해먹이지 않아도 컵라면으로 끼니를 채울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지금 상태가 못견디게 힘들지는 않더라구요.
    게다가 정전을 피해간 사람들 중에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서로 자기 집에 와서 샤워를 하라고 권하거나 따뜻한 음식을 해서 가져다 주시기도 했어요. 덕분에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어요.

  • 2. Flurina
    '25.2.17 3:41 AM

    생각만 해도 갑갑해요ㅜㅜ 명왕성 맞네요, 맞아

    AP제도에 대해 궁금했는데 잘 알게 되었네요.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건 모든 고등학교에 AP과정이 개설되어 있나요? 대학 수준의 수업을 할 수 있는 고교 교사가 확보가 되어있는지 궁금해요.

    저 벨비타 맥앤치즈 맛있겠어요. 요즘 한국에선 벨비타를 볼 수 없어 섭섭해요. 머랭쿠키도 내가 좋아하는 건데ㅎㅎ

    보영님 게시물 볼 때마다 세월을 느껴요, 산후조리 식단이 떠올라서~^^

  • 소년공원
    '25.2.17 10:55 AM

    산후조리식 먹고 키운 아이들이 이제 벌써 중고등학생 사춘기 아이들이 되었죠 :-)
    아이들이 많이 자란 덕분에 정전 사태도 그럭저럭 견뎌낼 수 있었어요.
    부루스타에 물을 끓여서 빌비타컵맥에 부어서 혼자 끼니를 챙길 줄도 알고요...

    에이피 수업에 관한 참 좋은 질문을 하셨어요!
    저도 그게 궁금했었거든요.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교사진이 거의 모두 에이피 수업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서 대부분의 과목을 개설하고 있어요. 외곽으로 벗어나면 학교 규모가 작고 교사진이 부족해서 에이피를 개설할 수 없는 곳이 있는데, 그런 학교에서는 에이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생 수도 적기 때문에, 자기 학교에서 수업을 못듣고 인근 커뮤니티 컬리지나 가브너스 스쿨 이라고 하는 곳으로 가서 수업을 들어요. 다행히도 교육청에서 교통편은 무료 제공 하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 버스를 두 번이나 타고 두 군데 학교로 등교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커요.

  • 3. andyqueen
    '25.2.17 1:27 PM

    역시 미쿡은 눈이내리는 스캐일도 대형(?)이군요 ㅎㅎㅎ 많이 불편하시다고해도 역시 눈내린 풍경은 너무나 멋집니다. 항상 눈길에 안전 조심하시길요.... AP ...오랫만에 저희아이들 고교때 역사가 기억납니다. ㅎㅎㅎ 다~지난간 경험자의 여유라고할까요?

  • 4. 주니엄마
    '25.2.17 3:57 PM

    눈때문에 미쿡에서도 난리였군요
    한쿡에서도 올해는 눈도 자주내리고 춥고 하여튼 힘든겨울!!
    3일간 단전이라니 ....... 그래도 잘 버텨내셨네요

    아이들은 그냥 해맑게 웃고 그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는데
    언젠가는 본인의 삶을 위해 공부도 해야되고 또 책임져야 될 일들도 많아지니
    그것이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 이겠지요

    코난군 무한 응원합니다.

  • 5. Juliana7
    '25.2.17 5:57 PM

    우박이 왔나보네요. 겨울이 고생이시겠어요
    그래도 따스한 사진과 글 올려주시고 너무 감사해요.
    올 한해도 행복하게 지내시고 온 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 6. 시간여행
    '25.2.17 11:56 PM

    소년공원님 생일 축하드려요~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셨는데 그래도 항상 긍정적인 모습이 멋집니다~가족들과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 7. 상쾌한아침
    '25.2.19 12:12 AM

    소년공원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한결 같이 부지런하고, 마음이 따뜻한 분~
    게시물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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