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새 해가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두 번째 달이 막 지나가고 있어요.
이제 크리스마스까지 얼마 안남은 듯 ㅋㅋㅋ
얼마 전에 명왕성에는 눈이 많이 내렸어요.
길이 미끄러워 위험하다며 아이들 학교는 휴교를 했구요, 어른들 학교도 하루 출근하고난 뒤 얼음비가 내려서 더욱 위험하다며 다 휴교령을 내려서 뜻밖의 2차 겨울 방학을 보냈어요.
집 밖에만 안나가면 춥지도 않고 눈 내린 마을의 풍경을 즐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얼음비의 위력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뚜껑이 안열리지 뭐에요...
프리징 레인 Freezing Rain 이라고 부르는 얼음비가 내리면서 곳곳에 고드름을 만들었어요.
쓰레기는 다음에 버리기로 하고 차고 안 구석에 넣어두었어요.
눈은 깨끗하게 쓸어서 치웠지만 그 위에 내린 얼음비가 아이스 스케이트장처럼 미끄러운 길을 만들었어요.
이런 날은 보행자도 운전자도 조심조심 해야 하죠.
제 차는 미끄러운 눈길 사고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운이 나빠서 뒤따라 오던 차가 제 차 엉덩이를 쥐어 박아서 생긴 사고였죠.
그런데 문제는, 이 차를 고쳐야 하는데 눈길에 사고난 차가 워낙 많아서 차를 고치기 위한 견적을 받는데만 3주일을 기다렸고, 수리는 그로부터 또 한 달을 더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 때 까지 덜렁거리는 범퍼를 달고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트렁크 대신에 뒷좌석에 장본 것을 싣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 너무 불편하니 렌트카를 빌려 쓰게 해달라고 했지만 상대측 보험사에서 단호히 거절!
차를 운행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기 때문에 차를 수리하는 기간 동안에만 렌트카 비용을 지불해 준다더군요.
아이들이 다 커서 유모차를 싣고 내릴 일이 없고, 우리 아이들이 연주하는 악기가 뒷좌석에 들고 탈 수 있을 만큼 작고, 연습하는 운동 장비가 하키 스틱이나 골프 클럽처럼 크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참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에는 계란 도둑이 극성이래요.
조류 독감으로 닭을 살처분해서 계란이 품귀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다행히 우리집 냉장고에는 아직 계란도 많이 있고...
바쁠 때 후다닥 해먹일 수 있는 즉석식품도 사다 놓았고...
아이들이 직접 해먹을 수 있는 컵맥앤치즈도 사다 놓았어요.
코난군은 많고 많은 쿠키 중에서 저 설탕 쿠키를 가장 좋아해요.
단 맛 말고는 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는 저렴한 맛...
몇 개 먹는다고 생명과 건강에 큰 타격은 없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사줍니다.
요즘 코난군이 학교 성적 관리로 스트레스가 많거든요.
미국 고등학생 아이들은 어드밴스드 플레이스먼트 Advanced Placement, 줄여서 AP 라는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데, 대학교 수준의 내용을 배우고, 대학에 가면 교양과목 수강을 면제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생물학 과목을 고등학생 수준이 아니라 대학 수준의 에이피 생물 수업을 듣고 학년 말에 검증 시험을 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대학에 가서 교양 생물학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해 줍니다. 모든 대학이 그러지는 않고 주립대학교에서 학점 인정을 잘 해주는 편입니다.
에이피 수업을 미리 많이 들어두면 대학에 가서 졸업을 한 학기 빨리 할 수도 있고, 남는 시간에 다른 좋아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더 결정적인 것은, 대학 입시 심사를 할 때 이런 어려운 과목 (리고러스, rigorous)을 많이 듣고 거기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는 점입니다.
쉬운 수준의 생물에서 에이를 받는 것보다, 에이피 생물에서 비를 받는 것이 오히려 더 대입 심사에는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거죠. 에이피 수업을 하나라도 더 많이 들어야 대입에 유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학교 성적을 잘 유지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모든 과목을 에이피 수준으로 듣습니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당연히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하죠.
그래서 요즘 코난군은 친구들과 노는 시간도 줄이고 밤에도 주말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시에 비하면 껌같은 공부 양이지만, 제딴에는 힘든가봐요 ㅎㅎㅎ
그래서 설탕 쿠키 사주며 어르고 달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려고 사진을 골라서 편집해두고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는데...
얼음비가 큰 나무를 뿌리째 뽑혀 쓰러지게 만들고, 쓰러지는 큰 나무가 전선을 끊어버려서 버지니아 주에서만 10만 가구가 넘게 정전이 되었어요. 저희집도 당첨!
지난 사흘 동안 춥고 어두운 생활을 하다가 이제 겨우 전기가 돌아왔습니다.
난방도 조리도 모두 전기로 하는 방식이라 정전의 타격감은 참 컸어요.
목욕탕 찜질방이 없는 명왕성이라 학교 체육관에 가서 샤워를 하고요... ㅠ.ㅠ
다른 무엇 보다도 와이파이가 안되어서 정말 답답했어요.
간당간당 하는 폰 배터리로 급한 이메일만 확인하고, 82쿡 글쓰기나 인터넷 뉴스 보기는 포기해야만 했죠.
이제 다시 전기가 들어오니 참 좋네요 :-)
발렌타인스 데이 다음날이 제 생일인데 생일 선물 받은 것 같아요
ㅎㅎㅎ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