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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장담그기, 요알못 남편과 음식 만들기

| 조회수 : 9,464 | 추천수 : 4
작성일 : 2025-02-25 13:23:00

키톡에서 보고 세 번째 담근 장입니다.

3년 전 담근 된장이 남아 있는데 엄마네 집 당번하러 가서 채널 돌리는데 홈쇼핑에서 영월 메주를 파는 거예요. 숙성되어야 맛있다고 하니 다 먹기 전에 장담그기를 해야겠다 싶어 검색하다 보니 홈쇼핑이 비싸게 팔더군요.

순창 메주가 눈에 띄여 대기업 브랜드도 순창 고추장, 순창 된장 이렇게 파니 순창으로 주문.

메주, 소금, 생수, 숯, 고추  장 담그는  통까지 살 수 있어요. 항아리도 있지만 지난번 간장을 망쳐 버렸던지라 일체 주문. 한때는 손 없는 날을 골라서 하기도 했었으나  플라스틱 통에 담그니 정월 대보름날 장담그기 실행. "맛있어져라~~~~" 주문은 외웠습니다.

 

 

남편이 퇴직해서 일 년 더 일 하다가 지난해 11월 말로 졸업을 했습니다.

남편이 자칭 백수라고 하는데 아니다 졸업생이다.

전 졸업생이라고 부릅니다.

실업급여 받고 있어요.ㅎ

구직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출근 때와 같은 새벽 시간에 일어나 퇴근하고 갔던 헬쓰장에 가서 2시간 운동하고, 9시 아침 먹고 가방 챙겨서 도서관. 퇴근 시간에 맞춰 집에 와서 저녁 먹기를 두 달. 남편은 원래 독서를 좋아합니다.

집에 손님 맞이 음식 하느라 바빠도 그림처럼 앉아서 책을 보죠. 속 터집니다.

 아들이" 아빠도 이제 요리 좀 하시죠."라고 말 하기도 해요.

3년전 수술하고 한참 힘들었을 때도 제가 남편을 챙겨줘야 하는 현실에 엄청 속상했었답니다.

체력 회복하는데 오래 걸렸어요.

동생이 항암 할 때도 제부가 요리 못 하니까 동생이

잘 못 먹어서 항암하고 퇴원하면 반찬 만들어서 갖다 줬었거든요. 

제부가 한 음식 맛 없어서 못 먹겠다고.

사 먹는 음식은 딱 한 번 먹고 못 먹더라고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점이라도.

 

남편이 퇴직하면  스스로 먹을 음식을 만들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죠.

제가 건축탐구 집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퇴직한 부부가 어머니와 함께 집을 지어  사는데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게 지었고,

남편과 어머니가 같은 층에 방이 있어 아침이면

어머니와 아들이 주방으로 갑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알려 주는 요리 공책이 있어요.

어머니가 알려 주시는 그날의 음식을 해서 함께 먹고 아내에게는 자유를 주어

아내는 한 번씩  장기간 해외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함께 사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한 동거지요.

 

또 하나.

자유게시판에서 어느 분이 링크를 걸어 준 기사로 기억하는데 지방 소도시에서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 주택을 짓고 어르신들에게 요리를 가르쳐 주어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게 하는

내용이었어요.

 

남편에게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당신 퇴직 후 계획에 스스로 음식 만들기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 사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자기처럼 대식가는 만족 하지도 못 한다.

좋은 재료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니 리스트에 넣으시오 해서 요즘은 매일은 아니지만 오늘의 요리를 함께 해서 점심을 먹고 그 남자는 도서관을 깁니다.

 

오늘도 부엌에서 투닥투닥 했어요.

오늘의 요리 오징어 볶음의 주재료 오징어 크기를 보여 줬는데 다했다고 해서 보니

너무 크게 썬거예요. 다시 그걸 반으로 자르면서 조수가 제발 시키는 대로 하라고.

속으로 혼자 하는 것 보다 더 힘들다.엉엉.

그래도 고난을 극복해서 그 남자가 아내의 요리 공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꿈꾸어 봅니다.





김대석 쉐프 요리법으로 양념을 먼저 볶는 방법으로 했는데 오징어가 부드러워 그 남자가 한  오징어 볶음 맛있었습니다.^^ 김쉐프의 꿀팁은 볶음 마무리에 전분을 넣으면 질척하지 않고 식어도 맛있다고. 

내일은 오전에 요가 가는 날이라 제가 바쁘니 내일의 요리 재료를 미리 준비해 두었습니다.

소고기 배추 된장국과 남편이 좋아하는 톳 무침을 할거예요.

 

82님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삐
    '25.2.25 4:32 PM

    어머나
    정말현명하신 아내분이십니다.
    한편 가르치는대로(ㅎㅎ) 수긍하고 잘 따라하시는 모범생 남편분도 멋지십니다.
    행복이 묻어나는 생활이시네요.

  • 진현
    '25.2.25 10:31 PM

    공동 작업 하기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자기도 김치찌개, 된장찌개 할 줄 안다고 큰소리.
    매일 두 가지만 먹고 사느냐고요~~
    부엌에 오면 말을 안 들어요.
    꼭 알려 준 대로 안 하고 자기 생각대로 뚝딱 하는데 그게 일을 그르치죠.
    이순신 장군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인 것 같은데
    "마음으로는 싫사오나 명령이라면 따르겠습니다."
    싫은 일 할 때 꼭 이 대사 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숙명이려니 받아 들인 듯 합니다.

  • 2. 관리자모드
    '25.2.25 10:12 PM

    졸업생의 고군분투기 너무재밌었어요.
    오징어볶음 저도 도전해봐야겠어요

  • 진현
    '25.2.25 10:38 PM

    남편의 최대 장점 자격지심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토요일 남편이 외출했는데 잠시 후 다시 들어 왔어요.
    휴대폰을 두고 나간거예요.
    "회사에서 이제 그만 졸업하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어" 하니
    "그거랑 상관 없거든! 나 백수 된 지 두 달 돼서 예민해!"
    그렇게 말해서 속으로 깜짝 놀랐어요.
    퇴직 전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줄은 알았지만....

    오징어 볶음 이왕이면 김대석쉐프 것으로 추천합니다.

  • 3. jyroot
    '25.2.26 2:26 AM

    자격지심이 없는 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배우자의 요건이 되지요.
    그랬던 분도 퇴직 후 지금 이 시기는 많이 예민하신가보네요.

    제 친정아버지도 차려드시고 치우시는건 하시는데 직접 해드시진 못하세요.
    이 사회와 문화가 그분들을 그렇게 키운 거겠죠?

    그래서 제 아들아이는 대학기전에 자기 스스로 최소한의 의식주는 해결할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야 겠다는게 목표에요..

    김대슥~ 쉐프님 저도 애청합니다.
    물론 요즘 세대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잘 하겠지만요.

  • 진현
    '25.3.3 11:46 AM

    몇 년 전 남편이 30년 넘게 다니던 대기업을 명예 퇴직 하고
    (이직이 결정 된 후 사표 낸 상태)
    그날 밤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남편과 저 단 둘이 누워 있는 느낌이었어요.
    내가 다니던 직장도 아닌데...
    남편 마음이 어떨까 헤아려 지더군요.
    "나 예민해" 하는 말도 유머스럽게 했지만
    새로운 루틴에 적응하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 하겠거니 생각합니다.

    요리는 초보지만 다른 청소 , 빨래, 빨래 개기는 시간을 두고 지도해
    이미 잘 한답니다,^^

  • 4. 소년공원
    '25.2.27 3:24 AM

    장 담는 키트를 파는군요!
    맛있는 간장과 된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즐거울 것 같아요.
    퇴직하신 남편분 개인교습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꾸준이 가르치고 배우면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날이 곧 오겠죠 :-)

  • 진현
    '25.3.3 11:54 AM

    네, 대한민국은 없는 키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좋은나라!
    개인 교습 쉽지 않습니다.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엌에서는 다르네요. 이 사람이 일부러 그러나 싶을 정도.
    칼도 이상하게 쥐고 본인은 그게 편하다는데 제대로 쥐게 하는데
    한 달도 더 걸렸습니다.
    실력이 일취월장 할 때 까지 제 목표입니다.
    친구가 저는 할 수 있다고.ㅎ

  • 5. 제닝
    '25.2.27 9:18 AM

    제가 늘 주장하는 바입니다.
    퇴직하면 남자들은 자기 생활공간이 완전히 바뀌어서 바보 되더라고요. ㅠㅠ
    남편에게 요리의 기초를 배울 요리학원이라도 다니는 것이
    당신의 노후 삶의 질을 다르게 할거라고 계속 세뇌 중이에요.

    특히 남자들의 경우 마치 업무매뉴얼 처럼 매뉴얼화되어 있는
    제빵이나 제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진현
    '25.3.3 12:02 PM

    ㅎㅎ
    자유게시판에도 퇴직한 남편 이야기 가끔 올라 오잖아요.
    집안 일 시키면 한 번 하면 아예 본인 업무 될까 봐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이미 업무 분담을 알게 모르게 했거든요.
    맞습니다.
    제가 남편 덕을 보려는 것 보다 본인의 삶의 질을 위해 함께 하자는 거죠.
    제가 수술한 후 남편이 화장실 청소 맡게 됐어요.
    왜 이 집안에서 화장실 청소는 나만 언제까지?
    이것도 남편이 수락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잊을 만하면 얘기하고 또 하고 해서 지금은 남편 업무입니다.
    그때도 "마음으로는 싫사오나 명령이라면 따르겠사옵니다." 이 대사 들었습니다.

  • 6. 잎싹
    '25.3.8 2:09 PM

    남자든 여자든 의식주는 해결할 능력을 갖추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전 설거지부터 버릇을 들이고 있습니다
    음식을 가르치긴 좀 부족하지만 라면은 잘⁓⁓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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