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쑥인절미를 해서 냉동실에 얼려 놓고 먹음 좋겠다 싶어
지난 번에 우리 밭에서 쑥을 캐어 살짝 데쳐 얼려 놓았어요~
양이 조금 적겠다 싶어 한번 더 캐어야겠다 하구요^^
올레시장에 나간 김에 쑥인절미 공임을 물어보니
45,000원이나 달라네요?@@
두식구가 아무리 손님이 오셔서 내 놓아도 그렇치
너무 과한 공임이다 싶어 그냥 우유넣고 갈아서 부치미나
해 먹어야겠다 하고 엊그게 비가 오는 날....
냉동실에 얼려 둔 오징어 해동하여 썰어 놓고
쑥을 마침 우유가 없는지라 걍 물넣고 갈고
과수원에 우산도 없이 뛰어가 자라난 부추 가위로 뚝뚝 끊어다가
깨끗히 씻어 부침가루에 계란하나 깨어넣고 반죽하여
부추전을 부쳤는 데..그 쑥향기가 어찌나 좋던지요?ㅎㅎ

이번 오월 연휴에 제주에 내려오는 며느리를 위해
장조림도 만들었어요~
나의 두 아들들이야 무엇이든 너무 잘 먹지만,
아직 시어머니 반찬에 입이 맞지 않을
며느리를 생각해서 소고기, 계란 장조림을 만들었는 데,
오히려 오징어볶음과 잡채, 돼지고기 오삼주물럭을
아주 잘 먹더라구요~

이번 오월 연휴에 아이들이 다녀 갔습니다.
큰아들 내외와 작은아들 그리고 6개월된 손자와 함께...
5월 6일 저녁 7시 제주공항 도착이어서
제주 서쪽으로 나들이를 벼르다가 이날을 디데이로 하고는
은파농장과 애월자연농원을 다녀서 제주공항으로 갔는 데~
애월에서 공항이 가깝다고 생각하고 출발을 하였다가
하마트먼 아이들이 기다릴 뻔 했답니다.ㅠㅠ
제주시로 가는 길이 어찌나 막히던 지....
공항도착 하기전에 작은 아들 전화가 왔고
청주에서 오는 큰아들내외 도착 시간에 간신히 맞추어 도착을 했네요~ㅋ

눈에 넣어도 안 아플 6개월이 넘어선 울 손주입니다.
백일까지는 천안에 살고 있던 큰아들 집을 자주 내려가
간간히 사진들을 찍어....출산일로 부터 백일까지의
포토북을 멋지게 이 할미가 만들어 주었는 데~
두어달 가까이 못보다 이번에 보니 너무 많이 컸네요~ㅎ
우량아로 건강히 큰데다가 오래 보지 못한 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낯가리지 않고 어찌나 방실거리며 웃던지....가슴이 다 벅차 오르더라구요~

첫날은 뱅기표 간신히 구해 오느라고 너무 늦게 도착하여
오후 8시경 516도로를 넘어 오는 데 손에 땀이 다 날 정도로
안개가 자욱이 껴서 내가 제주로 이사를 와도 이리 멀리 왔나 싶게
아들들에게 미안스럽더라구요~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 안개에 굽이 굽이 도는 516도로를 기다시피
내려왔지 몹니까? 남편이 운전하느라 엄청 힘들었을 듯 합니다.

둘째날은 아침에 흐리더니 해가 반짝 나네요~
부지런히 아침밥 해 먹고는 온 식구가 제주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우선 우리 부부가 가끔 강쥐들 데리고 운동을 가는
공지천 운동장에 가서 아들들에게는 천연잔듸구장을 보여 주고...

손주녀석은 신발신켜서 보행기를 태워 주었더만
안다니는 곳 없이 신이 났더라구요~
가족사진도 찍고 남편과 아들 둘이 축구공 차는 모습들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곤
큰엉경승지해안 바다구경을 나섰습니다.
오늘따라 철썩이는 파도가 더 멋있어 보입니다.
해가 반짝났던 날씨도 점점 흐려지고 바람이 거세지길래.....
서귀포시로 나와서~ 쌍둥이횟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는 올레시장에 들러 장을 봐가지고 집으로 돌아 왔다지요^^
제주 입도 40여일 엄마 아빠가 지낸 생활을 빠짐없이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헤어져 돌아가 저희들 삶터에서도 언제든지 우리 부부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 질 수 있도록
그동안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올레매일시장과 고사리꺽는 한라산 자락과
손바닥만하게 일군 밭까정 델꼬 다녔어요~ㅋㅋ
저녁엔 집에서 온 가족이 제주막걸리에
제주 흑돼지삼겹살 구어 그간 이야기들로 회포를 풀었답니다.
황금연휴인 관계로 뱅기표가 마땅치 않았던
작은 아들은 일찌감치 올라 가야했길래 차태워 보내고....
우리 부부와 큰아들 내외 함께 중문에 가서 어버이날 썬글라스 선물도 받공~~ㅋ

손주녀석이 할미침대에서 제 아빠와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네요~ㅎㅎㅎ
이렇게 며칠간의 꿈같은 날들이 지나고
어제 큰아들 내외와 손주가 천안으로 떠났습니다.
아침부터 비는 왜 그렇게 추적이 내리는 지~
비내리는 것을 그리 좋아했건만,
아이들이 떠나 가는 날인데..맘이 편치도 않은 데
안개마저 자욱이 끼어 공항가는 길을 평화로로 선택하여
제주시로 넘어드니~ 세상에나 파란 하늘에 흰구름과
여름처럼 날씨가 어찌나 덥던지....@@
그리고 잠바까지 입은 제 모습은 또 얼마나 우수꽝스러웠는 지~~ㅎㅎ
며느리가 가기 싫다며....여름휴가때 곧 다시 내려 오겠다고^^
첫 아이 낳아 힘들게 키우는 것이 안스러워...
아이 키우는 거 도와주지도 않고 이렇게 훌쩍
제주도로 온 것이 미안하여 이번 제주에 머무는 동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주려
손주넘 빨래도 손으로 비벼널며 신이 났었고
며느리가 하겠다는 설겆이도 빼앗으며 못하게 했는 데...
시어미가 해주는 반찬들 모두 맛있다며,
잘 먹어준 것도 너무도 행복하였는 데....
그런 이 시어미 맘을 조금이나마 알아 주면 그걸로 고마운 것이겠지요^^
지금도 내 눈에는 방글방글 웃던 손주녀석이
눈앞을 아롱이네요~~~~!
뱅기타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주책맞게 왜 눈물은 줄줄 흐르던 지.....
이렇게 내 아이들, 내 새끼들이 떠났답니다.

울 손주도 지금쯤 제주의 이 할미와 할애비를 생각할런 지....
늘 인생사 이런 착각속에 살고 있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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