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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름다운 제주살이10~내 아이들, 내 새끼들은 떠나고^^

| 조회수 : 10,012 | 추천수 : 23
작성일 : 2011-05-11 14:58:57



쑥인절미를 해서 냉동실에 얼려 놓고 먹음 좋겠다 싶어

지난 번에 우리 밭에서 쑥을 캐어 살짝 데쳐 얼려 놓았어요~

양이 조금 적겠다 싶어 한번 더 캐어야겠다 하구요^^



올레시장에 나간 김에 쑥인절미 공임을 물어보니

45,000원이나 달라네요?@@



두식구가 아무리 손님이 오셔서 내 놓아도 그렇치

너무 과한 공임이다 싶어 그냥 우유넣고 갈아서 부치미나

해 먹어야겠다 하고 엊그게 비가 오는 날....

냉동실에 얼려 둔 오징어 해동하여 썰어 놓고

쑥을 마침 우유가 없는지라 걍 물넣고 갈고

과수원에 우산도 없이 뛰어가 자라난 부추 가위로 뚝뚝 끊어다가

깨끗히 씻어 부침가루에 계란하나 깨어넣고 반죽하여

부추전을 부쳤는 데..그 쑥향기가 어찌나 좋던지요?ㅎㅎ



이번 오월 연휴에 제주에 내려오는 며느리를 위해

장조림도 만들었어요~



나의 두 아들들이야 무엇이든 너무 잘 먹지만,

아직 시어머니 반찬에 입이 맞지 않을

며느리를 생각해서 소고기, 계란 장조림을 만들었는 데,

오히려 오징어볶음과 잡채, 돼지고기 오삼주물럭을

아주 잘 먹더라구요~



이번 오월 연휴에 아이들이 다녀 갔습니다.

큰아들 내외와 작은아들 그리고 6개월된 손자와 함께...



5월 6일 저녁 7시 제주공항 도착이어서

제주 서쪽으로 나들이를 벼르다가 이날을 디데이로 하고는

은파농장과 애월자연농원을 다녀서 제주공항으로 갔는 데~

애월에서 공항이 가깝다고 생각하고 출발을 하였다가

하마트먼 아이들이 기다릴 뻔 했답니다.ㅠㅠ



제주시로 가는 길이 어찌나 막히던 지....

공항도착 하기전에 작은 아들 전화가 왔고

청주에서 오는 큰아들내외 도착 시간에 간신히 맞추어 도착을 했네요~ㅋ



눈에 넣어도 안 아플  6개월이 넘어선 울 손주입니다.

백일까지는  천안에 살고 있던 큰아들 집을 자주 내려가

간간히 사진들을 찍어....출산일로 부터 백일까지의

포토북을 멋지게 이 할미가 만들어 주었는 데~


두어달 가까이 못보다 이번에 보니 너무 많이 컸네요~ㅎ

우량아로 건강히 큰데다가 오래 보지 못한 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낯가리지 않고 어찌나 방실거리며 웃던지....가슴이 다 벅차 오르더라구요~




첫날은 뱅기표 간신히 구해 오느라고 너무 늦게 도착하여

오후 8시경 516도로를  넘어 오는 데 손에 땀이 다 날 정도로

안개가 자욱이 껴서 내가 제주로 이사를 와도 이리 멀리 왔나 싶게

아들들에게 미안스럽더라구요~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 안개에 굽이 굽이 도는 516도로를 기다시피

내려왔지 몹니까? 남편이 운전하느라 엄청 힘들었을 듯 합니다.




둘째날은 아침에 흐리더니 해가 반짝 나네요~

부지런히 아침밥 해 먹고는 온 식구가 제주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우선 우리 부부가 가끔 강쥐들 데리고 운동을 가는

공지천 운동장에 가서 아들들에게는 천연잔듸구장을 보여 주고...





손주녀석은 신발신켜서 보행기를 태워 주었더만

안다니는 곳 없이 신이 났더라구요~



가족사진도 찍고 남편과 아들 둘이 축구공 차는 모습들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곤

큰엉경승지해안 바다구경을 나섰습니다.


오늘따라 철썩이는 파도가 더 멋있어 보입니다.

해가 반짝났던 날씨도 점점 흐려지고 바람이 거세지길래.....

서귀포시로 나와서~ 쌍둥이횟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는 올레시장에 들러 장을 봐가지고 집으로 돌아 왔다지요^^



제주 입도 40여일 엄마 아빠가 지낸 생활을 빠짐없이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헤어져 돌아가 저희들 삶터에서도 언제든지 우리 부부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 질 수 있도록

그동안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올레매일시장과 고사리꺽는 한라산 자락과

손바닥만하게 일군 밭까정 델꼬 다녔어요~ㅋㅋ



저녁엔 집에서 온 가족이 제주막걸리에

제주 흑돼지삼겹살 구어 그간 이야기들로 회포를 풀었답니다.



황금연휴인 관계로 뱅기표가 마땅치 않았던

작은 아들은 일찌감치 올라 가야했길래 차태워 보내고....

우리 부부와 큰아들 내외 함께 중문에 가서 어버이날 썬글라스 선물도 받공~~ㅋ



손주녀석이 할미침대에서 제 아빠와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네요~ㅎㅎㅎ



이렇게 며칠간의 꿈같은 날들이 지나고

어제 큰아들 내외와 손주가 천안으로 떠났습니다.



아침부터 비는 왜 그렇게 추적이 내리는 지~

비내리는 것을 그리 좋아했건만,

아이들이 떠나 가는 날인데..맘이 편치도 않은 데

안개마저 자욱이 끼어 공항가는 길을 평화로로 선택하여

제주시로 넘어드니~ 세상에나 파란 하늘에 흰구름과

여름처럼 날씨가 어찌나 덥던지....@@

그리고 잠바까지 입은 제 모습은 또 얼마나 우수꽝스러웠는 지~~ㅎㅎ



며느리가 가기 싫다며....여름휴가때 곧 다시 내려 오겠다고^^

첫 아이 낳아 힘들게 키우는 것이 안스러워...

아이 키우는 거 도와주지도 않고 이렇게 훌쩍

제주도로 온 것이 미안하여 이번 제주에 머무는 동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주려

손주넘 빨래도 손으로 비벼널며 신이 났었고

며느리가 하겠다는 설겆이도 빼앗으며 못하게 했는 데...

시어미가 해주는 반찬들 모두 맛있다며,

잘 먹어준 것도 너무도 행복하였는 데....

그런 이 시어미 맘을 조금이나마 알아 주면 그걸로 고마운 것이겠지요^^



지금도 내 눈에는 방글방글 웃던 손주녀석이

눈앞을 아롱이네요~~~~!

뱅기타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주책맞게 왜 눈물은 줄줄 흐르던 지.....

이렇게 내 아이들, 내 새끼들이 떠났답니다.



울 손주도 지금쯤 제주의 이 할미와 할애비를 생각할런 지....

늘 인생사 이런 착각속에 살고 있답니다.ㅎㅎㅎ

.

.

.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지니맘
    '11.5.11 3:09 PM

    먼저 1등 찍고 나서 ........

  • 2. 사과나무
    '11.5.11 3:12 PM

    할머니의 사랑과 정이 듬뿍 담겨있어 보는저도 흐믓하네요^^
    내내 행복하시길 기원 합니다..

  • 3. 유지니맘
    '11.5.11 3:13 PM

    안나돌리님의 평화로운 글 속에
    제 마음의 평화도 함께 옵니다
    많이 부러운것을 보니 새로운 곳에 대한 열망이 저에게도 있나봅니다 .
    몸과 마음이 건강한..
    모든이에게 사랑받는 아이, 사랑도 베풀줄 아는 그런 손자로 커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제주의 하늘도 무척 파랗군요 ~~
    늘 편안하시길 .

  • 4. 쉰데렐라
    '11.5.11 3:44 PM

    저도 나이들면 하나있는 아들녀석 장가보내고 제주로 가고싶어요. 먼 이국땅은 너무 낯설고.. 남편은 습기많아 바닷가가 싫다지만 물먹는 하마를 먹여서라도 델꾸가고 싶어요,ㅋㅋㅋ정 싫다면 두고가더라도 ㅋㅋㅋ 넘 제주살이 부럽고 부럽네요... 울아즐 중1이니까 장가가려면,,,,,몇년 남았나???

  • 5. 그리피스
    '11.5.11 3:49 PM

    저도 시댁이 제주면 연휴마다 가고 싶습니다.
    제주에서 조금 살다온..기억엔 제겐 제주는 천국입니다.
    남편은 골프천국..
    제주에 내려가기전엔 거기가 얼마나 지옥같게 느껴졌는데 저 혼자 이사짐 꾸리고 차는 부산가서 화물태워 보내고..애 셋 데리고 막 걸음 하는 막내 걸려서..제주 공항에 내렸을때가 어제같은데..

    제주는 이상한 곳입니다.
    육지에서 50분도 안되어서 내리지만..저...작은 해협을 건너는 순간 근심 걱정 다 버리고...새로운 땅에 내딛는 그런 기분..

    저희는 직장 모든 분들이 함께 있어 외로움은 없었으나..다들 2년이 만기라던 제주였는데..
    더 맘의 평화와..많은 것을 내던지고 가신것 같아..부럽습니다.

  • 6. 칼라스
    '11.5.11 4:17 PM

    글 읽으면서 행복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이 동시에 전해지면서 울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어버이 날이랍시고 우르르 찾아갔다가 번개같이 떠나온 제 모습이 떠올라서요,.. 우리 부모님도 안나돌리님과 똑 같은 생각을 하셨겠구나..싶네요.. 전화한번 드려야 겠네요...
    서울 생활은 하는 것 없이 너무 바빠요.ㅠㅠㅠ

  • 7. 울산애기
    '11.5.11 4:29 PM

    돌리님 며느님이 너무 부러워집니다^^

  • 8. 참한색시
    '11.5.11 4:47 PM

    제 노후도 제주도에 맡기고 싶을만큼 동경됩니다.
    여지껏 올리신 사진도 그렇고 그냥 구구절절 좋아만 보이는데...^^
    손자가 눈에 많이많이 아른거리실꺼 같아욤
    저희아이도 첫손주라 양가에서 삼일만 못봐도 난리시라...
    돌리님 맘이 어떨런지 짜~~안하게 전해져옵니다 ㅎㅎ

  • 9. 한번쯤
    '11.5.11 5:57 PM

    충분히 사랑을 나누며 행복을 맛보는 시간들이셨네요~~~식구들과의 시간이 젤 행복한거같아요

  • 10. 홍한이
    '11.5.11 7:31 PM

    우리 부부도 제주살이를 꿈꾸고 있는데
    무턱대고 내려가긴 그렇고
    촘 팁이라도 주실수 있으십니까?
    한 오년이내로 어디론가 가겠다는 남편인데 장소물색은 제가 해야되서요.

    감사합니다.

  • 11. 빅쭈리쭈맘
    '11.5.11 7:53 PM

    정말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하시는군요
    속으로는 정말 그렇게 생각해도 그렇게 하기 쉽지 않으신데
    정말 멋지세요 ..

  • 12. 제주/안나돌리
    '11.5.11 8:13 PM

    홍한이님
    제주살이 꼭 하시려면 자주 제주에 내려 오셔서
    현지의 제주를 느끼고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저희도 이제 마악 알아 가는 중이랍니다.
    제주에 오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구요^^

  • 13. 무명씨는밴여사
    '11.5.12 1:00 AM

    자식 손주가 한꺼번에 우루루 빠져나가버린 빈 자리가 느껴집니다.

  • 14. 깜찍재동
    '11.5.12 6:07 AM

    아침부터 눈시울이 시큰거리네요.
    여로모로 부럽고 따스힘이 느껴지는 이른 아침 이네요~

  • 15. 보미
    '11.5.12 9:28 AM

    저도 제주도에서 산 적이 있어서인지
    제주도의 하늘과 땅이 느껴져 그리워 지네요.
    행복이란게 가까운 사람과 삶을 나누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 16. Happy
    '11.5.12 10:56 AM

    저도 제주도 너무너무 동경해요,.
    근데, 서울에 살다보니~ 또 서울이 편리해서 이제 제주도 가서 살고싶다는 마음이 점점 엷어지고
    있던차에 4월말에 제주 올레를 3박4일로 다녀왔답니다.
    제주도 남원읍 3박4일 다니던 길을 물론 그냥 훓어보지는 않았겠죠.
    막연하게나마, 앞으로 여기에 터를 잡는다면 어디가 좋을까 라고 생각하며 다녔는데
    남원읍이 넘 좋았어요.
    외지지도 않고, 아담하고, 풍경도 이쁘고, 옹기종기 이쁜 마을들~ 바닷가, 교통도 편리하고
    너무 좋아서 마음속에 입력을 해두었답니다.
    담에 제주에 살면 꼭 남원으로 와야겠다고~
    근데 안나돌리님이 그곳에 자리를 잡으셨네요. 넘 반가왔어요.
    제주도는 마음을 치유해주는 곳 같아요.
    많은 여행객들이 올레를 걸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료받고 간다고 하더라구요.
    저 역시도~ 이번 올레 여행길, 제주여행은 많이 가봤지만 올레는 정말 감동적이었거든요.
    가을에도 못가본 코스를 다녀오려구요.
    제주살이 전에 올라온 게시물까지 다 읽어보았어요. 이쁜 사진들도~
    제 마음까지도 다시 제주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어요. 책임지세요. 안나돌리님~^^

  • 17. 열무김치
    '11.5.12 5:42 PM

    육지 가족들이 해외(!)에 계신 안나돌리님을 방문하셨군요.
    많이 반가우셨지요 ? 가고 나니 너무 섭섭하고 휑하고 그러시겠어요...

    우리 가야 남자친구 무럭무럭 크고 있네요 ^^

  • 18. 두현맘
    '11.5.12 6:18 PM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 19. 안양댁..^^..
    '11.5.18 8:37 AM

    예맛김이요. 코슷코에서 파는데 제가 지금까지 사먹은 시판김중에서 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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