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무척 바빴습니다.
월요일에 철학 발췌해서 발표해야했고, 화요일에 정독 철학모임이 있어서 미리 책도 봐야해서.. 그리고 수요일은 친정 아버지 제사라 일찍 가서 거들고 늦게 돌아왔고, 목요일에 아파트 장 서는 날인지라.... 김치거리 좀 사서 떡을 치고... 금요일에 강남에 근대사, 사주명리학 공부하는 날이라 하루 종일 3교시 모임에 참석,
아마도 참 대단한 일주일을 보낸 것 같아요.
그리고 토요일부터 드디어 밀린 밥상 포스팅을 시작했으니.....원~~ ㅎㅎ
목요일에 서는 아파트 장은 물건이 참 좋습니다.
특히 야채, 생선, 과일 파트 물건 떼 오시는 분들의 안목이 대단한 것 같아요.
다만 그 안목에 걸맞게 가격은 조금 비싼게 흠이지만.....물건이 좋으면 비싼 거야 인지상정이겠지요?

알타리 무 5단 한 상자, 그리고 얼갈이 배추 큰 것 한단..보통 것 한단, 열무 한단, 생강, 감자, 그리고 겉절이도 조금 할 요량으로
알배기 배추도 한 묶음... 그렇게 집어 오니 대략 이정도더군요.

특히 이 알타리 무..... 단이 그닥 실하진 않지만.. 무청이며 무도 어찌나 좋던지......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5단을 담았는데 단이 실하지 않아서 양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더라구요.
지금 알타리 무김치를 담그면 좋을 때지요.
집에 먹을 것도 필요해서 담그는 것이지만 사실은 담는 김에 조금 나눠 줄 곳이 필요하기도 해서 서둘러 담궜어요.

정말 좋지요?

김치 거리 담그는 것만 한나절...
그나마 어머니가 걷어부치고 도와주시는 바람에 많이 수월했습니다.

얼갈이 배추인데... 많이 자라서 일반 배추보다 조금 약한 느낌정도....
이걸로 포기 배추를 담글려고요.
요즘 통배추는 좀 싱거워서 이게 더 낫거든요.

그리고 이건..물김치를 담을려고 산 일반 얼갈이 배추랑 열무....
뚝뚝 잘라서..... 절였어요, 빨랑 담글려고요.

햇감자도 나왔더군요.

알배기 배추..... 겉절이 담글 용입니다.
이 겉절이속에 갈아서 넣을려고 빨간 파프리카도 샀어요.
그럼...아주 달고 색도 곱거든요.


포기김치 담글려고 반 갈라 보니.... 속도 노랗게 아주 맛있어 보이죠?

여러 가지 김치를 한꺼번에 담글려니....
장에서 부추도 한단, 오이도 조금 사서..부추 김치, 오이 소박이도 담고, 포기김치, 알타리 김치, 물김치를 동시에 담그니 얼마나 바빴겠어요. 그래서 이후 과정샷은 없습니다... ㅎㅎ
물김치... 하얗게 담글 수도 있지만.... 찹쌀 풀에 고추가루와 홍고추 간 것을 풀어서 약간 빨갛게 담궜습니다.
아마도 아래 밥상 사진에 나올 겁니다.
목요일 담궈서 토요일 부터 먹기 시작했거든요.

여러가지 김치 담그는 날엔...김치 냉장고 대청소 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김치 냉장고 청소하다...작년 가을에 담궈 아껴 먹었던 고구마순 김치를 꺼내..... 양념 털어내고 세척해서 무쳤습니다.
바로 이거요.

역시 김치 냉장고 청소하면서 꺼낸 김치.... 빨아서 쌈 싸 먹을려고 준비합니다.
시어진 김치..... 양념 털어내고 씻는 걸..저희 시어머니께선 빤다고 표현하시더군요.(시집와서 배운 거죠..그렇게 해서 양념쌈장을 발라 밥에 싸 먹으면 맛있거든요)

이건..이번 주말......그니깐 어제 밥상준비하면서 생각해 낸 제 야심작입니다.
밥상 포스팅을 하지 않을 땐... 생각 자체를 별도로 하지 않고 되는대로 밥상을 차린다면.. 밥상 포스팅을 할 땐 아무래도 이런 저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건 왜 그럴까요? ㅎㅎ
밥상 포스팅 팔자일까요???
냉동실에 링 어묵을 해동시켜 그냥 조려 먹을까 하다.. 좀 색다르게 먹고 싶다는 생각에 안에 뭘 넣어보자 싶었어요.
뭘 넣을까... 잠시 궁리하다...있는 재료를 활용하자 싶어서 마침 냉장고에 며칠 전 잡채할려다 많아서 남겨 둔 당면이 생각났어요.
어묵, 당면이 부드러운 질감이니 뭔가 씹히는 게 필요할 거구....색의 조화도 맞출려면.... 뭐가 좋을까..생각하다 찾아낸 조합은 아래와 같습니다.
무를 생채할 때처럼 채 썰어서 소금에 간한 다음에 꼭 짜서 무치고, 시든 깻잎 몇장은 채 썰어서 얼음물에 담궈 놓으니 강한 깻잎만도 감해지고 파릇파릇 싱싱해졌습니다. 그 안에..역시 짜투리로 냉장고에서 구제해주길 바라는 콩나물도 살큼 데쳐서 잘게 썰어 놓고 맛살도 조금 넣었어요.

당면만 작은 냄비에.....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을 넣고 볶았습니다.
작은 냄비... 엊그제 어머니가 누룽지 만든다고 올려놓고 잊는 바람에 태워서 좀 모양새는 그렇습니다만... ㅎㅎ

당면만 이렇게 볶은 상태에서.... 다른 것은 생으로 넣어서 버무려 양념한 다음에 어묵 속에 채웠는데..이거 대박입니다..
괜찮아요.... 어묵 속에 끼워 넣는 것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이 또한 요령이 생기면 그닥 복잡하지 않고 말이죠.
어묵 속에 넣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던데요.. 남은 건 그래서 그냥 날로 먹었다눈.... ㅎㅎㅎ
토요일 아침 밥상입니다.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위한 밥상이라는 치가 팍 나지요? ㅎㅎㅎㅎ
맞아요.. 포스팅 하지 않을 땐 자주 이렇게 차려먹진 않았어요.. 대충~~~차려 먹을 때가 훨 많았습니다.

양상추, 노란 파프리카도 꺼내고...

배추 빤 것.. 쌈 싸 먹기 위한 거죠.

이건 머위잎.... 이렇게..지금은 머위 잎을 데쳐서 쌈 싸 먹고...
여름에 머위 줄기를 먹고.... 쌉싸름한 맛이.... 괜찮아요.

서리태 콩을 불렸다가..... 천일염을 약간 넣은 물을 팔팔 끓인 다음에... 불린 서리태를 넣어서 한소큼 바글바글 뚜껑이 덜썩 거릴정도만 삶아내면...... 약간은 아삭거리면서도..고소한 콩을 씹어먹는 맛도 아주 좋습니다.
전 이렇게 먹는 것이 밥에 놓아 먹는 것보다도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대저 토마토... 저거...모양새는 그닥 좋지 않지만..맛은 아주 훌륭합니다.
아마도... 대저 토마토는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도 같아요.
겉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건 옳지 않아.... 특히 사람을 볼 때 말이지.....

콩, 토마토, 기타 등등으로 세워 놓은 접시 군단에 속한 미역과 계란찜은 먹다 남은 반찬입니다.
이 계란찜은 압력밥솥에 찐 거구요. 뚝배기보다 모양새는 조금 떨어지지만.... 이렇게 밥솥에 찌면 에너지도 절약되고 일단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점이 편하니깐 그때그때 맞춰서 계란찜도 드시면 될 거구요.

이건 친정 조카며느리가 친정 집에서 보내 온 미역이라면서 고모님 드세요..하며 준 미역인데 아주 부드럽고 좋더군요.
전라도에서 올라온 거랍니다.
제 조카 며느리.... 얼굴도 이쁘지만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 얼마나 이쁜지..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에요.



어묵도 이렇게 해 먹으니깐 요리같아 보이지 않나요?

이건 수요일 친정 제사에 가서 제가 만들어서 제가 가져온 고기반찬이구요....

남편과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금테와 가자미 구이~

이쪽 반찬 군단은..냉장고에 있는 짜투리 반찬과 김치입니다.
제사 지낸 나물..... 다진 파, 마늘 넣어서 이차가공했고요... ㅎㅎ
시금치는 데쳐 놓은지 며칠 되어 색이 조금 변한 것 같아.. 고추장에 무쳤습니다.
너무 색이 칙칙한 것 같아..중앙에.... 체리 통조림에서 꺼낸 체리로 포인트를 주고... 식후에 입가심으로 낼름 먹었습니다.

이거.... 고구마순 김치 씻어서 다시 양념해서 무친 거구요.

이건... 목요일 담근 오이소박이.... 그냥 꺼내 먹기 쉽게 잘라 담궜어요.


깻잎을 살짝 끓는 물에 데쳐서 양념장 바른 깻잎 반찬~

시금치 고추장 무침~

2차 가공한 고사리 나물과 콩나물~


이렇게 해서 다시 카메라 들이대고 찍어가면서 준비한 밥상...
왠지 미루어두었던 숙제를 마친 기분처럼 후련합니다... ㅎㅎ


음식은 추억속에서 빛이 나는 것인지...
전 오이 소박이를 보면 어느 해인가 무척 맛있게 먹었던 오이 소박이를 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때 맛을 완벽하게 재현하고픈 욕심이 오이 소박이를 담글 때마다 불끈 드는데.... 쉽질 않네요.... 올해 그 맛의 비법을 완벽하게 재현하고픈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가봅니다.


오늘 성공적이었던 아이디어..... 어묵꽃~~
이거 먹으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2차로 발전시켜 볼까 싶은데...성공하면 그것도 알려드릴게요~~


이건 목요일 담근 부추 김치는 아니고..먹던 부추 김치~


이게 목요일 담근 열무-얼갈이 물김치인데.... 맛이 들어서 좋으네요.
물김치 보시기가 2개인데 다 깨 먹는 바람에..... 없어 대충 담았지만 괜찮지요?

아침을 그렇게 먹고.... 어제 저녁엔......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여서... 열무 김치 넣고 비벼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어머니도..저도 2공기를 먹었습니다.
아..이 식탐을 버려야.... 살이 좀 빠질텐데...... 큰일입니다.

바로 이 물김치의 유혹에 넘어간거죠..


더구나.. 애호박에 감자 넣고 양파, 폿고추 듬뿍, 청양고추도 하나 넣은..이 환상적인 맛의 된장찌개 앞에서
어찌 나약해지지 않을 수 있겠어요,... ㅠ.ㅠ

잔반통 통째로 놓고 먹었어요..
설거지 거리 줄이고자~ ㅎㅎㅎ

오늘 아침엔 북어국만 시원하게 끓여서 있는 반찬 위주로 먹었고요....
점심엔... 밥이 약간 부족한 듯 해서..... 국수를 찾아보니 국수도 없고..라면도 잘 사다놓질 않으니 없는게 당연하고...
찾아보니 라면 사리를 있더군요. 가끔 부대찌개 끓여줄려고 쟁여 놓거든요.
볶음라면을 해 먹을까 합니다.
얼마 전에 친구가 준 마른 새우도 듬뿍 넣어서..... 볶음 속을 준비하고..
양념장은 고추장과 간장을 섞어서..대충.....

라면을 살짝 덜 삶아야 하는데 조금 퍼졌네요.

볶은 야채, 버섯, 새우에 삶은 라면을 넣어서...
양념장을 넣고 휘리릭 재빨리 볶습니다.

이렇게 해서 주말 별식으로 잘 먹었어요...

긴 글 읽어주시느라 애쓰셨어요..저도 주말 밥상 이야기 오랜만에 올리니 힘이 드네요...헉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