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사진없음)홈메이드어묵 내맘대로 생선전으로 변신~
일단,
윗 분에게 감사의 절을 넙죽!
냉동고에 1년 넘은 생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부푼 꿈을 안고 주문했었던 물회용 생선이었으나,
어설픈 계산으로(라고 쓰고, 똥고집이라고 읽는다)
뼈째로 쓱쓱 손질해서 한번 먹을만큼씩 지퍼락에 넣어 냉동고로 보낸후
한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물가자미(일명, 미주구리)였습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짐을 지고 살아간다지만,
저에겐 냉동고 속 식품들이 그런 거랍니다.
특히나,
손 큰 친정엄마가 보내주시는
(현재 냉동고에 있는 것 기억나는 것만 말해 보더라도...)
팥시루떡 여나믄 개
작년 쑥절편 지퍼락 두 봉지
국내산(이지만 울집에 온지 오래된) 갈치 여러봉지
엄마친구가 사주셨다는 국내산 조기 20~30 마리
친정집 냉장고 정리 차원에서 받아온 반건조오징어 한축
며칠전 버스편으로 받은 생 복분자 한통...
이런 것들은 내 의사와 달리 온 것들이지만,
이 미주구리는 바로... 제가 제 손으로 구입한... 진짜 제 짐이었죠.
맨날 맘속에서
'저 미주구리는 어쩔껀데?
버릴꺼야?
버리자니 돈도 아깝고 미주구리에게도 미안하고 정리해 놓느라고 고생했던 시간도 아깝잖아..."
이런 맘들이 왔다갔다...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고 생각만 뒤죽박죽
오늘 오후에 있던 약속이 연기되면서
그동안 받아놨던 영화를 핸드폰으로 보다가
갑자기 "미주구리! -> 생선 -> 어묵? -> 82 검색? "
이런 생각들이 뾰롱뾰롱뾰롱 이렇게 떠올라서
그 맘이 사라지기 전에(사라지기 전이 제일 중요한 거라죠 ^^) 얼른 검색을...
하려고 했는데,
키톡에 들어온 김에
저혼자 팬인 잠오나공주님 왕자님 사진도 보고,
소박한 상차림 님들도 보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설마... 있을까..."
'어묵만들기'로 검색해서 한번에 나온 윗 님의(노니님 이시죠 ^^) 레시피를 획득.
그런데요...
제가 튀김은 한번도 해본 적도, 하는 걸 본 적도 없는 게 옥의 티??
해서,
제 맘대로 생선전.
일단 냉동고 젤 윗서랍에 얌전히 누워있던 3봉지의 미주구리 채 썬 것들을 꺼내고
(이 사이에 키친토크 무단침입을 해서 레시피를 획득하고 ^^)
자주 안 써서 책장에 끼워놓은 해피콜 슬라이믹 을 꺼내오고
뭐가 분쇄칼날이더라... 막 상상하면서 조립하고
한덩어리가 되버린 미주구리들을 손으로 대충 쪼개서
믹서기에 넣고, 분쇄 버튼을 여러번 눌렀다 떼었다는 해서
세 봉지를 모두 갈아서
(사진이 없어서 죄송........ 그치만 아시겠지욤? 헤헷)
언젠가 사뒀던 우리밀 통밀가루 70%, 봉평 메밀가루 30% 계란 한개, 청양고추 딱 3개 잘게 썰어
미주구리 갈은 것...에 넣어서
큼지막한 후라이팬에 부쳤어요.(간은 안 했습니다. 간장 찍어먹을꺼니까요 ^^)
부침,전, 찌짐 등등은 남편몫인데
오늘은 집에서 일하고 있길래 제 맘대로 했는데
덕분에 두툼하고 한번에 못 뒤집어서 갈기갈기 찢어진 어묵될뻔한 생선전에
슈퍼에서 사온 조껍데기 막걸리 일병.
다~ 먹고 82에 보고합니다!
사진은 없어요.
미주구리 갈고 후다닥 믹서기 씻어서 엎어놓고,
밀가루등등 넣어서 반죽 하고,
갈기갈기 찢어지는 부침 수습하고,
뭣보다도 ~! 막걸리랑 먹느라고요... 케케
그냥 음식물쓰레기통으로 갈 뻔 했던 미주구리를 구해주신
노니 님께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너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신 82 입주민들께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청소와 정리를 제일 어려워하는
그렇다고 해서 딱히~ 요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
사진없이 키톡에 온
술한잔 하고 알딸딸~한
김지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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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맑은샘
'10.7.17 10:28 PM알딸딸하신 중에도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 전 알딸딸하면 바로 자러가야해서... 저희 냉동실에도 생선들 한 자리 차지하고 계신데 어떻게 좀 해봐야겠어요. 노니님 어묵은 자신이 없고 김지현님처럼 부쳐볼까봐요.
2. 김지현
'10.7.18 12:43 AM아잉~
맑은샘님 ^^
저 저 글 등록하고 안 자고 자유게시판 복습 하고 다시 와봤더니 댓글 달아주셨네용?
답글 한개도 없음 나 혼자라도 달아야 하나??? 두려워하면서 왔더랬어요~
맑은샘님 냉동실에도 생선 많으신 거에요?
그렇다면, 추천 살포시 합니다.
전 한번에 다 해 먹긴 많은 거 같애서,
3분의 1쯤만 해 먹었구요,
갈아놓은 생선을 다시 봉다리 갈무리 해서 냉동실 넣었어요.
이제 저것은 나중에 언제라도 부침으로 환생할 수 있지요.
제 미주구리는... 원래... 생년월일은... 2009년........후다닥~!
좋은 주말 되세요~3. 여름여름
'10.7.18 5:48 AM크크크. 우리 언니다아
미주구리가 뭐야?
냉동고는 파먹어도 파먹어도 어디선가 화석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
나두 이제 토론토 생활 끝내고 뉴욕으로 가게 되면서 냉장고에 붙어있는 냉장실 파먹고 있는데 언니가 보내준 김 언니가 보내준 멸치가 주식이야.
매일 멸치 국물을 낼 때 멸치 조금으로 한참을 우려서 먹었는데 이젠 다 먹고 가야되니깐 듬뿍넣고 오늘은 육수를 우려서 간장이랑 국수 말아서 먹었어.
언니네 근처에 살았어야 언니한테 저런 어묵도 얻어먹고 그러는건데...
이제 언니한테 쪽지 보내려면 회원장터에 가서 언니 이름 검색 안 해도 되겠다. 그치 하하하.4. 김명진
'10.7.18 10:53 AMㅋㅋㅋ 약속을 깬 주범이 저라는 ㅠㅠ
ㅋㅋㅋ 함 가서 홈메이드 어묵을 내어 놓으라며....신랑하고 시위를 해야겠네요.
ㅋㅋㅋ5. 김지현
'10.7.18 9:49 PM여름여름/ 어묵 아니랑께, 생선전...이고, 형부가 아니라 언니님이 부쳐서 모양도 막 빠지는 갈기갈기 생선전. 이지...
맛은 그냥 생선전 ? ㅋㅋㅋ
얼렁 동생님의 새 주소가 나와서 다른 물건 부쳐주고픈 생각뿐이고만.
명진님/
ㅋ 저 뭐했는지 말씀드리려고 쪽지창 열었다가,
혹시나... 키톡 들어와 보셨나? 해서 봤는데 ㅋㅋㅋ
글 잘 읽으셔야죵. 어묵 아니고 찌짐~
언제든 환영입니다요.6. 소년공원
'10.7.19 7:14 AM사진은 없어도 구수한 어묵냄새가 글에서 풍겨나는 듯 해요.
저도 언젠가 한 번은 내 손으로 어묵을 만들어보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제가 어렸을 때, 저희집 가까운 재래시장에 즉석어묵을 파는 곳이 있었어요.
그 맛이 지금도 너무나 그리워서, 언젠가 꼭 한 번 해보려구요.7. 독도사랑
'11.11.18 8:01 AM진짜 맛있어보이네요 ㅎㅎ 너무 먹어보고싶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