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상쾌할텐데~~~ 아쉽게도.... 그 사람은 전혀 그럴 기미가 없군요....
어제 그제 연이틀 참 바쁘게 보내느라 어제 밥상도 공개 못하고...(누가 기다는 것도 아닐텐데...ㅎㅎ)
어제는 아는 동생 아이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전시회 마지막 날인지라... 다녀왔어요.
한가람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많은 작가들이 부스별로 전시회를 열고 있어서 너무 즐거운 나들이였어요.
그 아이는 그림 그릴 때..참 행복하다고 그러는데...
그 아이의 그림속에...담겨진 그 아이의 그림자를 훓어보면서 그림을 보고 있자니...저도 참 행복해지더라구요..
글이건.. 그림이건..사진이건.... 그 속엔..그 사람의 느낌이...영혼이..그림자가.... 담겨져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렇게 행복한 미술관 나들이도 하고..어제 저녁 모임 약속이 있어서 바깥에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고 늦게 들어왔더니 참 피곤하네요.
정말이지 바깥 일 하시는 분들은 참 피곤할 것 같아요.
전 집에서는 종종 거리면서 하루 종일 일해도..그렇게 피곤하지 않은데..바깥 일은 2~3가지만 봐도... 피곤이 쓰나미로 밀려오는 것 같거든요.
여하튼... 어제 아침 밥상입니다.
이사가 코 앞인지라.... 냉장고 정리겸 청소를 하다보니.... 먹을 것이 너무 많네요.
냉장고가.. 보물창고더군요... 온갖 진기한 것들이 널려있는 보물창고고...ㅎㅎ

콩나물 큰 봉지 하나를 뜯어서..이걸로 국을 끓일까? 아님 조릴까..무칠까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에랏~~~ 국물도 작작~~ 조리듯... 무치는 반조림 어때?? 아주 순간적으로 결정.... 후다닥 콩나물 해물 반조림을 해버립니다.
주부라는 직업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주방에선...절대권력..무소불위잖아요...밥 권력을 휘두르면서 말이죠...ㅎㅎ
어떤 재료로...뭘 만들던지..어떤 조리방법을 쓸지...누구한테 결제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누가 심의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내 맘대로....(물론 먹는 이의 입맛과...기호도를 존중해서 하지만요...) ..결국은 내 맘대로 하는 직업.. 그리 흔하지 않다는 생각에 갑자기 뿌듯~~ 해지곤 합니다.
그리고.. 밥은 권력이에요... 요즘 세상에야.. 돈 권력..정치 권력.. 자리..능력이 대단한 권력이라 생각하는 터라..그깟...밥 맹그는 것이 뭔 권력? 하고.. 웃으실지 몰라도..전..밥 권력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힘..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종종 생각해보곤 하거든요.
사랑과 정성으로... 이런 저런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식구들은 웃고..즐기며 먹으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유대감..행복감을 갖게 되고..그러면서... 함께 울타리를 만들고..점점... 힘을 받아... 커다랗고 굳건한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전 믿습니다.
그래서 아무리..고단하고 힘들어도... 엄마가..주부가.... 즐거운 마음으로 도마소리를 내고..밥솥에선 구수한 밤내음을 풍기고 렌지엔 지글지글 된장찌개가 끓으면... 행복함..결집된 에너지는 점점 배가되고.... 후라이팬에선 고기를 볶고.. 먹음직스러운 생선 굽는 냄새가 나는 주방에선... 앞치마를 두른 주부의 치마폭에 감추어진 밥권력이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콩나물에 국물이 자박자박할 정도로 넣고 멸치 액젓과 멸치를 넣고 살짝 익힌 다음에... 다진 파, 마늘, 청-홍고추, 양파도 넣고...
거기에.... 바지락 조갯살과 대파도 넣은... 국도 아니고 조림도 아니고 무침도 아닌..자유스러운 반조림이 새롭게 탄생되고...
어제 아침.. 가족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받은 반찬이 되었다지요? 아마~~
처음부터 저렇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지만... 국물도 있으면서 특색있는 콩나물 반찬이 없을까 궁리하다... 나온 이색 콩나물 해물반조림.... 졸지에... 큰 접시에 담겨져 메인반찬으로 등극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네요.

마늘장아찌 담궈도..남은 통마늘 ..대충 쪼개서... 오븐에 한 아름 구었습니다.
마늘은 익히면... 단맛이 나서..아이들도 잘 먹어요..물론 어릴 적부터 먹어본 아이들만요..
저희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이렇게 먹어서 그런가 마늘을 아주 잘 먹어요...
고기집에 가서도..... 고기 구울 때 마늘을 잔뜩 구워서 같이 먹는 그런 아이들이거든요.

죽순 장아찌...아삭아삭하니..요즘 제 입맛에 딱인 반찬입니다.
이렇게 해 놓으니깐..죽순을 오래 먹을 수도 있고..질리지 않고 먹게 되서 참 좋아요.
모양도 이쁘지 않나요?

냉동실 정리하다 나온 부추 채썰어서 냉동시켜 놓은 것...역시 냉동실에 잘게 썰어 놓은 오징어와 만나서... 여름철에 잘 먹게 되는 부추전으로 완성~
부추 한 단 사서 채소박스에서 물러지게 두지 마시고... 싱싱할 때... 썰어서 지퍼팩에 담아 두면 요긴하게 부추전거리가 되니 활용해보세요.

두부도 큼직하게 부쳤어요...
전요.. 좀 웃긴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식탁에 오른 반찬들 크기가 때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그건요..이래요.
좀 많이 먹어야겠다...빨리 먹어야만 할 때다 싶으면..김치건... 다른 반찬들 크기가 커집니다.
눈치 빠른 아이들..그래서 제가 좀 크게 썰어 놓은 날이면..엄마..또..많이 먹일려고 그러지? 이럽니다.. ㅎㅎㅎ
이 두부도 좀 크게 크게 먹일 생각이...숨겨있는 거죠.

메인 반찬.. 콩나물 바지락해물 반조림입니다..
이거.. 깊은 맛이 나면서도..아삭거리고... 약간은 짭조름하면서.. 입맛 없는 여름철 반찬으로도...그만일 것 같아요.
좀 더 보완해서... 레시피로 완성하고픈 욕심이 불끈.. 생기는 그런 반찬입니다..ㅎㅎ

어제 아침에 만든 연근조림..
사실... 연근, 우엉조림이 조림중에서는 까다로운 조림이라..실패하기 참 십상이지요.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만들어야 하는 반찬이라 그런가 봐요.


그렇게 어제의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고... 오늘 아침입니다.
역시..먹을거리가 많아요.
늘 정리한다고 해도... 머리속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잘 입력하고 있다고 해도...
정리를 하고 나면..왜 그렇게 먹을 것이 많았던지.. 놀라게 되는 것이 각집 냉장고 아닐까 싶어요.
냉동실에서... 갈무리해 놓은 가자미랑 대구를 꺼내 가자미 한 마리 노릇노릇 구워내고...

지난 번에 선물받은 농사지은... 쌈야채도 감사한 마음으로 아껴 먹고...

쌈장도..제 식으로.. 만들어서 내 놓고....
사실 쌈장도.... 늘 된장이나 고추장만 가지고 만들어 먹지 말고... 여러가지로 변형시켜 먹으면 재미도 있고..맛도 더 좋은데..
언제 한번 날잡아 쌈장 퍼레이드도 한번 펼쳐 보여드릴게요...
여름이니까요~


어제의 콩나물 반조림도 다시 한번 나와 있고요.

오이지도 작년에 담궈놓은 것 무쳤어요.. 일년이 지났지만 아직 맛이 좋아요...
올해도 다시 담궈야 하는데 이사하고 나서 담그면 좀 늦을텐데... 어떡할까 고민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가지도 무쳤어요.

붉은 양파도... 썰어서...새콤달콤한 단촛물에 담궈 놓았다가 밥반찬으로 내 놓아도 좋아요.
이렇게 해 놓으면 훨씬 맛도 좋아지고.... 매운 맛도 없어지거든요.

이건... 돼지고기 목살 고추장 양념구이 ...


알타리 무 한단으로 담근 물김치...

그리고 아침에 냉동실에 꺼내서 끓인 대구국....
남편이랑 시어머니는 이런 생선국도 참 좋아하시지요....맛있게 한 토막씩 거뜬하게 드시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