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따서 보내주신 싱싱한 곰취가 한 박스 가득 왔어요.
2키로를 주문.
이미 소소하게 만들어 놓은 곰취장아찌도 1키로 정도 되고...
혹시나 좀 적지 않으려나... 1키로 더 살걸 그랬나 싶었는데,
2키로 한박스 양을 보니
이 정도면 적당하게 잘 산 것 같아요...^^
얼른 손질하고 싶어서 맘이 급해집니다.

생고사리도 2키로...
고사리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 생각하면
깨끗이 갈무리 할 일이 힘들게 느껴지기는커녕...
맘이 뿌듯해요.

거기다가 마찬가지로 2키로 정도 나가는 죽순까지...
이것 모두 손질을 다 해 놓으려면,
부엌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좀 길어지겠지요?

일단, 곰솥냄비와 들통냄비를 꺼내서
그윽하게 물 채워서 가스불 위에 올려
바글바글 끓기를 기다리고...

곰취 장아찌를 만들려고 하면서
곰취는 모두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 두고
먼저 중요한 작업을 해 둡니다.
바로 이렇게 정구지를 끓는물에 살짝 데쳐 준비해 두는 거지요.

택배로 집에 도착한 그대로...
공업용 노끈으로 지끈 묶은채로
곰취를 뜨거운 소금물에 하루 온종일 삭힐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런 식으로해서
장아찌 양념물에 오래 담궈 두기는 더더욱 안될테구요.
곰취를 한 묶음씩 구분해서 묶어 두었던 노끈은 풀어서 버리고
이렇게 데친 정구지 줄기를 가지런히 2~3개 모아서
노끈 대신에 곰취 뭉치에 엮어서 묶어 줍니다.

이런식으로요...^^

냄비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씻어놓은 곰취 뭉치들을 넣을 준비를 슬슬 해 봅니다.
열기와 기포가 올라올 이 정도 때 즈음에
왕소금을 집어 넣어
곰취를 삭힐 소금물 농도를 맞춰 두어요.
곰취는 냄비가 끓을적에 넣을 것이 아니라
소금물이 끓는 냄비의 가스불을 끈 다음,
펄펄 제대로 끓여낸 여전히 아주 뜨거운 소금물 상태의 냄비에 넣어 줄 껍니다.

물을 끓일때만 큰 냄비에 가득 부어 끓이고,
곰취를 소금물에 담궈 둘 때에는
넉넉한 스텐볼 하나 꺼내어서
끓여낸 물 나눠 부운 다음
이렇게 3군데로 나누어 넣었어요.

이렇게 국자로 뜨거운 물을 몇번 반복해서
골고루 잘 끼얹어 준 다음,
냄비를 모두 들고 뒷 베란다쪽으로 가져다 놓고
뚜껑이 있는 냄비는 뚜껑을 비스듬하게 약간 열어서 덮어 두고,
이런 스텐볼은 아무 냄비 뚜껑이든 너무 작지 않은 것으로 하나 꺼내서
중간부분에 슬쩍 덮어 두면
곰취들이 다음날까지 소금물에 은근히 제대로 잘 잠겨 있지요...
이 상태로 일단 반나절 동안..
그러니까 12시간 이상 그대로 두면 됩니다.

또 다른 냄비들 꺼내어서
새롭게 다시 물 채워 가스불에 올리고
이번에는 생죽순을 삶아 봅니다.
죽순들이 워낙 커서 남은 냄비들 무엇이든 그다지 마땅치 않아서,
차라리 큼직큼직한 스뎅볼을 꺼내어서 죽순 삶은데 씁니다.
키는 낮아도 넉넉한 스뎅웍도 같이 꺼내어 쓰구요...^^
죽순은 2~30분 팔팔 끓이면 적당합니다.

죽순을 삶고 있는 스뎅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여 드릴께요.
저는 죽순이 냄비에 나눠서 다 넣기에 워낙에 크기도 하고
가스불도 아낄겸 익히는 속도라도 좀 줄이려고
까서 넣을 수 있을만큼은 미리 껍질을 좀 까서 넣었어요.
그래도...
정말 죽순은 삶은 다음 이 겹겹이 쌓인 껍질을 벗겨보면
얼마나 원래 크기에 거품이 많았는지를... 제대로 실감하게 되요.
보통 벗겨내도 또 벗겨내야 하는 양파를 실생활에서 비유에 많이들 사용하는데...
이 죽순 껍질 벗겨내다보면
양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겹겹이 둘러 싼 껍질양이 어마어마 하답니다.
굵직하고 튼실한 밑둥부분은 그래도 나은 편이고...
뾰족한 끄트머리로 올라갈수록
나중에 껍질 다 벗겨내고 나면 남는것은 정말 아주 작지요...^^

고무장갑 끼고서
이렇게 뜨거울 때 슬쩍슬쩍 껍질을 다 벗겨냅니다.
좀 식은 다음 벗겨내도 될 것을...
다음 할 일이 남아 있기에 얼른 끝을 내고 싶어서 그러는거지요...^^

껍질이 다 벗겨졌으면 끓여낸 물에 그대로 좀 담궈 둡니다.
끓여낸 그 물이 아직 뜨거울적에 계속 담궈 놓아
자연스럽게 죽순 특유의 아린 맛이 남았으면 우러내 주는 거지요.
오래 담아 둘 필요없이 한 10분 정도만 이리 두고, 그동안 딴 일 좀 하다가...
바로 맑은 물만 나오도록 찬물에 몇 번 깨끗이 헹궈내고
이제 깨끗한 찬물에 이대로 또 2~30분 담궈 두었다 쓰면 됩니다.
너무 무르게 푹 삶겼다 싶으면
껍질 다 깐 다음 뜨거운 물에 담궈 놓는 과정은 생략하고
바로 맑은 찬물에 담궈 두었다 사용하면 되구요.

또 가스불 위에 새 냄비를 올리고 물 부어 팔팔 끓인 후에...
이번에는 생고사리를 삶아 봅니다.

고사리는 익어가고...^^
매년 이렇게 생고사리 가져다 삶을 적 마다
집안에는 고사리 삶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예본이는 이 냄새가 너무 싫어서 엉엉 울기까지 했어요...^^
참 예민하지요?
그런데 이 날은 또 퍼뜩 알아차리고는
'앗 고사리 삶고 있나요??' 하더니...
'냄새야~~'하면서 그냥 제 코 막고는 스르륵 다른 방으로 사라지더군요...^^;
전혀 못참고 울거나 하는 일도 없이
뭐 하나 싶어 문을 빼꼼 열어서 보니
조용히 책 읽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 때 쯤이면 고사리는 가스불 위에서 팔팔 끓으면서 익어가고...
아이는 또 이맘 때 쯤이면 더 어른스럽게 자라 있고...
저는 또 이맘 때 쯤이면 흰머리 더 늘어나고 더 늙어 있을테고...^^
산다는게 다 그런거지요...^^

먼저 넣어서 끓인 냄비부터
고사리들이 순차적으로 끓어 오릅니다.
생고사리는 오래 푹 우러내듯이 끓여 내지 않고,
건져서 손으로 느껴봐서 단단한 기가 없어지고 부드럽고 포근하게 꺽어질 정도까지....
한 10분~15분이면 딱 적당해요.

이렇게 다 삶아진 고사리는 가스불을 끄고
조심스럽게 무거운 냄비채로 들고는
서늘한 뒷베란다 같은 곳에 둡니다.
곰취와 마찬가지로 반나절 동안을 그대로 이리 놔 두면서
모두 맛있는 고사리가 되는거지요.
가뜩이나 이것저것 양념에 엑기스에 김치담는 준비에...
복잡한 이 뒷쪽의 조그마한 공간이
발 디딜틈도 부족한 정도로 아주 어수선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밤은 흘러가고...

그 다음날...
중간중간에 냄비마다 맑은 찬물 새로 갈아주면서
서서히 마무리를 짓습니다.
<삶아낸 생죽순 마무리 작업>
우선 죽순부터...
껍질벗겨낸 죽순을 도마에 올려
빗살무늬가 드러나도록
이렇게 모두 다 썰었어요.

모두 다 썰어 스텐볼에 담았어요.
생죽순 2kg를 삶고 껍질 다 벗겨내고 속살만 손질하면
이렇게 맛있는 죽순속살이 대략 1kg정도 나온답니다.

위생백중에 제일 작은 사이즈의 봉지에다
각각 100g씩 담았어요.
이 정도 양이면 해삼탕 같은 요리 만들때에
기본계량으로 한 두 봉지씩 꺼내어 쓰기에 딱 좋은 양이거든요.
한봉지씩 입구를 봉할 때에는
쓸데없이 남는 공기 모두 빼 주어야
아까운 냉동실 자리를 쓸데없이 낭비하는 일이 없지요..^^

가지런히 지퍼백에 넣기까지 하면,
냉동실로 들어갈 준비 완료.
앞으로 몇번의 요리를 만들적에
좋은 재료로 유용하게 잘 쓰이겠지요...^^

<삶아낸 생고사리 마무리 작업>
삶아 낸 제 물 그대로 반나절을 우러내 두었다가,
중간에 찬물로 헹궈서 깨끗한 물을 받아서 새물로 또 반나절...
꼬박 한 나절을 물에 담궈 안좋은 잡맛을 다 우러낸 고사리예요.
이제는 갈무리해서 냉동실에 들어갈 준비를 할 시간이지요.
흐르는 찬물에 깨끗하게
마음에 차도록 맑은물이 나올때까지
최종 헹굼을 합니다.
오동통하고 보드라운 이 고사리 좀 보세요...^^

생고사리 2kg를 삶았더니
이만큼 푸짐하게 양이 나옵니다.
저희집에서 쓰는 많은 스텐볼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슈퍼사이즈 이 스텐볼에 가득찰 정도예요.
고사리라면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는 저...
쉽게 그냥 먹을만큼 조금 시장에서 사 와도 되지만
이렇게 믿음가는 재료를 깨끗이 푸짐하게 손질하는 이 재미에
이렇게 시간이나 노력들여서 장만하나봐요...^^

위생봉지에 넉넉하게 한 줌 혹은 두 줌씩 쥐어 넣고
이렇게 불필요한 공기 싹 빼버리고
단단하게 묶어 둡니다.
이런 갈무리에 단련이 되어서
진공포장기 없어도 손 아귀의 힘만으로도
이렇게 얼추 단단하게 바로바로 갈무리가 됩니다.
살아갈수록, 이 손 아귀과 팔뚝 힘만 세어져 가요...^^

지퍼락에 나눠넣고
날짜 적은 다음 냉동실에 가지런히 눕혀 넣어두기만 하면 끝.
마른 고사리도 넉넉하게 장만해 두었고,
이 생고사리 삶아낸 것은 또 그것과는 다른 맛이 있어서 좋구요.
2키로라도 그리 오래 가진 못해요.
냉동실에 다른 재료들이 꽉 차 있으니...
그렇다고 마음만큼 더 넣을수도 없는 일이고...
지금부터 또 얼마간 고사리 넣어서 만든 음식들
맛나게 많이 먹겠네요....^^

<곰취장아찌 마지막 작업>
소금물에 담궈 두었던 곰취도
중간에 맑은 물로 바꿔서
또 반나절을 두었어요.
충분한 시간이 흐른 다음,
이제 최종적으로 맑게 샤워를 합니다...^^

야채탈수기는 쌈채소의 물기를 털어내는데는 물론이고,
이렇게 장아찌 담기 직전의 재료들을 물에 헹군 다음에
남은 물기를 빼 주는데에도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어요.
곰취를 한 묶음씩 샐러드스피너에 넣고,
속에 고인 물기가 밖으로 나오도록 충분히 돌려 줍니다.
물론 줄을 잡아 당길때에 팔은 좀 아프지만,
보송하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기구인데...
이런 정도야 감당해야 겠지요.

이렇게 어느정도 물기를 제거한 곰취들은
모두 차곡차곡 쌓아서
이제 김치통에 옮겨 담을 준비를 합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김치통 하나를 비워서 거기에 장아찌를 담아 보관하면서
여름 동안 시원하게 꺼내 먹으면 아주 맛이 좋지요.

이렇게 차곡차곡 곰취를 넣어 주었어요.
제일 크고 길이가 깊은 김치통인지라
곰취 2키로 넣어도 반 보다 조금 더 올라올 정도로
통 안이 여유가 넉넉하니 남아서 좋네요.

이제 장아찌 국물도 만들어서 준비.

김치통안의 곰취위에 고루 부어주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어
골고루 양념물이 흘러 베이도록 해 주고는
다독다독 마무리...

이 정도 잠긴 곰취는 위에 돌같은 무거운 것으로 눌러 주지 않아도
이틀 정도만 이대로 두면
벌써부터 충분히 양념이 골고루 베입니다.
그 때부터 바로 꺼내 먹어도 좋아요.

이제 김치통 뚜껑 덮어주고
만든 날짜 테이프에 적어 딱 붙여 놓으면 끝.
이 정도 만들어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없어질테니
사실 이렇게 날짜를 표기해 놓을 필요도 없을 듯 하지만..
뭐든 손에 익어서 버릇처럼 바로바로 행동이 먼저 나오네요...^^
이 매직테이프도 비싼편인지라
엥간하면 아껴써야 하는데...^^;

이렇게 김치냉장고 제일 아랫칸에 넣어두면
서랍을 열때마다 마음이 뿌듯합니다.
오른쪽에는 김장김치가 한 통 보이고...^^
나란히 자리잡은 저장식 반찬이
이 때 즈음 몸은 좀 피곤해도 괜시리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네요.

<열무 한 단으로 열무김치 담기..>
어지간하면 여기서 끝을 냈을텐데...
마침 열무를 시장에서 한 단 사와서
세탁기 앞 쪽에다 세워둔게 있었어요.
부엌 바로 옆으로 통하는 곳인지라 눈에 계속 뜨이다 보니,
도저히 하루를 이대로 더 세워둘 수가 없어서 부엌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신문지 한 장 펼치고 열무묶음을 풀어 봅니다...^^

과도 꺼내서 누렇게 시들어진 잎 부분 뜯어내고
꽁지 끄트러미도 꺽어서 손질하고,

칼로 착착 썰어서 스텐볼에 담고는,

왕소금 적당하게 약간 모자란 듯 솔솔 뿌려서
양손을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가볍게 몇 번 살짝 뒤집어 줍니다.
한줄기 꺽어서 입에 넣어 씹어보니
열무가 억세지 않고 여리고 보드라운 느낌이라서
소금에 절이지 않아도 될 듯 했지만,
그래도 양념 만드는 동안만이라도
살짝만 절여주기로 한 거지요.

열무 양념 만들기...
마른 고춧가루는 하나도 넣지 않고
싱싱한 홍고추 아주 넉넉하게 즉석에서 윙~하고 갈고
마찬가지로 양파도 갈고
젓갈에다 다진양파 섞어서 양념을 합니다.
천연의 단맛이 슬쩍 느껴지도록
이렇게 매실엑기스도 적당히 부어서 섞어야지요.

모두 숟가락으로 골고루 섞어서 양념을 만들어 두고는,

미리 다시마 두툼한 것 생수에 담아서
맛국물이 우러나도록 두었던 이 다시마육수를 가지고
짜지 않게 적당히 맛깔스러운 농도가 되도록
마지막으로 김치양념맛을 조절해 주었어요.
천연의 이 다시마물이 김치양념에 들어가면
미원 안 넣어도 조미료 효과가 많이 들어갑니다.

한 4~50분 정도 절여 두었던 열무가
생기가 영 수그러들어서 아래로 슬그머니 가라앉았네요.
가만히 놔 두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양념 만들고 또 다른일 하면서 중간중간에 가볍게 위 아래를 섞어 주었어요.
그래야 적은 소금을 넣은 이 열무김치감이 골고루 자연스럽게 숨이 죽으니까요.

열무는 이제 깨끗이 씻어서
소금알갱이와 소금기, 지저분한것들 모두 깨끗이 씻겨 내려가게 한 다음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빼 두고,

큼직한 스텐볼 준비해서 열무를 넣고
앞서 준비해 둔 김치양념을 모두 부어...

손으로 살짝살짝 잘 섞어 줍니다.
열무를 함부로 다루면...
보통 풋내가 난다고 이야기들 하시지요.
비단 열무가 아니어도, 삶아낸 것이 아닌 생채소를 다룰적에는
아기 다루듯이 영 조심조심 하는것이
재료를 손상하지 않고 더욱 제 본연의 맛을 맛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국물이 자작하게 열무양에 딱 알맞을 정도네요.
홍고추를 모두 갈아버렸는데, 모자라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적당한 김치통을 하나 꺼내어서
열무 건더기를 먼저 차곡차곡 넣고
남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서 모두 위에 부어 주었어요.
그리고 손으로 지긋이 눌러주며 마지막 마무리를 다듬어 주었구요....^^

께 좀 솔솔 뿌린다음,
김치통 뚜껑을 닫고

마지막 늘 잊지 않는 마무리 작업으로
역시나 김치통에 날짜를 표기해서 테이프로 붙여 둡니다.
뭐 당장 다음날부터 먹기 시작하면
오래 가지 않아서 통이 텅 빌 터인데...^^
이젠 날이 더워지니 열무김치 넣고 비빔국수, 물국수, 또 비빔밥까지...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소박한 한 끼 만들어 먹기에 참 유용하고 고마운 김치예요.
일 다 끝나고 저 혼잣말로 그랬어요.... '열무김치야.. 사랑한다...'^^

그리고 다시...
2010.6.13 일요일
오늘의 아침상 이야기를 해 봅니다...^^
날씨는 흐리고 괜시리 기분이 쳐지기 쉽지만,
아침밥상 위에는 싱싱함을 담고 싶어서
몇가지 쌈채소를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해 두었어요.
이런 초록의 푸성귀들이 상 위에 올라가면
푸짐하게 잘 먹고 난 다음,
뱃속에 늘 기분좋은 포만감이 남아요...^^

그 다음에는 생선 손질을 했는데,
갈치 1마리와 꽁치 3마리, 참조기 5마리, 오징어 2마리...
이렇게 4가지 종류를 손질하려고 한꺼번에 쏟아 놓고 손질을 시작합니다.
먼저 갈치부터 시작.
비늘 깨끗이 싹싹 긁어내고 토막을 쳤어요.
예전부터 어머니가 갈치비늘이 소화가 잘 안된다고 늘 깨끗이 벗겨 굽거나 지져 주셨던지라...
저도 은색 반짝반짝 거리는 갈치비늘 그대로 둔 채로는 구워내지않고
가능한 한 말끔하게 벗겨 냅니다.
벗겨낸 갈치비늘이 끈적거리면서 칼에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 걸 보면
더더욱 그냥 먹을 수가 없지요...

참조기도 비늘 깨끗이 벗기고 아가미 떼어 내고,
오징어 속내장도 깨끗이 제거하고 다리빨판도 잘 씻어 주었고...
꽁치도 내장 다 빼내고 칼집 넣어 준비해 두었어요.
생선은 준비가 다 되었네요.

냉장고에서 돼지불고기용으로 얇게 썰어 포장해 둔 돼지 뒷다리살 한 팩을 꺼냅니다.
매콤하게 양념해서 방금 앞서 손질해 둔 오징어와 잘 섞어서
오삼불고기처럼 구워서 먹으려구요.
쌈채소도 이 고기 구워 싸먹으려고 준비한 거지요...^^

스텐볼을 꺼내어서
얇은 돼지고기 한 장 한 장씩 적당한 크기로 가위로 잘라 넣고,
여기에 오징어 썬 것과 양파, 대파를 같이 넣었어요.
양념은 딱 4가지.
고추장과 흑설탕, 다진마늘, 진간장 이렇게 넣구요.
원재료의 좋은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양념가짓수를 괜시리 복잡하게 많이 넣는 것 보다,
이렇게 딱 필요한 최소한의 양념만으로 간을 맞추어 요리하는 것이 좋지요?
돼지고기 구워내는 이 고추장 양념에
이렇게 흑설탕을 가지고 단맛을 맞춰주면
재료와 맛이 아주 잘 어우러지는 양념이 나와요.
흑설탕은 진간장과도 맛궁합이 원래 잘 맞기도 하구요.

모두 조물조물 잘 섞어 줍니다.
그리고 밥상 차리기 직전에 후라이팬 위에 올려서 구워내면 되겠죠?

이제 생선을 구워봅니다.
앞서 손질한 생선을 모두 다 구워내는게 아니라
아침에 한 끼 먹을만큼만 굽는거지요..^^
꽁치와 참조기, 갈치, 그리고 아까무스도 한마리 꺼내고...
모듬생선구이를 할 꺼예요.
나란히 생선구이기에 넣어 주고는

생선구이기 뚜껑을 닫고
타이머를 15분에 맞춥니다.
몇번 이런식으로 구워서 먹어보니...
이렇게 생선구이기 안에 모듬생선으로 꽉 채워 구울적에는
15분 정도가 딱 적당하더군요.

다시 부엌으로 돌아와서,
생선이 익을때까지 남는 시간동안
찌개 한가지 가스불 위에 올리고
후라이팬 꺼내서 양념 오삼불고기도 올려 봅니다...^^

맛있게 지글지글...
잘 구워져 가네요.
거의 다 익었습니다...^^

뒷 쪽 가스불에 올린 뚝배기에서는
맑은 해물순두부찌개가 바글바글 끓고 있는 중...^^
멸치육수에 순두부 한 팩,
그리고 새우 7~8마리 정도와 모시조개 한 줌, 아까 썰다가 남겨 둔 오징어도 한 줌...
여기에 대파와 안매운 빨간 홍고추 하나 썰어 넣으면 끝이예요.
제일 중요한 것.
간은 꼭 새우젓으로 합니다.
다른 어떤것 넣지 않아도 건더기로 들어간 해물 자체에서 나오는 육수에다
새우젓의 감칠맛이 더해져서
국물이 얼마나 순하고 시원할런지...
이 맛이 상상이 되시지요?^^

생선도 맛있게 구워졌네요...^^

일요일의 아침상입니다.
묵은 김치 조금 꺼내고 참기름 발라 구워놓은 김 곁들이고...
맑은 해물순두부찌개와 모듬생선구이 한 접시...
그리고 매콤하게 볶아낸 오삼불고기와 양파,오이,풋고추 썰어 놓은 것,
푸짐한 쌈채소도 상에 올리고 이것저것 찍어 먹을 쌈장까지...
바깥 날씨는 흐려도 기분만은 좋았던 아침식사 시간이었어요...^^

배는 부르지만 마지막 입가심으로
방금 김치냉장고에서 꺼낸, 살얼음 기운 느껴지는 시원한 이 수박이랑 참외..
이리로 오셔서 같이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