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찾아 뵙지않고 명절을 보내니 좀 허전한것 같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그랬네요.
우리 부부의 유일한 취미생활이 요 근처 노천탕이 있는 온천에서 개운하게 목욕을 하고,
중국집에서 얼큰한 짬뽕을 먹는일인데,
집에서 명절을 보내긴 해도 나물이며 주전부리 장은 좀 봐야 할것 같아 온천 근처 재래시장에 들었습니다.
와~~ 명절 전날이라 그런지 물가가 장난이 아니네요.
2,3천원 하던 단위가 5,6천원... 물론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라면 미리미리 장을 봐두셨겠지요.

우리끼리 있으니 좀 허전해서 그런지 남편이 자꾸 이것 저것 사자고 하네요.
떡국떡은 이미 사다 두었으니 구워먹을 가래떡, 손으로만든 송편,찰떡을 좀 샀습니다.

딸의 주문대로 브로컬리가 듬뿍들어간 크림스파게티도 만들었구요, 샐러드로 연어도 박스 개봉했습니다.
연어 샐러드의 소스는 크리미한것이 겹칠까봐 발사믹소스를 베이스로 만들어 뿌렸구요.

야채가격이 하도 비싸 쌈배추 남은것과 양파 케이퍼만으로 돌돌 말았습니다.

전날 남은 밥 데워 볶아놓은 소고기 넣고 주먹밥 만들어 미역국과 함께 간단한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최살쾡님이 알려 주신대로 앞,뒤를 참기름 두른 팬에 노른노릇하게 구워 주었더니 한맛이 더 나네요.

부추 겉절이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쉬운대로 남은 브로컬리 곁들이고 손질한 오징어 데쳐
충무김밥도 만들어 먹구요,무우 무침은 김장무로 통닭집 무 레시피로 만들어 두었던걸 고추가루와
약간의 올리고당으로 무쳤습니다.

저녁에 색이 여리고 맛이 강하지 않은 순서대로 나물들 데쳐 놓았다가

설날 아침은 멸치 다시마 육수로만 담백하게 끓인 떡국이랑 먹었구요,

손질해 두었던 미더덕 넣고 시원한 된장찌게 끓여, 데친 봄동이랑 숙주, 갈은 돼지고기 넣고 오랫만에
빈대떡도 부쳐먹었습니다.

이곳 충청도에서는 명절에 빈대떡을 많이들 해 드시는지 시장 곳곳에 전기맷돌에 갈은 녹두를 팔더군요.
고사리랑 숙주가 든 속도 원하면 따로 팔기도 하고요. 참 편한 세상이다 그랬죠...
직접 갈은 만큼의 고소한 맛은 덜하지만 녹두 사다 불려서 껍질 일어내고 갈일 생각하면 너무 일이라...

휴일 메뉴로 빠지면 섭섭한 삼겹살도 구워 먹었습니다.
곁들이는 쌈무도 김장때 슬라이스 해서 통닭집무 레시피로 만들어두면 시중에서 1팩 구입비용으로 여러달을 먹습니다.

딸이 늦잠자는 휴일 아침은 요렇게 쟁반에 차려서 TV보면서 먹기도 하구요,

나물이 많으니 선물 들어온 사태로 장조림만 하나 만들어 뜨끈한 돌솥밥도 해 먹었습니다.
그리고...한가지 더... 먹거리에 과도한 (!) 애정을 갖고 계신 키톡 동지들께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삼겹살 드실때 어떤걸 곁들이시나요? 싱싱한 상추에 향긋한 생깻잎도 좋지만,
적당히 짭쪼름한 맛에 새콤달콤한 깻잎지에다 알싸한 마늘 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요것은 엄나무순 간장 장아찌 입니다.
작년 봄 춘천여행길에 화천장에 들었다가 보드라워 보이는 엄나무순이 있길래, 익숙한 재료는 아니지만,
몸에 좋다니 함 만들어 보자 싶어 깻잎 간장장아찌 만드는 방법과 똑같이 해 두었더니
요것이... 너무 맛나네요. 뭐랄까 아삭한 질감이 울릉도 명이장아찌같은 맛이 나네요.
깻잎 보다는 조직이 두껍고, 향도 강하고 쌉쌀한 맛까지 나서 제대로 맛이 들까 싶었었는데 기우였어요.
이제 날이 풀리면 장에 각종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나오겠지요?
연해 보이는 엄나무순이 있으면 꼭 한번 담았다가 삼겹살에 토핑(?)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 레시피는 전에 제가 올린 "깻잎으로 몇가지 저장반찬" 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