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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밥이야기

| 조회수 : 4,585 | 추천수 : 98
작성일 : 2009-10-27 17:40:53
유기농찰흑미를 세일하길래 한 봉 집어들어 잡곡통에 섞었습니다.

있던잡곡이 많지 않아 흑미를 좀 적게 섞었더니 밥색이 흑미를 넣은건지 안넣은건지...




흑미를 더 섞어도 괜찮겠죠?^^

흑미하니까...생각나는 얘기가 있네요. 만년초보1님처럼 얘기해볼까요?

저는 조부모님 아래서 자랐거든요. 늘 두분 생각하면 맘이 싸해지는게...
특히 검정쌀을 보면 저희 할아버지가 생각이 많이나요.
대학교때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는데 정말 기적적으로 많이 회복이 되셨어요.
거동도 하시고 가족도 거의 다 알아보시고 아무튼 할아버지가 그런 상황이셨는데 할머니와 둘이
사셔서 멀리사는 자식들은 모시지 못하는 죄책감에 그나마 돌아가면서 자주 찾아뵙고는 했죠...
제가 대학교때인가 그땐 외지서 다니니까 시골서 두분만 사셨는데 농사를 짓지 않으셔서 그런지 검정쌀을
잘 모르셨어요. 저희 아빠가 밥에 섞어 드시라고 검정쌀 한되를 가져다 드렸죠..





대추랑 생강을 넣어 올 겨울 먹을 차를 만들었어요. 꿀과 흑설탕을 넣었답니다.

꿀이 많아서 꿀로만 하려했는데 왠지 모를 섭섭함에 설탕과 같이 넣어 재었어요.

제가 손이 좀 작아서 양이 좀 작은듯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버려지는것보단 낫겠쬬?

잘 숙성(?)되어 우리가족 올 겨울 건강을 지켜주길...근데 이거 숙성이 언제되서 먹나요??


근데 할머니가 흰쌀에 조금 섞어서 밥을 해야 하는데 망각을 하시고 세상에나 검정쌀로만 밥을 한거에요.
검정쌀로만 밥해보셨나요? 저두 보지는 않았는데 할머니 말씀으론 탄밥도 그리 탄밥이 없었다네요.ㅎ
밥이 너무 맛이 없어서 못 드시겠더래요.
소시적 농사짓던 노인네라 먹을거 버리면 죄된다는데 버릴수도 없고 어쩌나 어쩌나 하다가
식혜를 만들면 달달한 맛에 먹겠다 싶어서 그 밥으로 식혜를 만드셨답니다.
맛이 있었을까요? ^^; 할머니는 까만 그 식혜도 맛이 없어서 드실수가 없더래요...쌉쓰름하니 식혜맛이 아닌...
쌀에 엿기름까지 넣어 식혜까지 만들었는데 더더욱 버릴수가 없었던 할머니...
어떻게 하셨을까요?? ^^

할아버지는 쓰러지신 후유증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계셨는데 식사가 끝나시면 본인이 꼭 약을 챙겨 드셨었어요
할머니는 할아버지께 몸에 좋은 다린 물이라고 한약같은거니 드시라고 해서 드렸는데
한입 드시곤 약인데 좀 달달한거 같네 하시며 잘 드시더랍니다. ^^
그래서 할아버지가 그 검정쌀 식혜를 다 드셨데요. 상한음식 못먹는 음식 드린것 아니니까
저희 할머니 너무 하시다 하지 말아주세요...^^;
하늘에 계신 할아버지는 아직 그때 드신게 식혜인줄 모르고 약인줄만 알고 계시겠죠?


만년초보1님이 이야기 하시는걸 읽다가 저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주저리 해봤어요.
다들 건강 유의하세요^^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순덕이엄마
    '09.10.27 7:33 PM

    글 써놓고 제목 뭐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밥이야기..어디서 본거 같아서 비슷하게 붙였는데
    방금 본 아이리스님글 제목일줄이야..아놔 이거 기억력이 정말..ㅠㅠ
    죄송합니다. 한번만 봐주세요. ^^;;;

    할아버지가 드신 흑미식혜 아마 건강식품이었을거예요. 할머니 참 지혜로우신 분이시네요^^

  • 2. Hepburn
    '09.10.27 7:52 PM

    ㅎㅎ 순덕이엄마, 너무 웃겨요~~
    정말..지금 전 너무 심각해야 하는데 왜 일케 웃기시는 거예요, 댓글 달려고 왔더니~~

    원글님이 참 착하신 분이었나봐요.
    학교 다니면서 편찮으신 할아버지도 자주 찾아 뵙고..
    믿고 먹으면 약이 된다 잖아요, 할머님 식혜 덕분에 할아버님이 좀 더 사셨을것 같네요.
    만년초보2 가 나오셨는 줄 알았어요..ㅎ

  • 3. 아이리스
    '09.10.27 10:05 PM

    +순덕이엄마 - 아이고~무슨 말씀을요..순덕이엄마님께서 올리시는 글에 비함 별 보잘것도 이야기거리도 없는데 이렇게 리플도 달아주시고 너무 고마워요^^

    + Hepburn - ^^ 고맙습니다. 제겐 가슴많이 아픈 사연이기보단 조부모님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생각나게하는 따뜻한 이야기랍니다.^^

  • 4. 행복한파랑새
    '09.10.27 10:42 PM

    저도 예전에 시어머님이 올해는 검은쌀을 좀 수확했다고 주시는데 그때 흑미를 첨 봤거든요.
    그래서 아이리스님 할머니처럼 흑미로만 밥을 했었어요.
    흑미가 맛있다는 소리는 어디서 들었기에 흑미로만 밥을 하면 얼마나 맛있을까하고..
    냄새는 정말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났는데 막상 한숟가락 먹어보니 정말 못먹겠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다시 흰 쌀밥을 해서 두 밥을 섞어서 먹었어요.^^;;

  • 5. 좌충우돌 맘
    '09.10.28 7:10 AM

    조금 더 넣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흑미 좋아해서 많이 넣는데 괜찮더라구요.
    근데 여기서 궁금한거 한가지.
    가끔씩 흑미찰떡이라는게 있어서 넘 맛있게 먹는데, 그래서 가끔씩 도전의지가 불타는데,
    흑미로만 밥을 하면 맛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보고 도전의지 삭제...
    흑미찰떡은 왜 맛있었을까요?

  • 6. 사과쨈
    '09.10.28 12:16 PM

    현명하시네요...분명 몸에 좋은거 였을꺼예요..생각난김에..저도 대추랑 생강넣고 한번 만들어봐야겠네요..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 7. 만년초보1
    '09.10.28 5:30 PM

    긍정적인 마인드야 말로 보약중의 보약이잖아요.
    보약이라 생각하고 드셨으니 틀림없이 효과 있었을 듯. ^^
    아직도 이리 추억하시는 걸 보니 할아버지와 참 각별 하셨나봐요.

  • 8. 아이리스
    '09.10.28 8:49 PM

    +행복한파랑새 - 흑미로만 밥 지으신 경험이 있으신 분이시네요.^^ 흰쌀밥에 섞어 드셨으니 파랑새님도 현명하게 처리하셨네요^^

    +좌충우돌 맘 - 도전의지 삭제 잘 하셨습니다.^^

    +사과잼 - 대추생강차 한병 만들어두시고 겨울내내 몸 잘 챙기며 건강하세요^^

    +만년초보1 - 만년초보1님의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그렇듯이 제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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