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부터 시작해서.... 근 한달동안 내내 골골거렸어요...
좀 저질체력인지라... 약하고 일을 많이 하면 금방 피곤해하곤 하지만... 그래도... 일년에 병원 가는 일은 정말.... 몇번 될까 말까인데.. 한달 내내.... 손 다치고..손에 뭐가 나서 아프더니만...
허리가 아무 이유없이 아파서... 병원 다니고...한동안 누워서만 지내고 했거든요.
너무 누워서만 찜질하고 했더니만 이제 그것땜에 허리가 더 아픈 것 같아요...ㅎㅎ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아도...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아주 살 것 같습니다...
주부가 아프고 또 움직이질 못하니 집안 꼴이 말이 아닙니다...
아이들과 남편하게 청소기 좀 돌려달라고 해도.. 말 할 때 대충....돌릴 뿐이고...
밀대 걸레도 대충..... 휙휙 휘둘러 주면 그 뿐이고....
너무 깔끔해도 면역력이 없어진다나 모라나 하면서.... 먼지가 풀풀 날려도..... 눈도 꿈적 안하는 가족들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깨닫게되었습니다..
정작.... 그 먼지와 더러운 마루 바닥이 불편한 것은 저 혼자뿐인 것도요!
청소도 그러하지만 밥도 대충 해 먹을 수밖엔 없었지요...
저희 집... 음식 배달시켜 먹는 것 별로 안 좋아하고....
어떨 땐 너무 힘들 때 뭘 좀 시켜 먹을까 싶어도.... 딱히 떠오르는 건.... 중국 음식뿐이잖아요..
냉동실에 재워 둔 불고기 볶아 먹고...
집에 있는 장아찌, 김치들이 부지런히 식탁에서 활약을 좀 했습니다...
만만한 고등어무조림도 잔뜩 해서 뎁혀 먹기도 하고요...

쌀쌀해진 요즘은 대구국을 콩나물과 무를 넣고 끓여 먹으면 시원하니 좋아요.

장조림도 해서 저장식으로 먹고...

만만한 김치찌개는... 사흘에 한번씩 먹었더니..
그 좋아하는 김치찌개 다들 질려하는 분위기이더군요...
냉동실에 있던 립도... 오븐에 양념 발라 구워 먹고요.


가끔 좀 허리가 덜 아픈 듯한 느낌이 드는 날엔.... 쪽파를 데쳐서 구운 김을 부숴 넣고 무쳐 먹기도 하고요.
이것도 딱 요즘 먹으면 좋은 반찬이지요...

납작 돼지주물럭 고기도 냉동실에 양념해 놓았다가 반찬거리가 시원찮다 싶을 때 구워서 내놓았어요.
가만 보면요...
반찬거리가 시원치 않다 싶을 때...
요즘처럼..... 상태가 안 좋아서 제대로 된 맛난 음식을 못 해 줄 때....
반찬 가지 수는 더 많아지는 듯 해요...
괜히 이것 저것.... 다 나오는 것지요...

자 보세요....
양파 장아찌... 마늘 장아찌...콩잎 장아찌.... 시판 오징어 젓갈....
그리고 괜히 브로콜리 데쳐서 초고추장...양배추 쪄서 쌈장.... 이렇게 그득해도....
냉정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을 순 없어서....외면받곤 했던 밥상입니다...
그래도 밥상 가지수라도 채워 볼 거라고....
양배추도 쪄서 한 그릇...
날로 한 그릇.... 이네요...ㅎㅎ

엊그제 불현듯... 몸도 불편해서 집안 꼴도 우충충한데다... 식탁보까지 우중충한 것 같아서.... 핑크로 과감하게 바꾸었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 밥상입니다...
그래도 조금 신경 쓴 것이 보이지 않나요?
우선 장아찌가 안 보이잖아요...ㅎㅎㅎ

제가 참 못말리는 사람인 것이....
허리가 아픈 이 와중에도.. 김치도 담궜다는 것 아닙니까? (뭔 자랑이라고 ㅎㅎㅎ)
묵은 김장김치밖엔 없거든요...
배추 세 포기를... 조금 나은 허리 부여 잡아 가면서... 몇번을 쉬어 가면서 담궜습니다...
근데....그렇게 어렵게 담궈서... 하늘도 제 정성에 감읍했는지..맛은 아주 좋네요... ㅎㅎ

제가 아픈 동안.... 정말 자주 해 먹은 것이....김치찌개랑.... 김밥 같아요.
김밥 재료를 넉넉히 준비해 놓고... 그 때 그 때 사흘 내리 싸 먹은 적도 있어요...

그렇게 김밥 싸 먹고 남은 오이 하나가 야채실에 있길래...
오늘은 가늘게 동글썰기로 썰어서 소금간을 슴슴하게 해서 깨소금, 참기름만 조금 넣어서 무쳐 먹는 오이나물을 했어요.
오이나물엔 다진 파와 마늘을 넣지 말고 무쳐야 더 오이향이 살아 있는 오이무침이 되거든요.
요즘 가을 볕에 생표고도 사서 말리면 참 좋을텐데...
전 그냥... 단단한 생표고를 채썰어서... 볶다가... 양념 간장으로 살짝 졸여서 반찬해 먹을 뿐이죠...

그래도 오늘은 애호박과 생선전도 해 놓고 왜 이리 기특하던지요...
요즘의 제겐 이것도 큰 일인셈이잖아요... ㅎㅎ

점심에 도서관에 돌아온 아들 아이를 위해서 오징어볶음도 해 주고..
나날이 조금씩 .......신경을 쓰는 중이지요?

역시 만만찬 된장찌개랑요...


아침에 오랫만에 애호박을 부쳐 먹으니 왜 그리 맛이 좋던지...
점심에 다시 부쳤어요...
이번에는 감자랑 마를 함께 갈아서 부친 감자마전도 있네요...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몸이 아픈 다음에 느낀 진리 하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것! 건강을 놓치면 그 어떤 것도 다 소용없잖아요..
모두 모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건 제가 자리 보전하고 계속 누워 있을 때 찍힌 사진이네요..
딱 봐도 아픈 사람 같지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