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음이 이렇듯 간사한가봐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덥다 덥다 했는데 말이죠. 벌써 따뜻함이 그리워지니...원....
부추 한 단 시들어지기 전에 먹어야 하는데..부추 한단 좀 많은 것 같아요. 좀 양을 줄여서 판매를 하면 참 좋을 것 같지 않나요?
물론 부추 한단 이런 저런 반찬을 해 먹을 순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으뜸은 부추부침개 같아요.
어제에 이어..다시 부추부침개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연이틀 먹을려면 사실 좀 지겹긴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추부침개 반죽에.... 데친 숙주를 썰어서 섞어 주었습니다..생 오징어도 물론 넣구요.
그냥 부추로만 부칠 때보다는 숙주가 들어가면...씹히는 맛이 훨씬 좋거든요.
숙주를...꼭 빈대떡에만 넣으라는 고정관념을 깨보자구요^^
그렇게 부추와 숙주, 오징어를 넣은 반죽을 부치는데 어제는 커다랗게 후라이팬 크기로 부쳤지만 오늘은 이쁘게 작게 부쳐야지 싶더라구요... 작은 원형 5단 부추부침개입니다..
전 요리할 때... 참 재미있는 생각들이 불쑥 불쑥 나와요....
오늘도 처음부터 5단으로 부칠 생각은 없었는데.... 후라이팬에 작은 원형 반죽 하나를 올리다가 문득.... 2단 케익이 떠오르면서 부침개도 5단으로 하면 부칠 때도 먹을 때도 재미있고... 또 후라이팬 하나를 가지고 한꺼번에 부칠 수도 있고... 일거양득이란 생각이 든 거죠.
요리... 음식 만들기..생각하기에 따라선 참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부추&숙주 부침개를 한켠에서 굽기 전에.... 오늘은 개조개를 넣고 미역국을 부드럽게 끓여놓았어요.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환절기엔 따끈한 국이 있으면 참 좋잖아요.
저희 시댁에선.... 추석에도... 토란국말고 쇠고기, 두부, 조개, 무를 넣어서 탕국을 끓입니다. 친정에선 토란국을 끓이고요. 제사풍습도...지방마다..집안마다 조금씩 다 다른 것 같아요. 전 이번 추석에... 두가지를 섞었어요. 토란, 쇠고기, 두부, 조개, 무를 넣어서요~~ 탕국에 넣고 냉동실에 조금 남겨 둔 개조개를 꺼내서 조개미역국을 시원하게 끓입니다. 조개미역국은 참기름으로 볶는 과정을 생략하고 끓여야 시원하고 좋아요. 어머니는 절 미역국같이 시원하고 맛있다고 하시면서 달게 드셨어요.
또 한켠에선 무를 자박자박 썰어넣고 불린 황태를 토막내어 매콤하게 황태무조림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작은 미니 웍엔... 깻잎간장찜이 완성되어 있네요.
이건 정말 간단해서 금방 해 먹을 수 있는데다 가족 모두 좋아해서 자주 해먹는 반찬입니다.
물과 간장을 동량으로 붓고 깨끗하게 세척한 깻잎을 얹고.. 그 옆에 양파와 청-홍고추를 채썰어서 넣고 뚜껑 덮고 잠시 부드럽게...쪄주면 끝입니다...
삼삼하게 쪄 주면 밥에 척~ 얹어서 먹어도 맛있고요... 이 간장 국물에 밥을 비비적거려서 먹어도 좋아요.

드디어 황태무조림도 완성되었고요...

부추&숙주 5단 부침개도 완성되었어요.
다 굽고 난 후라이팬에 떨어진 오징어 조각 하나를.... 척하니 위에 올려주는 센스~~~
이 부침개.... 너무 인기가 좋아서 다시 굽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답니다. ㅎㅎ

사각접시..줄을 서시오...
2열 종대로 늘어선 프리네 사각 반찬들~~~
양송이와 통마늘 굴소스조림, 콩나물, 가지나물, 부추김치....
가운데엔... 비트 생강초절임과 쌈장
더덕구이, 깻잎간장찜, 연근조림, 토란매운볶음....

아침부터 뭔 쌈?
하실 분들도 계실지 몰라도..저흰 아침에 못 먹는 것이 없어요....
고기, 쌈, 찜...뭐든 다 먹어주고 소화시킬 가족들이 있거든요.
야채 박스에 상추도 싱싱할 때 먹는 것이 좋겠고... 또 상추에 밥을 얹은 다음에...황태조림을 조금 얹고 쌈장을 넣어서 입이 미어져라 하고 먹음 얼마나 맛이 좋은데요... 드셔 보세요^^


오늘은 가지 하나만 찜기에 찔 순 없어서 그냥 렌지에 2~3분 돌려서 말랑하게 쪄 준 다음에 갖은 양념에 멸치 액젓을 조금 넣어서 무쳤답니다. 맑은 장국에 무쳐도 맛있지만 멸치액젓으로 간을 해도 맛이 좋아요.

요즘 더덕도 맛이 좋아요..더덕을 잘게 찢어서 고추장 갖은 양념에 재운 다음에 약불에.... 참기름을 두른 다음에 타지 않도록.... 더덕구이를 해 주었어요.

부드러운 깻잎 간장찜....
가격 저렴하고... 먹으면서도 속이 편안한 음식이 웰빙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선 완전 웰빙 깻잎찜인 셈이죠.


이렇게 차려 놓고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있는 중에도...
저는 한켠에서 김치를 썰고... 갓김치도 꺼내고 있느라고 정신이 없지요... ㅎㅎ
그러다 문득... 남편이 물어봅니다..
오늘은 따뜻한 국이 없나???
아뿔싸.........
실컷 미역국을 부드럽게 끓여 놓고..주지도 않을 뻔했네요.
제가 요즘 이렇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실컷 다 먹고... 아참... 이러기 일쑤죠.
이번 추석에도..그래서... 제사 음식 차려놓고.... 계속 뭐 빠진 것이 없냐.... 살폈다는....뒷 이야기~~

남편의 한 마디로 주인을 찾은 따끈한 미역국....
소박한 반찬들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가족 모두... 각자의 일터에서..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보람찬 하루가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