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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말복더위 추어탕으로 한방에 날리세요

| 조회수 : 4,517 | 추천수 : 67
작성일 : 2009-08-11 06:43:14

추어탕 좋아하세요?
사실 저는 추어탕 먹은지 2년 밖에 안되었답니다.

제가 사실 꾸물럭거리면서 미끈한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며 너무 징그러워 쳐다 보지도 않았더랬어요.

그런데 우리집 가족 행사 있던 날 어머님이 추어탕을 끓였는데 다들 어찌나 잘 먹던지.
못먹는 제가 꼭 바보 같더라니깐요.

그래서 처음부터 팍팍 먹지는 못하고 깨작 깨작 우거지만 골라 먹기 시작하다 지금은 한 그릇씩 먹게되었습니다.

이번에 끓인 추어탕은 더 특별한 추어탕 이였어요.
시동생이여름 휴가 오면서 시골 도랑에서 잡아온 자연산 미꾸라지다 보니 아주 귀한 추어탕인 셈이죠.

그 날 저녁 서울 큰 시누 부부, 작은 시누 부부,
일산 사는 막내 시누 부부 모두 오셔서 한 그릇 또는 두 그릇씩 먹고 갔다는 이야기가 덕이동에 전해지고 있어요.ㅋㅋ


 
모두가 ~~정말 진하고 맛있다 맛있어~
그러면서 땀 뻘뻘 흘려가며 묵은지 새로 꺼내 ~~ 옴팡지게들 드셨답니다.

하긴 집에서 온갖재료 다 넣고 끓였으니 얼마나 진국으로 끓였겠어요.

 

우거지 넉넉히 넣고 미꾸라지 삶아 드르르르르 갈아 함께 넣고 폭 폭 끓여낸 추어탕!
어때요? 이 더위 한 판 붙어볼까요?


시동생이 휴가내어 집에 온 다는 날 오지 않고 그 다음 날 온 이유!
바로 이 미꾸라지 잡느라 늦었다고 하지요.

 

예전 같았으면 꾸물럭 거리는 거 보기 싫어 사진 담는것 상상도 못했을 것을
이제는 악착 같이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대충 4키로 정도 되는 자연산 미꾸라지 입니다.

 

이것들이 팔딱 팔딱 할때 소금을 뿌려 몸부림치다 스스로 죽겠금 해야 하니 소금을 넣는 것도 순발력이 필요하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금을 넣는 순간 미꾸라지들이 용기 밖으로 다 튀쳐 나오기 때문이죠.

파란색 바가지에 소금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얼른 소금을 붓고 뚜껑을 순식간에 닫아야 하니 약간은 긴장도 된답니다.^^


몸부림 치는 모습을 담을 수 없음에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미꾸라지의 명복을 빕니다  -.-;;;  -



 

소금을 뿌리고 난 뒤 용기안이 무슨 전쟁이라도 나는 듯 요런스럽더니 10여 분 지났을까요?
용기 안이 잠잠하더니 쭉쭉 빵빵 하던 미꾸라지가 이리 오그라 들었습니다.


불쌍해도 소용없다!

 

죽은 미꾸라지를 너른 소쿠리에 담고
어머님은 면장갑을 착 끼시더니 까실까실한 호박잎 몇 개를  따다 마구마구 쓱싹 쓱싹 비벼주는 겁니다.

 

호박잎에 의해 미꾸라지는 거품을 내며 씻겨 집니다.

맑은 물로 미꾸라지를 몇 번 헹궈낸 다음
찜통에 된장을 풀고 방아잎을  따다 넣고 소주도 조금 넣어주시고 폭폭 삶아줍니다.

 

된장 소주등을 넣는 것은 잡냄새를 없애주기 위함 이라는거 아시죠?

센불 중불 약불 순으로 1시간 이상 푹~~~~~~~~~~~삶아주셔야 믹서에 잘 갈아집니다.

 

잘 삶아진 미꾸라지 입니다.

 

이제는 믹서에 갈면 됩니다.

 

물론 물을 조금 부어주어야 갈아집니다.

미꾸라지를 많이 넣고 갈면 믹서가 멈춰버리니 3/1정도만 넣고 물을 붓고 갈아야 합니다.

 

자 보세요~
걸쭉한 미꾸라지의 결정체 입니다.

 

찜통에 모두 갈아담고  여기에 갖은 양념다대기를  넣어주고 끓여야 하는데 ...
제일 중요한 우거지를 같이 넣어 끓여야  하지요.

추어탕에 들어갈 우거지는 배추 삶은 것도  좋지만 부들부들한 얼갈이가 제일 좋습니다.

 

얼갈이를 다섯 단을 삶았더니 얼마 안되네요.

 

숭덩 숭덩 우거지를 잘라준 다음 찜통에 넣어줍니다.



양념다대기에 생강 마늘을 넣고요. 



들깨생거피가루를 한 봉지 넣어 찜통에 넣어주고 푹~푹 끓여주어야 합니다.

워낙 건더기와 양념이 진하다보니 목이 긴 국자로 살살 저어주어야 눌지 않습니다.
다 끓이고 난 뒤 싱거우면 왕소금을 넣고 간만 맞추면 됩니다.

청양고추 숭숭 썰어넣어도 되나 양념다대기가 매콤하여 않넣었습니다.
 


자 몰캉한 우거지가 듬뿍 들어간 진한 추어탕 어떻습니까?

여기에 부추를 숭숭 썰어 참기름과 고춧가루 통깨를 넣고 버물 버물 해서
추어탕에 듬뿍 넣어 땀 뻘뻘 흘려가며 먹으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갑자기 제 몸에서 땀이 나는듯 하네요^^

8월 13일은목요일은 말복입니다.

삼계탕도 먹었고
육개장도 먹었으니
이 여름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추어탕 한 번 끓여 보시지 않겠습니까?

ㅎㅎㅎ 죄송합니다.
이 더운날 무슨 염장이냐? 그러시면 벌 달게 받지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금순이
    '09.8.11 6:57 AM

    저두 한그릇 주세요~^^
    추어탕 너무 좋아하는 메뉴거든요.

    들깨가루랑 재피가루 넣어서~~
    재피향이 느껴지듯합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최고의 메뉴랍니다.

  • 2. 열무김치
    '09.8.11 9:50 AM

    불쌍해도 소용없다! 으히히

    보기만 해도 땀이 뻘뻘 나네요.

  • 3. 희망여행
    '09.8.11 10:24 AM

    웰빙 마마님.

  • 4. 도민
    '09.8.11 12:56 PM

    저 추어탕 좋아해요..만들어 먹고 싶어요..
    그치만,,,,시장 미꾸라지를 못 믿겠어서리..흑흑..
    1년에 한두번 자연산 미꾸라지 눈꼽만치로 입술만 축이네요..

    정말 멋진 시동생에..형수님이십니다....
    아...먹고싶다....

  • 5. mulan
    '09.8.11 1:33 PM

    일전 친정엄마가 추어탕 끓여먹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한그릇 퍼다 드리고 싶네요. 혹...혹..

  • 6. 진도아줌마
    '09.8.11 1:52 PM

    ㅋㅋㅋ 음흉하게 웃는제 모습입니당~^^ 자연산 추어탕 정말 맛있지요. 저희집도 장마때만 되면 식구들 모두 모여 추어탕 파티합니다~^^

  • 7. 후리지아
    '09.8.11 3:25 PM

    가을 보약이 추어탕이죠.
    방금 시장갔다왔는데 자연산 미꾸라지 12000원 이라기에 그냥왔는데
    아쉽다.키톡 보고갔으면 사오는건데...
    저는 미꾸라지 삶아서 믹서기에 갈지않고 소쿠리에 손으로 걸러료요.
    그러면 더 시원하더라구요.

  • 8. 하얀우유
    '09.8.11 11:08 PM

    저 또한 저희 친정엄마가 추어탕 가게를 하셨는데도 추어탕을 입에도 안 댔더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맛을 알아버려서 이젠 없어서 못 먹을 정도가 됐네요... ㅎㅎㅎ
    친정엄마가 귀하다는 자연산 미꾸라지를 보내주셨는데 말복엔 저도 추어탕을 끓여야겠네요...
    맛있게 잘 봤습니다... ^^

  • 9. 에쁜 순이
    '09.8.12 4:58 PM

    진짜 맛있게 보이네요...근데 마마님 설명이 더 맛깔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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