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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봄에 혼자 몸보신한 이야기

| 조회수 : 5,736 | 추천수 : 40
작성일 : 2009-04-26 06:18:13
작년에 입덧하면서 너무나 먹고 싶었던 말린 나물들.
한국에 계시는 할머니께 부탁해서 받았지만, 물한모금 넘기기도, 밥냄새 조차 맞기 힘들었던 때여서 보따리를 풀지도 못했었는데....

그 후, 둘째 진이를 낳고, 새집으로 이사를 하고, 여차저차 몇달이 지난 이제서야 드디어 이 나물들을 무쳤습니다.

한국에 있었을땐 쳐다 보지도 먹어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들인데, 왜 지금에 와서야 찾는지...저 자신도 아리송 한데,

받고도 어떤것은 무얼 말려 놓은것인지 알지도 못하겠더군요.

일단 한국에 전화를 해서 할머니께서 다~ 설명을 해주셨어요.

가지 말린것, 도라지 말린것, 아주까리 잎사귀 말린것, 토란대 말린것, 무청 말린것.....

가지랑 도라지는 알겠는데 나머지는 정말 모르겠더군요.

만드는 방법도 할머니께서 설명해 주셔서 그렇게 다 해놓고, 미역국을 한솥 아주아주 많이 끓여 놓고요.

그리곤 이 국에 밥을 팍팍 말아서 나물들 얹어서 3공기, 아니 3대접을 앉은 자리에서 눈깜짝 안하고 해치웠네요 헐~
속이 얼마나 시원하게 풀리던지~

아무도 없는 대낮에 저혼자 이렇게 자~알 먹었습니다.
담엔 남편과 아들한테 미역국과 나물 무치는 방법을 전수해서 제가 몸져 눕는다거나 하면 해다 바칠수 있게 교육을 시킬 일만 남은것 같습니다. ㅎㅎㅎ

봄날의 보약이 따로 없네요. 딱입니다 딱이에요.

참! 봄이야기 하니...
저희집 정원에 은방울꽃들이 많이 피었어요.
아마 한 100송이 정도 될것 같아요.

꽃이 아주 작은데, 향이 얼마나 진한지 지나가면 머리가 다 지끈할 정도 입니다.
이즈음에 장에 가면 항상 이꽃을 파는 사람들을 보는데, 전 살까말까 하다가 한번도 산적이 없네요.
근데 이사온 이 집에 이렇게 많이 피다니!
앞으로 봄이 오면 은방울꽃을 가까이서 즐길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 꽃이 독이 있답니다.
먹으면 죽는데요. 누가 이걸 먹겠느냐만서도요.
심장을 멈추게 한답니다. 헐....
아까 사진 찍으면서 달팽이들이 몇마리 붙어 있는거 봤는데, 달팽이는 안죽을까요? 괜한게 궁금하네요 ㅋ~
완이 (saeibelle)

안녕하세요~ 저는 스위스에 살고 있고요 완이가 제 아들이랍니다. 요리와 일러스트에 관심이 참 많아요. ^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mo
    '09.4.26 6:55 AM

    저도 정원에 저 꽃 피어있어요..향이 무척 진하지요^^
    오늘은 저도 고사리 도라지 나물 해서 먹었는데~~ㅎ
    오늘은 완이님하고 일맥상통 하네요^^

  • 2. 파란토끼
    '09.4.26 8:28 AM

    저도 외국에 와서 가장 먹고 싶었던게 나물이었어요.
    한국에서는 딱히 먹고 싶다고 생각할만한 음식이 아니었는데
    여기 나오니 그렇게 나물무침이 먹고 싶더라고요.
    작년에 한국서 공수해온 고사리, 호박고지 아껴두고 먹고요,
    한국 슈퍼에 가끔 농협에서 수입한 취나물, 무말랭이 이런거 팔면
    가격도 안보고 바로 삽니다.
    저도 참 궁금해요, 도대체 나물이 뭐길래-

    나물 정갈하게 무쳐놓으신거 보니까 밥 한 공기 들고 가서 완이님 식탁에 끼고 싶네요.
    고추장 넣고 밥 비벼 먹어도 맛있을 것 같고.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요-

  • 3. 예송
    '09.4.26 2:33 PM

    어?? 은방울 꽃 꽤 귀한걸로 알고있는데 정원에서도 피는군요
    내가 알고있기로는 산등성이에 소나무가 밀집한 지역에 피는거...
    프랑스에선 계곡의 백합..성모의 눈물이라고 칭송을 받는
    향수의 재료로 쓰이는 아주 향기로운 꽃이지요
    무지 무지 좋아해요
    지난번 살 던 동네 뒷산에 군락지가 있었는데..
    다른 산에선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가정집 정원에 피었다면
    필시 좋은일이 많이 생길거 같군요 부러워요^^

  • 4. 완이
    '09.4.26 4:26 PM

    momo 님도 드셨군요. ^^
    전 고사리는 못받았는데 좀 아쉽네요. 담엔 꼭 기억해서 받아야겠어요.

    파란토끼님도 외국에 사시는군요. 어디실까요? 궁금하네요 ^^
    밥공기도 제가 차려놓을테니 들고오실 필요 없어요. 그냥 몸만 오셔서 저의 기쁨조가 되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

    정말 한국에선 안먹고 쳐다 보지도 않던것들이 외국오면 찾게 되니 요상한 일이에요. 없으면 더 찾네요.
    그래도 사시는 곳에 한국 수퍼도 있으시니 저보단 편하게 드시겠어요.
    전 이제부턴 제가 나물을 말릴까 생각 중이에요. ㅎㅎㅎ


    예송님,
    은방울 꽃이 아마 햇볓이 너무 쨍하게 들지 않는 담 밑이라면 많이 피나봐요. 몇송이 심으면 새끼를 쳐서 자꾸 그 수가 늘어나네요. 이젠 너무 많아서 발길이 많은 곳으로도 번식을 하고 있답니다. 정말 향이 향수같아요.
    말씀대로 집에 좋은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네요 ㅎㅎㅎ

  • 5. 깜찌기 펭
    '09.4.26 6:04 PM

    완이동생낳으시고, 산후조리는 잘 하셨어요?
    소식이 궁금해 기다렸답니다.. ㅎ
    이사한집에 은방울꽃이 많다니... 은방울꽃귀한 한국에 사는 저로써는 부럽네요.. ^^

  • 6. 진부령
    '09.4.26 11:01 PM

    흔할때는 쳐더보디조 않던것들이
    귀해지면 왜그리 땡기는지
    희한하죠??

    우리집 앞마당 개울가엔 금낭화가 지천입니다.
    처음 볼땐 은방울 꽃인가 했었어요
    지금보면 아주 틀린데...

    은방울꽃 보고싶어요^^

  • 7. chatenay
    '09.4.26 11:56 PM

    와~~진짜 한국서 귀한 은방울꽃이네요....
    예전에 5월초마다 사곤 했는데...그 향이 그리워요.......

  • 8. 장이
    '09.4.27 12:52 AM

    완이 어머니 이제 컴백하시나요? ^^
    숨은 팬 인사드립니다~

  • 9. 호리
    '09.4.27 1:10 AM

    은방울꽃 정말 예쁘네요. 전 실제로는 한번도 본 적 없거든요.
    예전에 외국살 때 깻잎이 너무 귀했어서 두고두고 아껴먹었는데..
    말린 나물같은건 생각도 못했었어요. 할머니가 너무 좋으신 분이네요..
    그리고 제 생각인데, 달팽이는 안 죽을 거 같아요. 먹어서 죽는거면 걔네들이 거기 안붙어있을듯 ^^;;

  • 10. 완이
    '09.4.27 5:22 AM

    깜찌기 펭님 안녕하세요,
    완이 동생 이름은 진이에요. 완이 낳고는 산후 조리를 제대로 받았는데, 진이를 낳고는 산후 조리가 없었네요. 낳자 마자 한달 뒤에 이사도 가고, 이사가서 엉망인 집에서 밀린 일감 마치느라 컴앞에 앉아 있었구요. 진이가 이제 6개월이 되었는데 이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저도 몰라요 ㅎㅎ
    미역국도 제대로 못마시고 이삿짐 푸느라 고생한것 나중에 신경통으로 올까요? 근대요 여기 스위스 여자들은 아기 낳고 일주일만에 애랑 같이 장도 보러 다니고 그러거든요. 산후 조리는 딱히 없네요. 그래서 그냥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ㅎㅎㅎ 누군가가 저의 소식이 궁금하셨다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네요. 덕분에 제 얼굴이 환해졌어요.

    진부령님~
    그러게 말입니다. 꼭 없으면 이렇게 찾네요.
    금낭화가 뭔지 몰라서 찾아 봤더니 참 예쁜 꽃이네요. 정말 좋으시겠어요.
    우리 서로 꽃 바꾸기 해봐요 ㅎㅎ

    chatenay님,
    한국엔 이꽃이 정말 귀하군요. 아마 건조해서 그럴것 같아요.
    오월에 이꽃 많이들 팔죠? 가까이 계시면 좀 나누어 드릴텐데...

    장이님 반갑습니다.
    컴백...흐~ 네 컴백이네요. 진이 낳고 정신없이 살고 있어서 자주는 못온답니다. 숨은 팬이라고 해 주시니 제가 부끄럽습니다. 잘한것도 없는데 펜까지 해 주시고요 ㅎㅎㅎ

    호리님,
    튜울립처럼 입이 나는데 굉장히 키가 작아요. 번식력이 장난이 아니에요, 한번 심으면 얼마나 많이 새끼를 치는지.
    외국에 살면 정말 그리운것 중 하나가 깻잎인것 같아요. 고기랑 싸먹는 그맛. 지금 저희집 텃밭에 잔뜩 키우고 있읍니다. 잡초처럼 그냥 쉽게 잘 나는거라 아무데나 뿌려도 성공하는것 같아요.
    달팽이들은 아무탈 없을것 같죠? ^^;; 근데 이 정원에 있는 달팽이들이 큼지막 한거 먹는 사람들 있데요. 윽...우리나라로 치자면 골뱅이쯤 되는건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으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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