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도쿄엔 내내 비가 왔어요.
많이 온 건 아니지만 장마도 아니고 어쩜 그리 일주일 내내 비가 오던지..
오늘은 마침 해가 났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부터 또 비오나봐요. 껌껌한 하늘 지겨운데..
가뭄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 구름 다 한반도로 밀어보내고 싶어요.
왜 비와야 할 곳엔 안오고!!!!

비도 오고 날도 춥고 역시 국물 요리가 땡기네요. 요 녀석은 연두부를 넣은 순두부찌개.
어떤 이자카야를 갔더니 순두부찌개를 팔더라구요. 맛없을 거 뻔히 알면서;; 호기심에 시켜봤더니 역시나!
그 맛없는 걸 얼마를 주고 사먹은건지!!! 억울해서 연두부 넣고 찌개 두세번 해먹었어요. 싸고 맛나고 ^^
그동안 먹고 싶었는데 신.김.치.가 없어서 못먹었거든요.
김치가 시도록 익을 틈을 안주고 먹어버리니...^^;

이건 김치찌개도 아니고 볶음도 아닌 김치조림?;;
김치가 잘 익은 덕에 돼지고기 넣고 알차게 볶아주다가 김치국물 자작하게 붓고 보글보글~
두부 넣어 국물 자꾸 끼얹어주었어요. 찰떡이 들어있는 유부주머니도 자꾸 뒤집어주면서 ^^
하루는 요 건더기 열심히 건져먹고...

또 하루는 이렇게 남은 국물에 진한 육수 섞어 끓이고 우동면발 넣어 한끼 해결.
면을 삶아서 넣어주면 국물이 깨끗하지만 그냥 끓여도 괜찮아요.
김치국물 따로 담아두는 데 깨끗하게 비웠어요. 잘 익은 김치국물만큼 좋은 양념이 없는데 아쉬워요.

제가 호박고구마 귀신이에요.
작년엔 하나도 못먹고 ㅜㅜ 올해는 처음으로 호박고구마를 발견!
黃金いも라고 써놓고 팔았던 거 같아요. 황금고구마? ^^
얼마나 신났었는지 몰라요. 열심히 찾아본 건 아니었지만 그냥 여긴 없나보다하고 살았었는데...
간만에 호박고구마를 간식으로 (많이;;) 먹어주었더니 볼에 고구마가 다 와서 붙은 듯 하네요;;

동치미에 탄산수를 섞어 같이 먹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어요.
탄산수를 섞으면 그냥 생수 섞은 것보다 톡 쏘는 맛이 더 시원하거든요.
호박고구마 10개를 먹어도 소화가 쑥쑥 될 것만 같은 느낌! ㅋ
도쿄 생활 2년만에 이렇게 호박고구마 파는 것도 알아냈는데...(남들 다 알던 거? ㅎㅎ)
저.........이사가야 해요.... ㅠㅠ
아직 100% 확정된 건 아니지만 (계약서에 도장 찍기 직전?;) 98% 정해진 거 같아요.

홍콩으로 가게 되었는데요...뭐 그리 썩 땡기지는 않거든요 ㅡㅡ;;
신랑이랑 8월에 홍콩 갔다가 정말 내가 이렇게 녹아내리는구나~~했었던 게 제일 먼저 생각나요;;
도쿄도 여름에 덥고 습하기로 유명한 데...뭐 이건 게임이 안된다 싶었던 기억 ㅎㅎ
겨울에 안추운 건 좋지만 기~~일고 스~~~~읍한 여름을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ㅠㅠ

<로제님의 고소한 초코통밀쿠키...우리 신랑이 정말 좋아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요~^^>
레시피>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on&divpage=6&sn=on&ss...
전 오일을 30%정도 줄이고 우유나 생크림을 좀 더 넣어줬어요. ^^
어쨌든 요즘 같이 어려울 때 가서 할 일이 있다는 게 참 기쁜 일이지요.
좋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첫살림이라 그런지, 갑자기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 섭섭해요.
지난 토요일에 신랑이랑 까페에서 차 한잔 홀짝하면서 떠나기 전에 꼭 하고 갈 일 리스트를 만드는 데
눈물이 찔끔 날 뻔 했거든요. (리스트의 90%는 먹는 거 -_-;;;)
누가 보면 진짜 웃긴다고 했을 거에요... 먹고 싶은 거 주루룩 적어가며 눈물 훌쩍 ㅋㅋ
게다가 무슨 산간 오지로 가는 것도 아니면서;;;

홍콩엔 뭐 관광만 가봤으니 사는 게 어떤지도 잘 모르고 어느 지역이 어떤지도 모르고...
어느 동네가 살기 좋은지도 모르겠고 이름은 다 낯설고...
요즘 홍콩에 대해 공부(?)중이에요.
이제 좀 정착했나 싶으니 옮기라니 ㅠㅠ 공부하기 싫어 죽겠어요.
영어가 썩 통하는 느낌은 아니던데 중국어를 못해도 사는 데 별 불편함은 없을까요?
왠지 중국어로 얘기하는 걸 들으면 싸우는 거 같고 화내는 거 같고 ㅠㅠ
북경어였지만 잠깐이나마 중국어를 배우면서 느낀 건...
아무리 누구나 중국어를 배워야하는 세상이 오더라도 난 못배우겠다-_-;;; 였거든요 ㅠㅠ
아이고오~~

근데 신랑이 묻네요. 너 좋아하는 82엔 홍콩 사는 분 없으시냐고...
그래서 갑자기 들뜬 목소리로~~~
82엔 세계 방방곡곡에서 다 접속한다고오~~ 아프리카에서도 오신다고오~~~
그러니 거기에 좀 물어보래요...홍콩 살기 어떤지..어느 동네가 좋은지...전기세는 비싼지...
여기도 전기세가 만만치 않은데 홍콩은 더 덥고 습하니 에어컨을 많이 사용할 거 같아서 걱정이거든요;;
'홍콩+전기세'로 검색하면 죄 백만불 야경에 전기세 많이 나오겠다 뭐 이런 것만 나오고 ㅠㅠ

홍콩 사시는 분 계시면 저 좀 도와주세요 ㅠㅠ
신랑한테 큰소리 빵빵 쳐놨는데...ㅜㅜ

이제 이사 견적도 받아보고 이것저것 알아봐야할 게 많네요.
내 살림들 내 그릇들 안깨지고 잘 가려는지 걱정이 태산..
한동안 주욱 일본에 살줄 알고 미뤄뒀던 일들도 많은데 하나도 못해보고...
떠나기 전까지 열심히 먹기만 하다 갈 거 같네요;;;
여기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다시 올 일이 생길까 생각하니 아쉽고 섭섭하고 눈물이 핑...
떠나기 전까지 열심히 발바닥에 땀나게 돌아다니고 구경다니고 먹으러 다니고 그래야겠어요.
그리고 뭐...다른 곳에 가서도 또 정 붙이고 신나게 살면 되겠지요.
요즘엔 정말 좌충우돌맘님의 추임새가 급! 필요해요.
이사준비...신나게...니나노~~~~잉하려면요. ^^
니나노~~~~~~~~잉!!!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