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오랜만에(^^;;;) 키톡에 글을 올리려니 떨리네요.
작년 11월에는 7년간 사귀던 곰돌군과(지금의 남편) 결혼을 했구요,
지금은 곰돌군을 따라(당연한거 아닌가??) 서울로 올라와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곰돌군 회사 직원들의 집들이를 미루고 미뤘는데 더이상 미루기 뭐해서
지난 13일에 난생 처음으로 혼자 음식을 해서 집들이를 했습니다.
뭐 간단하게 친구들이랑 음식 해먹고 한적은 있어도 편하지 않은 분들을 모셔놓고
음식 대접을 하려니 뭐그리 신경쓰이는게 많은지...
12일에 곰돌군과 재료 준비로 용산 하나로마트에 먼저가서 보쌈용 돼지목살과 찜갈비를 샀어요.
고기값만 해도 13만원을 훌딱 넘겨서 놀랐네요. 하핫!!!
그리고선 용산 이마트에 가서 야채랑 잡다구리를 사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어요.

헉헉대며 집에 와선 쇼핑한 물건들 식탁위에 널브려 놓고 멍하니 쳐다보다 카메라 들고 찍었네요.
저걸,,, 언제 다 손질해서 음식을 한데요? ㅠ.ㅠ

얼마전 혹시나 해서 산 책입니다. 다들 이 책 아시죠?
책에서 집들이 메뉴를 몇가지 뽑아냈어요.


책에서 뽑은 메뉴의 재료와 챙겨야할 양념들, 레시피 등을 간단하게 추려서 수첩에 적었어요.
주방에 책 놔두고 이리저리 뒤질려니 좀 불편해서 수첩을 이용했어요.
그리고 물 묻은 손으로 책 뒤지려니 아깝잖아요... ^^
12일 오후 5시 부터 야채손질을 하고, 갈비찜 할 고기 물에 담궈 핏물빼고, 삶아서 씻어놓고,
다시 양념에 재어놓고, 해파리 손질하고,,, 이래저래 주방 정리까지 했더니 11시 반이더라구요.
간간히 야채 다듬는건 곰돌군이 도와줬지만 그래도 뭐 내손으로 하는것 만큼 성에 안차길래
거의 혼자서 난리 부르스 쌩쑈를 했습니다.
그리고 13일 오전 11시부터 요리를 시작했어요.
젤 먼저 갈비찜을 해놓고, 수육, 잡채, 해파리냉채, 밥, 국, 나물 몇가지, 반찬, 고추잡채 등등을
저녁 약속시간 6시까지 딱 맞춰서 내놨어요. 헉헉헉!!!
5시에 퇴근해서 온 곰돌군이 상 차리는것을 도와줬구요, 곰돌군이 직원들 마중 나간 사이에
카메라 후다닥 들고와선 사진도 좀 찍었어요. 큭큭.

메인 음식중 하나인 돼지고기 보쌈입니다.
맘이 급해서 사진은 흔들흔들. ㅡㅡ;;;
보통은 통삼겹으로 하는데 곰돌군이 목살이 좋지 않을까 해서 했어요.
근데 전 목살보단 통삼겹이 좋네요. 기름기가 전혀 없어 좀 퍽퍽했거든요.
앗, 그리고 삶아놓은 고기 두덩이가 남았는데 이거 뭐 다르게 해먹을꺼 없을까요??
식어버린 고기 다시 삶기도 뭐하고, 그냥 먹자니 뭔가 이상하고.
좋은 메뉴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0^

두번째 메인 음식인 갈비찜 입니다. 사진은 또 흔들~
제가 갈비찜 처음 해봤는데요 아,,, 저희 엄마가 자주 하시는 말처럼 '역시 내손이 내딸이얏!!'
소리를 하고 말았네요. 저 말 뜻 아시는 분 계신가요? 내가 한 음식 너무 맛있다 뭐 그뜻이래요.
근까 자뻑할때 하는 소리란 말이죠. ^^
혜경 선생님 책속 레시피 대로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손님 치루고 좀 남았는데 그거 남은걸로 곰돌군과 둘이서 밥반찬으로 먹고 있습니다.
양념에 밥 쓱쓱 비벼먹고 있는데 굿입니다. 강추예요!!!

고추잡채와 꽃방, 잡채입니다.
저 고추잡채는 돼지고기와 양파, 피망만 넣은건데 제가 유일하게(?) 자신있게 하는 요리랍니다.
뭐 수육도 있고, 갈비찜도 있으니 간단하게 작은 양을 했는데 저놈부터 바닥이 나더라구요.
더 만들 재료도 없는데 저놈부터 동나니 괜히 안절부절 못했어요.
그릇이 비면 다시 채워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요놈 해파리 냉채도 잘 먹을지 몰라 한봉지 산거 반만 했거든요.
저놈도 순식간에 비워져서 참으로 난감. 앞으론 남더라도 양을 좀 많이 해야겠더라구요.

요 새우호박전은 슈퍼레시피 책에서 본걸 만들었어요.
애호박 하나 반을 썼구요, 새우는 칵테일새우 다져서 넣었어요.
호박속은 소주 병뚜겅으로 파냈구요, 호박속 새우가 오돌도돌 씹히는게 맛있었어요.
잔손이 좀 가서 그렇지 이번 설에 집에가서 한 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앗, 그리고 집들이 음식 장만하면서 잔머리도 좀 굴렸어요.
마요네즈 샐러드를 보통 많이 하시던데 그것까지 혼자 하려니 손이 모자라 벅차더라구요.
그래서 장보는날 핏자헛에 들러 샐러드바에 가서는 단호박 샐러드 한 팩 포장해왔어요.
슬쩍 볼에 담아서 내어놓음 아무도 모를것 같아서요. 하하핫 ^^;;;

사진속 동치미도 사실은 마트에서 한 팩 사온 종갓집 동치미 입니다.
이것 말고도 백김치 한 팩, 밑반찬 3종 셋뚜(멸치, 일미, 고들빼기김치)도 샀다지요.

이렇게 해서 한 상 차려놓고 손님을 기다렸습니다. 어찌... 괜찮아 보이나요?
혼자서 이틀간 쌩쑈하며 만든것 치고는 괜찮지 않은가요??? (자뻑 또 시작... ^^)
7-8명의 직원이 온다고 해서 수육(보쌈)과 갈비찜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온 사람은 5명 이였어요.
뭐 그덕에 속닥하니 잘 먹고 놀았지만 조금은 속상하더라구요.
안그랬음 음식 준비 덜하고, 돈도 덜 썼을껀데 싶어서요.
그리고 곰돌군 회사의 한 여직원이 저보고 이걸 다 혼자서 했냐 물어보길래 '예~' 했더니
'졸라 힘들었겠네요~' 그러길래 순간 뻥쪘습니다. @.@
근데 그게 웃자고 한 말인걸 알고선 저도 허허 거리고 웃었네요.
본인도 명절에 음식 많이 해봐서 아는데 정말 고생했다고 고맙다며 잘 먹겠다고 그러데요.
다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웠구요, 저 드디어 집들이 끝내렵니다. 기껏 한 건 하구서 말입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