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합니다.
그건 바로 항상 근사하고 멋진 메뉴 대신 느린 제 손이 해내는 그때 그때의 요리가 메뉴로 된다는...ㅠㅠ 사실.
요즘 많은 인원의 손님을 연말 연초에 초대하다 보니 그럴 때는 무진장 신경을 쓰고, 준비를 하는 데,
막상 인원이 적으면 긴장을 너무 안해서 탈입니다. 한마디로 간이 좀 커진거져^^
메이시 세일하던 날 갔다가 허탕치고, 그 서운함을 달래려 다른 몰로 가려했으나 저녁에 손님 초대.....
후다닥 왔지만, 6시....ㅠㅠ
미쵸미쵸
손님 초대 전에는 온갖 메뉴를 다 하겠다고 머리 속으로 난리 부르스를 하다가 막상 시간이 닥치니
이것 저것 핑게대며 삭제,삭제를 주입시키고는 합니다.
1시간으로 뭘 하냐구요....테이블 셋팅도 안 했는 뒤~~~
발바닥에 불!!!!!
먼저, 제일 시간 걸리는 밥부터 준비해 놓고, 국은 제일 쉽고 빠른 계란 맛살국
오늘도 어김없이 내 머리 속에 캘리포니아롤 지우개로 지우고 탄생한 배추롤
큰 아들 겉절이 땜새 냉장고에 항상 비치된 배추잎만 잘라서 소금에 데치고, 소고기를 볶아 쌈장과 섞었습니다.
(10분)

오늘 저녁은 한 분 초대라 식탁에 셋팅해야 하니깐 좀 화려해야 하는 뒤...
내 머리 속에 파프리카냉채 지우고 미역냉채.
오징어 살짝 데치고, 미역 해동시키고, 깨도 볶아놓은 게 떨어져...ㅠㅠ 할 수 없이 투입된 파프리카 몇조각 ㅠㅠ
(10분)

내 머리 속의 감자치즈구이 지우고 만두피에 고구마넣고.... (10분)

김치겉절이 맛나게 하려했던 내 머리 속의 겉절이 지우고 상추겉절이(5분)

헉...그런데 메인이 뭐징?
오리구이 하려고 했는 데 마구마구 내 머리 속의 오리구이 지우고 등장한 미니 스테이크 (10분)
해놓고 보니 포크를 놔야 하나 젓가락을 놔야 하나 헷갈려, 헷갈려~~~
그래서 버섯이랑 곁들여 개인 접시에 걍 썰어 놓고 테이블 셋팅하러 달려달려!!

10분 정도 남았는 데 꽃꽂이 할 시간도 안 되겠다 싶어, 스타벅스 커피컵에 장미 팍팍 꽂아주고(5분)

에고, 에고 손도 느린 저...
꾀 피우다 완전 손발에 불 났어요.
어쨌든 상차림 완성

다음날, 토요일
둘째 아들의 탄생일^^
생일 때 절대 원하는 음식 먹게 해 주는 관례에 의거하여 아들에게 물으니 "회"였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부터 갑자기 교주와 함께 외출 할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끝내고 한국시장으로 go go go!!
회만 주기 뭐해서 스시도 하려는 용감한 용기에 이것저것 장을 보고,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뱅기타고 온
자연산 광어를 평상시의 무려 4배를 주고 샀는데....헉
이 한국마트는 회를 완전히 떠주는 게 아니라 뼈만 발라준다나 뭐라나~~~
헐.....
근사하게 근사하게 회를 떠서 상차림 하고 싶었건만 ㅠㅠ
집에 돌아오니 5시....
7시에 손님 초대했는 데 이 무슨 연속 시리즈 난리 부르스입니까....ㅠㅠ
회는 살이 쫀득쫀득하게 하기 위해 급 냉동시켜 놓고,
스시 만들 생선재료는 해동되라고 꺼내 놓고,
회 밑에 깔 무우 얼음 물에 넣고,


흰색 좋아라 하는 아들 녀석을 위해 백장미로 장식하고

헉...무슨 약혼식이얌? ㅎㅎㅎㅎ

미소시루 끓여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