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테러를 할 예정이니
해외에 계신 82 식구들은 지금이라도 대피하세요.
“못 먹어도 go!!!” 를 외치셨다면 욕실로 달려가 수건을 한 장 준비하세요.
턱 밑에 받쳐야 할지 모르니...
띵동띵동~
택배가 도착했어요!
집으로 배달된 김장김치.
열어보니...

이렇습디다...
엥?
근데 저 파는 무엇이더냐...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뜬금없이 웬 대파야? 그것도 한 단도 아니고 달랑 세 뿌리? 나 놀려?”
김장하고 남은 건데 애 데리고 장보기 힘들 테니 손질해서 보냈다는 엄마의 전언.
텃밭에서 기른 거라 달고 맛있다고...
네가지 없는 딸내미는 입을 삐쭉거리면서
“그래도 그렇지 세 뿌리가 뭐야. 보내려면 한 단을 보내던가. 아니면 아예 말던가.”
이러면서 김치를 넣으려는데 냉장고의 대파 통에 눈이 갔습니다.
그득하던 대파 통이 텅~ 비어있더군요.
‘어무이... ㅠ.ㅠ
저희 집 냉장고가 보이시나이까?’
육수 낼 때 꼭 필요한 것인데, 하마터면 슈퍼로 달려갈 뻔 했어요.
그날 오지게도 추웠는데...
저 세 뿌리,
참으로 달고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열어보니 이렇더군요.
저희 남편은 독립적인 편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쫌 심하게 독립적입니다.
대학 때 자취하는데 모기가 많았다나봐요. 덥기도 했을 테고.
그런데 선풍기 필요하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지냈대요.
모기가 다 쥐어뜯는데도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그렇게...
(이거 마누라 입장에서 편하긴 합디다. so, 저희 아들도 그리 키울 예정!)
남편 팔에는 모기에게 물려서 긁은 상처가 지금도 있어요.
상처가 좀 오래가는 타입이거든요.
어머님이 남편 팔 보고 나서야 나중에 선풍기 한 대 보내셨다고.
그런 사람이니 남편 기준으로는 제가 이해가 안 됐나 봐요.
친정에서 밥 먹다가도 "엄마, 나 물!" 이러니깐요.
암튼, 친정에서 김치 가져다 먹고 택배로 부쳐 주기도 하고,
산후조리 할 때부터 갖은 반찬 해서 날라~ 국은 들통에 들고 와.
만들지 못하는 건 사다가 바치기도 해.
그러니 아마 응석받이나 철딱서니로 비춰졌을 거에요.
김치가 택배로 도착한 것을 알고 남편이 그럽니다.
“장모님 힘드시게 언제까지 가져다 먹을 꺼야? 자기도 한번 담아봐!”
지가 제일 많이 먹으면서 (물론 속으로만) 이게 웬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그것도 잔손이 제일 많이 간다는 알타리 김치 킬러면서!
하여튼 상황 파악도 못하고 저렇게 얘기를 합디다.
그래서 ‘김치가 쉬운 줄 아냐? 그거 몇 십 년 살림해도 잘 못하는 거다’... 하고 늘어놓으려다가 도통 알아먹지 않을 거 같지 않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슬픈 표정을 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직접 담아먹으면 엄마가 서운할 꺼야"
그랬더니 삶은 호박에 씨도 안 들어갈 소리 말라는 듯 쳐다봅디다.
그래서 발끈 했지요. (따발총처럼 따다다다~)
"자긴 옛날 얘기도 몰라? 노모에게 발 닦게 대주는 아들보고 사람들이 욕하니까 우리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라서 가만히 있는다던 아들 얘기! 위하는 것만 효가 아냐, 엄마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주는 게 효도라구!"
이러니까 제 뒤에 대고 그럽니다.
"그거 어째 우리 엄마는 생선 대가리를 제일 좋아해... 하는 말이랑 똑같은 거 같다...?!"
저...
제대로 한방 먹은 거죠?

요런 것도 있었죠.
저희 엄마는 김장을 올해 두 번 하셨어요.
강원도 사돈어른 댁에서 절인 배추를 보내셔서 한번.
그걸로 모자라서 또 한번...
그렇게 담은 김치가 백포기도 넘습니다.
친정집, 큰 딸, 작은 딸 거기다 외삼촌까지...
그러니까 도합 네 집의 김장을 맡으신 거지죠.
막내 외삼촌은 엄마와 열 살 차이가 넘게 나서 누나를 엄마처럼 생각해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더더욱.
내년이면 고등학교 학부형이 되는 외숙모는 시집와서 김치를 담가 본 적이 없답니다.
(고발이 아니라 그 정도로 다 해주신다는 말~)
시집간 딸들은 일손을 덜어주기는커녕 결혼으로 입 하나씩을 더 달고 왔네요.
남동생이 장가를 가면 한 집이 더 늘어나게 될지도...
(우리처럼 친정에서 가져다 먹으려나? ^^;)
암튼 갈치 속젓 값으로만 십여 만원이 넘게 나갔다던데,
어머님 댁에 보일러라도 놔드려야겠어요. ㅋ
피곤한 엄마에게 최고의 피로회복제는...
“엄마 김치가 최고야!!!”
but,
이건 나만의 생각?
역시 입금이 쵝오?

깍두기는커녕 오이 소박이도 못 담그면서 김치는 종류별로 있네요.
고들빼기랑 갓김치는 냉장고에...^^;
저희 집 김치 소비량은 네 집(앞에 언급 됐던)중에 월등해요.
4인 가족인 삼촌네와 맞먹으니 1인 소비량이 어마어마한 거죠?
그도 그런 게 저희 집에는 김치 귀신이 둘이거든요.
저는 김장김치를 사랑하구요. 저희 남편은 알타리 김치를 너무 좋아해요.
친정 엄마가 알타리 무만 보면 사다 놓으실 정도!
우측에 2007년산 김장김치가 보이시나요? 김치 중에서는 그랑크뤼급인데,
이제 세 쪽 밖에 안 남았어요...ㅠ.ㅠ
음식에 사용할 때마다 손이 떨려요.
친정에서 가져오고 보내주는 김치들...
여차저차 끼워 넣고 잘 익은 김장김치는 얼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내년에는 김치냉장고를 사야 할까 봐요...
김치 냉장고 사라는 엄마의 말에 “여기서 가져다 먹어야 자주 오지!” 그랬는데
이거 너무 자주 갑니다...-.-;
갈 때마다 짐이 많으니 그것도 일이더군요.
김치 냉장고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김장 김치 때문이에요.
다 맛있긴 하지만 가을 배추로 담은 김장 김치가 제일 인 거 같아요.
폭 익으면
굽고, 지지고, 볶고, 무치고, 끓이고 ... 심지어(?)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거든요.
그야말로 전천후!
매일 먹어도 물리기를 하나~
이만한 요리재료도 찾기 힘들죠.
김장김치만 있으면 너무 든든해요. ^_____________^
근데 스텐드로 살까요? 그냥 통으로 살까요?
사용하기에는 스텐드가 편해보이는데,
김치 맛 보존하는데는 통이 더 낫다는 의견이 있어서...
(덩치 큰 가전 살 때는 한 1년 동안 분석&분해 하니까 천천히 답 해주셔도 괜찮아요. ^^)

제가 제일 좋아하는 김칫국!!!
나중에 찍은 거라 비쥬얼이 쫌 그렇습니다.^^;
요즘은 무가 맛있어서 육수 낼 때 무를 꼭 넣어요.
마땅한 국이 없을 때 멸치 육수 내서 끓이면 니나노~
가슴 속까지 뻥 뚫리는 시원한 맛!!!
이 맛 때문에 잘 익었을 때 냉동실에 얼리기도 했어요.
(여름에 먹으려고)
저는 모든 음식을 한 끼에 끝낼 정도로 조금씩 하는 편인데 (국마저도) 김칫국만큼은 많이 끓여요. 활용도가 아주 높거든요.
이렇게 끓여놓으면 여기에 칼국수나 수제비를 넣어도 되구요.
밥을 끓여도 정말 맛있죠.
두부를 넣어도 좋구요. 굴이나 조개를 넣어도 맛있어요.
한 번 끓이면 몇 끼는 거뜬하죠! ^^

이렇게 떡을 넣어도 좋답니다.
지난 주에 친구가 놀러왔어요.
아이가 보고 싶다면서...
뭘 시켜주기는 그렇고 만들 여력은 안 되고... 해서
돼지 목살 깔고 묵은 김치 올려서 김치찜을 했거든요.
냄비에 올려놓고 같이 놀면 되잖아요. (아주 착한 요리)
미안한 마음에 “아무 것도 없어. 그냥 김치찜만 할꺼야.” 그랬더니 친구 왈,
“우리 집에선 김치 많이 들어가는 게 고급 메뉴야.”
얘네 김치 사다 먹는 집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저도 친구도 저희 아이도... 에브리바디 니나노~ 했답니다.

굴을 넣고 끓이기도 했어요.
친정에 휴양 갔는데 삼천포인가 어디서 택배로 굴이 왔더라구요.
엄마가 주문한 거라면서 “니들(큰 딸, 작은 딸) 있을 때 도착하니까 참 좋다.” 시더군요.
그래서 생으로도 먹고, 굴 부침개도 먹고, 굴 밥도 해 먹고,
마지막엔 싸오기까지 했어요.
역시 짐을 바리바리 들고 왔죠.
(짐이 너무 많아서 하마터면 애 놓고 올 뻔!)

짐을 열어보니 굴 밥 해먹을 때 넣으라고 무채까지 썰어주셨더라구요.
이걸 보자마자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무채가 너무 얇아! 다음에는 좀 두껍께 썰어.”
저는 정말 네가지 없는 딸인 거 같아요.
(네이티브의 발음으로는 싸가지~)

역시 비쥬얼이 좀 안타깝지만,
손 많이 간다는 육개장도 자주 해주시고...
(제가 좋아하거든요)
사진 실력이 딸리기도 하지만 한국음식은 겉모양 때문에 빛을 못 보는 음식이 많은 것 같아요.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뽀얀 사골국도 수시로...
이것 때문에 냉동고가 터져나갈 지경.
냉동고도 사야 할까요?
엄마... 제발 들통으로 보내지 마세요...ㅠ.ㅠ
예전에는 얼리기만 하고 활용할 줄 몰랐는데...
(너무 오래 되서 몰래 버린 적도 있죠. 죄 받을까봐 꼭 캄캄한 밤에...)
그냥 밥 할 때 밥물로 사용하셔도 되요.
그럼 초호화 럭셔리 쌀밥!
전주비빔밥 전문 식당 주방장님이 그러시는데 (놋그릇에 주는 *궁)
밥할 때 밥물을 사골국으로 하신대요.
여러분도 비빔밥 할 때 시도해보세요~^^

동지에는 팥죽도.
팥죽 뒤로 보이는 계란...
장볼 때 치인다고 저걸 다 보내시네요.
시집 갔는데도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걸 보면 저는 모자란 딸인가봐요.
계란 한판은 모자란 딸 ks인증 마크.
이런 거 생각하면 딸 낳기가 무서워요.
저는 이렇게 챙겨줄 자신이 없거든요.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딸네까지...-.-;
그렇다고 아들만 있으면 말년에 너무 외로울 것 같고...

김장 김치로 입을 가셨더니 너무 개운해서 버터로 마무리... ^^;
대체 이게 뭔 조홥니까?
(다이어트는 진작에 물 건너 갔죠~)

제가 좋아하는 루어팍 버터.
그것도 소포장...
대용량의 미덕이 가격(질량대비)이라면
소포장의 미덕은 관리의 편안함... 혹은 깔끔함(위생적으로)인 것 같아요.
저는 베이킹을 하는 게 아니어서 버터 소모량이 많지 않거든요.
기껏해야 발라 먹거나 볶을 때 사용하는 거니까.
그래서 소포장을 좋아해요.
다른 소스들도 좀 작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얼른 소모하고 버렸으면 좋겠거든요.
소스들... 아차하면 유통기한이 넘어버려요.
저처럼 김치 좋아하는 사람들은 색다른 소스 사용할 일이 흔치 않으니 더더욱.
그것들도 공산품인데 오래 두면 뭐가 좋겠어요?
냉장고의 두반장이나 굴소스, 스테이크 소스들 보니 유통기한이 2011년... 뭐 이러네요.
유통기한이 너무 길어도 두려워요.
대체 뭐가 들었기에...

이렇게 보관해서 냉장고에 넣었어요.
인터넷으로 100개에 2만 얼마쯤 했는데...
40개는 저렇게 포장해서 언니네로 gogo!
저희 집에 50개 정도 남았는데 2009년 4월 8일까지는 사용할 수 있겠죠?

간만에 인사 드립니다. 잘들 지내시죠?
촬영의 딜레마...
배경이 좋으면 표정이 안 좋고,
표정이 좋으면 배경이 후지다는... -.-;

인큐베이터에 있던 녀석이 엊그제 처음으로 앉았어요!
장가 들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기저귀는 떼고 보내야 할 것 같아서...

아직 완전하진 않아요. ^^;
여기서 뽀인뜨는
빛보다 빠른 엄마의 손!!!

어른들 말씀에 재주 하나 얻으면 잃는 것도 있다더니...
앉을 줄 알게 된 대신,
이마에 상처 하나가 생겼네요.
속상하지만, 앞으로 일상다반사가 될 터이니 내심 무심한 듯...
‘너는 해리포터다...’ 이렇게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앞머리를 들추면 번개모양? ㅋㅋ)
이상, 아들 팔아서 조회수 올리는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