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더군요.
남편이 목감기에 걸린 게 세 번쯤 되는데
신혼 초기에는 “밤새고 오락하더니... 으이구,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고 했어요.
본인이 자초한 결과니까.
임신 중에는 겁이 덜컥 나더라구요.
“자기야, 아프면 안 돼. 우리는 이제 아프고 싶어도 아플 수 없는 사람들이야!” 그러면서 약도 사다주고 벌벌했죠.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때야 비로소 남편이 가족으로 느껴졌달까?
신혼 초에는 연애의 연결선상 같아서 잘 몰랐거든요.
그랬는데 이번에는
“애한테 옮기면 안 되니까 이거 먹고 얼른 나아!” ㅋ ㅋ
이제 아플 권리도 반납해야죠. 부모 되기가 어디 쉬운가요?
이번 주에는 손 꼭 잡고 독감예방주사 맞으러 갑니다.
애 말고 저희보고 맞으래요. ㅠ.ㅠ
영양 배찜을 했어요.
배즙이 목이나 기관지에 좋다니까.
그런데 배찜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정식 명칭을 모르겠어요.
이걸 배숙이라고 부르시는 분도 계시던데 배숙은 깎은 배에 통후추 박아서 끓여내는 거 아닌가요?
아시는 분은 제게 가르침을!

윗부분은 잘라서 뚜껑으로 사용하고 아랫부분은 숟가락으로 속을 파내요.
사과처럼 조직이 치밀하지 않으니까 숟가락으로도 충분해요.
단,
너무 몰두하시면 안 됩니다.
구멍 나면 도로아미타불! 되거든요.
혹여 구멍이 나셨다면 배를 얇게 저미세요.
뚝배기에 얇게 저민 배와 꿀을 넣고 찜통에 쪄요.
푹 쪄지면 면보로 짜서 원샷...!

재료는 냉동실에 있는 것을 활용해주세요.
(저는 밤, 대추, 생강을 이용했습니다)
숟가락으로 파낸 배는 꼭 짜서 넣어줍니다.
버리기는 아까워요. 씨랑 심지가 있어서 그냥 먹기에는 뭐하고...

속 재료는 잘게 채쳐서 넣어줍니다.
저 재료가 다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에요.
배랑 꿀만 넣고 쪄도 효과는 충분하거든요.
팁 한 가지!
중탕이기 때문에 끓이는 온도에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밤이나 은행 같은 건 한번 데쳐서 넣어주세요
(그냥 넣으면 딱딱해요.)
대추는 그냥 넣어도 상관 없구요.

찜통에 넣고 푹 찝니다.
센 불로 끓이다가 물이 끓으면 약 불로 놓고 세월아~ 네월아~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잘 됐죠?
그릇에 있는 물기는 냄비 뚜껑에서 떨어진 거에요.
다음에는 그릇 위를 덮어줘야 할까 봐요.

이렇게 드시면 됩니다~
배까지 먹으면 좋겠지만,
진국이 빠져나가서 그런지 맛이 너무 없어요...

제가 읽은 몇 권의 책이에요.
읽고 나서 친구에게 선물한 책도 있고, 다른 몇 권은 빌려서 보기도 했어요.
책 많이 읽어서 좋은 부모 되는 거면 얼마나 좋겠어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부모 박사는 없잖아요. 부모는 모두 초보인 것 같아요.
아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뿐...
열심히 읽기는 하지만 책에서 읽은 대로 따르지는 않으려구요.
100% 맞는 육아이론도 없거니와 우리의 실정과 감정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내 아이와 맞지 않을 수도...
그런데 책은 왜 보냐구요?
방향성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랄까?
제대로 가고 있는지... 영 틀린 건 아닌지...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요.
또 생각해 보거나 고민할 여지를 주기도 하거든요.
역시 부모 노릇, 쉽지 않네요.
(아플 권리도 없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것 같아서 송구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게...
예상치 못한 어떤 돌발 상황이나 변수가 있다는 게...
그런 상황이 너무 생경하더라구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너무 갑자기 엄마가 되었어요.
연초에 토정비결 배너창이 떴던 거 기억하세요?
원래 5천원인가 하는데 서비스로 잠시 봐 줬지요.
김혜경 선생님께서 그거 해보시고 올해 돈 들어온다는 사주가 나왔다고 하시기에
저도 봤죠. 내심 기대하면서...
새로운 일을 계획중이었거든요.
애 가지기 전에 열나게(!) 일 해보자고 그야말로 의기충천~!
그랬는데 이 놈의 점괘가
“하던 일도 중단할 시기... 새로운 가족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거에요.
뭐 이런 뭣 같은 점괘가 다 있어! 이러면서 잠시 기분 나빠하다가 (새로운 일에 초친 셈이 되었으니까) 금방 잊었어요.
그러고 며칠 뒤에 밤 샐 일이 있었는데 너~ 무 졸린 거에요.
제가 원래 마감 앞두고 스트레스 받으면 도피성 졸음이 오거든요.
그래서 그런 건 줄 알고 스스로 책망하면서 일했는데 이건 쫓을 수 있는 졸음이 아니더라구요.
하루 날 잡고 자봤는데 세상에... 22시간을 내리 잔 거 있죠?
지은 죄(?)가 있어서 혹시나 하고 테스트 해보니 역시나...
지금 생각해보니 기쁘게 맞아주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공부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발목 잡혀서 주저앉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 그리 어리석게 생각을 했는지...
참 이기적인 엄마였네요.
좌충우돌이라 아이에게 미안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적응중입니다.
아들 녀석도 이런 엄마에게 익숙해져야겠죠?
넋두리 같은 긴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82쿡에만 오면 말이 길어져요.
친한 친구 집에 마실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82쿡 회원님들은 모두 제 식구처럼 느껴져요.
친정엄마 같고,
이모나 삼촌이기도 하고,
언니나 여동생 같기도 하거든요.

영아 산통에 좋다는 자세.
(아이가 편안해 하는 자세였던가? ^^; 책을 읽어도 요모양 입니다.)
이유 없이 울 때 활용해 보세요.
저희 애는 얌전해지더라구요.

제게 가장 큰 화두를 가져다 준 녀석이랍니다.
지금은 절대 한 팔로 들 수 없게 되었지만요. ^^;
벌써 까마득하네요.